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223)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 외전 -223화(223/246)
223화 외전 – 장례식
1949년 1월 1일.
[아르민 로젠바움 서거]전 세계에 거인이 떠났다는 속보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던 사람들은 이 세상을 바꿨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하나같이 경악했다.
“각하께서 돌아가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우리 독일 민족을 저버리고 이리 일찍 떠나신단 말입니까!”
“오보다. 오보가 틀림없다. 그렇고말고.”
“슈타지 이 새끼들은 왜 이럴 때만 조용해! 니들 사람 조지는 거 잘하잖아! 당장 이 기사를 쓴 놈을 거꾸로 매달라고!”
신년 분위기는 그대로 망했고, 대신 거국적인 추모 열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독일 대통령 괴링 또한 구태여 그 분위기를 막지 않았다.
“1948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독일 민족과 전 세계 인류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던 로젠바움 총통 각하께서는 영면을 맞이하셨습니다.”
“아이고오!!”
“전 관공서에 조기를 걸고, 그분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겠습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독일의 지도자가 아닌 전 세계에 광명을 가져다준 위대한 사상가인 그를 기리기 위해 프라하 조약기구나 민족혁명당의 주도하에 장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괴링은 결코 여기서 양보하지는 않았다.
어중이떠중이가 숟가락 얹는 꼴을 볼 순 없다. 피만 다를 뿐 형제나 다름없는 이 헤르만 괴링이 아니면 대체 누가 그분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리?
하지만 원숙한 정치가로서, 완전히 배제하기도 힘들다.
국장 또한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 전 세계에서 조문 사절이 물밀듯이 몰려올 테고, 이때만큼 독일의 패권과 영향력을 과시할 기회는 당분간 찾기 어렵다.
그 결과 로젠바움의 장례식은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뷔르템베르크 체펠린 저택에서 베를린까지 시신이 운구되었고, 공화국 수비대와 더불어 프라하 조약군 의장대가 그 행렬을 함께했다.
독일민족혁명당의 당권을 상징하는 공화국 수비대.
민족혁명주의의 기치가 전 세계에 펄럭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프라하 조약군.
여기까지는 좋았다.
소련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나라라는 나라에서는 모조리 조문 행렬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장을 준비하면서, 베를린의 회의실과 술집에선 슬슬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그분을 영구히 보존해야 합니다.”
티 한 점 없는 맑은 눈의 소유자, 에리히 만슈타인이 맥주잔을 번쩍 들며 당당히 외쳤다.
“빨갱이들은 그들의 교주 레닌을 붉은 광장에 모셔놓고 날마다 순례객들을 받고 있습니다. 로젠바움 총통 각하로 말할 것 같으면 마르크스와 레닌을 합친 것보다도 위대한 분이시니 마땅히 영원히 보존하여 후대인들에게 귀감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혹시 압니까? 그분께서 다시금 일어나실지.”
“세상에.”
“미쳐버렸군.”
“로젠바움 총통보다 더 로젠바움주의를 상징하는 무언가가 있습니까? 이분을 그냥 한 줌 흙으로 돌려보내자고요?”
독실한 기독교인을 제외하면 시신 보존처리, 엠버밍은 그렇게까지 거부반응을 일으킬 요소는 아니었다. 이를 영구히 전시하자는 게 너무 빨갱이스러운 발상 아니냐고 비아냥을 들었을 뿐.
실제로 유족들 또한 의견이 엇갈렸다.
“아버지는 우리의 가족이기도 하지만 모든 세계 인류의 어버이이기도 하잖아요? 우리 손자, 손녀들이 할아버지를 직접 볼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것 같기도-”
“무슨 소리니. 그 사람은 그런 걸 원하지 않을 거야. 세상이 지긋지긋해서 이렇게 급하게 떠나버린 인간인데.”
그러는 동안에도 장례식은 착실히 식순을 밟아나가며 진행되었다.
미국과 소련은 자존심 때문인지 실무적 이유에선지 모르겠으나 특사를 보내는 선에서 그쳤지만, 이웃한 유럽 국가들은 당연히 국가 수반이 직접 찾아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하지만 철도가 뻥 뚫려 있는 체코의 베네시가 베를린에 당도한 것보다 더 빨리 온 사람이 있었으니.
“총통!! 총통 각하!! 이렇게 가시면 안 됩니다!!”
그 이름하야 바나나토 마시멜로이니.
군용기를 타고 날아온 그는 눈에 칠리 소스라도 비비고 왔는지 평온히 잠든 시신을 보자마자 그야말로 대성통곡을 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온 국가 원수로서, 그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기자들의 인터뷰를 독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두체! 두체께선 로젠바움 총통과 오랜 기간 대립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렇소. 거인을 알아봤기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나는 그와 충돌해 왔소. 하지만 이 무솔리니의 배포와 능력을 알아본 이 또한 로젠바움 총통이니, 내 어찌 굴복하지 않을 수 있었겠소? 이제 위대한 선각자가 세상을 떠났으니 우리는 다시 어두컴컴한 미래를 불빛 하나 없이 나아가야 하오. 실로 암담한 노릇이지.”
“앞으로 독일-이탈리아 관계에 대해서는 생각이 있으십니까?”
“그런 재미없는 이야기는 부디 장례가 끝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 베니토 무솔리니가 살아 있는 한 이탈리아는 독일의 가장 중요한 우방으로 남아 있을 것이외다!”
베지밀 마카로니가 본인의 과시욕을 한가득 만족한 이후 나타난 처칠 또한 관 앞에서 통곡했다.
“으허허헉!!”
“세상에. 저 불독 처칠마저 저토록 울부짖다니.”
“로젠바움 총통의 인망이 이 정도였던가!”
처칠은 마음껏 울었다.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는 국장을 맞이해 문을 닫았지만, 세계 각지의 주식시장에서 독일 기업들의 주가는 이 비보를 접한 직후부터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빚을 청산하기 위해 다시금 거액을 대출해 로젠바움 그룹 주식을 대거 매입한 처칠은 한 달도 되지 않아 마이너스 30%의 장렬한 매운맛을 보았고, 그의 눈물샘은 굳이 칠리 소스 따위가 없어도 눈물을 쥐어짜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괴링은 이들 국가 정상들과 분주히 만나며 포스트 로젠바움 체제는 굳건하고 독일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했고, 로젠바움의 유훈에 따라 독일은 유럽의 방패로서만 임할 뿐 그 어떤 외교적, 물리적 충돌도 일으키지 않겠노라 열심히 떠들어댔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당장부터 이빨을 들이대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국장 또한 끝을 향해 달려갔다.
장대한 레퀴엠이 연주되고, 각종 행사가 이어지고, 가족과 친지들이 작별하는 행사가 벌어지고.
괴링은 밀봉된 채 자필로 쓰인 총통의 유서를 낭독했다.
로젠바움은 퇴임 이후 1년 동안 매우 많은 양의 유서를 작성했다. 사실상 편지나 마찬가지였다.
가족들 하나하나를 위한 유서.
그와 함께 혁명의 수라장을 헤쳐나간 동지들을 위한 유서.
당에 발표할 용도로 쓰여진 유서.
마지막으로, 대중들에게 발표할 목적으로 작성한 유서.
괴링이 낭독하는 것은 마지막 물건이었다.
“-민족해방과 민족혁명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계속해서 이어져나가야 합니다. 사상과 이념은 언제나 현실에 대한 타협, 그리고 타성으로 인해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이 점을 명심하고-”
그 유서는 어김없이 도덕적인 내용으로 꽉꽉 차 있었고, 한평생 전쟁과 숙청, 음모로 가득한 사람이 말하기엔 다소 골계미를 풍기기까지 했다.
그러던 찰나.
장례식에서 졸았다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애써 허벅지와 손등을 꼬집던 사람들은, 마지막에 가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의 시신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떠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로젠바움 그 자신이 밝힌 시신 처리 방안.
괴링조차 이것을 발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만들었던 구절.
그는 천천히 심호흡하며, 유서를 계속해서 읽었다.
“나의 시신을 화장해 전국 각지, 나아가 혁명 동지들이 있는 세계 곳곳에 뿌려주었으면 합니다. 우리들의 싸움이 단순히 독일에서의 승리로 끝나지 않고, 모든 민족이 자유로워지는 모습을 죽은 뒤에도 볼 수 있도록 부디 세계 각지에 나를 흩뿌려주었으면 합니다.
또한···.”
드물게도 괴링은 말을 더듬었고,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이 적혀 있길래 저러는가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나의 유골 중 일부는, 지구 바깥 우주로 보내주었으면 합니다.
나는 인류가 이 작은 별 지구뿐만이 아니라 드넓은 우주 저 너머로 나갈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구를 바라볼 수 있는 우주상에, 끊임없이 우리를 지켜본 저 달에 묻힐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더 이상 전쟁과 같은 무익한 일 대신, 이 땅을 벗어나 인류의 새로운 강역을 개척하는 데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댄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저는 여러분들에게 하나의 이정표를 제안하는 데 기꺼이 이 비루한 몸뚱이를 바칠 의향이 있습니다···.”
우주? 달?
낭독은 그 뒤로도 계속되었지만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머릿속에선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맴돌았다.
하지만 알 만큼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얼굴 근육을 딱딱하게 굳히고 생각에 잠겼다.
아니나 다를까.
괴링 대통령은 식순이 끝날 때쯤, 자신과 독일이 어떻게 로젠바움의 유지를 이어나갈지에 대해 연설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 독일은 달로 갈 것입니다. 그것이 망인이 남긴 숙제이기 때문입니다.”
우주 경쟁이 시작되기엔 충분한 명분이었다.
***
독일, 미국, 소련의 <빅 3>는 일본제국을 향해 신나게 자신들의 원자폭탄을 실전 테스트하며 앞으로의 세계는 핵 가진 자와 핵 없는 찐따로 구분될 것이라 선언했다.
하지만 원자폭탄은 폭격기를 날려서 투하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태평양 전쟁 당시에도 일본을 버섯농장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엄청난 피를 흘리며 비행장을 깔 수 있는 섬을 점령해야 하지 않았던가.
핵이 상대에게 확실한 공포를 주려면 상대 수도를 날려버릴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간 이후 상대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성공적으로 투하할 확률? 농담인가?
로켓은 가장 완벽한 해결책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요격이 불가능에 가깝고, 조종사의 목숨을 소모하지도 않는다. <여기 탑재해서 쏘면 됩니다>라고 적혀 있는 것 같지 않은가. 반대로 말하면, 핵무기 탑재 로켓이 없다면 초장거리 폭격기에 원폭을 탑재한 채 매일매일 365일 24시간 이걸 띄워놔야 유사시에 대비한 핵공격이 가능하단 건데.
독일엔 한 가지 이점이 있었다.
핵의 시대가 어떻게 흘러갈지 아는 총통께서 미리 교시를 내려두었다는 것.
[지구 그 어떤 곳도 타격이 가능한 핵미사일을 개발할 것.] [연 단위 작전이 가능한 잠수함을 개발하고, 그 잠수함이 핵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무기를 개발할 것.]그야말로 금과옥조가 따로 없다. 독일 군부와 정치가들은 컨닝이 어째서 짜릿한지 알 것만 같았다.
총통께서는 필시 이를 염두에 둔 것이 분명했다.
‘어째서 전쟁도 다 끝났는데 어마어마한 예산을 지출해 로켓과 미사일을 개발해야 하는가.’
이제 독일엔 이유가 생겼다.
위대한 선각자, 아르민 로젠바움께서 달로 가길 원하셨기 때문이다!
로젠바움처럼 코흘리개 시절부터 오직 실력과 실적만으로 모든 장애물을 극복한 이가 아닌 이상, 최소한 나랏돈을 정체불명의 연구에 처넣으려면 그만한 명분이 필요했다.
괴링은 이 거국적인 추모 분위기를 활용해 예산을 따내기로 결심했다.
“총통 관저는 오직 총통만을 위한 장소. 이 헤르만 괴링, 이전부터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그곳에서 집무를 보지 않겠소. 총통 관저는 수리와 보수를 거친 뒤 로젠바움 기념관으로 활용하겠소.”
“독일의 총통은 오직 한 명뿐이며, 그의 이름은 아르민 로젠바움이다. 그 누구도 대통령, 총리, 민족혁명당 당수를 겸할 수 없으며 총통이라는 직함이 곧 로젠바움을 상징하게 되리.”
“총통의 일생을 기리는 예술을 대대적으로 후원하겠다. 음악, 문학, 공연, 희곡, 오페라, 영화 다 가리지 않는다. 우리는 로젠바움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 기억이 잊혀지기 전에 영원히 그 위대한 행적을 기려야 한다.”
“베를린이라는 이름은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대독일의 수도의 품격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소. 그런 의미에서 <로젠바움스부르크>로 개명하면 어떨까?”
2절 3절을 넘어서서 뇌절의 경지에 접어들었지만, 그 어떤 독일인도 대통령을 막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한술 더 떴다.
“우리 학교 이름을 로젠바움 김나지움으로 바꿉시다.”
“우리 함부르크 시의회는 총통을 기리는 의미에서 새로이 로젠바움 거리로 개명식을-”
“우리 도시 이름을 로젠바움슈타트로 아예 갈아버리는 게 어떻소?”
“그 누구보다 총통을 결사옹위한 혁명적 도시, 뒤셀도르프가 어찌 뒤처질 수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 도시 이름을 로젠도르프로 바꿔야 합니다!”
“정도껏 해야지 이 인간들이!”
가 난리 속에서 독일 의회는 최신 항공모함 <아르민 로젠바움>의 건조, 로젠바움 항공 박물관 건립, 북경-베를린, 뉴욕-베를린 노선에 새로이 띄울 최고급 초거대 여객 비행선 <그라프 체펠린>과 <로젠바움>의 제작 따위를 신속히 의결했다.
그리고.
“베르너 브라운 씨.”
“예, 대통령 각하.”
“1960년까지 우리의 경애하는 총통 각하를 달로 보낼 수 있겠습니까?”
“전 그분의 학교 후배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대선배를 위해 제 모든 노력을 다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독일항공우주국 또한 창설되었다.
괴링 정권은 이쯤에서 국내의 급한 불을 정리하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아시아가 불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외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외전은 비정기 연재입니다.
당초에는 두 가지 루트를 써보려고 했었습니다만, 파멸편을 집필해 본 결과 엄격근엄진지한 저의 커트라인을 충족할 만큼의 재미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따라서 그런 끔찍한 물건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안심하고 외전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