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8)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48화(48/589)
< 048 : 꽃을 얻다 >
「뀌년 긴급 업무 보고. 원목 사업 및 항만 건설 순항 중. 1호 케이슨 안착. 중장비 수리 사업 착수 예정. 뀌년의 전술적 가치 급상승. 긴급 인력 충원 필요.」
“허 참… 감히 대통령을 쪼아?”
박 대통령은 텔렉스의 행간을 읽을 수 있었다.
우찬수는 이 짧은 텔렉스 전문에 긴급이란 단어를 두 번이나 썼다.
맹호부대 본대와 수재급 대학생 300명을 왜 아직도 안 보내주느냐고 닦달하는 것이 분명했다.
“누군 안 보내고 싶어서 안 보내나… 녀석.”
박 대통령은 얼굴을 비볐다.
그도 마음이 급하긴 매한가지였다.
똑똑.
“각하, 비서실입니다.”
“들어와.”
대통령은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리고 비서실장을 방안으로 들였다.
“협상 결과…”
“됐고, 내 질문에 대답해.”
“예.”
“맹호부대 최종 주둔지는 어떻게 됐나?”
“미군은 최종 협상에서도 플레이쿠, 안케, 뚜이호아에 맹호부대를 파견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쾅!
“바뀐 게 없잖아! 뭔 협상을 그따위로 해! 맹호부대는 뀌년에만 배치되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나. 어!”
대통령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중간에 파병 협상이 이렇게 꼬이지 않았다면, 벌써 본대를 파병했을 것이다.
“면목 없습니다. 미군은 파월 국군의 독자 작전권을 인정하는 대가로 국군의 주둔지 확대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확대해도 왜 하필 거기야? 거긴 최전방이나 마찬가지라며! 게다가 그렇게 띄엄띄엄 병력을 배치하면 어쩌자는 거야? 베트콩에게 각개 격파라도 당하라는 거야, 뭐야.”
한국군에게 할당된 전술 지역은 1,500km²로 초기 파병 협상 대비 몇 배나 넓어졌으며, 고작 1개 사단 병력으로 240km의 전선을 지키는 꼴이었다.
군인 출신인 박 대통령이 보기엔 너무나도 헐거운 병력 배치였다.
“미군뿐만 아니라 월남군까지 한국군 주둔지 확대를 원하고 있어 그렇습니다. 해당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군납을 거부하겠다고 말입니다.”
“뭐? 군납을 거부해? 월남군이?”
어이가 없었다.
자기 나라를 돕겠다고 나선 한국군을 압박하다니, 미친놈들이 아닌가.
“아무래도 일본이 중간에서 장난치는 것 같습니다. 월남군 사령부에서 뜬금없이 한국산 군복과 정글용 군화를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
“… 빌어먹을 놈들…”
“사이공을 중심으로 군납을 하고 있는 일본이 뀌년이 커지는 걸 견제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외교부를 통해 한일 청구권 협상까지 들먹이면서 국군의 주둔지 확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미일 군사 공조를 해치는 행위를 자제하지 않으면 청구권 협상을 지속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한미일 군사 공조? 무슨 개소리를…”
한미 군사 공조를 한미일 군사 공조로 바꿔말하다니.
“일본이야 자국 이익이 걸린 일이니 그렇다 치고 미군은 어째서 우릴 이렇게 압박하는 건가? 우리나라처럼 대규모 전투 병력을 파견한 나라는 없어. 우린 진정한 동맹국이란 말이다.”
“… 주둔지 확대라는 미일 요구는 동일하지만, 목적은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달라?”
“일본이야 국군이 주둔지를 확대하다가 자멸하길 바라는 걸 테지만 미국은 다릅니다. 사이공 대신 뀌년을 전략적 요충지로 격상하고자 한다는 정보가 접수되었습니다.”
“뭐라고? 사이공 대신 뀌년을 격상시켜?”
“밴 플린트 장군이 전략 변경을 주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전략 변경과 일본 놈들의 장난이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밴 플린트가?”
밴 플린트가 나서는 일이라면 미 군부뿐만 아니라, 정·재계가 같이 움직인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가 나서면 대체로 한국에 해가 되는 일은 없었다.
“… 각하, 외람되지만… 국군이 해당 지역을 지켜만 낸다면 이건 기회인지도 모릅니다. 비서실 내 소수 의견이지만, 저 또한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
기회라는 말에 뭔가 번쩍하고 스쳐 갔다.
기회! 기회! 기회란 언제나 위기 속에 숨어있으며, 그걸 알아채는 인간은 늘 소수다.
“무슨 뜻인가?”
“우찬수 사장이 비서실에 따로 의견을 구했습니다. 뀌년의 미래 가치가 높으니, 우리가 미리 선점하면 어떠냐고 말입니다.”
「To. 비서실. 뀌년의 전략적 미래 가치 분석 요망. 21세기 국제물류항구/상업/금융/관광 중심지. 한국이 미리 진출한다면?」
비서실장은 우찬수가 비서실로 보낸 텔렉스를 대통령에게 내밀었다.
텔렉스 전문(電文) 뒤에, 두툼한 보고서가 첨부된 걸로 보아 비서실에서 이미 검토가 이루어진 것 같았다.
“찬수 그놈이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이거야?”
“예, 각하. 단순한 문장이지만 함의는 꽤 있습니다. 뀌년의 지리적, 경제적, 인종적 가치를 재고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리적, 경제적은 몰라도 인종적 가치라니?
“무슨 말인가?”
“우찬수의 말은 뀌년이 동남아의 홍콩이 될 수 있지 않냐는 의미 같습니다. 그것도 화교가 주축인 홍콩과 달리 한국인이 주축인 뀌년 말입니다.”
“!!!!!!”
대통령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기가 흘렀다.
짧게 번쩍하고 스쳐 갔던 그 뭔가의 실체를 깨달았다.
“각하께서도 아시는 바와 같이 우찬수는 월남전에 대해선 회의적인 인간입니다. 언제나 경제적인 측면만 강조하며, 미군은 결국 월남에서 철수…”
“잠깐! 생각 좀!”
대통령은 손을 들어 비서실장의 말을 막았다.
대통령의 머릿속에서 그림이 수정되기 시작했다.
군인인 그도 우찬수와 같이 미군이 월남전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적이 명확했던 한국전쟁도 결국 휴전으로 마무리됐는데, 내전에 가까운 월남전에서 제 3국인 미군이 승전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파병을 통해 최대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미군의 원조를 얻어내는 전략을 구상했었다.
그런데, 미군이 철수한 뒤에도… 월남에서 얻어낼 것이 있다면?
‘녀석은 미군이 철수한 뒤의 그림을 그리는 거야. 뀌년으로 홍콩을 제치고, 싱가포르를 대신하려는 거야. 미국이 동남아에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싶지만, 굳이 화교 세력이 득세하는 꼴은 원하지 않는다는 걸 이용하자는 거지.’
미국이 아시아를 영향권에 두기 위해 가장 견제하는 세력은 화교 세력이었다.
화교 세력이 중국 공산당의 해외 지점이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은연중에 싱가포르에선 인도 계열 상인을 지원했고, 홍콩에는 영국 금융 회사의 진출을 종용했으며, 태국과 필리핀엔 일본 회사를 진출시켰다.
그런 미국의 거대 전략에 뀌년이 낀다면?
한국군이 미국을 뒷배로 삼아 자유 베트남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뀌년을 끝끝내 지켜낸다면?
그럼, 뀌년이 공산권에 대항하는 동남아의 거점이 되는 게 아닌가.
미국이 뒤를 봐준다면 홍콩처럼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군사적으로 봐도 뀌년은 사이공과 비교해 방어진지를 구축하기에 더 쉬웠다.
“가… 각하…”
“협정서 이리 줘. 어서.”
“예, 각하.”
쓱쓱.
대통령은 협정서에 거침없이 서명했다.
“맹호부대 파병 서둘러. 대학생 300명도 같이 달려 보내고 말이야.”
“예. 각하.”
“그리고 파월 총사령관에게 똑똑히 전해. 뀌년을 지키고, 우찬수 그놈을 지키라고. 그게 파월 국군의 목표라고 말이야.”
“예, 각하!”
파월 국군의 목표가 명확해졌다.
**
그로부터 며칠 뒤, 1965년 10월 16일.
“와아아아아!”
부산항에선 맹호부대 환송식이 열렸다.
수많은 정부 각료, 외교사절, 한미 고위장성, 사회단체 대표, 일반 시민, 학생, 파월 장병 가족 등등 10만 명이 운집했다.
“아이고, 이놈아. 네가 월남엘 왜 가?”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들이 네 명이나 있는데 저 한 놈쯤 어찌 된 들 어떻습니까.”
“그게 말이냐, 이놈아. 절대 앞에 나서면 안 된다. 알았지!”
사방에서 환호성과 색종이가 날렸지만 파월 장병 가족들은 걱정이 앞섰다.
“와아아아아!”
“꼭 무사히 돌아오세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떠나보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월남에서 한몫 단단히 잡아서 매달 거금을 부치는 이들도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니까.
“맹호!”
“와아아아아아!”
그렇게 맹호부대는 미군이 내어준 대형 수송함 4척에 나눠타고 뀌년으로 출발했다.
물론, 300명의 대학생도 함께 말이다.
****
풍덩!
오늘도 케이슨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언제봐도 장관이었다.
“자리 잡아! 서브 2호, 돌아야지. 오른쪽으로 돌아야지.”
<오른쪽 돌아.>
“좋아, 위치 좋아. 서브 3번 밀어. 그대로 밀어.”
<그대로 밀어.>
쿵!
“뭐해, 거치했으면 차수판 뜯어야지.”
“예, 팀장님.”
이미 거치된 케이슨 옆에 새로운 케이슨을 놓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5번 케이슨에 속채움 완료했어?”
“준설팀장이 지금 채우고 있어요.”
“아니, 왜 꾸물거리는 거야? 지금 6번 7번도 대기하고 있잖아.”
“가서 쪼고 올게요.”
지붕 위에서 보고 있자니 정말 바쁘게 돌아갔다.
이 시대에 이렇게 빠르게 항구를 짓는 건설사는 손에 꼽을 것이다. 스스로 뿌듯했다.
바지선이 2척이라, 이제 케이슨도 한꺼번에 두 개씩 튀어나왔다.
준설선이 공사 속도를 쫓아가지 못할 정도였다.
직원들끼리 케이슨을 레고블록처럼 척척 맞춰대니, 나는 지붕 위에서 한가로이 콜라나 빨며 지켜보면 그뿐이었다.
딸깍.
“상판 팀장님. 일단 간이 상판 덮도록 합시다.”
<옙! 사장님이 간이 상판 덮으래!>
<1번 메인선 이리로! 크레인! 크레인!>
나는 무전기를 켜서 케이슨에 임시 상판을 덮도록 지시했다.
저 멀리 수평선 가까이 커다란 배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뿌우우우우.
아니나 다를까, 파월 장병을 실은 수송선임을 알리듯 뱃고동이 크게 울렸다.
“우와, 큰 배가 들어온다.”
“맹호부대다! 드디어 오네.”
“덮어! 상판 덮어! 어서.”
직원들도 들뜨긴 매한가지였다.
맹호부대 본대까지 주둔하기 시작하면, 여긴 감히 베트콩이 넘보지 못할 철옹성이 될 거다.
펑! 펑! 펑!
빰빠빰빠 빰 빠빠방. 빰빠빰빠 빰 빠빠방.
뀌년 캠프의 미군도 환영회 예행 연습이라도 하는지 폭죽을 쏘아 올리고 팡파르를 틀어댔다.
아싸, 신난다.
직원이 3백 명이나 더 온다.
****
한 달 뒤,
<정찰 완료. 전방 2킬로 이내 적 없음.>
<육운부 전진! 전진!>
미군 정찰 헬기에서 무전이 들어오자, 선두의 맹호부대원들이 우리를 전진시켰다.
군인들은 우리를 육운부라고 불렀다.
육지운송보급지원부의 약자였다.
우린 민간 기업이라 군대 조직인 수송대와는 구별했다.
“고고고, 갑시다.”
“출발!!!”
맹호부대가 무전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주면 우리는 냅다 액셀을 밟았다.
우리는 뀌년을 떠나 뚜이호아, 안케, 플레이쿠까지 보급을 담당했다. 한번 나갔다 올 때마다 살이 쏙쏙 빠졌다.
타타탕!
“야이 미친! 베트콩 없다며!”
“미군 새끼들, 눈깔이 죄다 썩었어.”
<전원, 응사하라!>
“응사하라!”
<육운부 전진! 전진! 전진!>
헬기로 정찰했다더니 어디선가 베트콩이 저격해댔다. 사흘에 한 번꼴로 이런 공격을 받았다.
우린 머리를 숙인 채 액셀을 마구 밟았다.
선두에는 맹호부대의 지프차가 기관총을 매달고 앞장서고, 장갑차가 엄호하고, 우리 트럭이 뒤를 따라가고, 위에선 미군 헬기가 정찰 지원을 하는데도 이러는 거다.
우린 민간인임에도 철모를 쓰고, 보조석에는 M1 소총과 실탄 240발을 놓고 운전을 했다.
미군 방탄복을 사서 입는 건 당연했다.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지만, 베트콩의 기습이 주야장천 이어지니 어쩔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접전 지역에 주둔한 맹호부대와 미군 수만 명의 군수 보급물자를 수송하고 있으니, 우리 트럭이 베트콩의 첫 번째 표적이 되는 것은 당연했다.
‘수송은 곧 전투다’라는 말을 실감했다.
“빌어먹을! 하루에 2만 불로는 턱도 없어! 2배는 받아야 해.”
미군이 수송 건수당 돈을 주겠다고 했을 때, 나는 단호히 거부했다.
돈을 미끼로 우리를 부려 먹기 시작하면 딜에서 밀릴 수밖에 없으니까.
목숨이 달랑거리는 일이니, 운송이 있든 없든 하루에 2만 불씩 받기로 하고 운송 계약을 맺었다.
일 년이면 730만 불짜리 대형 계약이었다.
미군도 들어줄 수밖에 없었던 게 우리가 아니면 수송을 맡아줄 민간 기업이 없었다.
뚜이호아, 안케, 플레이쿠 세 방면을 중심으로 우리 직원들이 돌아가며 수송을 담당했다.
<사장님, 3배는 받읍시다.>
“지금 농담이 나옵니까. 밟아요!”
무전으로 아버지의 농담이 흘러나왔다.
우르르르, 우당탕탕.
밀림을 관통하는 비포장길을 마구 달려 나가 19번 도로에 올라타면 웬만큼 안심이 되었다.
“와아아아아아! 보급온다!”
중대 기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맹호부대원들이 우리를 반겼다.
보급품을 가져다주는 것도 있지만, 위문 편지를 가져오는 역할도 했기 때문이었다.
“맹호! 위문 편지 가져오셨습니까?”
“잠시만요. 짐부터 내리고 편지 나눠줄게요.”
“맹호! 다들 들었나? 어서 짐 내려.”
“와아아아!”
“하하, 기다리라니까.”
“저희가 하면 금방입니다.”
“그럼 콜라 한 병씩 서비스!”
“와아아아!”
용맹한 군인이라고 해봐야 20대 초반에 불과했다. 콜라 한 병에도 기뻐했다.
일부러 챙겨온 미제 스낵과 콜라를 상자째 내려주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중대장님, 오늘 물건 좀 있습니까?”
어째, 오늘따라 중대장이 나를 보고 싱글벙글하기에 건물 뒤쪽으로 걸어갔다.
“예, 오늘은 좀 왕건이입니다.”
“왕건이요?”
“드디어 미군 헬기를 수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야적장에 방수포 덮어뒀습니다.”
“본부에 보고해야 하는 물건입니까?”
“아닙니다. 기체 번호를 확인하니 완전 망실(亡失) 처리된 물건입니다. 조종사는 탈출하고, 강물에 휩쓸려 간 걸로 되어 있더군요.”
“우와아… 훕!”
나는 만세를 부르다가 입을 틀어막았다.
미군이긴 해도 아군 헬기가 추락한 사건을 두고 환호를 지르면 좀 그렇잖나.
“실어 갈게요. 수거에 성공한 대원들 불러주시고요.”
“옙. 맹호!”
우리는 고장 난 군수품도 수거한다.
뀌년 캠프에 중장비 수리 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은 미군 사령부에 신고해야 하지만, 이처럼 아주 간혹 망실 처리된 것들이 수중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우리가 맘대로 뜯어보고 수리해볼 수 있다. 우린 월남 놈들처럼 적군에게 팔아넘기는 파렴치한 짓은 하지 않지.
교육용이라는 순수한 목적이다, 이거지.
학구열에 불타는 대학생들을 위해 나는 기자재를 대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 말씀.
“맹호! 해당 기체는 우리 소대가 수거했습니다.”
야적장으로 가니 헬기를 수거한 소대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기대감에 눈빛이 반짝거렸다.
기체를 살펴보니 딱 좋았다.
기체와 조종석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졌지만, 엔진은 멀쩡해 보였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기 테레비 교환권.”
“테… 테레비! 감사합니다.”
“귀국하실 때 저희 매점으로 오시면 TV로 교환해드립니다.”
이런 보물을 수거한 이들에겐 TV 교환권 정도는 선물로 줘야지.
복무를 마치고 귀국하는 이들에겐 완전 군장의 무게만큼 모든 관세가 면제였다.
즉, 귀국할 때 미군 PX에서 비싼 물건을 채워가면 돈을 벌어가는 꼴이었는데, TV를 가져가면 최고로 효율이 높았다.
TV 한 대를 팔면 대학생 1년 등록금을 내줄 수 있었다. 우리 매점은 미군 PX와 물건을 주고받았기에, TV를 확보하는 건 문제없었다.
“우리도 뀌년으로 돌아갑시다.”
“옙, 사장님.”
아버지는 눈치 빠르게 벌써 헬기 잔해를 트럭에 싣고 방수포까지 꼼꼼하게 덮었다.
드디어 헬기 엔진을 얻었다.
지프의 휘발유 엔진, 트럭의 디젤 엔진, 헬기의 터보 샤프트 엔진… 아니, 가스 터빈엔진 3박자가 갖춰졌다.
터빈은 중공업 기계공학의 꽃이다.
오늘, 그 꽃을 얻었다.
< 048 : 꽃을 얻다 > 끝
ⓒ 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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