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26)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426화(426/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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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6 : 대세라는 이름값 >
대세 본사,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특별법 제정」
「여야 합의에 따른 압도적 찬성」
「舊 수도권 부동산 폭락 문제는 어떻게」
「천문학적 예산 마련, 가능한가」
TV고 신문이고 연일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떠들어댔다.
그 와중에 한쪽에선 부동산 폭락으로 땅투기꾼들이 하루아침에 쫄딱 망했다는 소문까지 떠돌며 세상이 떠들썩했다.
명의신탁, 용도변경, 유치권 행사 등등 온갖 불법적인 땅놀이를 하던 놈들일수록 헐값에 땅을 던져야 했기에 큰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했다.
일부 버티는 놈들도 있겠지만 2차 오일쇼크가 닥치면 그런 투기꾼 놈들도 작살나리라.
나야 이정도로 부동산 경기를 연착륙 시킨 것에 충분히 만족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 회장님.”
“수고야 염 수석님이 더 많으셨죠. 정말 상세 계획을 보니 밤샘 많이 하셨겠던데요?”
염 수석은 행정수도 특별법이 통과되자마자 내게 달려와 소식을 전했다.
솔직히 나로서도 의외였다.
분명 여당이 날치기 통과를 시도하고, 야당이 몸으로 막는 척하며 한바탕 연극을 할 줄 알았는데 정상적인 표결로 통과했다.
기권표와 무효표가 일부 있었을 뿐, 반대표는 거의 없었기에 만장일치나 다름 없었다.
대통령이 정말 딜을 잘한 모양인데?
“아유, 맨날 계획만 세워봐야 뭐합니까? 재원 마련해주시고, 실행까지 해주는 대세가 있으니 이렇게 일이 되는 것이지요.”
일단 대세가 정부로부터 15만평에 달하는 토지를 매입하면서 300억을 현금으로 내주니 착공비가 마련된 것이다.
미화로는 6000만불 정도이지만, 특별법으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 전까지는 정부로선 피 같은 돈이라고 할 수 있었다.
“뭐, 땅이라는 실물을 매입했으니 언젠가는 투자금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보다 건의 드린 한강 개발 건은 어찌 되었습니까?”
“걱정 마십시오. 그건 서울시 예산에서 전용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시 예산의 20%를 뚝 떼어내서 매년 2400억을 4년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총예산이 9600억정도 되는군.
내가 그 정도 필요하다고는 했지만, 현 환율로 20억불에 달하는 어마어마 돈이다.
역시 국가 프로젝트는 스케일이 다르다.
“그래요? 아주 전격적으로 결정이 되었군요.”
“정치권의 합의가 생각보다 쉽게 이뤄졌습니다. 서울땅이 완전 똥값이 되면 곤란하다는 것이지요. 대세에서 한강 개발도 주도하면 압구정동처럼 멋지게 변할 거라고 말입니다.”
어째 믿어주니 고맙긴 하군.
아니, 서울시로선 대안이 없었겠지.
대한민국 건설사 중에서 설계와 시공 분야를 통틀어 선진사에 버금가는 건설사는 대세밖에 없지.
“한강 전역을 대세에 발주하지는 않겠지요?”
“예, 그건 좀 말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요.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한 중앙권역은 대세에, 강동권역은 현산에, 강서권역은 도림에 발주할 계획입니다. 자잘한 부대시설은 건설협회의 추천을 받아 해외건설 이력이 있는 건설사 위주로 배분할 생각이고 말입니다.”
“해외에서 고생한 대가다 뭐 그런 겁니까?”
“그럼요! 해외 진출도 안 하고 매번 국내에서 땅장사나 하는 건설사는 행정수도 이전이든 한강개발이든 절대 숟가락 못 얹게 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입니다. 그게 우 회장님도 늘 말씀하셨던 바 아닙니까?”
여태 내가 늘 지적했던 일인데, 행정수도 이전을 기준으로 확실하게 밀어주네.
로테건설 같은 놈들은 완전히 퇴출당하겠는걸?
뭔가 일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럼 대세건설의 설계를 좀 보여드려야죠?”
“하하, 드디어 역작을 보는 겁니까?”
“세계에서도 이런 도면을 출도할 수 있는 건설사는 드물 겁니다.”
“오, 이런 건 처음 봅니다. 자연하천형 개발이라니…”
CAD로 출력한 한강 개발 전체 개념도였다.
깔끔하면서도 어떤 시설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평면도라 염 수석은 감탄사부터 내뱉었다.
21세기에도 제대로 구현 못한 생태하천 겸 관광자원으로서의 한강을 70년대로 옮겨놓았다.
첫 단추를 잘 끼우면 다 되는 일이다.
“한강의 문제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강변 아파트와 자동차 도로에 가로막혀 시민들이 접근할 수 없다는 것, 강변을 콘크리트로 마감하니 물이 더 썩어난다는 겁니다. 그 두 가지만 해결하면 공원도 조성하고, 자연스레 상가도 생기고, 레저 관광시설도 생기니 한강은 돈을 부르는 강이 될 겁니다.”
“돈을 부르는 강! 설마 유람선도 띄우시려는 겁니까? 냄새나는 한강에.”
“못할 게 뭡니까? 일단 중랑천처럼 하수처리장을 탄천과 안양천 쪽에도 만들어야지요. 그리고 준설선으로 강바닥을 싹 청소해야 합니다.”
물론 수위 조절을 위해서 수중보와 갑문을 설치해야 할 것이다.
헌데 수중보와 갑문만큼은 나 또한 어떤 위치에 어떻게 지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환경보호… 아니, 생태복원에 도움이 될지 아닐지 검토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강은 생물이 살 수 없는 말 그대로 죽은 강이라 환경보존은 의미가 없었다.
강바닥 청소부터 하고 강변의 습지를 조성해 생태복원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정말 관광자원으로 생각하시는군요.”
“당연하죠. 한강은 대한민국의 젖줄인데 살려야죠. 압구정동 강변 정리한 거 보셨지 않습니까. 나무 말뚝 박아주고 갈대 저류지만 만들어도 물은 되살아 납니다.”
“그렇죠, 거기 수변 시설은 정말 멋졌는데… 그걸 한강 전역으로 확대하시려는 거군요.”
“물론입니다. 서울시민들은 누구나 한강 변을 거닐며 여가를 즐길 겁니다. 매 주말이 여름휴가 같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온갖 새들과 물고기가 뛰어놀고, 맑은 모래톱엔 참게가 돌아다니고, 화려한 유람선에, 공짜로 즐기는 물놀이장에, 시민들의 멋진 거리공연까지 합쳐진다면 그게 관광지고 휴가지.
“총 사업비가 9000억은 필요하다고 하신 말씀이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요.”
“물론 한강을 회복시키는 건 십수 년은 걸릴 겁니다. 하지만, 세종시의 금강은 다르죠. 한강처럼 망치지 않으려면 제대로 관리해야 합니다.”
“제대로 관리한다면…”
“탄천, 중랑천, 양재천, 홍제천 등등 한강의 지천(支川)을 죄다 하수처리장으로 연결해서 오수를 따로 처리할 겁니다. 한강이든 금강이든 깨끗하게 정수한 물과 빗물만 흘러들게 해야 합니다.”
“오수와 빗물을 분리한다는 거군요.”
그게 바로 분류하수관로(分類下水管路) 법이다.
21세기 한강이 와중에 똥물이 아닌 이유다.
“맞습니다. 그리고 강변에 짓는 아파트는 절대 병풍식이 되어선 안됩니다. 스카이라인을 해치면 절대 관광자원이 될 수가 없습니다.”
“물론입니다. 회장님 말씀대로 행정수도 개발 계획에도 반영했습니다. 강변을 따라선 절대 똑같은 건물을 지을 수 없습니다.”
“한강으로 향하는 성큰 공원도 아파트 단지를 통과할 수 있도록 말이죠?”
“물론입니다. 아파트 주민들만 한강을 이용할 권리가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강과 연결되는 성큰 공원은 공유지로 의무화했습니다.”
이게 모두 서울 땅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인구이동으로 부동산 폭락이 우려되니 기존 아파트 주민들도 지역구 국회의원도 한강을 이용해서라도 부동산 가격을 지키고 싶은 거다.
한강 둔치로 향하는 길을 성큰 공원 형태로 하면 머리 위로 도로가 지나가니, 시민들은 도보로 편하게 한강으로 나아갈 수 있다.
“상가 분양에 따른 이득은 대세건설도 일부 가져가겠습니다.”
“그… 그러셔야죠. 각하께서도 비공식적으로 동의하신 일입니다.”
성큰 공원의 장점은 대세 본사 광장에서도 증명되었듯 양쪽 벽면의 상가가 아주 잘된다는 거다.
사람들이 한강으로 산책갈 때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빨면서 걸어가고 싶을 것 아닌가.
대세를 비롯한 건설사들이 해야 할 일은 큰 홍수가 났을 때도 성큰 공원이 침수되지 않게끔 안전한 설계를 하는 것이다.
계단의 높낮이와 생태형 저류지를 이용해 홍수로 인한 피해를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
“서울시도 손해는 아닐 겁니다. 성큰 공원 부지를 파내고 강바닥 준설로 나온 토사로 공유수면을 매립하면 압구정, 반포, 잠실, 구의 등등에 쓸만한 택지가 마련될 겁니다.”
원래 역사보다야 적은 금액이겠지만 못해도 수백억은 건질 수 있을 거다.
“하하, 폭락한다고 해도 꽁으로 생긴 땅이니 도움이 되겠군요.”
“그런 셈이죠. 참, 강바닥을 청소하면서 나오는 골재는 대세건설에서 매입하겠습니다.”
“허… 그런 아이디어가! 대세야 가격을 잘 쳐주실 테니 서울시도 당연히 동의할 겁니다.”
깨끗하게 씻어낸 한강 모래는 최고의 골재다.
그걸로 멋진 아파트와 호텔을 지어야지.
어쩌다 보니 압구정동 시범사업이 한강변을 심시티하는 작업으로 커져 버렸다.
하지만, 서울이 좋아지는 만큼 세종시는 더욱 좋아지리라.
솔직히 국회가 옮겨가는데 의원들이 얼마나 세금을 퍼부어대겠나.
기본 예산인 300억불에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설계도 가져가셔서 관련 부처와 논의하십시오. 부르시면 대세 실무자들을 바로 파견하겠습니다.”
“예, 그래야죠. 조만간 행정수도 기본 입찰 공고를 하면서 한강 개발도 발주할 겁니다.”
염 수석은 설계도를 돌돌 말아 통에 넣고는 아주 기쁜 표정으로 청와대로 돌아갔다.
“휴우, 정말 바쁘군.”
나는 염 수석을 배웅하자마자 압구정동 인터컨티넨탈 호텔로 향했다.
스티븐社 얀센 부사장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준설 분야에선 세계 최고의 회사이기에 한강 개발에 도움을 요청했거든.
***
압구정동 인터컨티넨탈 호텔.
“얀센 부사장! 이게 얼마 만입니까?”
“못해도 2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우린 반갑게 포옹하며 서로의 등을 두드려줬다.
어려운 일을 함께하면, 외국인들과도 정을 나눌 수 있다.
“UAE 항만 건설은 성공적이라고 들었습니다.”
“하하, 모두 우 회장님 덕분입니다. 회사에서 잘리기 직전이었는데, 그 한 건으로 부사장으로 승진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UAE 제베알리 항만은 작년 말에 성대하게 완공식을 했다고 들었다.
대세건설이 주관한 UAE 공항도 1차 완공에 이어 최종 완공을 했지만 무역센터와 완공식을 같이하려고 미루고 있는 중이다.
그러고 보니 UAE로도 날아가야 하네.
원유 선물 관련해서 알라얀 왕자와 딜을 해둬야 했다. 늦어도 6월에는 78년 연말 선물옵션을 최대한 걸어놔야 하니까 말이다.
“이제 높으신 분이 되었으니 준설선 좀 부탁해도 되겠지요?”
“아유, 물론입니다. 은혜를 갚을 절호의 찬스인데 말입니다. 다음 주 내로 최신 준설선 4척이 인천항으로 들어올 겁니다.”
“벌써요? 그것도 4척이나?”
“하하하! 저기 시커먼 강바닥을 모조리 엎으려면 4척은 있어야지요.”
“4척으로 모조리 엎는다고요?”
어째 자신 있는 표정을 보아하니 은혜를 확실하게 갚을 모양인데?
“놀라지 마십시오. 저희 회장님께서 우 회장님께 특별히 하이퍼 8000을 4척이나 내주셨습니다. 스티븐社가 자랑하는 최신 준설선이죠.”
“하이퍼 8000? 설마 8000톤짜리?”
“예! 길이 100m, 폭 25m짜리 준설선으로, 하루 16000톤까지 준설할 수 있습니다.”
미쳤다. 정말 세계 최고의 설비를 빌려줬네.
“그 정도면 공짜는 아닐 거 같군요. 하하.”
“아유, 스티븐社와 대세가 어떤 사인데 대여료를 받겠습니까? 유류비와 인건비만 정산해주시면 됩니다.”
장비도 직접 운영해준다는 의미군.
나름 엄청난 호의를 보이는데?
“큰 건수가 생기면 끼워달라는 의미겠죠?”
“하하하하하!”
얀센 부사장은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사우디 신도시든, 리비아 신도시든 항구가 필요할 테니 거기 끼워달라는 뜻이리라.
이제 네덜란드 건설사가 한 수 접고 들어올 정도로 대세의 수주능력은 세계 탑급이 되었다.
아니, 세계 유수 건설사들이 우리 대세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었다.
“UAE 얘기 좀 해보십시오. 거기 제베알리 항만을 시범 운영 해보셨을 것 아닙니까?”
“뭐 예상은 했지만 놀랐다고 할까요? 전세계 술과 담배를 죄다 끌어모으는 느낌이었습니다. UAE의 국영 상선도 규모가 엄청나더군요.”
역시 예상대로군.
내게 2만 3000천톤급 화물선 10척을 발주할 때부터 짐작했었다.
UAE가 중동에서 욕망의 분출구가 될 것이다.
무역센터의 성공도 보장된 느낌이었다.
이번에 UAE를 방문하면 잭콕은 맘껏 마시겠군.
“그렇군요. 여하튼 오늘 도착하셨으니 푹 쉬시고, 이틀 뒤에 다시 뵙죠. 사우디든 리비아든 논의할 일이 많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우 회장님.”
얀센은 내 말에 동양인처럼 허리를 굽혀댔다.
나는 그와 악수를 한 번 더 나누곤 리셉션 장을 떠났다.
‘휴우, 오늘 일정은 이게 마지막이지?’
울산으로 후딱 돌아갈 생각에 평택 헬기장으로 가려는데 뜬금없는 녀석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여어, 찬수야!”
“어, 삼복이 네가 여기 왜 있어? 아. 공항에서 여기로 바로 온 거냐?”
그러고 보니 오늘이 녀석의 귀국일이었군.
연말 모터쇼, 미국 각지의 딜러 판촉회의, 그리고 캐나다 공장까지 둘러보고 오는 일정이었지.
“본사에 전화했더니 여기 있다고 하더라. 기 비서가 엘리베이터 태워주더라고.”
“잘했네. 이리 와라. 맥주나 한잔하자.”
이미 퇴근 시간인 데다, 녀석도 출장에서 복귀한 터라 내일 하루는 쉰다.
“네가 사는 거지?”
“당연하지.”
“술값이 아깝진 않을 거다. 내가 엄청난 걸 물어 왔거든.”
“짜식, 뭘 물어왔기에 어깨가 하늘을 찌르냐?”
“맨입으로 말 못하지.”
우린 서로의 옆구리를 푹푹 찔러가며 스카이라운지로 향했다.
***
“이야, 한강 개발을 맡았어? 조만간 저 똥물이 맑게 변한다 이거지?”
난 삼복이에게 그간 일을 차분히 얘기해줬다.
행정수도 이전에다 한강 개발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나의 연말을 정리해주려니, 말하는 나 자신도 숨이 찰 정도였다.
“당장 맑아지겠냐? 좋아지려면 한참 걸리겠지. 이렇게 자연환경이 망가지니 행정수도 이전 얘기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거야.”
“그래, 듣고 보니 그렇네.”
“여하튼 큰 건은 그 정도야. 이제 너도 털어놔 봐. 뭘 물어온 거야?”
“말레이시아!”
녀석은 맥주잔을 턱하니 내려놓더니 대뜸 말레이시아를 외쳤다.
“뭔 뜬금없는 소리야? 말레이시아라니.”
“말레이시아에 마하티르라고 총리가 새로 취임했는데, 그 양반이 우리 대세를 눈여겨보고 있더라고. 모터쇼까지 직접 찾아왔더라니까.”
“말레이시아 총리가 직접?”
무슨 총리가 국빈 방문도 아니고 일개 모터쇼에 나타나? 그것도 새로 취임하자마자 말이다.
아주 이례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었다.
그보다 이상하다.
마하티르 총리? 왜 이름이 낯설지가 않지?
뀌년 익스클루시브 파티에서 거론된 이름도 아닌데 말이지.
< 426 : 대세라는 이름값 > 끝
ⓒ 푸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