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273)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273화(273/589)
< 273 : 까짓거 하면 되지 >
뿌우우우~ 뿌우우우~
“배가 들어온다!!”
“태극기다! 우리 배야, 우리 배라고!!!”
직원들이 항구 끄트머리에 서서 손목이 부러져라 손을 흔들어댔다. 대한민국 최초의 LNG선이 파푸아뉴기니에 도착한 것이다.
1척만 먼저 보내줘도 좋겠다고 했는데, 2척이나 한꺼번에 도착했다.
대세조선 직원들 정말 멋지다.
“으하하하하! 사장님!!!”
“스미스 선장, 어서 와요.”
“꼬레아 넘버 원!”
“꼬레아 넘버 원! 머쪄! 넘버 원!”
현지인 여성들이 꽃다발을 걸어주고, 마을 사람들이 죄다 몰려나와 북을 치며 저들 나름의 환영을 해줬다.
“이야, 인도네시아에서도 대추장 역할을 하시더니 여기서도 그 못지않으신데요?”
“그만큼 우리 대세가 세계로 뻗어 나간다는 뜻이겠지요. 우리들의 꿈이자 목표이지 않습니까?”
현지인들은 큰 배가 들어와서 정박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했다.
배에서 뭔가를 내리면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대번에 집도 짓고 상하수도 뚝딱뚝딱 만드니 좋아할 수밖에.
뉴기니 정부 관계자도 한국인들에게 그냥 도시건설을 통째로 맡기는 게 편한 것이다.
도로부터 발전소에 상하수도에 주택까지 척척 지어나가니 신경 쓸 게 뭐가 있나.
공사대금이야 LNG를 파는 비용으로 충당하면 되고, 그 모든 공사를 우리 대세가 보증하는 형태이니 문제가 있으려야 있을 수 없다.
“오지인 줄 알았는데, 전기도 잘 들어오는 것 같군요. 이야, 수도시설도 있고요.”
스미스 선장 말처럼 여기 웨와크 지역은 더이상 오지가 아니었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면서 상하수도, 전기 등등을 죄다 같이 깔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최근 시작한 지중화 전략을 여기선 처음부터 시작하는 꼴이었다.
전봇대가 없으니 보기에도 훨씬 나았다.
“에너지만 있으면 못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보다 LNG선이 2척이나 오다니 의외로군요.”
“3척 모두 오려고 했는데, 도저히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며 대세조선 직원들이 사장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하하, 무슨 죄송입니까! 2척만도 기적인데요.”
“제가 봐도 기적 맞습니다. 대세조선의 기술력을 의심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LNG선까지 건조하다니 놀랍습니다! 이러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다양한 배를 몰아본 선장이 될 것 같습니다.”
대세조선의 첫배는 무조건 스미스 선장이 모니, 결국 그리 되겠군.
“그리 되어야지요. 그건 그렇고, 내가 부탁한 것 싣고 왔습니까?”
“가스레인지 말씀이시죠? 물론입니다. 국내 물량이 딸려서 7만대밖에 못 가져왔습니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여기 뉴기니 국민들도 조만간 장작으로 취사하는 건 옛말이 될 것이다.
정부가 가스레인지를 일괄 구매해 국민들에게 나눠준다고 하니까 말이다.
관광 선진국을 꿈꾸는 뉴기니 정부로선 조속히 실현해야 하는 일이었다.
“아, 그리고 같이 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아, 저기 오네요.”
“우 사장님!!!!”
“아이고, 은 사장님이 직접 오셨군요.”
도림건설 은준용 사장이 LNG선을 따라온 대세 4호에서 내렸다. 은 사장을 따라 도림건설 직원들도 우르르 따라서 몰려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현산만 챙기시고 저희는 언제 챙겨주시나 하고 살짝 서운할 뻔했습니다.”
“하하, 다행히 늦진 않았나 보네요. 여기 뉴기니 정부에서 상하수도 공사와 주택 공사를 같이 맡겼습니다. 가스관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그 길을 따라 하시면 문제없을 겁니다.”
나는 직원을 불러 미리 작성해둔 사업 계획서를 은 사장에게 건넸다.
지금 당장이야 2000만 달러에 불과한 소규모 프로젝트지만, 이런 부류의 프로젝트는 금방금방 살이 붙기 마련이다.
“이런 알짜배기 사업을 나눠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대세건설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 못해서 오시라 한 겁니다. 도와주신다니 저희가 외려 감사하죠.”
우리 대세는 뀌년과 국내 가스 인프라에 힘을 집중시켰다가, 중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자자, 뭣들 해? 장비부터 내려야지!”
“예, 사장님!”
중장비를 대세 4호에 같이 싣고 왔다.
개미 떼처럼 중장비와 사람들이 끊임없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도림도 많이 성장했네.
대한민국이 선순환 초입에 들어섰다.
****
1974년 1월 중순.
「OPEC, 원유가 155.21% 인상!」
「국제 원자재 및 양곡류 도매가 폭등 중」
「불황 속의 인플레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
「정부,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한 긴급조치 3호 선포」
각종 언론에서는 비관적인 뉴스를 연일 쏟아내고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오일쇼크를 극복할 LNG가 인천 앞바다를 통해 들어오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배가 보인다!!!!”
“대세 배다!! 만세!!!!”
“악단 준비하시고, 셋, 둘, 하나!”
쿵짝♪쿵짝♪ 빠밤라빠밤밤♩빰바라♬
“국민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지금 인천항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LNG선이 입항하고 있습니다. 척당 12만 5천 입방미터의 LNG를 싣고 있기에 오일쇼크 극복의 핵심축이라고 하겠습니다.”
12만 5천 CBM의 LNG는 원유로 따지면 대략 50만 배럴 정도라, 우리나라 하루 소비량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에 더하여 유조선으로 초경질유를 150만 배럴씩 들여오기에 오일쇼크를 극복하기에는 충분했다.
“앗! 대통령 각하께서 단상에 오르십니다!”
“저 LNG 선박은 우리 정부의 중화학공업 선언을 통한 첫 번째 성과라 하겠습니다. 세계 최초로 산업 전반의 석유 수요를 값싼 LNG로 대신하니, 기술로 위기를 극복하는 첫 사례가 될 것입니다!”
“와아아아아!”
“정부는 최대한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있으니, 국민 여러분께서 국난 극복에 동참해주신다면 이 위기를 더욱 슬기롭고 빠르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와아아아아!”
“만세! 대한민국 만세!”
펑! 펑! 펑!
대통령의 축하 연설에 사방에서 폭죽이 터졌고, 만세 삼창이 이어졌다.
“수고했어! 수고했어!”
내가 LNG선에서 내리자 대통령은 직접 꽃다발을 걸어주며 칭찬을 연발했다.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대한 뉘우스 필름도 연신 돌아가고 있었다.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1차 오일쇼크를 이처럼 손쉽게 넘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최대한 원유 보유고를 늘려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는 게 내 목표였는데, 뉴기니 가스전의 개발로 완전히 대박이 났다.
뉴기니 가스전은 메이저 오일러들의 관심 밖에서 벌어진 일이었기에 내가 100% 가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거다.
내 운도 하늘을 뚫었지만, 덩달아 국운도 상승했다고 할 것이다.
초경질유와 LNG를 꾸준히 실어나르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 소비량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무엇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를 최대한 억제할 수 있기에 국부 유출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자자, 할 얘기가 많으니 차로 가지!”
“… 예, 대통령님.”
대통령은 나를 훅하니 차에 태웠다.
내가 또 바쁘다는 핑계를 댈까 봐, 서울로 가는 길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려는 모양이다.
‘찬수야, 나 본사에서 기다릴게. 다녀와!’
‘알았어, 금방 갈게.’
저 멀리 삼복이가 마중을 나왔는데, 본사로 가서 기다리겠다는 손짓을 했다.
삼복이도 무사히 잘 귀국했네.
“먼저 임자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 것 같군. 임자 말대로 비료 수출과 철강 수출을 조금 뒤로 미뤘더니, 아주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어.”
원유를 구매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출혈 가격으로라도 수출한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텔렉스로 극구 말렸다.
제발 1월까지라도 참고 기다리라고 말이다.
불과 한두 달 사이에 비료 가격과 철강 가격이 수십%나 올랐다.
비료는 석유가 원료고, 철강도 석유로 제철소를 돌려야 나오는 것이니 가격 폭등은 당연했다.
결국 농사든 건물이든 죄다 석유로 짓는 거다.
“이제 LNG가 들어왔으니 본격적으로 수출하시면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 임자 덕분에 물가 상승을 20% 근처에서 묶어둘 수 있을 것 같아. 경제 성장률도 올해 10%쯤은 가능할 것이고 말이야. 작년의 19%보다는 못하지만 타국에 비하면 극히 양호하지. 하하하.”
대통령은 내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나라 경제를 잘 운전하고 있는 지 자랑했다.
작년 경제 성장률이 19%였다면 정말 대단한데.
아니, 내가 대단한 거지.
내 지분이 꽤 크니 말이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나는 진심이었다.
물가 상승률을 20% 근처로 잡을 수 있다면 현 상황에서 최선이었다.
대부분의 비산유국의 물가 상승률은 40%는 족히 넘어갈 것 같은데 말이다.
산유국과 미국이 짝짜꿍해서 전 세계적으로 양털 깎기를 하는데, 우린 20% 정도 덜 깎인 셈이라고 하겠다.
물론, 대세만 본다면 양털깎기를 당한 게 아니라 양털깎기에 동참했다고 해야겠지만.
“산유국도 아닌데 이처럼 경제 성장세를 유지한 건 임자의 노력이 아주 컸어! 대단해!”
“저희도 산유국입니다. 동해가스전이 있지 않습니까.”
“하하하, 그렇군. 여하튼 큰일 했어.”
대통령은 시답잖은 농담에도 반응해주며 연신 나를 칭찬했다. 어지간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여하튼, 오일쇼크도 어찌어찌 넘어갈 것 같으니 당분간 국내에 머물 건가?”
“올겨울까지는 평택화력발전소와 도시가스 인프라 건설에 매진할 예정입니다만, 봄이 되면 중동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평택화력발전소는 복합화력발전소로 대세건설이 턴키로 맡았다. 350MW급 1, 2호기를 동시에 짓기에 총 700MW급으로, 국내 발전소치고는 꽤 대규모였다.
LNG를 이용해 전기와 지역난방까지 공급한다고 하니 각 지역에서 서로 유치하겠다고 난리를 피웠지만, 대형 가스 저장고가 있는 평택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그래, 중동에 돈이 모이니 그쪽을 공략하겠다는 거군.”
“예, 그렇습니다. 재작년 국제 유가가 10% 오른 것으로도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쏟아졌는데 이번 오일쇼크 이후로는 오죽하겠습니까? 올 하반기부터 중동에서 돈이 엄청나게 풀릴 겁니다.”
“미리 가서 밑 작업을 하겠다는 거군. 괜히 임자가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야. 다들 본받아야 할 텐데 말이지.”
“대통령님, 중동에 풀리는 돈은 저 혼자 쓸어 담기가 곤란할 정도입니다. 국내 건설업체도 같이 진출해야 합니다.”
“그래, 맞아! 그래야지! 원유 산다고 돈을 그리 썼는데, 우리도 돈 좀 벌어야지!”
처음엔 대세건설만 믿겠어! 하는 표정이다가 다른 건설사도 중동에 진출해야 한다고 하니 눈을 번쩍 떴다.
생각해보니 경제성장률을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겠지. 이 양반은 자신의 권력이 높은 경제성장률에서 나온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문제는 저급한 건설사가 진출하면 국내 건설사끼리 제 살 뜯어먹기 경쟁을 하거나, 심지어 부실공사문제가 터지면 국내 건설사 전체가 저질 건설사 취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허, 무슨 말인지 알겠군. 정부가 건설사 실력을 검증해서 해외진출을 허가하라 이거군.”
“그렇습니다. 대통령님.”
원래 역사에서도 중동 특수는 생각보다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돈이 된다는 소문에 백여 개에 달하는 국내 건설사들이 무분별하게 진출하는 바람에 우리끼리 저가수주 경쟁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거든.
결국 싼값에 중동 애들만 좋은 일을 해준 거다.
심지어 싼값에 받은 건설 프로젝트를 무지막지한 속도로 실행했으니, 우리 스스로가 먹거리를 빨리 소진해버린 측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실력과 가격을 따지면 우리나라 건설사의 경쟁력을 따라올 곳은 없기에, 우리끼리 잘만 조율하면 장기간 떼돈을 벌 수 있다.
“내가 국가별로 딱 3업체만 진출할 수 있도록 해보지. 3업체 정도면 서로 모여서 조율하는 거야 어렵지 않잖아?”
“예, 대통령님. 그래 주신다면 최고입니다.”
국가에서 대놓고 담합하라는 꼴이지만, 해외 건설이야 담합한들 뭐 어떤가?
일명 선진 건설사들이라고 하는 이들은 국경을 넘어 서로 담합하는데 말이다.
“어쩌다 보니 중동으로 말이 흘러갔지만, 내가 임자와 상의하려고 했던 건 그게 아니야. 발전소 문제야.”
“평택화력발전소는 제게 맡기신다고…”
“그건 당연하고, 다른 발전소야. 고리에 건설 중인 발전소 알지?”
음? 고리라면 원자력 발전소?
내가 한창 조선소를 짓느라 바빴을 때, 정부에서 추진한 대단위 공사다.
닉슨 독트린과 주한미군의 철수로 자극받은 대통령이 핵 개발을 염두에 두고 세웠다는 원전 아닌가.
사실 여부를 떠나, 핵 개발이야 한미동맹하에서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니 딱히 의미는 없다.
하지만 원전 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지.
“고리 발전소라면 원자력…”
“이번에 오일쇼크를 겪으며 참 많은 생각이 들더군. 임자 덕분에 무사히 넘기고 있지만, 이렇게 산유국의 횡포에 계속 시달릴 순 없지 않겠나. 원전은 한번 가동하면 수십 년간 석유 없이도 값싸게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서.”
원전은 기저전력으로 쓰기에 그만한 게 없다.
방사능 유출 위험과 방사선 폐기물 문제를 어찌 해결하느냐가 문제지만 말이다.
“예, 옳으신 말씀입니다. 국가 기저 전력원으로 쓰기에 원자력 발전만 한 게 없습니다. 안전 문제와 폐기물 문제만 잘 관리한다면 말입니다.”
“그런 건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야.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확실하게 해.”
“… 대통령님, 지금 당장 어찌 결정합니까?”
“아니, 임자는 할 수 있어. 오일쇼크도 억울한데, 미국 회사고 영국 회사고 자잿값이 올랐다며 맘대로 원전 공사를 지연하는데 환장하겠어.”
고리 원전은 웨스팅하우스가 맡았을 텐데, 영국 회사도 끼어 있나 보네.
둘 다 공기 지연으로 유명한 곳이니, 대충 토목공사만 하고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모양이네.
이참에 내가 원전 공사를 맡는 것도 괜찮아 보이긴 한다.
밴 플린트 장군의 말로 BR사가 웨스팅하우스의 특허를 죄다 사들인다고도 했었고, 무엇보다 나는 21세기 최첨단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의 개념을 알고 있지 않나.
“… 해보겠습니다. 단, 전권을 주셔야 합니다.”
내가 안하면 누가 하겠나.
언젠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일찍 해야지.
게다가 오일쇼크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라면 소형모듈원전도 시도해볼 만 하다.
“역시 임자가 나서줄 줄 알았어. 전권이야 당연하지. 발전소에 대해서 임자보다 잘 아는 이가 누가 있다고!”
오랜만에 밴 플린트 장군을 비롯해 BR사와 벡텔사도 불러들여야겠다.
아니, 일단 특허부터 출원해야겠군.
< 273 : 까짓거 하면 되지 > 끝
ⓒ 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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