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49)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449화(449/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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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9 : 확실한 부자 >
“어떠냐, 죽여주지?”
“정말 죽여준다. 개발자들이 이걸 개발하고 엄청 흥분했겠는걸?”
“난 확신이 들었는데 개발자들은 만들어 놓고도 반신반의하더라. 그래서 오늘, 우리 둘만 먼저 시제품을 보는 거야.”
저번에 말레이시아 국민차, 시티카에 하도 혹평을 쏟아냈더니 지레 겁을 집어먹은 모양이다.
하긴 실무자들이 괜히 나섰다가 내게 찍히면 곤란하지. 당연히 삼복이가 방패막이로 나서는 거다.
물론, 이번 건은 말레이시아 국민차와는 비교조차 불가능한 명품이지만 말이다.
“이 정도 품질이면 독일차든 일본차든 제대로 붙어볼 만 하겠다. 이 삼복 부사장, 자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74년 오일쇼크 이후로 소형차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우리도 라인업을 완성해야지.”
그래, 1차 오일쇼크에서 슬슬 커지기 시작한 소형차 시장은 2차 오일쇼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다. 1차 오일쇼크 때야 지프차에서 파생된 로열로더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우리도 충분히 독자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시장 진입할 때는 무엇보다 가격이 중요하지. 출고가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 거냐?”
“10만대 양산 기준으로 2100불 정도. 1200cc급 소형차에선 비교 대상이 별로 없지만, 1400cc급 일본 소형차보단 300불 가까이 싼 값이야.”
“그러면 안돼. 1995불로 맞춰.”
“찬수야! 아무리 장난감같이 생겼다고 해도 이렇게 귀여운 아이를 2000불도 안되는 가격에 내놓겠다는 거야? 안돼!!!”
삼복이는 로열미니를 끌어안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도 알잖아. 가격은 앞자리가 중요한 거. 그리고 어차피 잘 팔릴 거니까, 이번에 마켓 쉐어를 확실하게 늘려보자.”
“우리 전략에도 어긋나. 가성비가 로열시리즈의 아이덴티티이긴 하지만, 2000불 아래는 싸구려 티가 난다고.”
“싸구려라니 무슨 소리. 기본 옵션이 1995불이고 추돌 방지장치, 고급 전자식 계기판, 가죽 시트를 옵션으로 내놔라. 반도체를 채용한 라디오는 기본으로 하고.”
“옵션은 옵션대로 정식 가격이 있는 거고. 기본가가 2000불이 안 되면 소비자가 싸구려 취급을 한다니까. 싸구려 이미지가 안된다는 것도 예전에 네가 한 말이야!”
“아이고, 마! 그건 네 생각이지,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야지.”
“고객 입장?”
북미 자동차 가격은 한국인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과잣값이 출고가와 소매가가 다르듯, 미국에선 딜러마다 차 가격이 달라진다.
삼복이마저 살짝 헷갈리는 거다.
“그래! 고객 입장에서! 우리가 캐나다에 출시할 때야 직영 판매를 주로 했다고 해도, 북미야 100% 딜러들이 판매하잖냐. 우리 로열시리즈의 마크업 (mark-up, 웃돈)이 얼마냐? 초반엔 수백불까지 붙잖아. 로열미니도 고객 손에 쥐어질 때는 2300불쯤 될 거라니까. 싸구려 취급을 당하긴 개뿔!”
로열로더나 로열프린스는 웃돈이 600불까지 붙기도 했다. 그래서 캐나다 공장 앞의 직영점까지 와서 직접 사가는 일반 고객들도 상당했다.
심지어 밴 플린트 장군도 그리 구매했다고 들었다. 캐나다 공장 구경도 할겸 말이다.
“어? 듣고 보니 그러네… 마크업 비용을 생각하면 2000불을 넘기면 안되는 건가?”
“당연하지. 우린 충분히 가성비 넘치는 제품을 출시했는데, 딜러들이 장난을 좀 친다고 생각하게 해야 해. 딜러들이 먹는 돈이 좀 아깝긴 하지만, 광고비라고 생각하면 되는 일이야. 솔직히 딜러들이 판촉을 해줘야 일본 차와 독일 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넘을 수 있어.”
“너 그렇게 말하니 꼭 영업전문가 같다? 브랜드 이미지까지 생각하고 말이다.”
“로열미니를 기점으로 우리 대세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도 확실하게 할 때가 되었어.”
나는 브랜드 이미지라는 말이 나온 김에 삼복이에게 하고픈 말이 있었다.
말이 길어질 것 같아 로열미니 보닛 위에 앉으라고 두들겼다. 장정 둘이 벤치처럼 깔고 앉아도 짱짱하니 아주 좋았다.
“우리 브랜드 이미지는 가성비 아니야?”
“초반에 어쩔 수 없이 그리 했다고 해도 쭉 그리 나갈 순 없어. 가격으로 치고 올라오는 후발 주자는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고, 우리도 언제까지 박리다매만 할 순 없잖아.”
“그건 그렇지. 자동차 산업에서 인건비 따먹기를 할 것도 아니고 말이야.”
삼복이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설비투자를 해보니 자동차산업에서 인건비의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인건비의 비중을 줄여야만 일류 자동차 회사가 될 수 있는 거다.
“우리 대세자동차가 추구해야 하는 브랜드 이미지는 첨단 기술이야. 첨단 기술!”
“첨단 기술?”
“디자인부터 볼까? 솔직히 디자인은 이탈리아를 넘어서기 어렵지? 끽해봐야 비슷한 수준… 아니 국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리 디자인을 잘해도 카피캣이란 비아냥을 듣기 마련이야. SUV 같은 신모델이야 예외이긴 하다만.”
“음… 자존심이 상하지만 아니라곤 못 하겠네.”
“엔진은 독일, 차량 내구성은 일본, 하나같이 무너뜨리기엔 철옹성 같은 브랜드 이미지야.”
“일견 우리 엔진이 나은 면이 분명히 있다고 해도 고객들이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거네.”
삼복이가 감을 잡기 시작했다.
“맞아! 하지만, 우리에겐 첨단이라는 무기가 있어. 추돌 방지시스템, 반도체를 적용한 디지털식 계기판과 라디오, 강화 플라스틱, DOHC 실키 엔진 등등… 끊임없이 첨단 기술에 도전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해.”
“도전하는 기업…”
“그런 이미지가 딱 어울리는 고객층은 누굴까?”
“… 어, 젊은 층? 신입사원?”
“비슷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고, 연애를 하든지 막 가족을 꾸리기 시작하는 고객들이지. 그들에게 로열미니는 완벽한 선택이 될 거야.”
“나중엔 로열 프린스와 로열로더도 타겠네.”
“바로 그거야. 우리 단골이 되는 거지.”
“이야, 이제 알았다. 로열미니는 미끼… 아니, 신규고객 맞이 행사구나.”
말 잘했다. 2차 오일쇼크가 닥치면 자동차 시장 전체가 쪼그라들 테지만, 로열미니만큼은 승승장구하게 될 것이다.
“하하하! 멋진 말이네. 신규고객맞이 행사. 하반기에 수출 규제도 풀린다니까, 연말부터 풀 생각하고 하고 잔뜩 찍어서 내놓자.”
“문제없어. 디트로이트 공장도 캐퍼가 좀 늘었거든. 거기에 우선 배정하면 북미 인증도 훨씬 빨라지게 될 거야.”
“디트로이트, 좋네.”
올해 연말부터 로열시리즈와 K카의 생산량이 주는 만큼, 로열 미니로 채우면 될 거다.
제조업은 생산라인을 누가 효율적으로 돌리냐 하는 싸움이니 품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번 기회에 일본 자동차 업계는 확실하게 재낄 것 같았다. 소형차 시장은 로열미니가 차지하게 될 테니까.
이 일로 기초체력이 튼튼해지면 정말 럭셔리 라인업도 도전해보리라.
나는 럭셔리 브랜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는 21세기 엔지니어가 아닌가.
“찬수야, 그런데 부탁이 하나… 아니, 두 개 있다. 무조건 들어줘.”
“뭔데? 말해봐라.”
“첫째는 네가 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한번은 내려와 로열미니의 디테일을 살펴야 한다는 거야. 이건 너 같은 천재가 봐줘야 연말 양산이 가능해.”
날 천재라 불러주니 살짝 민망했지만, 맞는 말이었다.
“알았어. 로열미니만큼은 꼬박꼬박 챙기지.”
“나머지 하나는 네가 말레이시아를 좀 다독거려줘야 한다는 거야. 이런 로열미니를 말레이시아 국민차와 비교하면 솔직히 그쪽도 기분이 좋지는 않을 거 아니냐.”
“그것도 그렇네. 알았어. 내가 잘 다독거릴 테니까, 너는 로열미니에만 집중해.”
“같은 말이라도 부사장인 나보다 그룹 전체 회장인 네가 하면 말레이시아 쪽에서 받아들이는 게 다를 거라 그래. 바쁜 거 뻔히 알지만 수고 좀 해주라.”
녀석. 이렇게 쫄보답게 조곤조곤하게 주변 상황을 잘 챙기니, 자동차 협회장을 계속 연임하는 거겠지.
올해 추석까지는 로열미니 덕분에 시간은 잘 가겠군. 딱히 휴가를 챙긴 적은 없지만, 올해도 여름 휴가는 건너뛰게 생겼다. 겨울휴가를 좀 더 길게 가게 되리라.
그 뒤로 몇 달은 내 예상대로 순삭당했다.
오일쇼크 대비와 로열미니까지 챙기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
1978년 10월,
「충격. 이란 정부군 발포로 시민 120명 사망.」
「이란 국영석유회사 파업. 국제유가 혼란.」
「호메이니옹, 팔레비 왕정을 불법정권으로 규정, 대규모 반정부 시위 주도.」
연일 이란 사태는 신문 지상을 가득 채웠다.
테헤란 광장에 군중 수십만명이 모여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들고 시위에 나섰으며, 정부군이 발포한 총에 숨진 시민들이 수백명을 넘기고 있었다.
더욱이 10월로 접어드니 국영석유회사의 파업으로 한국을 포함한 외국기업들은 깡그리 철수했고, 곧이어 팔레비 국왕의 하야를 요구하는 대학생 시위대에 또다시 발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팔레비 왕정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총으로 국민적 저항을 막아보려는 시도자체가 국왕이 바보라는 인증이나 다름없었다.
조만간 팔레비 국왕이 망명하고 호메이니가 귀국해 임시 통치 기구인 혁명회의를 구성하면, 이란은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다.
원래는 연말에 일어나야 하는 일이 조금씩 당겨졌다. 이거 어쩌면 2차 오일쇼크는 원래 역사보다 빠르고 클 것 같았다.
서구 석유회사들이 이란산 원유를 빼돌릴 새가 거의 없었거든.
인천제철,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뵈스트 이사, 너무 오랜만에 와서 미안합니다.”
“무슨 그런 말씀을요. 울산과 여천을 오가시며 분투 중이신 것, 대세맨이면 다 알고 있습니다.”
뵈스트 이사는 내 말에 답하면서도 싱글벙글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당연하지만 이란사태로 철광석 가격과 철강 가격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거든.
유가가 오르면 석탄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죄다 오르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철강은 곧바로 가격이 오르고, 철강이 오르면 건축/선박/자동차 가격 등등이 오르고 물류비용이 증가하니 또 다른 원자재가격도 덩달아 폭등하게 된다.
오일쇼크는 물가 연쇄반응의 끝판왕이다.
“전세계 철강업계가 비상이라고 하는데 너무 좋아하는 것 아닙니까?”
“이참에 위기관리도 안되는 제철소는 없어져야지요. 철광석은 저희처럼 미리미리 충분한 재고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하하.”
“철광석 가격이 많이 올랐지요? 톤당 30달러까진 확인했는데 말이죠.”
우린 인천 매립지에 몇년에 걸쳐 꾸준하게 철광석을 매입했다.
다른 이들이 보면 재고관리를 과할 정도로 한다고 여겼겠지만, 나에겐 순수한 투자지.
“그거야 인천제철이 계약한 해머슬리社의 장기공급단가이고, 오늘 아침 일반 고시단가는 톤당 38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저희가 쓰는 분광마저 톤당 27달러를 돌파했을 정도입니다.”
좋아죽겠다. 철광석 가격이 3배 넘게 올랐네.
“철강가격도 갱신했겠군요.”
“물론입니다. 열연강판 기준으로 톤당 150달러가 오늘 아침 65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650달러라고요? 4배 넘게 올랐군요.”
“650달러도 우리 철강가격이 다소 저렴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일본산 철강은 750불, 미국산 철강은 680불을 돌파했습니다. 이런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진 이어질 거라니 더욱 즐겁습니다.”
“주문이 폭증하고 있겠군요.”
“예, 특히 사우디나 UAE에서 주문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세건설에는 미리 납품해놨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날뻔 했습니다.”
“대세건설도 대박나겠군요. 추가 오더는 오른 가격으로 협상할테니 말이죠.”
중동 특유의 건설계약, 즉 공사 중간에 이것도 만들어주고 저것도 만들어달라 식으로 오더를 주기에 자재가 폭등은 대세건설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초기 신도시 건설 계약 건을 대부분 이행했기에 추가 오더로 왕창 돈을 뜯어낼 수 있다.
건설자재는 대부분 국산이니 대세건설의 이익률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중부공단 건설 중인 김 이사도 그러더군요. 올해 대세건설의 매출과 이익률은 사상 최대가 될 거라고 말입니다.”
“행정수도 건설로 자재 재고를 마련해둔 게 이렇게 큰 이득이 되는군요. 어디 출고장으로 가볼까요? 물량이 얼마나 있는지 눈으로 보고 싶군요.”
다음 달부터 정부가 수출규제를 풀고 일제히 물량을 쏟아내기로 했다.
“너무 거대해서 출고장으로 가시면 가늠못하실 겁니다. 옥상으로 올라가시죠.”
“옥상으로요?”
“저도 요즘 점심시간마다 옥상으로 갑니다. 출고장은 물론 매립지에 쌓아둔 철광석만 봐도 배가 부를 지경입니다.”
나는 뵈스트 이사와 함께 인천제철 사무동 빌딩 옥상으로 올라갔다.
가까운 출고장부터 저 멀리 인천 앞바다 매립지까지 훤히 보였다.
“이야, 정말 어마어마하군요. 어째 내 예상보다 물량이 더 많은 것 같군요.”
출고장에 쌓아둔 철강 코일과 강관이 산을 이루고 있었고, 인천 매립지에 쌓아둔 철광석은 그런 산이 수십개쯤 되어 보였다.
“회장님께서 브라질산 분광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으라고 하셔서 힘 좀 썼습니다. 여기 있는 철광석만 팔아도 족히 7억 달러는 수익이 날 겁니다.”
“철강으로 만들면 10억달러 이상 수익이 난다는 말이군요.”
“예, 올해 연말 보너스는 기대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회장님.”
“물론이죠. 이 정도 성과면 특별보너스죠!”
“만세!!!”
“와아아아아아아!!”
뵈스트 이사가 옥상에서 만세를 외치자 회사 앞마당에 모여있던 직원들이 같이 환호했다.
“회장님께서 특별 보너스를 주신단다!”
“와아아아아!”
직원들이 뵈스트 이사를 주시하고 있었던 모양이네. 당연히 그들도 보너스를 기대하고 있었겠지.
“다들 외쳐요! 우린 부자다!!!!”
“우린 부자다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그간 10여년간 고생 많았습니다.
내가 확실하게 다들 부자로 만들어드리지.
직원들도 내 말에 뭔가 느껴지는 게 있었던지 펄쩍펄쩍 뛰며 좋아라했다.
얼굴에 숯검정, 손에 기름때 묻혀가며 고생했으면 당연히 부자 돼야지.
***
그해, 12월.
대세 본사 위성통신실.
위성통신을 셋업한다는 핑계로 뀌년 5인방 중 고델 장군을 제외한 이들이 다 모였다.
“실버, 정말 실시간으로 이란 방송이 들린다는 거야?”
“그럼요, 장군님. 국제전화도 위성통신으로 하는데 라디오 방송을 못들을 건 뭡니까?”
밴 플린트 장군이 위성통신 시스템의 스피커를 톡톡 두드리자 실버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장군님, 그보다 오늘 팔레비 국왕이 하야를 공식 선언하는 게 확실합니까?”
“확실해, CS. 후이 장군이 팔레비 국왕의 망명과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했다더군. 일단 바하마 쪽으로 갔다가 암치료차 미국으로 들어올 거네.”
뜻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역시 미국이 뒤를 봐주고 있는 거네.
“실버군, 어서 틀어봐.”
“잠시만요, 록펠러 회장님. 이게 시스템을 셋업한지 얼마 안되서… 아! 됐다.”
실버가 이러저리 뭔가를 만지작거리자 스피커에서 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라디오 방송이 흘러나왔다.
미국 방송사가 이란에서 내보내는 뉴스를 잡아서인지 이란말과 영어가 섞여서 나왔다.
<이란 국민 여러분, 본인은 지쳤습니다.
나는 오늘 이란의 왕위를 폐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는 이란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나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인정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뜻에 따라 나는 이란을 떠나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항상 이란을 사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란의 미래가 밝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와아아아아아!>
“뭐야, 하야 성명이 이렇게 짧아?”
“실버, 무슨 상관이야. 무역센터 연결해봐. 유가를 봐야지. 그게 더 중요하지!”
“아, 그렇지.”
우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니터 앞에 몰려가 UAE 무역센터를 연결했다.
국제 유가가 실시간으로 찍히고 있었다.
“36, 37!”
“38, 39… 40!!!!!!!”
“40달러!!!!!”
“와아아아아아!”
유가가 10불에서 40불을 찍었다.
팔레비 국왕이 하야하니 이란이 무정부 상태로 빠진 것이 확실해졌다.
여태 들썩거리던 글로벌 금융사들이 모두 유가 상승에 베팅한 것이다.
펑! 펑!
대번에 장인어른이 샴페인을 터뜨렸다.
“브라보! 브라보!”
“우린 부자다!!!!!!!”
“마스터, 정말 대단해! 역사상 길이 빛날 최고의 도박일 거야.”
“하하하! 우린 부자다!!!!!!”
“원더풀 라이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이제야 확실한 부자가 되었다. 이미 다들 퇴근한 밤늦은 시각이라 맘껏 샴페인을 퍼부으며 소리를 질렀다.
날이 밝아오면 미친 듯이 질주할 일만 남았다.
< 449 : 확실한 부자 > 끝
ⓒ 푸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