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326)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326화(326/589)
< 326 : 사막의 대포알 >
“가시죠.”
“가자니, 어딜?”
“송유관 막힌 걸 고치려면 가서 봐야죠.”
“아니, 직접 하겠다는 건가? 그것도 당장?”
카다피는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로선 실력 증명이야 빠를수록 좋다.
“급한 일이 아닌가 보군요. 저는 저 파이프라인이 리비아의 생명줄인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아니야, 생명줄이야. 당장 가자고! 어서!”
“준비물로 경유가 필요합니다. 최대한 많이.”
파이프라인을 뚫으려면 경유가 필요하다.
딱 봐도 상당기간 유지보수를 하지 않는 것 같으니 경유로 파이프라인을 씻어내는 게 답이다.
“경유가 필요하다고?”
“지금 바로 준비는 힘드십니까?”
“아니야. 지금 바로 가능해!”
카다피는 내 말에 발끈하더니 부하들을 가까이 불러 이런저런 지시를 내렸다.
대번에 군인들이 큰 유조차를 몰고 왔고, 밀라드 총리가 지프차를 대령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원수님.”
“그래, 총리도 같이 가지! 미스터 우, 어디로 가지? 어디가 막혔는지 알기라도 하나?”
“파이프라인을 따라 내륙 쪽으로 가시죠.”
“그냥 해보는 소리가 아니어야 할 거야.”
밀라드 총리가 운전하고 나와 카다피가 뒷좌석에 앉았다.
“회… 회장님, 저희는 어떻게?”
재벌 2세들이 잔뜩 쫄아서 냅다 뛰어왔다.
나와 떨어지는 게 겁이 났던 모양이다.
“짐칸에라도 타요. 어서.”
“예, 회장님.”
둘은 후다닥 짐칸으로 올라탔다.
다행히 짐칸은 두꺼운 천이 씌워져 있어 직사광선은 피할 수 있었다.
“다 탔으면 출발해!”
“예! 원수님”
대번에 지프차는 파이프라인을 거슬러 올랐다.
군용 트럭과 유조차가 줄줄이 뒤따랐다.
“한국인들은 원래 이렇게 성급한가?”
“성급한 게 아니라 행동력이 있는 겁니다.”
“하하, 그런가?”
카다피는 내가 허풍을 떤다고 생각하는군.
나는 내 촉을 믿고 있었다.
원래 리비아산 원유는 높은 온도에서도 잘 굳는 유종으로도 유명하다. 덕분에 업계에선 리비아산 원유로 만든 윤활유를 최고로 꼽는다.
그런 리비아 원유가 밤낮으로 데워지고 식기를 반복하면, 당연히 송유관 벽에 아스팔트나 왁스성분이 쌓이게 된다.
물론 그럴 확률이 극히 높을 거라는 뜻이다.
남자라면 확률 높은 잭팟이라면 질러봐야 하는 거 아닌가.
설령 그게 카다피 앞이라고 해도 말이다.
송유관을 따라 얼마나 달렸을까?
다행히 중간에 송유관 우회용 H자 스테이션이 보였다. 리비아에서 쫓겨난 석유회사가 철수하기 전까지는 FM대로 관리했던 것이 분명했다.
대충 가압 터미널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
그런 내 눈에 큰 건물이 보였다.
“저 건물은 뭡니까?”
“부스팅 센터입니다. 다들 그렇게 부릅니다.”
오케이! 가압 터미널이군.
그간 터미널 관리를 안 했으면 여기서 송유관이 막혔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딱 봐도 터미널엔 보초를 서는 군인들 몇 명 뿐 엔지니어로 보이는 이들은 전혀 없었다.
“아무래도 저기 센터가 의심되는군요.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당연하지. 어서 가자고.”
대번에 카다피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
“이거 참…”
가압센터 안으로 들어섰는데, 가관이었다.
각종 밸브에 먼지가 뽀얗게 앉은 것이 몇 년간 손도 안 댄 것 같았다.
청소는 유지보수의 기본이자 핵심인데, 청소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
“왜 그러나? 고장이 심각한가?”
자세나 잡고 있던 카다피가 다가와 물었다.
“여긴 송유관의 제 2의 심장이나 다름없는데, 이렇게 방치했으니 심각할 수도 있겠군요.”
“제 2의 심장?”
“군 통신도 거리가 일정 이상 멀어지면 중간에서 신호를 증폭해줘야 하지 않습니까? 파이프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원유를 세게 밀어줘야 항구까지 흘러가는 겁니다.”
“정말 중요한 곳이군. 반드시 고쳐주게.”
카다피도 대번에 알아들었다.
“해보겠습니다. 천 이사! 이 이사! 이리 와요.”
나는 문밖을 향해서 크게 소리쳤다.
“예! 회장님.”
“예! 여기 있습니다.”
둘은 내 말에 기어오다시피 했다.
몇 시간이나 짐칸에 실려 왔으니 녹초가 될 만도 했다. 부랴부랴 물부터 마시게 했다.
“해병대니 지옥까지 쫓아온다더니 하더니, 어째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힘들면 돌아가요.”
“아닙니다. 할 수 있습니다.”
“저 멀쩡합니다.”
한창때라 그런지 대번에 정신을 차리긴 했다.
재벌 2세라고 따로 봐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 정도로 녹초가 되어서야 중동에서 무슨 프로젝트를 해? 우리 직원들도 바나나 하나에 물병 하나로 오전 내내 현장에서 구르는데.
“뭐합니까? 양복 벗고 작업복 입어요.”
“예, 회장님.”
나는 작업복과 장갑, 안전모를 던져주었다.
다행히 주변에 널려있는 작업자 용품은 충분했다.
나는 제어실로 들어가 상황부터 살폈다.
메인 전광판에 불이 다 꺼진 걸 보니, 모든 시설이 멈춰있었다.
여길 관리할만한 엔지니어가 없다 보니, 군인들이 가압펌프 엔진을 켜두는 정도로 관리하다가 시설이 멈추니 그냥 포기한 것 같았다.
나는 제어실 벽에 걸려있던 플랜트 로직 차트를 떼어내어 밖으로 나왔다.
군인들이야 로직 차트를 읽을 줄 모르겠지만, 나 정도 짬밥이면 단박에 플랜트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이 근처에 M/S라고 적힌 밸브가 있을 겁니다. 흩어져서 찾아요. 어서요.”
멀티사이클론은 이물질을 걸러주는 부위로, 21세기 진공청소기의 먼지 필터 부위와 구조와 역할이 유사하다.
거길 살펴보면 대충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예, 회장님.”
둘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밸브를 찾았다.
“회장님, 여기 있습니다.”
천원석 이사가 눈썰미가 있는지 대번에 찾았다. 나름 쓸만한데?
“밸브 안쪽 필터를 뽑아서 청소부터 해야 합니다. 힘 좀 써봐요.”
“힘이라면 제가 좀 나을 것 같습니다.”
이석준 이사가 나서서 밸브를 힘겹게 돌렸다.
멀티사이클론은 최소한 월 1회는 청소해야 하는데, 몇년 간 손도 안 댄 것 같았다.
펑!
“으아악!”
이석원 이사가 냅다 뿜어져 나오는 기름 찌꺼기를 잔뜩 뒤집어썼다.
철망 필터에 찌꺼기가 얼마나 끼었으면 철망이 무슨 거대한 연필심 같았다.
쇠파이프로 멀티사이클론 내부의 남은 찌꺼기를 긁어내는 것만도 한참 걸렸다.
다행히 새로운 철망 필터를 찾아내서 끼워넣으니 게이지가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유지보수가 개똥 같았을 뿐 여기 터미널 시설은 꽤 견고한 것 같았다.
이렇게 방치했어도 가압 펌프, 유량계, 멀티사이클론, 각종 배관 연결 부위는 멀쩡한 듯했다.
“천 이사! 내가 신호하면 거기 엔진 레버 좀 당겨봐요.”
“예!”
나는 가압 펌프를 가동해 보기로 했다.
“올려요!”
“올립니다!”
부타타타타타!
어디선가 디젤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연이어 가압펌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대번에 배관 압력이 50기압을 훌쩍 넘어갔다.
송유관 최대 허용치는 70기압 정도다.
가압펌프를 가동하자마자 50기압을 넘는다는 말은 막혀도 꽉 막혔다는 뜻이었다.
“중지! 중지! 레버 내려!”
“허헉!”
“레버 내려! 내리라고!!”
“예! 예!”
“복창부터 해! 멍청아! 레버 내려!”
“레버 내려!”
아무리 애송이라도 복창하면 실수가 줄어든다.
당황하면 귀로는 분명 레버 내리라는 말을 들었지만, 눈앞이 깜깜해지거든.
입으로 복창하면 머리가 깨어난다.
대번에 엔진이 우당탕거리고 배관이 부르르 떨다가 멈췄다.
“이게 무슨 일인가? 고치고 있는 건가?”
카다피가 놀라서 배관 장치 사이로 뛰어왔다.
나름 이 양반도 현장 스타일인데?
피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게 뛰어온다고?
“이제야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좀 도와주십시오. 여기 대포알을 닮은 물체가 있을 겁니다. 찾아 주십시오.”
“뭐야? 대포알이 왜 필요하다는 건가?”
“대포알이 아니라 PIG, Pipeline Inspection Gauge라고 막힌 곳을 뚫는 기구가 있습니다. 그걸 찾아야 합니다.”
대포알이라고 했다가 돼지(PIG)라고 하니 카다피는 인상을 찌푸렸다.
어쩌라고, 정말 현장에선 대포알 또는 PIG로 부르는 걸.
“여기 있습니다. 정말 대포알처럼 생긴 것이 있습니다.”
어디선가 군인들이 소리를 쳤다.
소리 나는 쪽으로 뛰어갔더니 정말 PIG가 떡하니 있었다. 70년대식 구닥다리 기계식 PIG였지만 어찌나 반갑던지 쓰다듬어주고 싶을 정도였다.
“잘 됐군요. 일단 한번 뚫어 봅시다.”
우리들은 커다란 PIG를 낑낑대며 옮겼다.
찌꺼기를 청소한 멀티사이클론 앞쪽 배관을 열어 PIG를 삽입하고는 뚜껑을 단단히 닫았다.
“유조차에서 호스 좀 끌어와요.”
“예! 회장님.”
나는 유조차의 경유를 PIG 주변 배관으로 쏟아부었다.
“우 사장님, 대체 뭘 하시는 겁니까?”
밀라드 총리가 놀라서 물었다.
“비유하자면 대포알을 쏴서 막힌 대포를 뚫으려는 겁니다. 경유는 화약이나 다름없습니다. 경유에 압력을 가하면 PIG를 밀어주는 데다, 송유관에 낀 찌꺼기를 조금씩 녹여주거든요.”
서둘러야 했다.
될 수 있으면 송유관이 한낮의 뜨거운 햇빛으로 잔뜩 달궈져 있을 때 해야 했다.
“그… 그렇군요.”
밀라드 총리는 대충 이해한 것 같았다.
“천 이사! 가압 펌프 온!”
“가압 펌프 온!”
“레버 올려!”
“레버 올려!”
‘펌프 온’ 이라는 말 대신, 레버 올리라고 말해줘야 올리네. 애송이다웠다.
부타타타타… 우우우우웅~
배관이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까처럼 건물 전체가 흔들거리진 않았다. 어디선가 끼끼거리는 불쾌한 소리가 들렸다.
나로선 내심 반가운 소리였다.
원래 PIG는 송유관을 지날 때 돼지 멱따는 소리가 난다고 PIG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즉, 이런 소리가 나면 정상 동작하는 거다.
“갑시다.”
“예에? 어… 어디로…”
“PIG가 막힌 곳을 뚫고 나오면 받아줘야죠.”
“아!!!!”
몇년간 쌓인 이물질이 어마어마할거다.
경유가 이물질을 녹이고, PIG가 가압 펌프의 압력에 힘입어 관로를 싹 쓸고 나오는 거다.
나는 지프차에 올라 왔던 길을 거슬러 갔다.
오던 길에 봤던 송유관 점검용 H자 스테이션에 차를 멈췄다.
“여기서 대포알을 받는 건가?”
“그렇습니다.”
같이 온 카다피가 대번에 이해했다.
여기 스테이션은 메인 송유관의 밸브를 잠시 막고, 허공에 구멍이 뻥 뚫린 우회용 송유관으로 밸브를 열어줄 수 있다.
기찻길에 비유하지만, 메인 선로를 달리던 기차를 우회선로로 빼주는 차단기 역할이다.
“회장님, 저희가 어찌 해야합니까?”
재벌 2세들은 기름으로 엉겨 붙은 작업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할 일부터 물었다.
“송유관에 PIG가 오는 소리가 들릴 겁니다. 대략 100m 전방에 도착하면 메인 밸브 차단하고 우회 밸브를 열어서 PIG 빼낼 겁니다. 소리부터 확인해요.”
“아! 기찻길처럼 귀대고 들으면 되는 거군요.”
“그렇게 들으면 안되지!”
“으아악! 뜨거!”
햇빛에 달궈진 송유관에 귀를 바로 갖다 대면 어쩌나. 화상을 입지.
“천 이사! 귀부터 갖다 대는 미친 놈이 어딨어! 거기가 얼마나 뜨거울 줄 알아서!”
청진기가 없으니 장갑 낀 손을 써야지.
“죄송합니다.”
일단 현장에서 안전교육은 시켜야겠네.
경영자가 안전 개념이 없으면 직원들의 사고도 끊이질 않는다. 이 모든 게 잘살자고 하는 짓인데, 다치면 무슨 소용인가.
“건설사 대표라는 새끼가 여태 안전 매뉴얼도 안 본 거냐!”
안전 매뉴얼엔 이런 종류의 상황이 부지기수로 나열되어 있다.
“죄송합니다.”
“닥치고 소리부터 확인해! 진동도 확인해.”
“오고 있습니다.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떨림도 느껴집니다.”
벌써 진동이 느껴진다고? 대체 얼마나 큰 똥덩어리를 밀고 오는 거야?
“이리와! 찌꺼기를 받을 수 있게 탱크부터 비워야 해.”
우회 송유관 끝에는 탱크가 있긴 했는데 관리를 안 해서 모래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뭣들하나! 도와줘!”
“예! 원수님!”
카다피의 명령에 군인들이 탱크 안의 모래를 마구 퍼냈고, 금세 빈 탱크가 드러났다.
쿠르르르릉.
“회… 회장님! 옵니다! 뭔가 옵니다!”
“천 이사! 왼쪽! 이 이사! 오른쪽!”
“예! 회장님.”
“대답 말고 복창하라니까! 각자 밸브 앞에 서! 천 이사부터 준비해!”
“준비 해!!!”
현장이었으면 둘은 뒤통수가 남아나질 않았을 거다. 이제야 겨우 복창의 뜻을 아는 것 같았다.
관로엔 친절하게 밸브 다이어그램이 새겨져 있어 조작하는데 전혀 문제 없었다.
나 정도 짭밥이면 송유관의 진동만으로도 PIG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쿠르르릉… 지금이다!
“천! 지금이야! V1 닫아!”
“V1 닫아!”
메인 밸브 부터 잠갔다.
쿠르르르릉!
“이! V2 열어!”
“V2 열어!”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쿠르르릉 퍼엉! 꽈지지직!
조금 기다리자 우회 송유관으로 펑하는 소리와 함께 찌꺼기가 튀어나왔다.
뭔가 터지는 소리에 사람들이 깜짝 놀랐지만, 그 뒤에 이어진 광경에 다들 썩은 표정을 지었다.
시커먼 아스팔트와 왁스가 섞여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더러운 것이 꾸역꾸역 파이프 밖으로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우에에에엑!”
가까이 있던 이석원 이사가 제일 먼저 토하기 시작했다.
나도 참기 힘든데, 초짜로선 당연한 반응이다.
아직이다. 끝난 게 아니야.
“이! V3 닫아!”
“우엑! V3… V3 닫아!”
토하면서도 내 말은 들었던지 다행히 V3를 닫았다. 최전방에 있는 메인 밸브였다.
PIG가 우회로로 들어섰으니 그 뒤에서 PIG를 밀어주고 있던 경유는 다시 메인 밸브로 돌려야 송유관이 안전해진다.
“집중해! 천! V1 열어!”
“V1 열어!”
“이! V2 닫고 V3 열어!”
“V2 닫고 V3 열어!”
다시 우회 송유관을 닫고 메인 송유관을 개통하는 것이다.
플랜트 업계 사람들이 청기 올려, 청기 내리고 백기 올려 같은 놀이를 무척 싫어하는 게 다 이유가 있다.
쉬워 보이는 일이지만, 한번 틀리면 실수로 버려지는 석유가 엄청나거든.
콰콰콰콰콰콰…
“엇! 송유관이 뚫렸다! 뚫렸다!”
“뚫렸다!!!!!”
“끄아아아아아!”
카파디 일행들이 양손을 번쩍 들며 기뻐했다.
기존처럼 원유가 송유관을 따라 쑥쑥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으니까 말이다.
나는 찌꺼기 탱크에 철퍼덕하고 빠져나온 PIG가 대견스러웠다. 왁스 찌꺼기를 적어도 1톤은 족히 밀어내고 왔다. 세계 기록일 거다.
“한국인들은 대단하군. 이렇게 단박에 일을 처리하다니 말이야.”
“실력은 증명이 된 겁니까?”
솔직히 운이 따랐다.
꽉 막혔던 곳을 뚫어낸 것이다.
나머지 부위에도 PIG를 밀어넣어야겠지만, 당장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사업 얘기는 내일 하지. 수고했어, 좀 쉬게.”
카다피가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다들 가압 터미널 쪽으로 돌아가서 야영할 요량인 모양이다.
“둘 다 수고했어. 씻고 좀 쉬자고.”
“회장님, 여기 씻을 물은 있습니까?”
“리비아엔 지하수는 꽤 풍부해. 걱정 마.”
나는 바닥에 너부러진 애송이들을 짐칸에 태우고 터미널 근처로 돌아갔다.
대충 씻고 나오니 어느새 식사시간.
수십 개의 천막 가운데 모닥불을 피우고, 모랫바닥에 두꺼운 카펫이 깔리고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화려한 쿠션과 방석이 놓였다.
꿀을 곁들인 빵, 구운 고기, 달콤한 대추야자 등 베두인족 전통식이 풍성하게 차려졌다.
카다피가 우릴 VIP로 대접하는 게 느껴졌다.
< 326 : 사막의 대포알 > 끝
ⓒ 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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