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227)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 외전 -227화(227/246)
227화 외전 – 극동에 왔으면 이글부터 봐라 (1)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 <빅 3>.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 최악의 살육장을 경험해 전쟁에 진저리를 치게 된 원 역사와 달리, 이 세계에서의 전쟁이란.
‘할만한 거 같은데?’
‘못 할 건 없지.’
‘핵이 걸리긴 하지만··· 해야 한다면 한다.’
여전히 해볼 만한 무언가였다.
유럽에서 펼쳐진 <로젠바움 전쟁>은 방구석 밀덕과 군사 모험주의자들의 뇌하수체를 도파민에 쩔여버리기에 충분한 전쟁이었다.
완벽한 대전략.
압도적인 기동전.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부풀기 전, 군인들만이 희생되고 그 군인 피해마저 심대해지기 전 정치인들의 결정에 따른 조기 종전.
보오전쟁, 보불전쟁에서 프로이센이 선보였던 <정치의 연장>으로서의 전쟁이 화려하게 부활했고, 그 보불전쟁을 통해 제국으로 거듭났던 독일은 로젠바움 전쟁을 통해 유럽의 패권자로 등극했다.
대전쟁(Great War)의 끔찍한 참호전을 경험하고 전쟁이라면 질색하던 이들조차 ‘저 정도면 해볼만하겠는데?’ 같은 끔찍한 유혹을 느낄 만큼, <한타 깔끔하게 이기면 전쟁으로 잭팟낼 수 있음>은 로젠바움 전쟁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이었다.
물론 제정신이 박힌 인간들은 저런 허황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로젠바움 전쟁은 어디까지나 특수한 상황에서 성립된 특수한 케이스고, 앞으로의 전쟁은 지난 대전쟁, 그리고 태평양 전쟁과 유사하게 흘러갈 것입니다.”
“국민과 국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한 총력전. 젊은이의 씨가 마르고 모든 경제적 능력이 파탄날 때까지 서로 무제한적으로 모든 자원을 소모하는 극단적 장기전. 이것이 미래전쟁입니다.”
태평양 전쟁은 결코 로젠바움 전쟁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이미 로젠바움의 매콤 펀치에 처맞고 뇌진탕 증세를 호소하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일본에게 또 처맞고 반신불수가 되어 중환자가 되었고, 이 세상의 모든 재화를 가진 천조국 미합중국에게조차 전쟁으로 인한 비용 지출은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 한 방에 동아시아와 태평양을 손에 넣지 않았나?
“다음 전쟁에선 더 잘 싸울 거야!”
“이제 핵무기도 있으니까!”
새 대통령 듀이가 루즈벨트가 남겨놓고 간 가계부를 읽어보고 절규하며 휠체어를 연못에 처넣든 말든 알 게 뭔가? 어차피 고통은 대통령 몫이지 내 몫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에서 공산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베트남인들이 집단 봉기했습니다!”
“인도에서 유혈 사태가-”
“아랍인들이 폭동을 일으켰답니다!”
미국이 다시 한번 전쟁을 다짐하기까진 전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패망 후 일본은 3토막으로 배분되었다.
가장 통통한 몸통인 혼슈의 거의 대부분은 미국이.
규슈와 시코쿠는 영국과 프랑스가.
본래 소련은 홋카이도만을 받았으나, 자잘한 후속 협상을 거쳐 혼슈 북부 끄트머리 일부도 소련의 몫이 되었다.
그리고 그 자잘한 후속 협상이라 함은 무엇인가?
바로 도쿄에서 벌어진 전범 재판을 놓고 벌어진 일련의 외교적 트러블이었다.
태평양 전쟁의 주역은 미국이었고, 가장 많은 피를 흘린 것도 미국인이었으며, 이 전쟁의 시작조차 일본제국의 진주만 공습이 그 시초였다.
미국은 피의 대축제를 원했다.
그냥 대축제가 아니라 전쟁 주범들에게 엉클 샘의 처절한 응징을 가하길 원했다.
“이젠 조금 냉정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본을 우리의 졸개로 만들려면 무작정 다 목을 매다는 것보단 우리의 이익을 대변할 개로 만드는 게 좋지 않을지.”
“그래서? 선거는 어쩌고?”
중화민국, 영국, 프랑스까지 이 피의 축제를 환영했다. 기실 잽스 수괴의 목을 매달겠다는데 반대하는 나라가 있겠는가?
“우리 소련은 반대합니다.”
있었다.
“이게 어딜 봐서 재판입니까? 이건 그냥 당신네들 분풀이 아니오.”
“이보세요. 지금 장난합니까?”
“포로 학살자, 포로 학대 처벌. 민간인 학살 처벌. 고문 처벌. 다 좋습니다. 그런데 전쟁을 일으킨 책임이 사형감이라니 이건 누가 봐도 우스운 소리에 불과합니다. 위정자가 전쟁을 결의한 것을 죽을죄로 봤다간 언젠가 당신네 나라의 대통령도 교수대 밧줄을 맛볼지 모릅니다.”
소련은 인권, 그리고 정당성에 관해 논하며 적극적으로 이들의 사형에 반대했다.
당장이라도 모조리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참기 힘들던 미국과 중국은 결국 소련과 협상을 해야 했다.
“뭘 원하시오?”
“무슨 소립니까. 우리 소비에트 연방이 지금 원하는 게 있어서 깽판치는 줄 아십니까! 우리는 정의와 인간의 권리를 위해-”
“혼슈의 영토 일부를 더 드리지. 이거면 되겠소?”
“-우리 소련은 사형 집행에 반대했다고 판결문에 적어놓기만 하시오.”
미국으로부터는 영토를 조금 더 받아냈고, 중국으로부터는 만주 중공의 존속을 묵인받았다. 이것이야말로 강철남식 외교의 극의 일타이피.
개평을 받아먹은 소련이 입을 다물자 결론은 스무스하게 도출되었다.
“사형.”
“사형.”
“무기징역.”
“사형.”
처음 미국인들은 소련보다는 오히려 독일이 반발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지금 일본제국의 핵심 인사들은 황도파.
그리고 그 황도파의 집권 명분이 바로 로젠바움주의.
따라서 이들 ‘친독파’를 남겨놓기 위해 독일이 개입하리라는 것이 그들의 발상이었다.
하지만 독일은 그들의 추측과 정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로젠바움주의, 민족혁명주의란 무엇인가? 바로 마르크스를 뛰어넘어 예수 그리스도와 자웅을 겨룰 인류 최후의 성인(聖人), 경애하는 영원한 영도자 로젠바움 총통의 뜻과 가르침을 따라 전 인류에게 자유와 자결의 권리를 베푸는 것이다.”
“잽스가 뿌린 이단의 맹독을 미국인들의 손으로 치울 수 있다면 우리에겐 남는 장사다. 결코 독일민족혁명당을 제외한 타국 놈들이 제멋대로 민족혁명이 어쩌고저쩌고 떠들어대는 꼬라지를 용납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도, 중화민국의 분노를 달래려면 전범이라도 전부 목을 쳐야지.”
원 역사의 중화민국은 폐허가 된 국토와 국공내전이라는 이중고 때문에 도무지 전범 재판 같은 한가로운 입씨름에 끼어들 구석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단 토벌과 중국에 대한 영향력 존속. 이만하면 자칭 로젠바움주의 떨거지들을 매달고도 남음이 있었다.
오히려 독일은 한술 더 떴다.
“전쟁을 일으킨 것을 죄로 처벌할 순 없습니다.”
“당신들도 이걸 트집잡으려 그러시오? 이건 무조건 강행할 겁니다.”
“아니오. 전 세계 민족의 자립과 자주를 위해 앞장서는 우리 독일민족혁명공화국은 이번 재판에서 일본제국의 추악한 침략과 식민지배 일체를 재판에 올려야 한다고 봅니다.”
1871년 메이지 유신 이래로 일어났던 일본의 팽창 모두를 심판해야 한다!
“이 사이비 광신도들은 또 왜 이래?”
“지들 식민지 없다고 막나가는 것 좀 봐.”
“니네 따까리인 영국과 프랑스도 그 논리대로면 전범이야!”
“하하하. 그래서 저들은 속죄와 반성을 위해 세계민족해방기구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잖소.”
류큐 침탈.
조선 합병.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 전쟁 하나만 심판한다면 이건 승자의 보복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팽창 과정을 모조리 심판한다면 어떨까요? 우리와 별 관련도 없는 침략도 모조리 범죄로 규정한다면?”
“···이것도 나쁘지는 않군.”
일본을 반영구적으로 지배하고 통치하려면 그만한 명분이 필요하다.
이들은 <일본인은 파괴와 살인을 일삼는 사악한 민족이기에 국제사회의 감시와 통제가 필요하다>라는 기적의 논리를 만들었고, 전범 재판을 그 피날레로 잡기에 이르렀다.
“포로로 잡힌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것은 그들의 문화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붙잡은 적군 포로를 멸시하여 그들을 고문하고 살해하는 것을 개의치 않아 하는 점에 이르면 이들 족속들은 구제의 여지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이판 전투 당시 천황 히로히토는 전 군인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자살을 명령했다. 이 지구상의 그 어떠한 위정자도 이런 명령을 하달한 적은 없었다. 오직 가장 사악한 민족 일본인에게만 가능한 발상이다.”
“731부대? 인체실험? 니들이 사람이냐?!”
일본은 말 그대로 잘근잘근 밟혔다.
히로히토에겐 학살 혐의가 유죄로 판결나 교수대 밧줄이 제공되었고, 군인은 물론 관료와 학자, 지식인 등 일본제국의 중핵을 이루던 거의 모든 이들은 크든 작든 심판을 피하지 못했다.
“나 더글라스 맥아더는 앞으로 야만의 족속 일본인들을 계도하고 계몽하여 올바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전후 일본을 통치하게 된 맥아더와 GHQ는 일본인들을 통치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죄책감’에 주목했다.
이들은 대단히 기이할 정도로 사회적 위신과 책임 등을 중시하니, 이들에게 죄책감을 주입한다면 과거 제국과 단절하고 올바른 방향, 즉 미국식 체제를 선망하게 되리란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목표는 생각보다 매끄럽게 흘러가진 않았다.
“온 세상이 우리 야마토 민족을 손가락질한다. 비열한 전쟁과 침략으로 배를 불린 추악한 족속이라고 불리고 있다. 우리는 이제 유대인보다도 전 세계의 증오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게 우리 잘못인가? 그 잘난 대일본제국이 중국까지 쳐들어가서 우리 살림살이가 폈던가?”
“단언컨대 일본제국은 단 한 번도 국민을 보살핀 적이 없다! 우리는 체제의 협조자도, 공범도 아니다! 어째서 눈알 파란 너희들은 우리를 그토록 저주하느냐!”
“민족이란 허상이다! 오직 자본가와 노예가 있을 뿐! 일본인들이여, 혁명의 붉은 깃발을 들자! 군인과 자본가가 결탁해 벌인 추악한 행위에 어째서 우리가 죄인이 되어야 하는가!”
붉은 물결이 넘실대기 시작했다.
살육에 미친 민족, 씨앗부터 사악한 민족으로 몰린 일본인들은 과거를 참회하고 탈아입구를 꿈꾸는 대신 민족 따위 좆까를 외치는 공산주의에 강렬한 매력을 느꼈다.
맥아더가 패튼의 긴급한 구조 신호를 접수한 것은 진지하게 빨갱이들을 모조리 태평양 바다 저편 스폰지로 만들어버릴까 고민하던 와중이었다.
“당장 1개 군단을 파병해 조선의 질서를 수습하시오.”
“알겠습니다.”
분노한 독수리가 그 날개를 펼쳤다.
그들은 지긋지긋한 전쟁 끝에 얻은 이 전리품을 털끝만큼도 양보할 의사가 없었다.
***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 이 조지 스미스 패튼 주니어, 동양의 전통대로 쓸개를 핥고 통나무 침대에서 잠을 자는 한이 있더라도···!”
“오직 나만이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진짜, 진짜로! 절 믿어 주십시오! 총사령관님, 제발 대기발령만은!”
1949년 3월.
비록 쇼군의 권력을 맛보고 무수한 간신배들에게 둘러싸여 슬슬 맛이 가고 있긴 하지만, 더글라스 맥아더는 원래부터 타고난 군사적 천재였다.
그는 조선의 난리통을 신속히 진압하지 않으면 일본의 공산주의자들까지 준동하리라고 확신했고,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병력을 즉시 파병했다.
이와 더불어 워싱턴 D.C.와 베를린이 개입해 중공과 소련의 중립 방침을 끌어냈다.
이 시점에서 이미 박헌영 일당의 운명은 정해진 셈.
“이게 다 박헌영 동무 당신이 트로츠키주의자기 때문이오! 자아비판하시오!”
“김일성 네놈이야말로 보나파르트주의자가 아니더냐! 어째서 당의 명령을 거역하고 군권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이지? 총부리를 돌려 본인의 독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아니더냐!”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일단 미군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닥쳐라 이 반동!”
파죽지세로 북진한 인민군은 개성과 원산을 접수했지만, 진격은 거기까지였다.
서울의 조선공산당 정권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원래부터 조선은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였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먹어야 할 쌀은 전부 남쪽에 있으며, 총알 찍어낼 공장 상당수는 의주쯤은 가야 있다.
본디 <보릿고개>라 함은 가을에 수확한 쌀은 다 먹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은 5~6월을 뜻하지만, 거대한 소비 도시인 서울은 외부에서 끊임없이 물자가 유입되지 못하면 5월이 뭔가, 일주일도 버티기 힘들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김구 그 개자식이 서울로 향하는 전기를 끊었습니다!”
“동무. 당장 식량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다.”
“미군이 부산항에 도착했다는데 어찌하면 좋습니까?”
“거 내가 뭐랬소! 부산으로 가야 했다니까!”
“평양 놈들이 인민군을 막고 있습니다! 예수에 미친 반동 소굴 아니랄까 봐, 놈들이 아녀자까지 끌고 나와선 방어진지를 쌓고 있습니다!”
“으아아아!! 으아아아악!!”
엉망진창으로 자라난 수염을 정돈하지도 않고 있던 박헌영이 발광하자 참으로 볼품이 없었다.
권력투쟁을 위해 끝까지 서울에 붙박여 있던 김일성은 그 볼썽사나운 모습을 구경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지금이라도 다시 관군 할까?’
혹시 아는가.
박헌영의 수급을 챙겨 돌아가면 살려는 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