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125)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125화(125/589)
< 125 : 한밤의 해머질 >
“차분히 말해봐요. 도크가 어쨌다는 겁니까!”
사람들 안색이 흙빛인 걸 보니 큰 사달이 난 게 분명했다. 나는 얼른 우비를 걸치고 뛰어나갔다.
“사장님, 제 2도크의 동쪽 거벽이 부풀어 오릅니다! 지하수가 터지기 직전인 것 같습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단 차장. 우리가 지하수맥 탐사를 두 번이나 했는데!”
거벽은 도크의 벽면을 말한다.
비록 1차 철근 콘크리트 마감만 해둔 상태라고 해도, 거벽이 부풀어 오를 리가 없다. 그러려면 엄청난 수압이 걸려야 한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지질 검사를 거쳐 최대한 적합한 부지에 도크를 파기 시작했는데 말이다.
“지난해 가뭄이 워낙 극심해서 지하수맥 자체가 말라버렸던 모양입니다. 요 며칠 새 비가 오면서 지하수맥이 다시 찬 것인지, 아니면 공사 중에 수맥을 건드린 것인지… 원인을 알 수가 없습니다.”
아니다. 터널을 파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수맥이 드러날 리 없다.
정말 가뭄 때문인가?
가뭄이 극심하면 일시적으로 지하수의 수위가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런 해안가의 경우 바닷물이 지하수맥을 타고 역류하는 지형도 간혹 있지만, 동해에 그런 지형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
그런 곳은 대부분 염전으로 개발되니 내가 모를… 젠장, 원래 울산 석유화학단지가 염전이었군.
그럼 이 근처에 바닷물이 통하는 지하수맥이 있었을 수도 있겠네. 빌어먹을… 원래 현산 조선소가 들어선 곳이라고 너무 안심하고 있었다.
“이런…”
달려와 보니 눈에 보일 정도로 콘크리트 벽면이 부풀어 있었다.
콘크리트 마감을 한 게 와중에 다행이었다.
만약 그조차 없이 흙벽이 무너졌다면 대형 참사가 날 뻔했다.
지하수는 토목 공사에서 아주 위험한 존재다.
처음에는 졸졸 흐르는 거로 시작하지만, 하나의 물길은 또 다른 물길을 끌어당기기에 어느 순간 폭포수처럼 사나워져서 주변을 삽시간에 무너뜨린다.
수맥엔 절대 안쪽으로 물길을 내줘선 안 된다.
현장에서 벗어나는 쪽으로 물길을 터야 한다.
“빨리 장비 빼! 뭣들 해!”
이미 현장 감독이 도크 안에 있는 장비를 뺀다고 야단법석이었다.
“안 돼! 장비를 빼긴 뭘 빼!”
“앗, 사장님!”
나는 도크 안으로 뛰어들어 현장 감독의 메가폰을 뺏었다.
“여기서 물러나면 대세 조선은 망하는 겁니다. 3개월 치 공사가 날아가는 건 물론이고, 우리가 받은 수주도 날아가는 겁니다. 우리 힘으로 도크를 지켜야 합니다!”
바닷물이 연결된 수맥이 터지면 이 근처엔 다시 도크를 팔 수가 없다. 수렁으로 변해버린 곳을 수습하면서 다른 도크를 파는 건 미친 짓이다.
아무리 우리라도 공기를 맞출 수 없다.
“사장님, 뭘 해야 합니까! 알려주십시오.”
망한다는 말에 직원들이 표정이 잔뜩 굳었다.
단언컨대, 대세는 우리나라 최고의 직장이다.
“벽으로 받쳐야죠. 버팀목 가져와요, 어서!”
나는 트럭 기사와 기능공들을 다그쳤다.
도크 안은 펌프로 빗물을 빼내고 있는데도 벌써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어디선가 물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나는 급히 덤프트럭에 올라 벽으로 후진시켰다.
“뭐해! 사장님이 버팀목 받치라잖아.”
단 차장이 도크 안으로 뛰어들어 버팀목이며 철제 동바리를 거벽과 트럭 사이에 받쳤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야 했다.
나는 거벽 하부에 스며 나오는 물을 찍어 맛을 보았다.
‘젠장, 바닷물이야.’
어디선가 지하수맥이 바다와 맞닿은 거다.
도크는 해수면 아래에 있기에, 수맥이 이 도크 벽에 지속해서 양압을 걸고 있는 거다.
“단 차장, 내가 말했던 배수로! 비상 펌프 묻으라고 한 건 묻었습니까!”
“예, 묻었습니다. 묻었습니다!”
“펌프 최대 출력으로 돌려요. 어서요.”
“예! 사장님.”
웨에에에에엥.
“다들 모여어어, 비상!”
나는 메가폰에 달린 비상 사이렌을 울렸다.
버팀목을 옮기며 어찌할 줄 모르던 직원들이 죄다 내 곁으로 몰려들었다.
비가 쏟아졌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숨을 쉴 때마다 허연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저기 널말뚝(sheet pile) 보입니까!”
“예! 사장님.”
“여기서부터 100명. 이 동쪽 거벽 하부를 따라 수단과 방법을 따지지 말고 널말뚝 박아요. 지금 당장!”
내가 가리킨 방향의 기능공들이 삽시간에 흩어졌다. 널말뚝은 물막이판으로 거벽을 설치하고 지반을 다진 뒤에 박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물길을 막는 게 급선무였다.
“조당 5명씩! 박아! 어서!”
사방에서 현장 감독들이 다그쳤다.
21세기면 진동식 해머로 순식간에 박아넣겠지만, 지금은 인력으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황금종 1기인 현장 감독들을 필두로 기능공들이 발판 위로 올라가 2m가 넘은 널말뚝을 해머로 번갈아 쳐서 박아넣기 시작했다.
“나머지는 나를 따라와요. 삽이든 곡괭이든 뭐든 챙겨요, 어서요.”
“다들 사장님 쫓아가!”
“항타기, 오거(건설용 드릴), 불도저도 죄다 몰고 와요. 서둘러요!”
“예.”
몇몇이 어둠 속으로 휙 하니 뛰어갔다.
나는 도크 위로 올라가 동쪽 거벽 너머로 달려갔다. 이곳 어딘가 바다와 연결된 수맥이 있다.
“모두 들어요. 여기 어딘가 짠물이 뿜어져 나오는 곳이 있을 겁니다. 거길 뚫어서 바다 쪽으로 물길을 돌려야 합니다. 도크 쪽으로 수맥이 터지면 끝장나는 겁니다. 찾아요!”
“다들 흩어져 찾아. 땅을 파라고!”
나부터 곡괭이를 들고 땅을 파 내려갔다.
몇 번이나 땅을 찍었을까. 물이 고였다.
그 물을 찍어 맛을 보았다.
맹 맛이었다.
“퉤, 여기 아니야.”
“땅 파고, 물맛을 봐. 사장님이 그리하신다.”
“땅 파고, 물맛을 봐.”
“짠물을 찾아. 흩어져.”
사방에서 내 행동을 보고 흩어졌다.
대세 직원들은 내 행동에 의심이란 없었다.
다들 땅을 파고 물맛을 보았다.
분명, 이 근처에 있다.
콘크리트 벽을 저렇게 부풀릴 정도라면 분명 지표면까지도 물을 뿜어대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불도저를 몰고 와 땅을 뒤집었다.
중장비가 대충 쓸고 가면 사방에서 삽과 곡괭이를 들고 땅을 팠다. 개인 장비가 없는 이는 플래시라도 비춰주었다. 그러다가 누군가 힘에 부쳐 주저앉기라도 하면 곧장 교대했다.
“사장님! 여기, 여깁니다. 짠물이 나옵니다!”
“어딥니까, 어디!”
나는 소리치는 쪽으로 마구 달려갔다.
무릎 깊이로 파 들어간 곳에 물이 꼴꼴거리며 터져 나왔고, 맛을 보니 바닷물이 확실했다.
“항타기, 오거 모두 이쪽으로 가져와요. 어서!”
“오라이, 오라이! 저쪽, 저쪽!”
사방에서 플래시를 비췄고 우리가 보유한 항타기와 오거가 모두 몰려왔다.
말뚝을 박는 중장비라 3대밖에 없지만 그나마 감지덕지였다.
“여기 뚫어요. 수맥을 뚫어서 바다 쪽으로 흘려보내야 합니다.”
“예, 사장님.”
탕! 탕! 탕! 드르르륵. 드르륵.
항타기와 오거가 제각기 땅에 강관을 박아넣고 땅을 뚫기 시작했다.
펑!
얼마 파 내려가지 않아 지하수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젠장, 얼마나 수압이 강하면 저렇게 치솟나.
“멈추면 안 됩니다. 최대한 여러 군데를 파요. 어서요.”
“예, 사장님. 염려 마십시오.”
중장비를 다루는 이들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었다. 지하수가 연신 항타기를 덮쳤지만, 아랑곳없이 그 옆에 또 구멍을 뚫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널말뚝을 박아야 합니다. H빔이든 배관이든 뭐든 닥치는 대로 박아요. 우린 저 수맥으로부터 도크를 지켜야 합니다.”
“와아아아아아!”
나는 야적장에 쌓여있는 강철 배관을 들고 와 땅에 대고 해머로 펑펑 두들겨 넣었다.
유독 따뜻한 겨울, 작년 내내 극심했던 가뭄, 요 며칠간 내린 비, 수맥과 바닷물이 연결되는 특이 지형… 어째, 용왕이 나에게 내린 시련 같았다.
쾅! 쾅! 쾅!
빌어먹을 정도로 쑥쑥 땅에 잘도 박혔다.
이렇게 땅이 액상화되었다는 말은 지하수가 덮이기 직전이라는 소리였다.
“서둘러요. 땅이 이보다 더 물러지면 여기 무너집니다. 어서요!”
마치 땅이 우리를 잡아먹는 괴물이라도 된다는 듯 질척거리기 시작했다.
잡아먹힐 순 없다.
여긴 내 영역이다.
내 조선소라고.
“으아아아아아.”
쾅! 쾅! 쾅!
다들 미친 듯이 해머 질을 했다.
“파일 가져와.”
“H빔이라도 박아, 멍청아.”
사방에서 뭐든 땅에 박아넣느라 난리였다.
그 옆에선 산소 절단기로 H빔을 자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단 차장, 울산 공단에 연락해요. 중장비와 자재란 자재는 모두 갖다 달라고 해요. 어서어어어.”
“예!!”
언제 도크에서 올라왔는지 단 차장도 해머질을 하고 있었기에 사무실로 내몰았다.
단 차장이 보인 것은 와중에 다행이었다.
비상 펌프를 돌리고 도크 안에는 널말뚝을 최대한 박아넣었다는 소리니까.
잘됐냐고 물어볼 경황도 없었다.
지금은 뭐든 하나라도 더 땅에 박아넣어야 했다.
펑! 펑! 펑!
항타기가 있는 쪽에선 땅을 뚫을 때마다 여지없이 분수처럼 바닷물이 터져 나왔다.
수압이 조금만 줄면 구멍에 자갈이든 모래든 투입해 지반을 다질 텐데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대체, 언제 썰물이 되는 거야.”
“으아아악, 미치겠네. 제기랄.”
“써… 썰물?”
누군가 썰물 얘기를 했다.
동해는 수심이 깊어 조석 간만의 차가 심하진 않지만, 지하 수위에는 다분히 영향을 준다.
그러고 보니 지금은 대보름이 일주일쯤 지난 날이다. 그럼, 여명이 밝아올 때가 최대 간조?
“지금 몇 시예요?”
“예에?”
“지금 몇 시냐고요?”
“새벽 4시 15분입니다.”
난 맨몸으로 뛰쳐나왔기에 누군가가 알려줬다.
딱 좋았다. 최대 썰물 때까진 대충 1시간 남짓 남았다. 지금이 기회였다.
“거기, 트럭! 1도크 파면서 나온 자갈들 있죠? 그거 최대한 가져와요. 저기 구멍에 모두 집어넣을 겁니다.”
다짐쇄석말뚝(Stone column)이라는 지반 다지기 공법을 써보자. 이처럼 모래 기반에 부분적으로 연약 점토층이 있는 지질에 제일 효과적이다.
“예, 알겠습니다.”
썰물 때, 잠시 수압이 줄어든 틈에 자갈을 천공에 쏟아붓고 해머로 내리치면 주변 지반을 다질 수 있을 거다.
지반을 다지다 보면 거미줄처럼 얽힌 수맥이 닫힐 수도 있다.
제발 그래야 한다.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고.’
확신은 없지만 해볼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제 2도크를 포기하면 조선소는 끝나는 거다. 공사 중단 정도가 아니다. 선박 인도 시기가 늦어지면 원금은 물론 위약금까지 물어주기로 계약하지 않았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싣고 왔습니다. 사장님.”
“부어요! 항타기 기사! 이거 쇄석 집어넣을 테니 곧바로 해머로 다져봐요.”
“사장님, 이 수압을 보십시오. 죄다 튀어나올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항타기 기사는 울상이 되었다.
“곧 있으면 썰물입니다. 해보자고! 해봐야지.”
“예, 사장님.”
“오거는 항타기 뒤쪽으로 계속 구멍 뚫어요. 조금이라고 수압을 낮춰야 합니다.”
“예!”
되든 안 되든 해야 했다.
해보지도 않고 주저앉을 순 없다.
썰물 때마저 물길을 못 잡으면 우린 지는 거다.
“해보자! 해보자!”
“그래, 해보자고! 나도 말뚝 박잖아!”
다들 한목소리로 하자고 소리를 쳤다.
굴착기 기사가 자갈을 땅파기 강관에 집어넣자 항타기 기사가 해머를 냅다 갈겼다.
해머를 내리쳐도 흙탕물이 분수처럼 솟구치니, 지반 다지기가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미 항타기도 바닥으로 50센티는 가라앉아 있었다. 지반이 견뎌줄지 말지 나도 알 수가 없었다.
전생과 현생 모두를 돌이켜봐도 이런 난장판은 처음이었다.
직원들은 연신 녹아내리는 땅이 도크 쪽으로 진전 못 하게 H빔과 강관을 박아넣고 있었다.
그 모습에도 불구하고 내 다리는 점차 힘이 빠졌다. 털썩 주저앉고 싶었다.
빠아앙. 빠아아앙.
그때였다. 저 멀리서 클락션 소리가 들려왔다.
묵직한 것이 중장비가 내뱉는 소리였다.
“와아아아!”
“우 사장님, 사고 났다면서요.”
어디선가 온갖 중장비가 몰려들었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그 선두에 단 차장과 현산의 왕 사장이 있었다.
“왕 사장님.”
“인사는 나중에 드리죠. 뭐부터 도우면 됩니까?”
왕 사장이 트럭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너무나도 반가웠지만, 그가 여기에 어떻게 왔는지는 나중에 들어야 했다.
“여기 구멍 좀 파줘요. 그리고 이쪽엔 차수판 될만한 걸 죄다 박아줘요.”
“울산 공단에서 빌려온 자재야. 내려, 어서!”
“예, 단 차장님.”
내가 말하는 와중에 단 차장이 트럭에서 강관을 마구 쏟았다. 단 차장보고 도움 요청을 하라고 보냈더니 트럭을 몰고 왔다.
얼마나 내달렸던 걸까.
“다들 들었지! 현산건설의 능력을 보여줘!”
“예에, 사장님.”
현산 건설 직원들의 포스도 만만치 않았다.
척 둘러보더니 오거로 구멍을 뚫고, 물길이 뿜어져 나오는 곳에 항타기를 밀어 넣었다.
자그마치 말뚝 중장비가 5대나 몰려왔다.
텅. 텅. 텅. 드르륵. 펑! 펑!
항타기 3대와 오거 2대가 합쳐지자 아까와는 차원이 달랐다.
분수처럼 솟구치던 물길이 바다 쪽으로 향하고, 항타기가 땅을 다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질척대던 땅이 점차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 물이 빠져나간다!”
“땅이 마른다!”
“사장님, 물이… 물이 빠지고 있습니다. 부풀었던 거벽이 가라앉고 있습니다.”
단 차장이 뛰어와 소리를 쳤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얼굴이 온통 번질거렸다.
푸스스스…
어느새 비도 잦아들었다.
용왕님이 이제야 돌봐주시는 건가.
“거벽이 안전하답니다. 밤새 고생하셨습니다!”
“우와아아아아!”
“만세! 만세!”
그제야 사람들이 해머를 놓고 만세를 불렀다.
어느새 동이 터오고 희끄무레하던 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눈길 닿는 데마다 온갖 쇳덩이가 빼곡히 박혀 있었고, 사람들의 몸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야, 대세 사람들 듣던 대로 화끈하군요. 이걸 막아낸 겁니까?”
왕 사장도 현장을 둘러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곤 익숙한 솜씨로 드럼통에 폐목을 집어넣더니 산소 절단기로 불을 붙였다.
“다들 몸부터 녹여요. 그러다 감기들면 내일부터 일 못 합니다.”
“와하하하.”
이런 난리를 겪고도 일할 생각부터 하다니, 역시 60년대답다고 해야 할 것이다.
“대체 어떻게 오신 겁니까? 천군만마가 도착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침 울산 공단에 발전소 확장공사가 있어서 자재를 싣고 오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세 차장님이 울산 공단 전체 확성기를 틀어 도와달라고 하니 냅다 따라 왔지요. 하하하.”
그래서 이토록 많은 이들이 온 거군.
한쪽에선 도림건설 인원도 보였다.
정말이지 절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고마웠다.
“고맙습니다. 이 은혜 꼭 갚겠습니다.”
“은혜라뇨. 여태 사장님이 도와주신 게 몇 번인데요. 여하튼, 도크 모양이 요상하게 될 것 같군요.”
왕 사장은 별거 아니라는 듯 화제를 돌렸다.
“도크 모양이라… 그렇군요.”
날이 밝으니 현장이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제 2도크의 동쪽으로 물막이벽을 두르다 보니 도크 모양이 T자가 되어버렸다.
어이없다고 해야 할지,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제 2도크가 21세기 도크 디자인이 되어버렸다.
< 125 : 한밤의 해머질 > 끝
ⓒ 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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