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219)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219화(219/246)
219화 총통 각하께선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신다 (6)
일본제국이 멸망하면서, 당연히 조선 자치령 또한 붕 뜨게 되었다.
일본제국으로부터 허수아비 국왕으로 임명받은 창덕궁의 주인, 영친왕이라는 타이틀로 더 유명한 이은(李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시도해보았다.
“조선은 일본제국의 자치령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일본은 우리를 강점한 뒤 무력으로 모든 권리를 빼앗아갔을 뿐이다. 우리는 독립국이며 일본제국에 맞서 연합국에 가담할 것을 선언한다.”
“전하, 그게 무슨 망발이십니까?”
“지금 이 나라에만 통감이 거느린 군사가 몇이나 됩니까! 그런 짓을 했다간 종묘사직이 남아날 리가 없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하지만 이은의 선언은 매국노만 가득한 의회는 물론, 궁궐 담자락조차 넘지 못했다.
일장기가 휘날리는 땅 곳곳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압록강까지 소련군이 폭풍처럼 밀고 내려오자 그제서야 매국노들 사이에서도 ‘일단 살려면 일본을 손절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크게 대두되긴 했다.
하지만 늦었다.
[일본제국이라는 국가는 현 시간부로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만주국, 몽강국, 조선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이제 조선은 세계민족해방기구의 신탁통치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민족해방기구는 어디까지나 포장지일 뿐, 얄타에서 내린 결론에 따라 한반도는 미국이 독점적인 권리를 가진 땅으로 점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정작 조선 땅의 유일무이한 지배자가 된 미국인들은 딱히 조선에 관심이 없었다.
“가난하고, 산업이라고는 원시적인 농업이 거의 전부.”
“구매력도 소비력도 형편없군.”
“주니까 받긴 했는데, 적당히 친미 세력을 기르기만 하면 되겠어.”
원래부터 미국인들은 외국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그들이 하루아침에 빅 3의 일각으로 부상해버렸고, 이미 뇌가 오버클럭되어버린 이들은 일본의 전후 통치를 어떻게 하느냐를 고민하는데도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조선으로 발령난 이들은 대개 일본으로 가지 못하고 밀려난 이들.
그래도 일은 일이니 조선 땅에서 뭐 주워먹을 게 없나 찾아보긴 했지만··· 정말 뭐가 없었다.
광산은 그래도 조금 매력이 있고, 인구도 아시아 국가답게 제법 많으니 잠재적인 시장으로서의 가치가 있긴 있다.
그런데 이걸 어느 세월에 키운다고? 때가 되면 신탁통치 종료하고 철수할 텐데?
하지만 이러한 민간 관료들의 생각은 신임 총독과 전혀 맞지 않았다.
“그래서? 거 뭐냐. 먹을 게 없다. 이게 끝입니까?”
“그렇··· 게 요약할 수도 있겠습니다.”
“당신들은 틀렸어! 완전히 틀렸다고!!”
패튼.
육군의 미친개. 전쟁에 미친 남자.
미 육군 수뇌부들은 어쨌거나 이번 전쟁에 큰 공훈이 있는 그를 마냥 괄시할 수는 없었지만, 도저히 <육군참모총장 패튼> 같은 끔찍한 미래를 맞이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그들에게 군정 사령관 자리는 그야말로 천재적인 아이디어였다.
어쨌거나 명분상으로는 국제 민간기구인 민족해방기구 소속으로 신탁통치를 해야 하는 만큼, 조선 총독이 되려면 군복을 벗고 민간인으로 돌아가야 한다. 패튼이, 천하의 패튼을 전역시킬 수 있는 것이다!
“나더러 총독을 하라고? 대체 왜?”
“그야 장군이 아니면 누가 총독을 맡겠습니까. 아주 막중한 일입니다.”
“나 군복 벗기려고 별짓을 다 하는군.”
“그럴 리가요! 조선이란 나라를 보십쇼. 요충지 중의 요충지입니다. 독일의 맹방인 중국, 그리고 소련 공산주의자들과 모두 근처에 있고 태평양으로 나가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도 됩니다. 이곳을 우리 미국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대단히 중대한 이유로-”
“그렇지. 중대하고말고. 장차 빨갱이들을 멸종시킬 궁극의 전쟁을 벌이려면 이 유라시아의 꼬리에 막강한 군대를 육성해야 한단 뜻 아닌가?”
“······예? 그게 아니고-”
“좋아! 이 조지 패튼, 다가올 대전쟁을 맞이할 준비를 완벽하게 해놓도록 하지!”
그렇다.
애초에 전쟁에 미친 인간에게 많은 걸 바라서는 안 되었다.
그는 군복을 벗는 데 한 점의 주저도 없었다. 맥아더도 미군 군복 벗고 필리핀군 원수로 취임하지 않았던가?
이 조선이라는 거지 굴간 같은 나라를 훌륭히 통치하고 훗날 조선군 대원수 계급장을 달게 된다면, 빨갱이들과 세계를 놓고 벌어질 최후의 아마겟돈에서 그는 다시 전쟁터로 돌아올 수 있으리!!
그리고 혹시 아는가.
‘패튼 장군님의 통치는 너무나도 훌륭했습니다!’
‘전쟁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타고난 행정가이기도 하셨습니다!’
‘우리 지역구엔 패튼 장군님 같은 일꾼이 필요합니다! 조지 패튼을 의회로!’
헤벌쭉.
패튼은 기괴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하여 문민 관료들과 패튼 사이 기괴한 오월동주가 시작되었다···.
***
“워싱턴 D.C.의 펜대만 놀리는 샌님들과 달리, 이 소장··· 아니, 소관은 원주민들과 오래 얼굴을 맞대고 지내며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패튼의 진중한 말에, 나는 전쟁광이라거나 피에 미친 놈이라는 건 그냥 일종의 프로파간다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문득 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저 영국인들은 오랜 전쟁 경험 끝에 세상에는 전쟁에 특화된 민족, 다시 말해 전투민족이란 개념이 있다는 걸 발견했지요. 타고나기를 기골이 장대하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며, 인내심과 용맹을 겸비한 족속들 말입니다.”
“구르카 말씀이시오?”
“그렇습니다. 구르카나 카자크 같은 무리들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곳에 부임한 이후, 조선인들이야말로 전투민족의 자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 이 새끼 혹시 괴링 대신에 모르핀 중독 된 건가?
순식간에 귀신도 질리게 만든 패튼은 그의 괴상한 논지를 쭉쭉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조선 땅은 여름엔 100도까지 기온이 치솟고 겨울에는 0도까지 떨어집니다. 이런 땅에서 자살하지 않고 살다니, 이것만으로도 보통 인내심이 아니란 게 입증되었습니다.”
– 100도는 또 뭐야.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조선이 유황불 지옥이 되기라도 했어?
화씨잖아. 미개한 놈들이 쓰는 거.
“이곳의 현지인들은 치기(Chiggy, 지게)라는 목제 프레임을 짊어지고 200파운드가 넘는 짐을 지고 다니는데 소년도 영감쟁이도 신음소리 한번 흘리지 않고 묵묵히 헐값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합니다. 생각해 보십쇼! 이 쿨리들에게 대포와 탄약을 나르게 한다면 이 땅 특유의 병신같은 산자락에도 포대를 방열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별로 대답해주고 싶지도 않은데 이젠···.
“하지만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 땅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요? 무엇입니까.”
“빨갱이입니다. 소련이 조만간 침략해 올 것이 확실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니 패튼아. 미군이 여기 있는데 무슨 수로 소련이 침공을 해. 핵전쟁 한번 하자고?
“서구 문명 사회에 더럽혀지지 않은 이 순수한 도화지 같은 족속들에게, 빨갱이들의 거무튀튀한 손길이 점점 거칠게 뻗어오고 있습니다. 순박한 노동자와 농민들에게 파업이나 시위 같은 개좆같은 걸 알려주면서 부자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자고 선동하고 다니는 게 빨갱이의 침략 의지가 아니면 또 무엇이겠습니까!”
아··· 나는 여기까지. 더 들어주는 게 시간낭비 같구만.
대충 보아하니, 패튼은 이곳 조선 총독 자리를 본인 경력의 터닝 포인트로 삼고 싶어 하는 모양이었다.
다만 문제는 패튼 개인의 생각과 미합중국 정부의 정책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여기서 더 문제가 있다면 식민해방기구 소속으로 이름이 올라와 있는 패튼을 미국 정부가 강제로 통제할 방법이 따악히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것도 있었는데.
“빨갱이들이 이 나라를 노립니다.”
“빨갱이! 찢고 죽인다!!”
“내가 전차를 몰고 가서! 네놈들의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
“게르만 여러분의 용맹과 전사다움은 제가 이미 익히 보았습니다. 반면 나약한 슬라브인들은 공산주의 따위나 추종하고 음흉하게 협잡만 부리는 저열한 놈들이지요!! 절대!! 절대 이 땅을 빨갱이에게 내주지 않겠습니다!!”
“전쟁! 폭발! 화약! 버섯구름!! 뻑예!!”
이 새끼··· 혹시 나치인가? 시클그루버 씨의 잃어버린 불알 한쪽이 과거로 넘어가서 패튼튼 장군님으로 자라난 게 아닐까?
도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빨갱이와 러시아인에 대한 원색적인 증오. NKVD가 패튼의 술에 약이라도 타서 그것이 서지 않게 만들었나 궁금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봤을 때, 조선은 나름대로 그럴듯하게 굴러가고 있었다.
패튼은 본 투 비 군인 아니랄까 봐 구 조선군을 인수해 일본물을 빼고 미국물을 먹이는 데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고, 공산주의자를 색출해 공직이나 군무에서 내쫓는 데도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것만 빼고 나머지 민정은 사실 전부 그 아래의 실무진이 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실무진들은 미국인인데도 불구하고 내게 몰려와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큰일 났습니다.”
“나는 부외자이오만.”
“하지만 총통 각하께서도 공산당의 팽창을 좋아하진 않으시지 않습니까. 이대로 있다간 우리가 맡고 있는 땅에 공산 국가가 들어서게 생겼습니다.”
나는 민감한 부분 곳곳이 검게 먹칠되어 있는 서류 사본을 잠시 들여다보았다.
결론만 요약하자면, 미국의 신탁통치가 종료되고 이 나라에서 총선을 치른다면 무조건 공산당이 원내 제1당이 되리라는 전망이었다.
“대선 후보 지지율 1위가 공산당 당수인 박헌영입니다.”
“그래요? 그래도 미국의 눈치는 볼 것 아닙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자는 하루빨리 미국이 신탁통치를 종료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습니다.”
– 물어볼 놈한테 물어봐야지. 이 자식은 체육관에서 선거하는 놈이라고.
어허.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선거에서 져본 적이 없는 민주주의의 달인이라고.
“저로서는 다소 이해가 안 가는군요. 박헌영이라는 이 사람이 조선에서 그토록 명망이 높습니까?”
“다른 명망가들의 이름도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만, 현재 공산당이 지역 밀착형으로 유세를 펴고 있어 그 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공산계열 인사들은 박헌영 아래로 전부 결집해 있는 반면 우익 인사들은 후보가 중구난방이라 표가 모이질 않습니다.”
그래. 나한테 왜 말하나 했다. 원하는 게 따로 있었군.
독일의 입김, 정확히 말하자면 독일의 입김이 닿는 중국의 입김이 닿는 조선 내 중량급 인사들을 배후조종해서 후보 단일화를 도와달란 소리 아닌가?
나는 김구, 이범석, 김규식, 손기정 등 쭈욱 열거되어 있는 리스트를 대강 훑어보았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원하는 대로 단일화를 한다손 치더라도, 박헌영을 꺾기란 어려워 보였다.
“우리 독일처럼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권한을 중심으로 두고 의회의 힘을 조금 빼야 신생 조선의 국정 운영권을 공산당에 뺏기지 않겠군요.”
“그건 필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박헌영이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순간 끝장입니다.”
“이건 힘들어 보이겠는데요.”
너희들이 봐도 그렇지? 차라리 조선공산당을 지지하고 대신 독일의 영향력을 남기는 게 독일의 통수권자로서 내릴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지?
그런데 그랬다가는 대머리 귀신이 그날부로 내가 잘 때 옆에서 저주문을 줄줄 읊을 게 틀림없다. 아마 죽을날까지 그러고도 남겠지.
그런 의미에서 이 불쌍한 사람들에게 소소한 노하우를 좀 전해줘야겠군.
“여러분은 무언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제아무리 미개 국가라 할지라도, 선거라는 민주주의 행사에 개입하려 해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고 있습니까?”
내가 지금 선거 개입하려는 행위에 대해 뭐라 잔소리하는 줄 아나?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당신들 진짜로 식민지 해방과 이들의 자립을 위해서 일하러 왔습니까?”
“?!”
“당신네들 전부 그런 사람들 아니잖아요. 워싱턴 D.C.에서 미국이란 나라의 국익을 위해서 평생 일하다가 지금 여기 온 거잖습니까. 왜 갑자기 깨어 있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인 척 굴고 있습니까?”
– 그 민족해방기구를 제창해 설립한 사람이 하는 말로서는 최악이네. 진짜 밥맛 떨어진다야.
닥쳐 봐. 그럼 민족해방의 원칙에 의거해 조선인들이 공산당을 뽑게 놔둔다?
한겨울 냉수라도 정수리에 부어진 듯 화들짝 놀란 양키들을 보니 이제 좀 기분이 풀린다. 그래. 배울 자세가 된 친구들이야.
“선거란 건 말입니다. 투표소에 가서 접은 종이 넣는 사람에게 권력이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투표용지를 세는 사람에게 권력이 있지요. 이해하셨습니까?”
그래, 병신들아.
투표함 바꿔치기 하라고.
– 안 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싫으면 박헌영한테 조선 주든가.
(작가의 말)
독자님들 모두 즐거운 2023년 되셨길 바라며, 다가오는 한 해도 하시는 일 모두 술술 잘되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저는 1월 1일 휴재 후 2일에 돌아오겠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시는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