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43)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443화(443/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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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3 : 천만명을 먹여 살릴 베팅 >
펑! 펑! 펑!
“와아아아아!”
UAE 국제 무역센터의 완공식은 장관이었다.
UAE도 중동이라 해가 떨어진 직후에 완공식을 했는데, 미국의 독립 기념일 못지않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불꽃놀이를 해댔다.
“오늘은 UAE가 개국한 이래 가장 성대한 축제임이 확실합니다. 국제 무역센터의 완공에 이어 국제공항의 완벽한 개장, 그리고 이렇게 불야성을 가능케 해준 SMR 원자력 발전소까지!!! 오늘부터 우리 UAE는 중동의 강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진입할 것입니다!”
“와아아아아아!”
이어진 알라얀 왕자의 연설 또한 멋졌다.
중동의 왕가가 대중 앞에 나서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오늘만큼은 아니었다. 알라얀 왕자의 당당한 태도와 확신에 찬 연설은 누가 UAE의 지도자인지 확실하게 보여 주였다. 내용 또한 아무리 일하기 싫어하는 중동인들이라 해도 가슴이 뛰게끔 만드는 힘이 있었다.
21세기의 UAE는 아부다비와 두바이로 대변되는 토호연합국가인데, 어째 이번 역사에서는 알라얀 왕자를 중심으로 통합되는 모양새였다.
아무리 아부다비 왕세자라고 해도 두바이에 와서 이렇게 공공연하게 연설을 하다니 말이다.
“멋지군. 정말 알라얀 왕자가 UAE 전체를 휘어잡고 있어. CS 덕분에 말이지.”
“뭐, 저도 돕긴 했지만 알라얀 왕세자의 정치력이 대단한 거죠. 자신의 입지를 생각하면 아부다비에 무역센터와 국제공항을 짓는 게 맞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두바이에 지은 것 아닙니까. 두바이 왕가도 인정하는 모양새죠.”
“중동에서 내 사위에 근접하는 이가 있다면, 그건 알라얀 왕세자지. 암, 그렇고 말고.”
다들 생각이 비슷했던지 밴 플린트 장군이며 장인어른도 알라얀 왕자를 연신 칭찬했다.
실버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고 말이다.
“자, 어르신들. 만찬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저희끼리 얘기 좀 하셔야죠.”
“실버가 마음이 급한 모양이네.”
“마스터, 긴장도 안되십니까? 이란을 들렀다 오셨다면서요? 그럼 이란 사회가 어찌 돌아가는지 뻔히 보셨을 거 아닙니까.”
“하긴, 이란 팔레비 왕가의 재정이 영 엉망인 것처럼 보였어. 국민들 시위도 끊이질 않는다고 하고 말이지. 제 2의 그건 확실히 올 것 같아.”
내 말에 다들 표정이 굳어졌다.
“이런 얘기를 그냥 해선 안되지. 저기 리무진 안에라도 들어가야지 않겠나.”
“장군, 저도 끼어도 되는 겁니까?”
“엄연한 뀌년 5인방인 록펠러 회장님이 무슨 말씀을! 게다가 이란에 투자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원래 뀌년 4인방인데, 장인이 어느새 한자리를 차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체이스맨해튼이 뀌년의 금융거리를 꽉 잡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여하튼, 우리는 멀리 조용한 곳에 주차된 리무진 안으로 들어가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분 당 수천씩 돈이 타오르는 불꽃놀이가 조만간 끝이 나면 UAE 왕족들이 우르르 만찬장으로 향할 것이고, 우리 리무진은 그들을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
***
“CS, 이란이 위태로워 보이던가?”
“이란 사회도 위태로워 보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카터 정부의 결심이 확고하단 거겠지요. 친선 파티인데, 나토군 부사령관인 후이 장군이 참석했더군요.”
“이런… 후이 장군이 이란에 있다고? 하긴, 최근 군부의 동향이 심상찮긴 했어.”
나토의 부사령관쯤 되는 양반이 아무 이유도 없이 이란에 머물고 있겠나.
국민에게 미운털이 박힌 팔레비 국왕을 하야시키고 친미 군사정권을 세우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저희 누님도 그걸 2차 오일쇼크의 가장 강력한 증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터 정부가 다른 곳은 몰라도 이란에서 만큼은 확실한 외교적 승리를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카터야 군부정권이든 나발이든 이란이 왕정을 벗어나고 국민들이 투표로 뽑은 정권이 들어서면 인권 정치가 승리했다고 포장할 수 있는 거다.
미국 정계도 신망을 잃은 팔레비 국왕 대신 친미정권이 들어서면 나쁠 게 없으니, 은연중에 카터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거고 말이다.
물론, 어이없게도 이란 국민들이 차기 지도자로 호메이니의 손을 들어주니 미국으로선 최악의 선택이 되어버렸지.
미국이 스스로 호메이니를 위해 팔레비 국왕을 치워준 꼴이 된 거다. 카터 정부가 바보 정권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제 손으로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축소해버렸으니 말이다.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 있나? 사위, 자네 생각은 어떤가? 국제 유가는 아직 그다지 변동이 없는데 말이지.”
“1차 오일쇼크도 느닷없이 벌어졌지 않습니까. 유가 변동은 겨울을 앞두고 본격화되는 법이니 지금부터 준비를 하는 게 옳다고 판단됩니다.”
나는 장인에게 2차 오일쇼크가 닥칠 거라고 말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사위, 2차 오일쇼크를 확신한다면 이란의 가치샤란 가스전 사업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일단 그쪽 임시 항구를 통해 대규모 원유를 이송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공사비까진 정산이 될 테니, 올해까지만 자금을 융통해주시죠. 자칫하면 우리가 이란발(發) 오일쇼크의 정보를 세계에 알리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말도 일리가 있군. 여하튼 자금을 2억 달러만 빌려준 게 와중에 다행이라고 하겠어.”
“올겨울부터 이란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1년 동안 국제유가가 폭등할 테니, 그때까지 최대한 이란산 원유든 사우디산 원유든 확보해야 합니다.”
“역시 자네는 이번에도 현물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건가? 무역센터 완공식까지 와서 말이야.”
장인은 이란에 2억불을 빌려준 건 금세 저 멀리 던져버리고, 선물에서 한탕할 생각부터 했다.
“대한민국이야 석유라는 현물이 없으면 얼어 죽으니, 현물을 미리 확보하는 겁니다. 하지만, 저도 이번의 메인은 선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대신 운용해주지.”
“저뿐만 아니지 않겠습니까?”
“데이비슨, 내 돈 3억 달러도 운용해주게.”
“허, 장군. 돈 많이 버셨습니다?”
“내가 부자인 이유는 CS 덕분이지. CS, 자네는 얼마나 투자할 생각인가?”
“저는 개인투자로 2억 달러, 대세그룹 명의로 12억 달러를 투자했으면 합니다.”
“페기 돈 1억 달러를 합치면 딱 15억 달러쯤 되는군. 잔뜩 부풀려주지.”
허, 페기가 1억불이나 가지고 있었어?
아니, 록펠러 가문의 여식이 그 정도 재산이면 많은 게 아닌 건가?
여하튼 15억불을 장인이 운용해주면 대략 4배로 불어날 거다. 지금에야 그룹의 허리띠를 잔뜩 졸라매는 꼴이지만, 내년 초엔 그룹에만 50억불 가까이 유동자금이 생길 것이다.
현물 자산까지 합치면 거의 80억불까지 늘어날 것 같은데?
내년 초면 그 돈을 어디다 투자할 지 행복한 고민에 여념이 없겠군.
“실버스타인도 빼놓지 마십시오. 저희 가문도 17억 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아! 고델 장군도 1억불을 투자한다고 하더군요.”
“오케이, 좋아. 죄다 체이스맨해튼에 꽂아놔. 올해 6월까지 모인 돈으로 연말 옵션과 내년 1/4분기 옵션으로 분산해서 최대한 수익을 올려보지.”
이들과 함께 있자니 이란의 가스전 사업에 걸린 올해 공사비 2억불은 푼돈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거 UAE에 와서 뀌년에서 해야 할 회의를 하는 느낌이군요.”
“여기 무역센터는 2차 오일쇼크의 전쟁터이자 파티장이 될 것 같군. 알라얀 왕자로선 선물거래가 폭증하는 것 만으로도 좋아 죽을 거야. 두고두고 돈줄이 될 테니 말이야.”
“데이비슨, 이번 SMR 완공도 아주 호평 일색이지 않나. 결국 프랑스도 UAE를 쫓아 한국형 SMR을 채용했다고 말이지.”
아무리 축배를 들어도 부족할 정도의 쾌거였다.
고리 원전을 시작으로 UAE 원전까지 장장 2년에 걸쳐 한국형 SMR은 미국 ASME의 품질 모니터링을 받았다.
각종 절차서를 보완하고 품질보증지침서를 완비해 ASME 표준을 확보한 것이다.
미국 이외의 나라는 2년 정도면 조건부 합격으로 재심사를 받는 게 일반적인데, 이례적인 쾌거였다.
DBB가 함께한 것도 있지만, 프랑스 원자력 협회가 먼저 표준등재를 하려고 하자 ASME가 어이쿠하면서 나선 꼴이라 하겠다.
즉, 이번 역사에선 원자력발전이라는 원천기술이야 이래저래 로열티가 조금씩 나가겠지만 SMR이라는 기술 범주에서는 완전히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솔직히 저는 UAE의 완공식보다 ASME 표준 등재 소식이 몇 배는 더 기쁩니다.”
“나도 기쁘네. 사위! 앞으로 세계 어디든 SMR이 건설되면 우리 체이스맨해튼부터 찾을 것이네. 이번 UAE 실적으로 체이스맨해튼이 SMR 기술, 건설 융자, 심지어 핵관련 국제 정치까지 조율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증명하지 않았나.”
맞는 말이다.
이번 일로 체이스맨해튼은 단순한 은행이 아니라, 대형 국가 프로젝트를 대행해주는 투자회사로서의 면모를 여지없이 증명했다.
이번 역사에선 록펠러 가문이 쪼그라들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고 해도 무방했다.
“실버, 만찬장에 가면 물담배와 커피가 메인일테니 샴페인은 먼저 좀 마시고 가지.”
“멋진 말씀입니다, 장군님. 마침 괜찮은 샴페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밴 플린트 장군의 말에 실버가 미니 바에서 샴페인을 꺼내 잔을 그득그득 채웠다.
“브라보!”
“브라보! 선물을 위하여!”
“2차 오일쇼크를 위하여!”
“SMR을 위하여!”
우린 리무진 안에서 미리 파티를 즐겼다.
그 뒤 진짜 만찬장으로 가서 축하연을 열었지만, 다들 알라얀 왕자에게 립서비스를 하는 수준이었다.
기분 좋은 소식이 가득했던 UAE의 파티를 뒤로하고 나는 바로 한국으로 향했다.
***
서산, 가로림만.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어서 와요, 김 이사님. 귀국하자마자 이런 촌구석으로 불러서 미안합니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회장님이 부르시면 어디든지 달려가야지요.”
아버지… 아니, 이젠 김춘석 이사가 더욱 자연스럽다. 이젠 역사는 내가 알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섰다.
김춘석 이사도 10여 년 전 절박함이 배어 나오던 모습과는 전혀 달라졌다.
특유의 추진력에 전세계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쌓은 관록까지 더해지니, 어느새 표정에 여유가 생겼다. 무슨 일이든 맡겨보라는 듯 말이다.
하긴 여기 가로림만 개발이 나이지리아보다 거칠겠나, 사우디보다 덥겠나, 해볼 만하다.
“여기 가로림만을 개발했으면 합니다.”
“국내 개발이시군요. 근처 행정수도 개발은 나름 베테랑인 임충빈 부장에게 맡겼는데… 그 못지 않은 베테랑을 찾아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아뇨, 김 이사가 직접 맡으십시오. 사우디 신도시 개발은 본궤도에 올랐으니, 오히려 그쪽을 부장급에게 맡기고 말입니다.”
“회장님, 여기가 그리 중요한 곳입니까?”
내가 임원급에게 해외건설을 맡기지 않고 국내 건설을 맡기자, 김 이사가 깜짝 놀랐다.
현재 김 이사는 해외건설의 총책이자 대세건설 본부나 마찬가지인데 그 무게중심을 국내로 옮기겠다는 소리니까 말이다.
그것도 행정수도나 한강 개발이 아니라, 이런 촌구석 개발에 투입하다니 하는 생각이 들거다.
하지만 여기는 21세기 인간의 눈으로 보면 가슴이 뛰는 곳이다.
달라진 역사를 더욱 가열차게 바꿀 수 있는 핵심지역이 될거다.
“여긴 서산 대산읍이라고 민가조차 거의 없는 모래톱 지형입니다. 서해답지 않게 조류도 강해서 어업도 별로죠. 하지만 항구는 어떨까요?”
나는 지도를 건네며 눈앞을 가리켰다.
돌산 위에선 동서남북 사방에 거칠 것 없이 전경이 탁 트여있었다.
“… 이럴 수가, 우리나라에 이런 지형이 있었습니까? 지형이 낫처럼 휘어 있어 항구엔 최적입니다. 낫 등에는 주베일항처럼 OSTT(해상유조선 정박시설)를 짓고, 낫 칼날에는 각종 피더선과 화물선용 터미널을 만들면 효율이 어마어마 할겁니다.”
역시 김 이사. 내 의도를 바로 알아챘다.
밋밋한 해안선으로 파도가 거친 울산항이나 섬이 너무 많아 대형선박이 오가기 힘든 여천보다 여기 가로림만의 입지는 아주 탁월하다.
게다가 김 이사는 수많은 해외건설에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인도계 영국인들의 감리를 주야장천 받아왔던 양반이라, 매립공사에서 발생하는 공해요소를 최소화하는데도 일가견이 있다.
낫을 닮은 가로림만의 북동쪽을 온전히 개발하고 나머지는 생태공원으로 남겨둬야 한다.
공단조성도 중요하지만, 엄청난 수익률을 보장해 줄 미래 관광자원을 훼손해선 안되지.
우린 옥포에서 조선소와 리조트가 공생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대세맨이다.
“좀 더 멀리 바라보면 어떨까요?”
“…아, 회장님께선 인천쪽 계열사까지 염두에 두신 겁니까? 아니, 평택도 아산만을 통해 뱃길로 연결되니 대세가스도 연결되는 군요. 인천제철, 대세석유화학, 대세가스 죄다 반경 60km 이내에 있습니다. 거대한 산업 벨트입니다.”
거기다 청주쪽 대세파운드리까지 합치면 정말 시너지가 엄청날거다.
“그보다 더 멀리 바라보죠. 저쪽!!!”
“설마, 중공을 바라보시는 겁니까?”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만리장성도 공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공에서 가장 큰 항구가 상해(上海)인데 그 수심은 10m에도 못 미치죠. 5만t급 화물선 정도가 겨우 출입하는 수준입니다.”
“여기 가로림에 국제허브 항구를 만들면, 중공도 피더선을 운용할거라는 말씀입니까?”
“바로 그겁니다. 상해, 홍콩, 대만 등등 서해권이라 칭할만한 곳은 여기 가로림 공단에서 공략할 겁니다. 인천공단과 더불어 물량으로 밀어붙이면 중공이라는 거대한 시장도 선점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장기 계획을 잘 세우는 중국이라고 해도, 대한민국이 중국시장을 발판으로 먼저 세계의 공장이 되어버리면 어찌할 방법이 없을 거다.
원래 역사보다 훨씬 더 거대한 물량으로 시작하면, 대한민국도 중국과 가격 경쟁을 해볼만하다.
품질이야 중국제를 압도할 것이니, 가격만 받쳐주면 문제없다.
동남아에 이어 중국시장에서도 한국 제품이 80년대부터 자리를 잡는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여기가 동북아의 싱가포르… 아니, 뀌년이 되겠군요.”
“싱가포르에 비할까요. 고작 2억평 정도에 시장 인구도 3억명 수준이지 않습니까. 그 정도로 대충 400만이 먹고사니까, 우린 3억평 공단에 잠재 시장인구는 자그마치 10억! 그 정도면 600만… 아니, 1000만명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맡겨주십시오. 제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여길 제대로 개발하겠습니다.”
“발전소를 비롯해 기본 인프라부터 부탁합니다. 플랜트 조성은 정부와 논의해야 하니까. 참, 중공 쪽 얘기는 아직 미래의 일이니 김 이사님만 알고 계시는 게 좋겠습니다.”
“예, 물론입니다.”
이 정도 미래가 보이면 베팅을 해야 하는 거다.
이란에서 원유 현물을 욕심껏 끌어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자.
어디 한번 해보자.
미국이나 일본도 중공과 거래를 트는데, 우리라고 왜 그 시장을 포기해야 하나?
< 443 : 천만명을 먹여 살릴 베팅 > 끝
ⓒ 푸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