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68)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468화(468/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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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8 : 변화의 물결 >
며칠 뒤,
“한부는 백마아파트 사기분양 책임져라!”
“사기분양 책임져라!”
“전태수 사장은 계약 중도금 100% 환불하라!”
“100% 환불하라!”
“전태수 사장 물러나라!”
“물러나라!”
한부건설 본사 앞은 어느새 시위대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웬만한 시위는 사회불안을 조성한다며 경찰이 강제해산하는데, 경찰조차 멀리서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했다.
“김 이사!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백마아파트가 완판되었다는 말에 좋아한 게 불과 일주일 전인데, 이젠 사기분양이라니 전태수는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그… 그게… 대세가 저희 아파트 주변을 죄다 헤집어 놓는 바람에 모든 공사가 일시 중지된 상황입니다.”
“뭔 개소리야? 공사가 일시 중단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그리고 그런 중차대한 일을 지금 보고하는 거야?”
“그… 그게, 실무진에서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노력을 하긴 했는데 역부족이었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사장님.”
김 이사는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보고서를 내밀었다. 그걸 냉큼 낚아챈 전태수는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백마아파트 부지를 삥 둘러 가스관과 전봇대를 박아넣는 것도 모자라, 남쪽 경계선엔 운하마냥 널찍한 고랑을 파놓았다.
마치 공사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듯 말이다.
“대세놈들이 이따위 불법 행위를 해대는데, 서울시는 뭘 하고 있어? 당장 원상복구 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려야 할 거 아니야! 기자 불러서 9시 뉴스에 터뜨려야 할 거 아니야! 이 머저리 놈아!”
“그… 그게 어렵습니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합법행위라서 말입니다.”
“합법이라니! 남의 공사를 방해하는 게 무슨 합법이라는 거야? 이러면 분양 일정을 어떻게 맞출 거야! 어떻게!”
전태수는 김 이사 쪽으로 보고서를 냅다 집어던졌다.
멍청한 소리만 해대는 돈값 못하는 김 이사에게 뚜껑이 열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아파트 준공승인을 하려면 전기와 수도 같은 인프라는 필수이기에 현재 대세에서 하는 공사도 백마아파트 공사의 일부라는 겁니다. 준공에 필수적인 공사인데 무슨 공사방해냐는 대세의 논리에 서울시가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겁니다.”
“뭔 개소리를 그리 장황하게 하는 거야? 이런 상황이면 우리 공사가 몇 달은 뒤로 밀릴 텐데, 분양 일정 지키지 못하면 어찌할 거야? 위약금 물어줄 거야?”
“그래서 일부 공사는 한부건설이 맡겠다고 철수하라고 했더니 땅값과 철수비용을 합쳐서 200억을 달라고 하니… 이건 말이 안 통합니다.”
“뭐… 뭐라고? 200억?”
“이번 만큼은 최대한 비싸게 파는 게 대세 본사의 방침이라며 200억 밑으로는 절대 협상 불가라고 하더군요. 대세 놈들 미쳤습니다.”
김 이사의 말에 전태수는 저도 모르게 이마를 짚었다. 그가 우 회장에게 했던 말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은 꼴이었다.
이런 식이라면 절대 가스관이나 상수도관 연결도 공짜로 될 것 같지 않았다.
아파트를 다 지어도 수도와 전기 연결이 안되면 준공승인을 받을 수가 없다.
정말 사기분양이라는 소리를 듣게 생겼다.
“여태 떡값 챙겨준 공무원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받아먹은 게 있으면 먹은 값을 해야지! 공사 장비가 드나들 길만 뚫어주면 되는 일인데!”
전태수는 전봇대며 도시가스관 같은 미관상 이슈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어찌 되었든 진출입로를 확보해 공사를 진행해서 준공승인만 받을 수 있으면, 그때 가서 대세건설을 상대로 언론플레이를 하든 손해배상 소송을 하든 하면 될 일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분양받은 일반 시민들의 몫이니, 대세건설은 절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국민기업이라 불리는 대세가 시민들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소리를 어찌 견디나.
준공까지만 끌고 가면 한부건설이 무조건 이기는 게임이었다.
“그… 그게… 구청이며 시청이며 할 것 없이 죄다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업무가 바뀌어서 우리 쪽 편의를 봐주고 싶어도 봐줄 수가 없다는 식입니다.”
“빌어먹을 놈들. 책임 회피성 인사발령을 내? 내부적으로 서로 꼬리를 잘라주는 거야?”
“그게 이번 3월에 10대 국회가 출범했으니, 정식 인사 조처라고…”
“그래서? 네 알겠습니다 하고 돌아온 거야!!! 국회의원이 바뀐다고 공무원이 왜 바뀌나! 이런 모자란 놈, 내 눈앞에서 꺼져! 나가서 시위대나 해산시켜! 못하면 사표 써!”
“사… 사장님!”
전태수는 냅다 재떨이를 던졌고, 김 이사는 황급히 허리를 숙이고선 사장실을 빠져나갔다.
전태수는 김 이사를 쫓아내고선 전화기를 붙잡고 다이얼을 돌렸다.
<여보세요.>
“아, 장 의원님. 저 전태수 사장입니다.”
전태수는 바로 여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세가 끼어든 일이니 웬만한 칼을 휘둘러서는 흠집조차 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헉, 전태수 사장. 어쩐 일로 전화까지.>
개인 직통 전화를 걸면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던 장 의원이 오늘따라 흠칫 놀라는 목소리로 답했다.
“대충 아실 것 같은데, 대세가 저희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높으신 분께서 따끔하게 말씀해주셔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대기업이면 대기업답게 작은 기업을 겁박하는 건 관두라고 말입니다.”
<그… 그게, 전 사장. 정치권에서 어떻게 도와줄 방법은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선분양 대신 후분양을 법적으로 발의하는 것마저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걸 막는 게 먼저니, 이번 백마아파트 사태는 합의를 보든 견뎌보든 하십시오.>
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를 하고 있어?
이 상황에서 후분양이든 선분양 따위가 뭐가 중요해? 백마아파트 사태라고 지칭하는 걸 보니 뻔히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 도와줄 생각을 해야지.
“의원님. 이건 협박이 아니라, 로열층에 의원님 친인척은 물론 심지어 각하의 처남인 육 의원도 분양받지 않았습니까? 자칫하면 여당 의원들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습니다. 도와주셔야지요.”
전태수는 처음부터 최강의 패를 꺼내 들었다.
여차하면 이 일에 정치권까지 끌어들일 참이었다. 대세가 야당의 지령을 받아 여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를 만천하에 공개하려는 의도로 사달을 만들었다고 몰고 갈 수도 있는 거다.
물론 엄청나게 위험한 양날의 검이었다.
대통령 처남까지 끌고 들어가면 누구 하나는 작살날 수밖에 없지 않나.
<어허, 모르는 소리 하지 마소. 각하께서 최근 행정수도 건설현장을 시찰하면서 여당 의원들이며 고위 공직자들에게 부동산 투기 근절에 대해 수차례 경고를 하셨소이다. 이미 대부분은 분양권을 처분한 거 모르시오?>
“부… 분양권을 처분했다고요?”
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가 싶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대세의 공세에 사방이 포위되었고, 보험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죄다 펑크가 나 있었다.
<심지어 우 회장이 건설협회를 죄다 모아놓고 후분양에 동참하지 않는 건설사와는 앞으로 협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았소이까? 설마, 그 자리에 한부건설은 없었소이까? 지역구 국회의원도 대거 참석을 했는데 말이지요.>
“그따위 야합으로 부동산 시장을 어지럽히다니. 대기업의 횡포입니다. 횡포!”
<횡포든 뭐든 명분 싸움에서 일단 극히 불리합니다. 지금 선분양에 손을 들었다간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지역구 재선은 꿈도 못 꾸게 생겼습니다. 이럴 때는 납작 엎드려서 상황을 봐야지요.>
“상황을 볼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저 좀 살려주셔야지요. 공사 재개를 할 수 있게 불법 행위를 근절해주셔야죠. 이대로 분양 실패하면 저 혼자 죽을 일은 절대 없습니다.”
아파트 분양권이야 처분했다고 해도 그간 뿌린 뇌물은 고스란히 장부에 적혀 있었다.
최후의 상황에서 물귀신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무기였다.
<아니, 전태수 사장! 왜 그런 말씀을 하시오. 내가 언제 안 도와준 적이 있었소? 이번엔 정말 방법이 없소이다, 방법이! 대체 대세와 무슨 일이 있었기에, 우 회장이 이렇게 밑바닥까지 탈탈 털겠다고 나서는 거요? 울산에서도 그렇고 여태 투기꾼을 결딴냈던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지독하게 몰아붙인 적은 없었단 말이외다.>
“무슨 일이 있었긴요? 분양가를 좀 내리고, 자기들 아파트와 비슷하게 지으라기에 못한다고 했을 뿐이지요. 이런 속 좁은 놈 같으니라고. 작은 기업은 작은 기업대로 장사 노하우가 다른데!”
<아니, 전 사장! 설마 우 회장과 말싸움이라도 한 거요?>
“말싸움까지는 아니고, 조금 언성이…”
조금 언성이 높아졌다고 말하려는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미쳤군! 우 회장은 각하께서도 한 수 접어주는 양반인데, 그 양반이랑 말싸움을 했다고요? 그 양반은 내수엔 별 관심 없으니, 그냥 국가 발전 뭐 어쩌고 하면 예예하면서 듣는 척만 하면 되는 일인데. 그 양반 해외 출장 나가면 우리 세상인데.>
“그게, 인프라 공사까지 국가에 헌납하라는 둥 하도 엉뚱한 소리를 하길래 잠시 발끈했을 뿐입니다. 작은 기업이 인프라까지 헌납하면 뭐가 남는답니까!”
전태수는 그렇게 제대로 할 거면 내가 당신네에게 떡값을 왜 챙겨주냐? 라는 말을 억지로 삼켰다.
<아, 됐습니다. 대세와 완전히 돌아섰다면 나도 전 사장을 도울 수가 없어. 그동안 받았던 건 성의껏 돌려드릴 테니, 없었던 일로 칩시다. 이 시간 이후로 전화도 하지 말아 주시오. 공식적으론 전화 통화를 한적도 만난 적도 없는 겁니다.>
“아니, 장 의원님!”
<이거 원, 심장이 떨려서 말도 못하겠소. 나는 전 사장이 사람이 유도리가 있는 줄 알았더니 영 잘못 봤구먼. 어째 잘 살아남아 보소.>
“장 의원님!”
툭. 뚜우…
“야이! 시발 새끼! 떡값 받은 새끼가 전화를 먼저 끊다니 계약 위반이야! 계약 위반이라고!”
전태수는 수화기를 전화기에 대고 부서져라 내리쳤다. 그래도 좀체 속이 시원해지지 않았다.
쨍그랑!
분을 삭히기도 전에 집무실 유리창이 깨졌다.
“전태수는 나와라! 100% 환불하라!”
“사기분양 해결하라!”
“그게 감옥이지, 아파트냐!”
“수돗물과 전기는 어쩔거야? 도시가스도 연결 안된다며! 그게 아파트냐!!!”
바깥 시위대의 확성기 소리가 깨진 유리창을 통해 들려왔다.
쨍그랑!
한번 날아드니 돌멩이가 수도 없이 날아들었다.
“이것들이 단체로 미쳤나…”
전태수는 말은 그랬지만, 덜컥 겁이 났다.
조선놈들이 다른 건 몰라도 한번 화가 나면 앞뒤 안 가리고 뒤집어 엎어버리잖나.
정권도 혁명으로 이뤄진 나라다.
벌컥!
“아버지! 큰일 났습니다. 큰일!”
“큰일이라니. 무슨 소리야!”
전태수는 자기 앞에 철퍼덕 엎어지는 큰아들을 일으켜 세웠다. 지금 백마아파트보다 큰일이 어디 있다고 그러나.
“세무조사가 들어온답니다. 세무조사가.”
“뭔 세무조사야! 우리가 국세청에 바친 떡값이 얼마인데.”
“정부에서 이번 기회에 토건 비리의 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했다는 겁니다. 국세청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뇌물장부를 정리하지 않으면, 먼지 한톨까지 털겠다고 협박을 해왔습니다.”
“미… 미친 놈! 감히 나한테 협박을 해?”
여태 국세청에선 미리 정보를 알려주며 협조를 구했는데, 이번엔 강압적인 협박을 해왔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한부건설은 통째로 버려진 패가 되었다.
자칫 개기다간 십원 한 장 못 건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고 무슨 장사를 한단 말인가.
차라리, 뇌물장부를 언론에 뿌려?
아니야… 이미 언론은 대세편이야… 주상복합 분양가 분석하면서 입이 마르도록 대세를 칭찬하지 않았나.
그보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대세는 뇌물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 이 장부는 자승자박이지.
내 죄를 내가 고하는 꼴인데.
전태수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늪에 빠진 것 같았다.
“아버님! 어찌해야 합니까!”
“당황하지마라. 다 방법이 있다.”
“방법이라니요. 그럼 얼른 말씀해 주십시오. 시간이… 내일모레 바로 들이닥친다는데요. 그나마 그 동안의 정이 있어 마지막으로 알려주는 거라며 준비 잘 하랍니다.”
“방법은 있는데, 네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제… 결심이라니요.”
순간 큰아들은 전태수의 표정에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너는 이대로 망해서 거지 아들이 될래? 아니면 몇년 고생하고 갑부 아들이 될래? 결정해라.”
“예에?”
“결정해라. 그럼 이 아비가 방법을 알려주마.”
전태수는 큰아들의 어깨를 잡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런 방법까지 써야 하는 날이 올 줄이야.
순간 대세그룹 우 회장에게 개긴 게 후회막급이었다. 아니, 개기지 않았대도 이런 아파트 장사를 계속하지는 못했을 것 같았다.
장사꾼들의 세상이 급변하고 있었다.
***
비슷한 시각, 대세본사.
“그러니까, NIOC(이란국영석유회사)가 우리에게 LNG운반선 2척을 무상수리… 아니, 임대하겠다고 접촉해왔다는 거죠?”
“예, 그렇습니다. 세븐시스터즈나 서구 해운사에 임대하기엔 미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으니 아이디어를 그리 낸 것 같습니다.”
이란국영석유회사가 대세조선이 초기에 인도했던 LNG 운반선 2척에 대해 무상수리를 의뢰했다.
정말로 수리할 곳이 있어서가 아니라, 수리를 빙자해 우리에게 배를 임대하겠다고 말이다.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였다.
우리가 조선사와 해운사를 모두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수리를 했음에도 이란국영석유회사가 인수를 거부하면, 우린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수리를 계속하거나 조선사가 자체 인수하는 방식으로 일 처리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란 정부가 요구하는 물품과 단가를 협의 하십시오. 이참에 임대가 아니라 배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배를 인수… 알겠습니다.”
LNG 운반선이 2척이나 더 생기면 대세석유화학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진다.
한이석유가 우리 손에 들어온 만큼, LNG를 더 가져오면 올수록 에너지 장사는 더욱 유동적으로 할 수 있다.
파푸아뉴기니까지는 괜찮은데, 나이지리아는 너무 멀거든.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에 대형가스전을 개발할 때도 되긴 했는데, 이란 사태가 좀 잠잠해져야 가능한 일이다.
“물론 UN이 정한 인도적 물품에 한해서 말입니다. 절대 군사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물품을 거래해선 안됩니다.”
“예, 각별히 유의해서 대세실업에 업무 전달하겠습니다.”
빌 베인사단이 나서면 문제없을 것이다.
월가를 통해 두번 세번 체크를 할 테니까 말이다. 솔직히 이란과 구상무역을 통해 얻는 이득은 UN 인권단체에 기부 형식으로 공유하고 있으니 잡음이 날 가능성은 낮다.
“그럼 계열사 보고는 이쯤하고, 국내쪽 이슈는 별거 없겠지요?”
내가 요즘처럼 국내 이슈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었다.
한부가 괘씸하다기 보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망국병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국가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잘 알아서이다.
“백마아파트 건이야 잘 진행되고 있고, 행정수도 개발, 한강유역 개발, 중부공단 개발 등등 모든 것들이 순조롭습니다. 다만…”
“다만…”
“2차 오일쇼크로 경제 양극화가 심한 건 당연한데, 한국은 그 정도가 우려되는 수준입니다. 한쪽으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그와 동시에 도산하는 수출기업도 부지기수고 말입니다.”
“하긴 산업구조 재편이 너무 빠른 것 같긴 합니다. 연착륙을 시킨다고 하긴 하는데…”
대세 혼자서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니다.
솔직히 원단과 신발 사업을 대세실업이 견뎌주고 있으니 와중에 연착륙을 하는데도, 경쟁력을 잃고 도산하는 중소기업들이 부지기수다.
인건비 따먹기로 경쟁할 수 있는 시절이 바야흐로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정렴 비서실장이 회장님과 면담을 요청해왔습니다.”
“나정렴 비서실장이요? 조만간 시간 내 보겠습니다.”
청와대 비서실과 소통할 때는 염원철 수석을 통했는데, 나정렴 실장이 날 찾아오다니.
백마아파트 따위로 찾아올 사람이 아니니, 더 큰 이슈인 게 분명했다.
“실은 회장님께서 시간이 날 때까지 접견실에서 기다리겠다고 지금 와 계십니다.”
“이런, 다른 일은 나중에 논의합시다.”
“예, 회장님.”
나는 곧바로 접견실로 향했다.
< 468 : 변화의 물결 > 끝
ⓒ 푸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