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25)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425화(425/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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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5 : 이전투구 >
며칠 뒤,
“살려 주십시오. 땅 좀 매입해 주십시오!!!”
“제 땅은 서초동 법조타운 바로 옆입니다. 대세라면 당연히 사주셔야 하는 땅입니다.”
“여러분들, 왜 회사 앞에서 이러십니까? 대세그룹은 부동산업체가 아닙니다.”
“그건 너희들이 몰라서 하는 소리야! 정부가 천도를 하면서… 아니! 아니! 이런 제길! 정부가 대세에게 땅을 판다고! 그러니 우리 땅도 같이 팔아야 한단 말이야. 회장님 불러! 회장님!!!”
보안 요원들과 일부 직원들이 나서서 해산을 시도했지만 부동산 투기꾼들은 막무가내였다.
정문을 틀어막고 직원들의 출근을 방해하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벌써 사흘째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여태 대세그룹 광장은 시민광장이며 대세본사는 대한민국 수출의 본산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런 시위성 행위는 거의 없었는데 말이다.
나 또한 강남 땅투기꾼들이 이렇게 빠른 시간에 집결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송년회 이후로 불과 하루 이틀 만에 투기꾼들 사이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정보가 퍼진 거다.
조직력이 생각보다 대단했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여긴 사람들이 일하는 회사입니다. 무슨 권리로 정문까지 막고 일을 방해하는 겁니까!”
“헛, 우 회장님이다!”
“우리 살았어! 우리 살았어!!!”
“회장님, 우리 땅 좀 사주십시오.”
“물러서요! 물러서! 회장님, 위험합니다.”
기 비서는 물론 보안 요원들이 나를 에워싸고 투기꾼들을 밀어냈다.
“비켜! 비키라고! 우린 회장님과 얘기해야 해!”
“이렇게 막무가내인 자들과 무슨 얘기를 합니까. 해산시키세요.”
“해산시켜!! 해산시켜!!!”
내 말에 보안요원들이 힘으로 투기꾼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투기꾼 놈들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우리 직원들 출근을 방해해? 부동산 투기보다 수천 수만배 가치 있는 일이다.
우당탕탕.
“으아아아악!”
내 명령에 보안요원들이 힘을 제대로 쓰자 투기꾼들은 우르르 나가떨어졌다.
“떨어져! 다들 썩 꺼져!”
“아이고, 회장님. 우리 좀 살려주십시오.”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투기꾼들답게 정말 눈치는 빨라서 힘으로 밀리니 냅다 땅바닥에 엎드리며 읍소했다.
삐익! 삐익!
“직원분들은 후문으로 출근하십시오!”
“직원분들, 이쪽으로 돌아가십시오!”
보안요원들은 황급히 직원들을 우회시켰고, 자연스레 나는 회사 정문 계단에서 투기꾼들을 내려다 보는 모양새가 되었다.
“정부가 수도를 대전으로 옮긴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정부 땅을 대세가 현시세로 매입한다기에 저희 땅도 회장님께 내드리려 온 겁니다.”
“무슨 소문이 돌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대세는 개인 땅을 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압구정동 개발하기도 벅찬 상황입니다.”
나는 짐짓 골치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지긋이 눌렀다.
투기꾼들은 내 연기에 가슴이 철렁했을 거다.
객관적으로는 나도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는 입장이거든. 누가 봐도 정부가 폭락할 게 뻔한 땅을 내게 떠넘긴 꼴이지 않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이 많다는 이유로 말이다.
“아니, 아닙니다! 땅값을 들어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평당 21만원에 넘기겠습니다. 저희 땅도 죄다 강남땅! 죄다 압구정동 근처 땅입니다.”
“평당 21만원? 돌아가십시오. 관심 없습니다.”
강남땅은 현시세가 평당 20만원 내외다.
미친 놈, 내가 호구냐?
투기꾼들 땅을 현시세로 왜 매입해?
솔직히 내가 부동산으로 돈 벌 생각이라면 1차 오일쇼크 때 강남땅을 싹쓸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목표는 글로벌 재벌!
열심히 일해서 겨우 집 한채 마련하려는 이들의 돈을 빼먹는 놈이 되고 싶진 않았다.
오히려 지금 투기꾼을 적당한 손봐줘서 부동산 열풍을 진정시키고, 중산층이 이 일을 반면교사 삼아 현금을 꽉 쥐고 있게 만들어서 오일쇼크에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
“야이, 장 사장! 무슨 평당 21만원이야! 우 회장님을 호구로 알아! 회장님! 제 땅은 19만원! 19만원입니다. 총 6만평! 땅도 크고 네모반듯하니 아주 쓰기 좋은 자리입니다. 매입해 주십시오.”
누군가 달려와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어찌나 재빠른지 기 비서가 막지도 못했다.
서초동 전체가 40만평인데 그중 6만평을 가지고 있었어? 원래 역사대로라면 자자손손 떵떵거리며 잘 먹고 잘살았겠군.
“대세의 압구정동 부지가 총 30만평입니다. 게다가 정부가 불하하는 땅만 15만평이 넘습니다. 이미 땅은 충분합니다. 돌아가십시오.”
“아닙니다. 같은 강남땅이라고 해도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협상만 해주시면 저희가 최선을 다해 매입가를 맞춰드리겠습니다.”
“됐다지 않습니까. 그렇게 싸게 파신다면 따로 고객을 찾으십시오. 왜 굳이 내게 팔려는 겁니까?”
“이런 큰 물건을 어찌 처리합니까? 이왕 국유지를 매입하시니 저희 땅도 같이 매입하시라는 뜻입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행정수도 이전이 발표 나면 땅값은 똥값이 되고, 이리저리 빌린 은행 돈이며 사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경매에 넘어갈 것이 뻔하다.
이 폭풍이 진정된 후 서서히 땅값이 제자리를 찾는다 해도 그 기간이 얼마가 될 지 모르니 앞이 보이지 않는 거다.
게다가 부동산은 경제 논리보다 군중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지라 한 번 내림세를 타면 회복이 쉽지 않다.
한마디로 이들에게 덩치 큰 강남땅은 터지기 일보 직전의 폭탄이다. 이 폭탄을 받아줄 미친 놈은 대한민국을 통틀어 나밖에 없는 거다.
‘우 회장을 놓치면 끝이야! 절대 안 돼!’
투기꾼들의 눈빛이 모두 그러했다.
이렇게 투기꾼들이 모여든 지 사흘, 이쯤 몰아세웠으면 협상할 때가 되긴 했다.
“휴우… 정말 끈질기네요. 좋습니다. 내가 시간이 없으니 여기 대표자 한 명만 내 집무실로 올라오십시오. 땅값 잘 상의해서 올라오십시오. 경고하지만, 기회는 딱 한 번뿐입니다. 재협상 따위는 절대 없습니다.”
나는 바짓가랑이를 잡은 투기꾼을 뿌리치고 본사 건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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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어! 봤냐고!”
“와아아아아! 역시 권 사장이 최고야.”
권 사장이라고 불리는 이는 우찬수 회장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진 것 하나로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야이! 장 사장, 이 빌어먹을 새끼야! 거기서 평당 21만원을 불러? 하마터면 너 때문에 우 회장 놓칠 뻔했잫아.”
“야이, 미친 권 가야. 거기서 19만원을 왜 질러? 그리 깎아주면 본전을 어찌 챙겨! 그리고 내 땅이 알짜배기인데 가격이 같을 수 있냐?”
“그럼 알짜배기는 더 비싸게 팔던가! 난 모르겠고 평당 19만원에 팔겠어. 그리 팔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이리 나오쇼. 내게 인감과 땅문서를 주면 그리 협상하고 오겠소이다.”
“야이, 미친 놈아! 여태 낸 이자와 이리저리 뿌린 돈을 생각해야지. 평당 20만원 밑으로 팔면 손해라고! 버텨야지.”
“장 사장! 아직도 사태파악이 안 돼? 각하의 연두교서가 발표되면 우린 그날로 쪽박 차는 거야. 와중에 각하께서 우 회장에게 서울 개발을 맡겼다잖아. 강남땅 일부는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이때 왕창 넘겨야 해!”
“권 사장 말이 맞아. 장 사장! 우리 강남 빨리 털고 세종인지 나발인지 거기서 다시 시작하는 게 답이야.”
대부분의 투기꾼들이 권 사장을 옹호했다.
이미 판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본 손해를 세종에서 만회하자는 말에 장 사장도 움찔했을 정도였다.
“그래… 세종이 답일 수도 있겠네. 하지만 평당 19만원을 불렀으니, 우 회장이 더 깎을 수도 있어.”
“그럴 수 있겠지. 하지만, 내가 최대한 협상한다니까. 솔직히 나보다 더 큰 땅 가진 사람 있어? 깎아주면 내 손해가 제일 큰데 내가 어리숙하게 딜하겠냐고!”
“맞아, 권 사장이 우 회장이랑 협상해야지! 우리 중에 제일 큰손이잖아.”
“그… 그래… 큰손인 건 사실이지.”
결국 장 사장마저 수긍하자 투기꾼들의 분위기는 권 사장으로 훅 돌아섰다.
“권 사장! 여기 내 땅문서랑 인감! 내 땅부터 팔아줘. 평당 19만원이면 충분해.”
“내 것도 가져가!”
“19만원에서 더 깎일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은 사람만 맡겨. 싫으면 따로 물주 찾아.”
“아냐, 아냐! 가져가. 내 것도 가져가.”
백여 명에 달하는 투기꾼들이 다급하게 땅문서와 인감을 권 사장에게 건넸다.
투기꾼들도 나름 계급이 있어서 권 사장 정도면 이 바닥에서 꽤 알아주는 큰손이었다.
그의 협상력은 믿어줄 만 했다.
권 사장은 큰 보따리에 땅문서와 인감을 바리바리 싸서 대세 본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
대세 본사 회장 집무실.
“회장님, 굳이 저런 땅투기꾼들과 협상하실 필요가 있으십니까? 나중에 경매로 훨씬 싸게 매입하실 수 있으실 텐데요.”
빌 베인은 우리나라의 돈 흐름을 잘 몰라서 그런 거다.
70년대 대한민국의 부동산 자금은 절대 정상적인 은행 대출이나 민간 잉여 자금이 아니다.
법원이 들어선다는 나름 비싼 정보에 사돈의 팔촌한테까지 돈을 빌린 사람, 수많은 아줌마들이 한푼 두푼 모은 곗돈, 정말 평범한 직장인이 퇴직금을 담보로 은행돈을 빌려 투자했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런저런 합리화를 해도 방귀깨나 뀐다는 사람들이 하는 게 땅 투자지만 쥐를 몰 때도 한쪽 구멍은 터줘야 사달이 나지 않는 법이다.
“상대가 죽을 때까지 패려면 이쪽도 안 다칠 수 없어서 그럽니다. 투자한 만큼 손해일 테니 큰 물고기야 탈탈 털렸을 테고 잔챙이들이야 한번 식겁하면 다신 이런 투기는 못 할 테죠.”
“… 회장님다우신 생각이십니다.”
“그렇다고 손해를 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나가서 투기꾼 대표나 데려오십시오. 지금쯤 정해졌을 테니.”
“예, 회장님.”
이득이 조금 줄어들 뿐 당연히 손해는 아니다.
내 뜻대로 강남을 개발한다면 개발 이득은 상상을 초월할 거다.
물론 2차 오일쇼크가 닥치면 단기적으론 손해가 될 수밖에 없지만, 그 상황도 나쁘지 않다.
부동산은 아주 길게 봐야 이득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으면, 부동산 투기는 현격히 줄어들 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동산 투기가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전 국민이 이런 망국병에 동참하는 분위기는 없어질 게 아닌가.
***
잠시 후,
빌 베인이 투기꾼 대표를 데리고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강남개발 권지수 사장이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투기꾼이 최대한 공손하게 명함을 건넸다.
“알고 오셨으니, 제 소개는 따로 않겠습니다.”
나는 명함을 주지도 않았고, 받은 명함도 휙하니 책상 가장자리로 치워버렸다.
“저희 땅을 매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도 권 사장은 연신 허리를 굽혔다.
“아직 매입 결정한 적 없습니다.”
“저희가 강남땅을 평당 19만원에 넘기겠습니다. 대세라면 충분히 이득을 남기실 수 있는 가격이지 않습니까.”
자신들은 각종 이자를 감당할 수 없지만 대세는 가능하지 않냐는 소리였다.
“말 길게 하지 맙시다. 평당 15만원! 절대 가격협상은 없으니 싫으면 여길 떠나시오.”
“예에? 평당 15만원이라니요. 그렇게 땅값을 후려치시면 어찌합니까.”
“베인 실장, 이분 밖으로 모셔다드려요.”
“예, 회장님! 보안요원!!!”
“예!!”
나는 귀찮다는 듯 축객령을 내렸고, 빌 베인은 대번에 보안요원을 불러 권 사장을 끌어내려 했다.
“아아아! 아닙니다. 15만원! 15만원! 헌데, 그렇게 후려치시는 이유라도 설명해줘야 제가 사람들을 설득하지요. 살려주십시오!”
권 사장은 책상을 잡고 늘어졌고, 난 빌 베인에게 척하고 눈치를 줬다.
“회장님께서 물건별로 일일이 흥정할 게 아니지 않습니까! 평당 15만원으로 일괄 처리할테니 당신들이 알아서 돈을 나누라는 말씀 아닙니까!”
“헛, 그렇군요!!!”
빌 베인의 말에 권 사장이 눈을 반짝거렸다.
한꺼번에 퉁쳐서 돈을 주면 권 사장 자신은 본전을 챙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내가 노린 게 바로 이거다.
투기꾼들 사이에 돈을 던져놓으면 저들끼리 이전투구를 할 것이고, 결국 투기꾼 조직은 완전히 와해될 것이다.
이런 놈들은 뭉치게 내버려 두면 안된다.
“이 자리서 땅문서를 모두 넘겨주시오. 은행에 매입대금은 예치해둘 것이니 한 달 뒤에 찾아서 나눠 가지면 됩니다.”
“한… 한 달 뒤에 찾아가라고요?”
“근저당, 유치권 등이 얽힌 땅을 매입 대상에서 제외하려면 한 달 정도는 조사가 필요합니다. 설마 대세에 사기를 치려는 건 아니겠지요?”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매번 호구만 상대하다 대세를 상대하니 놈은 식은 땀을 줄줄 흘려댔다.
투기꾼 중 근저당이니 유치권으로 이득을 보려는 악질은 이번에 깡그리 망하게 해야 한다.
“베인 실장. 데려가서 계약하십시오. 그리고 내일부터 우리 직원들 출근을 방해하는 자들은 경찰에 넘기십시오.”
“예, 회장님.”
“감… 감사합니다.”
“다시 얼굴 보지 맙시다. 가세요.”
나는 휘휘 팔을 저어 내보냈다.
***
“김주환 부장, 올라오라고 하십시오.”
<예, 회장님.>
그리고 나는 곧바로 비서실에 전화해서 기다리고 있던 김주환 부장을 불러올렸다.
알래스카 유전 개발, 유전 플랜트 셋업, 송유관 건설, 리비아 메디컬 시티 개발 등등 다방면에 경험을 쌓아 이번에 부장으로 진급한 인물이다.
6박사 출신은 아니지만 거친 현장을 두루두루 거치며 실무를 전담해온 행동파 인물이다.
똑똑.
“들어와요. 김 부장.”
“예, 회장님.”
“리비아에서 수고 많았어요. 그리고 부장 승진 축하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임충빈 부장님이 잘 끌어준 데다, 동료들이 합심한 결과입니다.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뭐든 맡겨만 주십시오.”
역시 필드에서 많이 굴렀다고, 일에 대한 두려움 따위는 전혀 없었다.
“강남 개발을 해봅시다. 우리 식으로!”
나는 서랍에서 그간 스케치해 온 기본 설계도를 꺼내 보여줬다.
김 부장은 대세건설에 CAD를 도입한 양반이다.
거대한 도시 설계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실무형 전문가다.
“… 이런 도시라니. 한강을 이렇게!”
원래 역사와 달리 지금의 한강변은 콘크리트로 마감되기 전이다.
압구정동 앞의 한강변엔 나무 말뚝을 박아 자연 호안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그걸 강남 전역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21세기에는 정말 멋진 관광 자원이 될 것이다.
“이걸 한강에서 시험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서 금강에 고스란히 옮겨 갈 겁니다.”
“대전 근방의 금강 말씀이십니까?”
“맞습니다. 금강을 끼고 서울을 꼭 닮은 세종시라는 행정수도가 탄생할 겁니다.”
“그래서, 저를 국내로 복귀시키신…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일단 대세실업과 협업해서 건축 자재를 조달하고, 대세중공업과는 크레인을 비롯한 대형 장비를 챙겨주십시오.”
“예! 회장님.”
서울과 세종시를 멋진 강변 도시로 만들어주지.
한강이나 금강이 템스강이니 센강보다 못할 게 뭔가.
***
1978년 1월 17일.
“대통령 각하께서 입장하십니다.”
짝짝짝짝짝.
박 대통령은 국회에 들어서며 쏟아지는 박수갈채에 좌우를 번갈아 가볍게 묵례로 답하며 단상으로 향했다.
단상에 오르자마자 잠시 좌중을 둘러보더니 연두교서를 읽기 시작했다.
“본인은 올해가 우리 대한민국에 있어 특별한 한 해가 될 것임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실행할 행정수도 이전을 공식화하는 해이며, 이는 선진조국 건설이라는 목표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와아아아아아!”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일제히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보냈다.
드디어 국회의원 자릿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국토 균형발전, 경제발전, 정권교체 등등 온갖 생각들이 얽혀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 425 : 이전투구 > 끝
ⓒ 푸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