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213)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213화(213/246)
213화 마지막 회담 (2)
얄타 회담의 명목은 어디까지나 이스라엘-폴란드 문제의 해결.
그러나 세계 그 어떤 나라도, 심지어 이스라엘과 폴란드마저도 이번 회담이 자신들의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보나 마나 ‘유럽의 평화 정착을 위해 상호간 최선을 다한다’ 따위의 미사여구로만 끝나리라는 게 너무나도 뻔했기 때문이다.
“일본제국은 우리 소비에트 연방이 적극적으로 평화 협상을 중재해주기를 희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종전을 원합니다.”
“선전포고문이 오기도 전에 진주만을 불바다로 만든 비열한 종자들이 이제 와서 평화를요? 그 이후 수령한 선전포고문에도 전쟁을 선언하는 의미의 구절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단순히 단교를 언급했을 뿐이지요.”
루즈벨트는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의 분노는 명백히 정치적 언어였다.
하지만 일본의 협상 조건을 듣자 루즈벨트는 물론 이번 회담에 참석한 모든 미국인들은 얼굴이 시뻘게졌다.
[1. 천황제 유지.2. 조선, 대만, 만주의 보전.
3. 전범 재판은 일본이 자체적으로 시행.]
“이 개자식들! 전부 죽여버려야 해!”
“각하. 진정하십시오.”
“진정?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소? 저 잽들이 주제도 모르고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잖아!”
“우리가 중재를 선다면 그 대가로 만주를 양도하겠다고도 제안했소.”
그 모습을 물끄러미 구경하고 있던 스탈린은 루즈벨트를 진정시키긴커녕 오히려 기름을 끼얹었다. 실로 사악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여기선 당연히 평화의 수호자이자 공명정대함의 화신인 이 아르민 로젠바움이 개입해줘야 마땅하다.
“만주는 애시당초 일본의 것이 아닙니다. 그곳은 중화민국의 정당한 강역입니다.”
“···하지만 총통의 이름을 딴 그 로젠바움주의에 따르면, 만주는 봉건 왕조를 계승한 중화민국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 땅에 살던 만주 족속들의 땅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소?”
“중화민국은 중국 민족의 단일 국가가 아닌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입니다. 만주족 또한 당연히 중화민국 구성원의 일부로 봐야 합니다.”
-이건 좀 아픈데.
그러게 말야. 역시 공산천마는 다르군. 파이프를 너무나도 맛있게 흡입하면서 찔러넣는 칼침이 참으로 예술적이야.
그는 내 말에 동조하는 대신 곧장 다음 초식을 펼쳤다.
“중화민국 정부는 전 인민을 탄압하고, 그 수장인 장개석은 어떠한 민주적 절차도 밟지 않고 오직 총칼의 힘으로만 집권한 인물이오. 우리는 중화민국의 정당성이 다소··· 결여되어 있다고 보고 있소만.”
“적어도 내전을 일으키는 공산당보다는 그래도 집권 명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간단해지는구려. 선거를 합시다. 누가 중화민국의 지도자로 좋은지 중국 인민들의 의사를 물어보면 될 일 아니오?”
“그거 아주 민주적이군요.”
닥쳐, 앉은뱅이. 선거라니.
“선거를 한다고 해서 저 극심한 갈등이 봉합되진 않습니다. 만약 장개석 총통이 연임된다고 하면 공산당을 해산하진 않을 것 아닙니까?”
“당연한 말씀을. 그렇다면 야당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면 될 일 아니오?”
야당이 할 일이라니. 쿠데타를 꾸미고 반란을 준비하는 것 말인가?
– 그건 네가 너무 독일식 선거에 찌들어서고.
범석아. 그래서 모택동이 정말 평화로운 의정 활동을 한다고?
– 그건 아니지.
역시 범석이야. 빨갱이 혐오라면 어디 가서 꿀릴 일이 없지.
“우리가 앞으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일이 더 있지는 않을 듯한데, 조금만 솔직해집시다. 중화민국은 엄연한 주권 국가고, 공산당은 명백한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반국가단체입니다.”
“그렇게까지 강하게 말씀하시니 도리어 약해 보이는군요. 총통께서도 장개석에 대한 민중의 지지가 무척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다고 보면 되겠습니까?”
“하하. 진정들 하세요. 누구보다 민주적인 우리 미합중국이 선거를 감시하면 될 것 같군요!”
좀 조용히 해 봐. 여기서 숟가락 걸치려 하지 말고.
휠체어맨을 향해 살기를 머금은 안광을 발사했지만, 3선에 성공해 한층 더 뻔뻔해진 루즈벨트는 나를 향해 씨익 웃었다. 저 새끼 지금 ‘나 잘했지?’ 한 거야? 내가 니 주머니에 찔러준 돈이 얼만데 여기서 지금 그따위로-
– 워워. 진정해. 그러다 입 밖으로 새어나올라.
진짜 어이가 없네. 돈값을 하란 말이다. 그 휠체어도 내가 사준 거나 마찬가지잖나. 확 지금 이 자리에서 뺏어버릴까 보다.
이날의 회담은 그렇게 어떠한 결론도 도출하지 못하고 끝났다.
***
나는 독일을 대표하며, 독일은 유럽의 떨거지들과 중화민국의 입장도 함께 대변한다.
스탈린은 소련의 서기장인 동시에 전 세계 모든 공산주의자들, 그리고 자칭 모든 노동자와 농민을 대변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입장 또한 천지차이였고, 루즈벨트는 이 간극을 중재하는 척하면서 뭔가 주워 먹을 거 없나 하고 기웃대고 있었다.
“우리 소련은 회담 종료 후 1개월 이내로 일본제국에 선전포고하고 만주 일대에 대한 공세를 개시할 것이오.”
그리고 루즈벨트와 스탈린 사이 협상이 타결된 듯했다. 가장 중요한 문턱이었던 ‘그래서 쟤들은 참전하나 안 하나?’가 결론 지어진 셈.
이제 우리는 일단 중국에 대해서는 논의를 중단하고, 그 외의 지역을 어떻게 갈라먹을지에 대해 집중했다.
가장 먼저 우리의 이권에 대한 재확인.
“과거 네덜란드가 통치하던 인도네시아, 영국령 버마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등 동남아시아 전 지역은 민족해방기구 신탁통치가 계속되어야 합니다.”
“동의합니다.”
“동의할 수 없소. 민족해방기구의 신탁통치? 결국 식민 열강들의 이권을 보존하기 위한 허례허식이었잖소. 그들의 지배는 이미 일본에 의해 한 차례 무너졌소. 일본군이 진주했을 때 현지인들이 동조한 것이 바로 그 증거요. 우리는 민족해방기구의 의의 자체는 높게 사지만, 구 식민 국가들의 이권을 보존해줄 수는 없소.”
그 민족해방기구에 가입하지 않아 잔뜩 뿔이 난 빨갱이 두목이 시비를 걸었지만.
“사실관계는 제대로 짚고 넘어갑시다. 민족해방기구가 현지 식민 정부로부터 인수인계를 받기도 전에 일본이 침공해 온 겁니다.”
“그리고 현지인들은 자신들을 기만한 일본에 대항해 싸우기로 마음을 바꾼 지 오래지요. 앞으로 민족해방기구의 신탁통치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한다면 모를까, 아직 무엇 하나 제대로 해보지 못한 그들을 탓하기엔 조금 이른 듯하군요. 그러기엔 당장 인도에서도 큰 업적을 일구지 않았습니까?”
나와 루즈벨트는 단호히 스탈린의 숟가락을 저 멀리 치웠다. 동남아에서 피 흘린 건 우린데 어딜 개평을 받아 처먹으려고.
뭣보다 스탈린이 또다시 민족해방기구로 시비를 걸면 ‘그래요? 그럼 전쟁에 공헌한 대로 독일과 미국이 5:5 지분 확보하겠습니다’ 해버리면 끝이다.
스탈린은 잠시 고민하다 결국 인정하고 말았다. 앞으로도 빨갱이 제초 작업은 더욱 가열차게 해야겠군.
태평양 도서지역은 스탈린도 나도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그걸 입에 담는 순간 한밤중에 닌자로 변장한 킹과 니미츠가 입에 칼을 물고 숙소로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다음은 일본 본토.
“깔끔하게 3분할하지요.”
“소련이 무슨 논리로 일본 땅을 얻습니까? 큐슈와 시코쿠라는 작은 섬만 우리가 갖겠습니다. 나머지는 미국이 확보하십시오.”
“민족자결주의를 따져봤을 때 일본의 분할은 너무 무리수입니다. 우리 미합중국이 책임지고 일본의 죄를 엄히 묻지요. 차라리 대만과 조선을 가져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대만은 원래부터 중화민국의 땅입니다.”
“······그건 좀 아닌 듯하오만.”
원 역사의 태평양 전쟁은 일본과 미국의 대결이었다. 미국은 일본과 사실상 1 대 1로 대적했고, 일본을 완전히 날려버리는 것보다 일본을 자신의 졸개이자 아시아에서의 하청업체로 쓰는 편을 선호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구해준 건 유럽 함대고, 인도차이나를 해방시킨 건 우리 독일군이다.
전공을 미국이 독식한 게 아니니, 당연히 일본을 미국 혼자 마음대로 다루지도 못한다.
“홋카이도는 원래 일본 민족과 다른 별개의 민족이 살았는데, 일본인들이 이곳을 침략해 그들을 노예로 만들었소. 민족자결주의에 근간하더라도 홋카이도가 독립할 이유는 충분하오.”
“우리 민족해방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옛 일본 왕국은 큐슈 섬 북부에서 발원하였고 계속해서 동진하여 열도 전체를 정복했다고 합니다. 그 말인즉슨 서일본과 동일본은 민족 자체가 다르다는 뜻이지요. 그들의 최고 관직인 <쇼군>의 뜻을 풀이하면 ‘야만인을 토벌하는 총사령관’이란 뜻인데, 일본 민족 스스로가 정복지의 원주민을 동포로 보지 않았다고 해석해야 마땅합니다.”
회담에 나오면서 이 정도 준비도 하지 않았나, 앉은뱅이?
나와 스탈린이 나란히 수저를 들고 달려들어 <일본이 하나가 아닌 이유>를 설파하자 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미국, 소련, 민족해방기구가 합심하여 전 일본열도를 통치할 기관을 설립하는 겁니다. 이렇게 한다면 미국은 조선에서 이권을 추구하지 않겠습니다.”
“흐으음···.”
“조선은 전통적으로 중국의 속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자주권은 있었으니, 여기서는 역시 민족해방기구가 조선 또한 신탁통치하는 편이-”
– 개새끼야!! 야!! 야 이 호로자식아!!
아, 귀 아파.
며칠간 더 입씨름을 한 끝에, 우리는 기적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
1. 회담 당사국들은 중화민국 정부와 중국 공산당이 물리적으로 충돌할 경우 이를 저지할 책임이 있다. 중국 공산당이 만주 일대를 점유하는 것을 인정하되, 빠른 시일 내에 중국에서 자유 선거를 실시하여 내분을 종식시키도록 한다.
2. 대만을 중화민국 정부에게 반환한다.
3. 조선은 민족해방기구 명의로 신탁통치하되 미합중국이 책임을 지고 통치한다.
4. 큐슈와 시코쿠는 민족해방기구 명의로 신탁통치하되 영국과 프랑스가 그 책임을 진다.
5. 혼슈는 미합중국이 관할한다.
6. 홋카이도는 소련이 관할한다.
7. 일본의 제정(帝政)을 폐하고 황제 히로히토를 전범 재판에 회부해 처형한다.
===
– 빨갱이들이 조선에서 손을 턴다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홋카이도를 점유하기 위해서지.
조선을 완전히 포기해서라도 홋카이도를 빨갛게 물들이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에, 루즈벨트는 결국 한 수 접어주고 말았다. 그야 관동군을 깨부술 병력은 없거든. 원 역사에 비하면 미국 육군은 그야말로 한 줌에 불과하다.
하지만 장개석, 그리고 조선의 민족혁명주의자들에게 이미 별도로 첩보를 전해 듣고 있는 나로서는 스탈린의 거무튀튀한 흉계가 훤히 보였다.
이미 조선 땅엔 무장한 빨갱이들이 드글드글하다.
조금 눈치 좀 봤다가, 미국의 신탁통치가 종료되는 즉시 공산혁명을 터뜨릴 게 뻔하구만. 동남아시아에서 하려는 짓과 전혀 차이가 없다.
– 그럼 막아야 하는 거 아냐?
아니 이 대머리 자식 말하는 뽄새 좀 봐라. 소원대로 미국이 다스리는 조선 만들어줬잖아? 검은 맛도 빨간 맛도 안 들었는데 여기서 또 바란다고? 하여간 검은 머리 짐승은 욕심만 많아가지곤···.
– 조만간 빨개질 예정이라며!
아, 그렇지.
공산혁명에 성공하면 빨간 조선이고, 민족혁명주의자들이 빨갱이들을 모조리 뭉개버리고 <구국의 결단>을 일으키면 까만 조선이야. 친미파가 득세하길 열심히 기도하고 있으라고.
조선의 미래는 조선인들이 정한다.
음. 정말이지 완벽한 민족해방이야.
– 너는··· 지옥행 확정이야···.
그럴 리가.
내가 살린 사람이 몇인데, 당연히 천국행이고말고.
***
1943년 6월.
얄타 회담 종료 1주일 뒤.
소련은 약속대로 일본에 선전포고했다.
그리고.
퍼엉—-!!
만주에 버섯구름이 치솟는 것과 동시에, 2백만을 훌쩍 넘는 붉은 군대가 일제히 남진을 개시했다.
이와 동시에 독일군 또한 원자의 권능과 함께 북진을 시작했으며.
오키나와에서 이륙한 미제 폭격기는 히로시마를 지도상에서 지워버렸다.
일단 세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