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182)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182화(182/589)
< 182 : 올바른 지렛대 사용법 >
나이지리아 수도, 라고스 근교
‘정말 개판이군.’
관광을 한다는 핑계로 나름 상황이 좋은 곳을 돌아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60년대 한국보다 더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청(아스팔트의 일종)이 넘쳐나는 곳임에도 도로는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었고, 거리의 집들은 나무판자에 덕지덕지 진흙을 붙인 게 전부였다.
「출입금지. 접근 시 발포」
게다가 살벌한 문구의 팻말이 곳곳에 보였다.
“누와리 씨, 저기에 뭐가 있길래 총까지 쏜다는 겁니까?”
누와리는 아미치 장관이 붙여준 가이드였다.
그와 함께 경호원까지 대동하니 한결 안심이 되었다.
“원유 수송관입니다. 거기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가는 이들이 하도 많아서 말입니다.”
발포까지 한다고 협박을 했지만, 효과는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차를 타고 지나다 보면 원유를 태울 때 나오는 그을음 연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원유를 가정용 연료로 팔지는 않으니, 십중팔구 송유관에서 뽑아온 것일 텐데 말이다.
독립 과정에서 아직 준비되지 않은 자국 정권이 들어서면서 사회 기반 시스템이 망가진 것이다.
더욱이 서구 열강들이 자기 편할 대로 국경을 그어버렸기에 이질적인 부족이 한 나라로 묶이면서 부족, 종교, 지역갈등이 복잡하게 얽혀 국가 경영이 더욱 어려워진 탓도 있으리라.
우리로 따지면 한중일이 한데 묶여 같은 나라가 된 셈이라 갈등이 끊이질 않는 것이다.
정권을 잡은 쪽에서 이권을 독점하고, 타 부족을 배척하니 나라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겠나?
이래서 아프리카엔 섣불리 투자를 했다간 돈 날리기 십상이다.
“원유를 연료로 쓰나요?”
“연료도 연료지만, 일종의 직업이죠. 파이프가 망가지면 복구 인력이 필요해지니까요.”
산유국에서 그따위 일이라니…
사회가 이러니 세븐 시스터즈가 나이지리아에 정유사를 안 세우고 원유를 곧바로 수출하는 거군.
원유 파이프도 이럴진대, 휘발유와 경유 파이프가 지나가면 그게 온전하겠나.
“일자리가 없다는 게 잘 이해가 안 가는군요. 저런 철광석 광산이 버젓이 놀고 있는데 말입니다.”
나는 마침 보이는 버려진 철광석 광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이지리아엔 사방에 광산이었다.
돌아가는 게 없어서 그렇지.
“영국이 철수한 뒤로 자원분배 문제로 내전이 일어나 이렇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유전이 개발된 뒤로는 일반 광산에 대한 투자는 사라졌죠.”
하긴 철광석의 판로가 마땅치 않겠군.
60년대 말부터 제철 사업은 유럽에서 아시아와 남미로 완전히 이동했으니까 말이다.
남미는 자체 철광석을 이용하고, 아시아는 대부분 호주에서 철광석을 조달했다.
말 그대로 여기 철광석은 버려진 것이다.
“그렇군요. 덕분에 오늘도 관광 잘했습니다.”
매번 풍요 속의 빈곤을 느끼는 관광이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자원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양날의 검이었겠지.
“오늘 아미치 장관님께서 저녁 식사에 초대하셨습니다. 그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아, 그래요? 드디어 때가 왔군요.”
여태 관광객 행세를 한 보람이 있었다.
내 행동은 매번 아미치에게 보고되었을 테고, 진짜로 입찰에 관심 없는 것으로 비쳤을 거다.
드디어 나를 타 조선사를 압박할 지렛대로 삼기로 작정했군.
****
아미치 장관 저택.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고급 와인을 선물하며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시오. 관광은 어땠습니까?”
“덕분에 멋진 곳을 경험했습니다. 장관님의 호의에 답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군요.”
“우선 식사부터 합시다. 이리 앉으시오.”
아미치는 내게 자리를 안내하고는 시중드는 이들에게 손짓을 했다.
그 손짓을 신호로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어째 내오는 것마다 죄다 심상찮았다.
시중드는 현지인들조차 인상을 찡그리며 탁자에 음식을 내려놓았다.
접시 위에 시꺼먼 것이 가득 덮여있길래 뭔가 했더니 파리였다.
접시를 테이블에 내려놓는데도 파리가 날아갈 생각조차 하지 않고 바글바글 붙어있었다.
사람 입맛엔 어떨진 모르겠지만, 일단 파리 입맛에는 목숨을 걸만한 요리인 모양이다.
“수야라고 하는 꼬치 요리요. 우리나라 전통음식이니 드셔보시오.”
전통음식? 요리를 손님이 아니라 파리에게 먼저 대접하는 게 나이지리아 전통은 아닐 텐데.
“감사합니다.”
파리 좀 씹는다고 죽기야 하겠냐 싶어 일단 꼬치 하나를 집어 들었다.
파리가 시루떡 팥고물처럼 다시 꼬치로 옮겨갔다. 양념에서 헤엄치는 파리도 수북했다.
아미치가 시범이라도 보이듯 꼬치를 입에 넣으며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이 이상 망설일 순 없었다.
나도 이걸 입에 넣어야 했다.
톡. 톡.
빌어먹을.
이 사이에서 알이 톡톡 터졌다.
설마 파리 알은 아니겠지.
‘이건 양념이다. 아니, 날치알이다. 아니, 캐비어! 약간 맛이 간 캐비어야! 캐비어가 확실해.’
나는 연신 자기 최면을 걸면서 꼬치를 씹어 삼켰다. 식문화 충격은 그뿐만 아니었다.
그나마 먹을 만한 빵이 나오나 했더니, 생선 젓갈 냄새를 풍기는 수프가 곁들여 나왔다.
“입맛에 맞습니까? 우리 음식을 이리 잘 드시는 외국인은 처음이군요.”
“모든 음식은 귀하고 소중합니다. 한국 전쟁 당시, 우리도 미군들이 먹다 버린 음식쓰레기를 끓여서 먹기도 했습니다.”
“한국도 전쟁을 겪었습니까?”
“우린 아직도 냉전 상태, 즉, 휴전 중입니다. 서구 열강이 펼친 패권 경쟁에서 어처구니없는 희생양이 되었죠.”
내 말에 아미치 장관의 표정이 달라졌다.
옥스퍼드에서 유학을 했다면, 냉전이니 패권 경쟁이 의미하는 바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정신에 제대로 박힌 놈이라면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가 나이지리아를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거다.
‘아미치 장관은 기본적인 애국심은 있는 자야.’
아미치는 여태 단 한 번도 내게 뇌물을 요구하지 않았다.
아무리 내가 후진국에서 왔다고 해도, 수주를 노리고 온 사업가인데 뇌물 줄 돈은 당연히 있다.
“어쩐지 느낌이 다르더라니… 비슷한 경험을 했구려. 우리도 내전 중엔 이따위 음식조차 없어 굶어 죽는 이들이 수십 수백만 명이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지요. 이런 자원 부국에서 말이오… 우린 화물선으로 무역을 할 겁니다. 그걸로 돈을 벌 거요.”
오일쇼크를 거치기 전까진 산유국조차 세븐 시스터즈에게 대부분의 이권을 뺏기고 있었다.
와중에 조금 배분받은 이익으로 화물선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투자였다.
“우리나라에는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이해 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도와드리죠. 제가 입찰가를 얼마로 써내면 됩니까?”
어느새 식탁은 제대로 된 음식들로 갈아치워졌고, 나는 와인으로 입가심을 할 수 있었다.
“척당 1300만 달러, 총 1억 4300만 달러로 입찰해주시오.”
아미치 장관이 내게 서류를 내밀었다.
입찰 금액과 함께 화물선 사양서에 대한 간략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이럴 수가. 제가 마련했던 입찰 서류와 거의 흡사하군요. 총 1억 4000만 달러로 써내려고 화물선 설계도까지 뽑아놨는데 말이죠.”
나는 놀란 척하며 미리 챙겨온 대세조선의 입찰 서류를 꺼내 아미치 장관에게 들이밀었다.
일부러 설계도면을 따로 빼서 맨 위에 올려뒀더니 역시나 아미치 장관의 눈빛이 대번에 달라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설계는 서독 유로로그社에 도면비 16만불과 척당 2만불씩 로열티를 주기로 하고 가져온 것이었다.
우리 직원들이 설계도는 물론, 각종 부품 계약을 체결해 제 시간에 나이지리아로 합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설계라니… 우리 쪽 설계 개념과…”
그래, 당신네 국영 해운사가 선호하는 설계지.
쉘사 영애가 알려준 정보답게 효과는 확실했다.
“다목적 화물선을 원하신다기에 선박 중량, 운항비, 경제속도를 모두 고려해서 설계했습니다. 여차하면 컨테이너도 적재할 수 있게 되어 있지요. 어째 마음에 드십니까?”
“관련 부품도 하나같이 유명 제품이군요.”
“우리 대세조선의 기술력을 부품 회사들도 인정했다는 뜻이지 않겠습니까. 차후 성장세를 감안해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은 것이죠.”
말은 그랬지만, 우리 직원들이 제 몫을 단단히 해준 덕분이었다.
얼마나 절박하게 벼랑 끝 전술을 펼친 건지,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계약 조건이 좋았다.
“이렇게 해도 이익이 남는다니, 신기하군요.”
“이익이 남다뇨, 원가 수준이죠. 말 그대로 저희를 지렛대로 삼으라고 드리는 서류일 뿐입니다.”
1억 4000만불이면 우리 대세조선이야 이익을 남기지만, 유럽 조선사는 적자, 일본 조선사는 이익을 거의 포기해야 할 거다.
“사업가께서 원가 수준이라면 조금은 이익이 남는다는 소리 아닙니까. 이 대로라면 우 사장님이 수주를 받을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 누와리 기술이사.”
어느새 누와리 씨가 곁으로 와서 내 서류를 살펴보고 있었다.
기술이사? 국영 해운사 고위 기술자였군.
어쩐지 엘리트 냄새가 나더라니…
“우 사장님, 여기 엔진은 어디 제품입니까?”
“슐츠사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대세조선이 제작한 엔진입니다.”
“반쯤은 한국산이군요.”
“품질이 걱정된다면 슐츠사 원본 제품으로 바꿔드리죠. 특약으로 삽입하십시오.”
어느새 우리 대화는 사양 미팅으로 바뀌었다.
“으흠, 다른 특약 사항이 이미 있네요. 일부 구상무역을 하겠다는 게… 무슨 말씀이시죠?”
“타 조선사대비 조금이라도 나이지리아에 도움이 되는 게 없을까 해서 말입니다. 선가의 10% 남짓은 철광석으로 대신 받죠. 일종의 물물교환이라고나 할까요.”
“설마, 우 사장님. 낮에 봤던 그 알리시아 광산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광산 이름이 알리시아였군.
나이지리아 입장에서야 버려진 철광석으로 달러를 아낄 수 있다면 대환영이겠지.
나로서도 오일쇼크를 지나면 몇 배나 값이 뛸테니 지금 계약해두면 좋지.
“어디든 상관있겠습니까? 톤당 6불 이하로 해주신다면, 300만톤 정도는 선가 대신 받아들이죠.”
“장관님, 이런 특약이라면 고용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됩니다.”
“누와리, 그건 나중에 따로 얘기하자고.”
아미치 장관과 누와리 이사는 표정관리를 하지 못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싼값에 배도 얻고, 버려진 광산에 일자리도 생기는 것 아닌가.
이 시대의 아프리카에 이렇게 윈윈 전략을 들고오는 나라가 어디 있겠나?
죄다 수탈을 목적으로 접근할 뿐이다.
“이런 조건이라면 지렛대가 아니라 정식 입찰 자격을 주겠소. 누와리, 이 서류 정식 등록해.”
“예, 장관님.”
예상대로였다.
아미치 장관은 내게 입찰 자격을 부여했다. 입찰 서류를 한 번이라도 본 이상, 이런 조건을 거부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선가에 철광석까지 더하면 마진율은 20%는 훌쩍 넘을 것이다. 역시 대세해운과 인천제철은 내 경쟁력의 원천이었다.
***
한 달 뒤,
“와아아아아!”
“사장님. 최종 결승에 올랐습니다.”
“대세조선 만세! 만세!”
길고 긴 입찰 경쟁 끝에 결승에 올랐다.
여태 고생한 직원들이 서로 얼싸안고 환호했다.
한국에 곧 전쟁이 나니 발주하면 안된다느니, 한국이 만든 유조선은 바나나처럼 휘었다느니, 온갖 악의적 루머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였다.
“상대가 이시카와 중공업이라니, 끝났군요.”
미쓰비시와 미쓰이를 제쳤으니 이제 최종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일본 조선사보다 영국제 기자재를 선호하는 나이지리아 공무원들이 더 문제일 것 같습니다.”
직원들도 나와 생각이 비슷했다.
선가의 10%를 철광석으로 대신하는 특약을 능가할 조건을 이시카와 중공업이 어찌 제시하겠나.
그보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감이 더 큰 리스크였다.
그걸 극복하지 못하면, 막판에 이시카와에게 덜미를 잡힐 수도 있었다.
“그건 최종 점검 회의 전에 해결해야죠. 아미치 장관을 포함해서 식사 자리를 마련해줘요.”
“예, 사장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들고 최종 결승에 나갈 수는 없지.
죽든 살든 그전에 터뜨려야 했다.
***
라고스 호텔 VIP룸.
대세조선 이름으로 최종 사양 점검 회의를 제의했다.
아미치 교통부 장관을 필두로 나이지리아 해운성, 재무성, 대통령 비서실, 국영 해운사의 고위직들이 모두 참석했다.
“다른 건 몰라도 선박용 철강은 영국제를 써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산 철강을 어찌 믿습니까? 겉에 페인트칠만 잘해서 품질을 숨길 수도 있고요.”
역시나 우리가 제시한 최종 기술 사양서에 빨간 줄을 죽죽 그어댔다.
이대로는 낙찰을 받아도 밑지는 일이었다.
“그만합시다. 여기서 끝내죠. 대세조선은 철수할 테니, 다른 곳과 계약하십시오.”
“사… 사장님.”
내가 불쑥 철수를 명하니, 사양을 설명하던 직원들이 사색이 되었다.
“그래도 이것도 인연인데 마지막 식사는 같이 합시다. 뭐해요, 와인이나 채워드려요. 어서요.”
내 말에 직원들이 울상이 된 채 자리에서 일어나 나이지리아 공무원들의 잔을 채웠다.
“우 사장, 영국산 철강을 써달라는 게 입찰을 포기할 정도로 무리한 부탁입니까? 영국산이 비싸긴 해도 역사와 전통이 있는 믿을만한 제품인 것은 사실입니다.”
난 비즈니스를 하러 왔지 자선 사업을 하러 온 게 아니다. 인천제철을 냅두고 영국산 철강을 쓰라고? 웃긴 소리다.
내 손으로 내 직원들 밥그릇을 깨라고?
경영자에게 적자보다 더한 죄악은 없다.
“무리한 부탁인지 아닌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장관님을 비롯해 여러분을 여태 내가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에 철수하고자 하는 겁니다.”
“잘못 판단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제국주의를 역겨워하시는 분들로 생각했더니, 제국주의에 푹 물든 분들이시군요. 난 한국인! 그런 자들과는 거래 못합니다. 일본과 거래하십시오. 영국과 잘 통할 겁니다.”
“우리가 제국주의자라고? 무슨 막말을!”
“당장 취소하시오. 제국주의가 우리에게 얼마나 피맺힌 말인줄 압니까!”
해운성과 재무성이 벌떡 일어나 나에게 고함을 질렀다.
“이해할 수 없군요. 나보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영국산 철을 가져다 배를 만들라는 작자들이 영국 앞잡이지! 나이지리아인이 맞습니까? 부품값이 몇배는 뛰어오를텐데, 그걸 입찰가에 반영해줄거요!”
“그렇다고 위험한 한국산 철을 어찌 씁니까! 우린 영국 앞잡이가 아니오! 나이지리아를 위해서 품질을 걱정하는 거요.”
“아니긴 뭐가 아닙니까! 우리 철판과 영국 철판의 강도 시험이라도 해봤습니까? 여기 시험 데이터를 믿지 못하겠다면, 계약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그만! 그만들 두시오!”
급기야 아미치 장관이 고함치며 나를 말렸다.
“일이야 이렇게 되었지만 원수가 될 것 까지야 있겠습니까? 건배라도 하고 헤어집시다.”
나는 흥분을 애써 누르며 자리에 앉았고, 잔을 높이 들었다.
“그래, 그래, 진정하고 건배나 합시다.”
“나이지리아의 진정한 독립을 위하여!”
“이 빌어먹을 새끼가!”
“뎀 잇!”
난 엄청난 도발을 했고 사방에서 욕지거리가 날아들었다. 내 직원들이 내 주변을 막아섰고, 해운성과 재무성은 와인잔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3대 2! 이겼어! 이겼다고!’
나는 속으로 환호했다.
아미치 장관, 나이지리아 대통령 비서, 국영해운사(NNSL) 누와리 이사는 자리를 지켰다.
눈빛이 활화산처럼 불타 올랐지만 말이다.
“돌아와, 이 개새끼들아!”
“헉! 장관님.”
“자리에 앉아! 서명해야 할 거 아냐!!!”
불호령 같은 아미치 장관의 호통에 자리를 뜨던 해운성과 재무성 고위 공무원이 엉거주춤 돌아와 앉았다.
“이 개새끼들아! 영국보다 더 싸고 좋은 배를 만든다잖아! 우리가 왜 가난한 줄 알아? 우리나라에 이런 기업가가 없어서야. 뭐든 해볼 생각도 안하고 무조건 영국제나 찾지. 썩었어! 속속들이 썩었다고. 썩은 고기가 맛있다고 달려드는 파리와 뭐가 달라! 뭐가 다르냐고!”
아미치 장관은 화를 이길 수 없었던지 식탁까지 두들기며 수하들을 몰아붙였다.
“장… 장관님…”
“NNSL 기술 이사로서 먼저 서명하겠습니다.”
누와리 이사를 시작으로 줄줄이 서명이 이어졌고, 최종적으로 아미치 장관이 서명을 마쳤다.
“우 사장, 여기 최종 계약서에 서명하시오..”
“기꺼이 함께 하죠.”
< 182 : 올바른 지렛대 사용법 > 끝
ⓒ 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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