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214)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214화(214/246)
214화 총통 각하께선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신다 (1)
핵이 곧 미래다.
세상 모두가 뼈저리게 알게 된 진실.
독일에 천문학적인 돈을 지불하고 현질로 핵기술을 획득한 미합중국의 경우,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이 만든 이 원자폭탄의 본전을 뽑아야 했다.
얼마나 강력한가?
어느 정도를 일격에 날려버릴 수 있는가?
여기에 더불어 진주만의 원한을 원자폭탄으로 응징한다는 서사까지.
시베리아 공단 임대료와 각종 원자재를 납품한 대신 핵기술 긴빠이를 묵인받은 소련 또한 사정은 똑같았다.
미국은 돈 내고 정당하게 기술 트레이드를 했으니 만약 불발나면 AS 신청이라도 할 수 있지, 소련이 독일더러 ‘님 핵이 안 터지는데요 이상해요’ 같은 소리 해봤자 역대급 병신이 될 뿐이다.
스탈린은 영불해협에서 세계 최초의 핵폭탄, 묠니르가 터지는 그 순간까지 원자폭탄의 권능을 평가절하했지만 NKVD를 비롯한 첩보기관과 소련 연구진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독일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다시피 했다.
따라서 스탈린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원폭을 확보하라고 명령을 번복하자마자, 독일이 쓰던 시설까지 통째로 접수한 그들은 아주 빠르게 핵무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한 독일의 경우, 가장 꿀리는 체급을 핵무기 공포로 극복해야만 했다.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개발자는 위대한 영도자 로젠바움 총통 각하의 장남 페르디난트 로젠바움이고, 핵무기는 곧 독일의 찬란한 과학기술과 광채 가득한 미래를 상징했다. 이런 독일이 타국에게 핵에 관해 뒤처진다니,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세 나라는 일본을 마루타로 삼는 데 암묵적인 합의를 했다.
– 좀··· 기분이 싱숭생숭한데.
뭐가?
– 과연 일본이 황인종의 나라가 아닌 백인 국가였으면 이렇게까지 무자비하게 짓밟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역시 일본제국령 조선 자치령 국적 보유자 조범석 씨라 그런가 발상이 굉장히 인종주의적이시네요.
– 그래서? 내 말이 틀려? 저렇게까지 무자비하게 짓밟을 이유가 있냐고.
뭐, 인종주의적 시각이 전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감히 눈 째진 노랭이 주제에 비열한 전쟁을 벌이다니 죽을죄 아닌가.
하지만 필요성은 위에서 다 설명하지 않았나.
세 나라 모두 자신들이 세계를 다스릴 자격이 있다고 만천하에 선포하기 위해 핵을 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턴 추측이지만, 범석이가 살았던 원 역사와 비교해 보면 결정적인 차이가 나타난다.
원 역사의 미국은 일본에 핵 두 발을 때리긴 했지만, 그 이후로는 천황도 살려주고 전범재판도 설렁설렁하고 그들의 발전도 묵인해줬다. 노골적으로 일본을 포맷해 자신들의 파트너로 키워줬지.
달라진 건 하나다.
히틀러의 유무.
– 그렇게도··· 볼 수 있겠군.
일본에 대한 처벌이 물렁물렁했던 원 역사에선 대신 나치 제3제국이 무자비한 심판을 받았다.
거의 모든 나치 고관들이 대롱대롱 매달렸고, 나치의 깃발과 상징은 전부 악의 심볼로 자리매김했고, 나라는 반으로 갈라지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잿더미가 되지 않은 땅이 없었다.
원래라면 히틀러가 땡겼을 어그로까지 모조리 자신들이 먹었으니, 저렇게 되는 것도 당연하지 않나.
– 히틀러는 핵은 안 처맞았잖아.
없어서 못 쏜 거지.
1943년의 스탈린이나 44년의 루즈벨트에게 핵이 있었다면 일단 나치 머리 위에 쏘고 봤다. 엄마를 걸고 확신할 수 있다.
– 쓰레기 같은 놈이 반박도 못 하게 만드네. 니 똥 굵다··· 에잉!
일본제국은 몇 가지 중대한 실책을 범했다.
가장 큰 실책은 체급도 안 되면서 전쟁을 일으켰다는 그 자체다. ‘따서 갚으면 되지’나 ‘이기면 다 해결돼’ 같은 정신병자 마인드로 나라를 판돈으로 걸고 도박을 했으니 당연한 이야기.
구구절절 다른 이유를 댈 필요도 없다.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이 영불해협에서 그 위용을 뽐낸 그 순간, 일제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었다면 전쟁 싹 포기하고 중국에서 철수해야만 했다. 그랬다면 극동의 킹메이커이자 아시아 유일의 열강으로 떵떵거리며 행세깨나 했겠지. 핵을 개발할 능력도 안 되면서 대체 전쟁은 왜 했나? 병신인가?
이제 이 광기의 핵투발 레이스에서 독미소 3국은 절대 멈추지 못한다.
만약 멈추는 순간, 다른 두 나라에서 ‘아아, 핵이 비싸긴 비싸죠. 벌써 다 떨어지셨나 봐요? 후달리냐?’ 같은 소리가 튀어나올게 뻔하니까.
우리 핵 많다! 너무 많아서 펑펑 써도 돼! 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은 계속 핵을 맞아야만 한다.
신속하게 항복하는 것만이 저들에게 남은 유일한 활로.
하지만 일본은 항복하지 않았고.
우리는 각각 한 발씩을 더 쐈다.
***
대영제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최고의 성질머리를 자랑하는 불독 총리는 전화통을 붙든 채 맹렬히 짖어댔다.
“미합중국의 이번 원자폭탄 공격에 우리 영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입니다. 예. 예. 아닙니다.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어째서 기타큐슈에 핵 공격을 가한 겁니까? 그곳은 우리 영국의 관할로 점지되어 있습니다!”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떨어진 이후, 미국인들은 혼슈가 자신들의 몫이라는 걸 그제서야 깨달았는지 다음 핵 투발 장소를 기타큐슈로 골랐다.
고쿠라라는 지명으로도 불리는 이곳엔 일본제국 최고의 제철소 중 하나인 야하타제철소가 있다. 일본의 산업 능력을 파괴하겠다는 목적에 아주 걸맞은 곳.
하지만 앞으로 일본 땅에서 골수 한 점까지 남김없이 빨아먹을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처칠에겐 마른하늘의 날벼락 그 자체였다.
“쏠 거면 자기네 몫에다 쏘라고 하십쇼! 예? 그렇지요! 우리가 남입니까? 저 양키들의 패악질에 우린 누구보다 치를 떨고 있습니다! 전 유럽이 하나 되어 뭉쳐야 하는 지금, 대영제국은 독일이 주도하는 질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영국 최고의 반독인사였던 처칠의 기적적 드리프트.
처칠로서도 할 말은 많았다.
‘우리가 독일 말고 어느 편에 붙을 수 있는데?’
처칠은 대국을 보는 눈으로는 다른 초강대국 지도자들과 비교해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그의 똥볼은 항상 ‘어떻게 승점을 따낼 것인가’라는 방법론에서 튀어나오지, 적어도 판세를 예측하고 공략 포인트를 찾는 지점에선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본래 처칠이 꿈꾸던 대 독일 공략법은 미합중국이 참전할 때까지 참고 인내하며, 브리튼섬을 신대륙의 공세를 위한 교두보로 제공하는 것.
로젠바움의 독일이 제아무리 강성하다 한들, 결코 미국을 상대로 승리하지는 못한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전쟁은 한 달 만에 끝났다.
그는 변화한 세상에서 더 이상 위대하지 않은 대영제국의 잔재만이라도 보존하기 위해 모든 힘을 끌어모아야만 했다.
미국은 막대한 힘과 자본력을 이용해 과거 영국이 지배하던 식민지에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다. 빨갱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영국이 과거의 영광 중 일부라도 지키려면, 협상이 가능한 나라는 오직 독일뿐이다.
미래의 영국이 독일과 대립구도를 잡을지 말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독일과 대립하고도 살아남을 국력을 온존하려면 지금은 독일과 손을 잡아야만 한다.
연일 일본을 상대로 떨어지는 원자폭탄 세례를 보며, 그는 시대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항복하지 않았다면 저 핵무기 중 일부는 런던과 다른 도시를 향해 떨어졌으리. 저런 걸 맞고도 버티진 못한다.
얄타 회담 결과에 대해 모두 듣지는 못했지만, 처칠은 대강 짐작 가는 부분이 있었다.
<빅 3> 세 나라는 결코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핵무기는 오직 저들만의 권리이며, 핵개발이 발각되는 즉시 세 나라의 핵공격을 당하리라.
처칠은 끔찍한 우울함이 다시금 그의 온몸을 뒤덮는 것을 느꼈다.
당장이라도 창문 밖으로 몸을 날리고 싶다. 아니면 권총을 머리에 대고 갈겨버리고 싶다.
“안 되지, 안 돼.”
그는 게걸스럽게 위스키를 쭈욱 들이켜고는 다시 소파에 털썩 앉았다.
빌어먹을 잽스 새끼들.
잽스가 위대한 국왕 폐하의 함대를 날려버리지만 않았어도 이 지경까지 몰리지는 않았다.
어쩌면 개같은 양키 놈들이 그들을 사지로 내몰았을지도 모른다. 영국의 함대만 없다면 전 세계 모든 바다는 그들의 차지니까.
시간이 되었다.
그는 다시금 전화통을 들었다.
“안녕하십니까, 두체! 하하! 오랜만입니다. 이렇게 귀하의 목소리를 들으니 오늘 하루가 무척 행복하군요. 예. 예예. 앞으로 유럽의 바다를 책임져야 할 우리 두 나라의 우호선린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그런 의미에서-”
내 신세 참 어지간히도 좆같네.
속으로 연신 욕을 하면서도, 그는 청산유수처럼 말을 이어나갔다.
***
얄타 회담은 결코 일본과의 전쟁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실제로는 아니었지만 겉으로는 그러했다.
따라서 얄타에서의 합의는 당연히 공개되지 않았다. 천황의 머리통을 날려버리자는 이야기를 어떻게 공개적으로 하겠나?
“물질에 경도된 허여멀건 백인 놈들은 결코 야마토 민족의 의기를 꺾을 수 없다.”
“원자폭탄이니 신의 힘이니 뭐니 지랄을 떨어봤자 고작해야 폭탄에 불과하다. 신주는 불멸이고 야마토 민족은 수천 년을 통틀어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위대한 민족! 그깟 폭탄쪼가리 따위로는 우릴 결코 굴복시킬 수 없다!”
따라서 아무것도 모르는 일본이 저토록 위풍당당하게 나온 데는 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애초에 너희는 과녁에 불과하다니까.
대전차 죽창술을 연마하고, 중세시대 화승총으로 폭격기를 격추할 훈련을 벌이고, 학교의 책걸상을 깎아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전 국민을 총동원해 방공호를 팠다.
1억 총옥쇄를 벌이면서 본토로 상륙할 적군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기만 한다면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들의 뇌내망상.
그러나 두 번째 원폭을 맞을 때쯤 되자 슬슬 그 기묘한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조선! 조선만 빼고 전부 토해내겠습니다! 조선은 본디 2천 년 전부터 저희의 지배하에 있었던 땅으로 민족자결주의에 근간해도 저희 영토입니다!”
“조선도 포기하겠습니다! 열도에만 처박혀 살겠습니다! 부디 자비를!!”
“천황제, 천황 폐하만 유지할 수 있다면 무슨 조건이든 수용하겠습니다. 저희가 졌습니다! 제발 핵공격만큼은!”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애처로울 정도로 자비를 구하면서 항복 조건을 몇 차례씩 타진했다.
그리고 연합군의 답변은 간단했다.
[너희는 조건 따위 내걸 자격이 없다.] [조건 없는 항복. 무조건 항복. 사흘마다 한 번씩 너희의 도시 하나가 지워지리라.]닷새 만에 만주의 관동군은 지도상에서 지워졌다. 붉은 군대는 일본군의 주력을 순식간에 섬멸해버리고 압록강을 향해 내달렸다.
마찬가지로 독일군, 그리고 그 독일군과 접선하는 데 성공한 중국군은 광동 일대 방어망을 원자 단위로 분쇄한 뒤 홍콩에 입성했다.
그리고 또 사흘.
일본의 옛 수도, 교토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고 옛 황궁이 소멸했다.
천황이 뒈지든 말든 개의치 않겠다 – 오히려 그 천황이야말로 다음 핵폭격의 목표물이 되리라는 이 강력한 어필에 마침내 일본은 굴복했다.
“항복! 항복하겠소!”
1943년 6월 30일.
태평양 전쟁이 끝났다.
동아시아 사방에 퍼져 있던 모든 일본군의 무장이 해제되었고 포로가 되었다.
본국에서 떨어져 있던 단 한 명의 일본군도 귀국을 허락받지 못했다. 그들은 붙잡히는 대로 수용소로 끌려갔다.
육군의 절대다수, 중국 대륙에 흩어져 있던 일본군은 중화민국 특제 포로수용소에 수감되기도 전 분노한 중국인들의 습격을 받아 태반이 죽거나 다쳤다. 장개석은 의도적으로 이를 방조했고, 현지 중국군에게 뇌물을 바치지 못한 이들은 대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소련군 또한 대우는 비슷했다.
만주 벌판에서 소련군에게 포로로 붙잡힌 일본군은 그대로 시베리아로 신속하게 배송되었다. 그들은 평생 그곳에서 나무를 베거나, 철도를 깔거나, 우라늄 탄광으로 끌려갈 운명이었다.
1943년 7월에서 8월에 걸쳐, 세계 각국의 군대가 일본 곳곳에 진주하기 시작했다.
“일본제국의 무조건 항복을 수락한 1943년 7월 1일을 기해 일본제국 정부가 소멸했음을 알리는 바이다. 제국 정부는 해산하며 일본 정부의 주권이 닿던 모든 영토는 해당 지역에 주둔한 연합군의 통치하에 놓인다.”
“이건 너무 잔인한 처사입니다!”
“잔인? 목베기 시합에 포로 학살, 선전포고 없는 기습을 가한 새끼들이 잔인이 어쩌고 저째?”
대동아공영권을 부르짖으며 모든 아시아를 일통하기를 원했던 일본의 야망.
그들은 전쟁의 대가로 지도상에서 지워졌다.
일본의 전쟁으로 인해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의 동양 식민지는 모조리 파괴되었고, 그들에게 남은 것은 막대한 빚과 엉망진창이 된 군대뿐이었다.
옛 지배자들은 민족해방기구를 거치지 않고서는 구 식민지에 그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로 전락했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질서가 정립되어야 하지요. 우리 미합중국은 <삼국회의>를 정식 국제기구로 발족하여 국제 사회의 영원한 평화를 도모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 독일은 그보다는 <국제연합>을 창설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한데 모여 논의를 하는 편이 어떨까 하는데-”
“하하하하. 대가리 수 가장 많은 독일만 신날 국제연합을 왜 만들겠습니까? 그냥 깔끔하게 세 나라끼리만 이야기하시죠.”
세계는 이제 새로운 질서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데올로기라는 이름의 소프트 파워.
핵무기라는 이름의 하드 파워.
이 모든 것을 가진 세 나라가 통치하는 신질서.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접해본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