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89)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489화(489/589)
< 489 : 말석도 좋지 >
“제가 생각해본 방식은 신용장을 이라크 중앙은행에 개설하는 것입니다.”
“우 회장! 신용장을 개설하라니… 신용장과 국채가 다를 게 뭐가 있소이까?”
“마지드 장관님, 신용장은 국채와 달리 이라크 국영석유회사가 보증을 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보증만 갖춰주시면 저희가 동남아 뀌년 금융가에서 신용장할인을 받으면 됩니다.”
이라크 정부보다 더 믿을만한 존재가 있다면 그건 국영석유회사다.
이라크가 스스로 굶어 죽을 작정이 아닌 바에야 석유수출을 안 할 리 없지 않나.
“뀌년?… 그보다 우 회장은 방금까지 할인은 싫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마지드 장관님, 할인도 할인 나름입니다. 뀌년에서 저희 무역거래가 많으니, 할인율은 美국채 금리 정도로 맞출 수 있습니다. UAE 무역센터와도 연결된 곳이라, 여타 무역 거래와 비교해도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내 말에 마지드 장관은 눈을 크게 떴다.
그래, 뭔가 느껴지는 게 있지?
런던이나 뉴욕을 통하지 않고도 대규모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곳이 생긴 것 같지?
“자… 잠깐!!! 뀌년인가 뭔가가 UAE 무역센터와 연결되어 있다면… 거기가 현물시장이 있다는 그곳이오?”
“예, 그렇습니다.”
“그럼, 우 회장님을 통하면 우리 이라크도 외환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뜻입니까?”
옳거니! 마지드 이 양반, 제대로 물었어!
“조건이 어찌 되냐에 따라 못할 것도 없지요. 현재 외환거래를 어떤 식으로 하고 계시는지요? 이라크 정부가 런던이나 뉴욕을 통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고 알고 있습니다.”
“프랑스 토털社와 이탈리아 ENI社를 통해 외화를 조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원유수출 대금이지요. 헌데, 어찌나 가격을 후려치는지 원… 빌어먹을 새끼들!”
욕은 나오겠지만, 이 모든 게 영국계 석유회사를 어설프게 몰수한 대가다.
국유화를 하더라도 사우디처럼 미국을 끼워서 조금 떼주는 척이라도 하면 뒤탈이 없었을 텐데, 하여간 대통령이 바보라 모든 일이 엉망이지.
덕분에 내가 기회를 잡는 거고 말이다.
“토털社와 ENI社라, 어휴 힘드시겠군요.”
“우 회장님도 그 놈들을 아십니까?”
“그럼요. 저도 기름밥을 먹는 사람인데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쥐뿔도 없는 주제에 기술 이전엔 인색하면서 돈 욕심만 그득한 석유회사 아닙니까.”
나는 짐짓 징글징글하다는 표정으로 손을 휘저었다. 이렇게 장단을 맞춰주는 거야 백번이고 천번이고 해주지.
우리에게 원유를 넘겨! 좋은 가격에 사줄게.
“설마, 우 회장님은 토털社와 비슷한 업종도 하십니까?”
“제가 유전개발과 석유화학업종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먼저 드렸어야 했는데… 실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희 대세가 엑손과 비교할 순 없어도 토털보다야 여러모로 낫지요. 리비아도 바다 건너 바로 프랑스가 있는데도 토털社를 제치고 저희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지 않습니까. 그 이유가 뭐겠습니까? 다 돈이 되기 때문이지 않겠습니까?”
“흠. 토털사보다 대세가 돈이 된다…”
“저희는 뀌년 원유현물거래소의 주 거래처입니다. 원유 판매권을 주시면 좋은 가격에 대량으로 팔아드리지요. 게다가 운반까지 알아서 합니다. 심지어 적당히 유지보수비만 챙겨주시면, 생산량도 50%는 늘려드릴 수 있습니다.”
“50%라고요? 그게 가능합니까?”
“리비아만 해도 일산(日産) 100만 배럴을 1년만에 일산 200만 배럴로 늘렸습니다. 원유수송 파이프 유지보수도 훨씬 효율적인 체계를 갖추게 되었고 말입니다. 저희 대세는 고객과 상생을 지향하는 회사입니다.”
정보부 장관이니 리비아를 조사해보면 내 말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내 한 가지 묻겠소이다.”
“얼마든지요.”
“대세를 통하면 외화를 얼마나 당길 수 있겠습니까? 장기 상업차관 말이외다.”
“글쎄요. 이라크 원유 생산이 일산(日産) 180만 배럴쯤 되지 않습니까? 저희에게 확장 공사를 맡겨주시면 300만 배럴까지 올리는 건 문제없으니, 3년 거치 5년 상환 정도로 20억 달러는 족히 빌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20억 달러!!!”
현재 이라크가 계획하고 있는 국책과제가 대충 20억불 정도지 않나.
내겐 원유 관련 수입과 플랜트를 맡기고, 현산엔 인프라 공사를 맡겨라.
돈이야 내가 잔뜩 빌려주지.
아니, 전쟁이 터지면 전비(戰費)마저 빌려주지.
죄다 이라크산 원유로 갚으면 되는 일이다.
원래 역사에서는 이란-이라크전이 발발하자 프랑스의 토털社가 헐값에 이라크産 원유를 거의 독점하며 대박을 치지만, 이번 역사에선 대세가 그 역할을 대신해주지.
이번 기회만 잘 살리면 토털사를 세븐시스터즈에서 밀어내고 대세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심장이 뛰는 일이었다.
말석이긴 하지만, 세븐시스터즈의 일원이 된다는 말은 명실공히 글로벌 대기업이 된다는 의미니까 말이다.
“계약서만 작성해주신다면 제가 적극 나서보겠습니다.”
나는 표준 계약서에 여태 나온 말을 특약으로 적어넣고 서명한 뒤에 마지드 장관에게 건넸다.
“내 우 회장의 제안을 대통령께 직접 보고하리다. 덩치가 큰 건이니, 결과는 정부 채널을 통해 연락하겠소이다.”
“그럼 군함은 정식 발주서가 오면 그때부터 건조하겠습니다.”
“아, 아니오! 내가 여기 계약서에는 서명하리다. 다만, 그와 별도로 원유수입권은 나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서 말입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군함 발주는 일종의 시범사업이군요. 장관님 말씀을 믿고 건조를 시작하지요.”
“시범사업! 바로 그겁니다. 하하하.”
나는 재차 특약칸에 고속정 1척과 호위함급 구축함 1척을 건조하고, 세부 무기체계는 이라크 국방부와 따로 협의한다고 기재했다.
일단 나와 원유 거래를 트면 그날로 빨대 꽂는 거다. 최소 20년짜리로 말이다.
“바로 저희 직원을 파견하겠습니다. 귀찮은 건 저희가 다 알아서 할 테니, 장관님께선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건 신경 쓸 것 없이 결단만 내리시면 됩니다.”
“그럽시다. 하하하.”
회식 한 번으로 007 가방을 가득 채운 뇌물에다, 계약금조차 치르지 않고 고속정과 구축함 건조계약을 체결했으니 기분이 좋겠지.
마지드 눈에는 뭔 호구 놈이 제 발로 기어들어 왔나 싶을 거다.
***
며칠 뒤, 뀌년 공항.
“아버지, 엄마. 잘 살펴 가세요. 건강하시고요.”
“그래, 너도. 우리 유진이도 무럭무럭 자라렴.”
“예, 할머니.”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장인어른.”
“그래, 몸 생각도 좀 하면서 일해. 사위가 시킨 숙제는 뉴욕으로 돌아가면 0순위로 챙길 테니 걱정하지 말고.”
“죄송합니다. 어쩌다 보니 장인장모님 휴가가 비즈니스 여행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는 바레인에서 뀌년으로 돌아오자마자 장인어른을 앞세워 각종 은행장들을 모아 이라크에 대한 상업차관을 논의했다.
대부분 원유 선물과 현물거래에 한발 걸치고 있는 이들이라, 이라크産 원유가 들어올 수도 있다는 소리에 환호성을 지르며 협력을 다짐했다.
장인어른과는 따로 시간을 내어 이란-이라크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고 말이다.
장인어른 역시 전쟁이라는 말에 밴 플린트 장군 못지않게 놀랐지만, 그 못지않게 계산도 빨랐다.
우리 둘은 고델 장군과 함께 마일스톤도 수정하며 여러 변수에 대해서도 나름의 대비를 했다.
“뭐가 죄송해? 남자는 원래 눈 딱 뜨면 돈 벌 궁리부터 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집안이 평안한 거라고.”
“당신이 자꾸 그러니까, 우 서방이 이제 뀌년에 와서도 일만 하잖아요. 둘 다 적당히를 몰라요.”
“걱정 말아요, 엄마. 그래도 찬수 씨가 이젠 일요일에는 웬만하면 우리랑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요.”
“일요일에 쉬는 건 당연… 그래, 그것도 발전이긴 하구나. 페기 네가 옆에서 잘 챙겨주렴.”
“살펴가십시오, 장모님.”
“그래, 우 서방. 잘 부탁하네.”
한국식으로 우 서방이라 부르며 내 손을 토닥거렸다. 무슨 뜻인지 알기에 안심하시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이거 휴가 와중에 짬을 내서 베트남의 석탄화력발전소도 둘러보고 왔기에 망정이지, 먼저 귀국하라고 했으면 큰일 날 뻔했네.
“자, 우리도 귀국할까요?”
“예, 돌아가요. 우리 집으로.”
우리 부부는 장인 장모님을 배웅하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연말에 미국, 바레인, 이라크, 뀌년을 거쳐 대한민국으로 돌아가는 거다.
깔끔하게 지구 한 바퀴를 돌았다.
그래도 예전과 달리 뀌년에서 대한민국까지는 대세항공의 1등석을 탈 수 있기에 아주 편했다.
“회장님, 불편하신 점은 없으신지요?”
“네 없습니다. 편하고 좋군요.”
“뭐든 필요하신 것이 있으면 여기 버튼을 눌러주시면 바로 도와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기내 서비스가 아주 좋아졌다.
기내식도 아주 맛있고, 담요도 가볍고 포근했다.
특히 직원들의 접대 매너도 인터컨티넨탈 호텔 못지않게 세련되게 변했고, 유니폼도 한복에서 깔끔한 양장으로 국제 항공사 못지않게 변했다.
주영길 이사에게 21세기 기준으로 이런저런 개선점들을 짚어줬던 것들이 꽤 이른 시일 안에 훌륭히 완료되었다.
대세가 맡으면 그게 뭐든 21세기 대한민국의 그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서는 게 보였다.
주영길 이사가 고생 좀 했겠군.
***
김포공항,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김포 공항엔 빌 베인이 비서실 직원들을 잔뜩 이끌고 마중을 나왔다.
내가 계열사 수장들을 모두 불러모으라고 텔렉스를 보냈기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사모님, 울산으로 모시겠습니다.”
기 비서가 눈치 빠르게 페기와 유진을 태워 울산으로 향했고 말이다.
“찬수 씨와 같이… 아, 아니네요.”
페기는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도 금세 웃는 표정으로 살짝 손을 흔들고 한잠이 든 유진을 깨울세라 조심히 차에 올랐다.
“다들 모였습니까?”
“예, 회장님. 극비 사항이라고 하니 다들 무척이나 당황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일 때문에…”
“빌 베인 실장도 참석하십시오. 보안 각서에 서명하고 말입니다.”
나는 보안각서를 언급하며 빌 베인에게 거대한 원통을 건넸다.
뀌년에서 작성한 이란-이라크전 대응 계획이었다. 다 같이 보며 숙제를 나눠야 했다.
“예, 회장님.”
“갑시다.”
나는 대세 본사로 향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그룹이 되었으니, 이제 세계적인 그룹으로 올라서 봐야지.
***
대세 본사, 대 회의실.
1년에 한번, 연초에 그룹 계열사 임원들을 모아놓고 경영 회의를 하긴 하지만 이렇게 무거운 분위기로 모인 적은 처음이었다.
내가 각 계열사의 경영전략논의는 서면으로 대체하고,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비상경영체제라고 하니 다들 놀라셨지요?”
“예, 그렇습니다. 세계경기가 약간의 침체를 겪고는 있지만, 우리 대세그룹의 전망은 아주 밝습니다. 위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삼복이가 계열사 임원들을 대표해서 말했다.
대세자동차는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둔 데다, 다른 계열사들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에 다들 삼복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우리 그룹은 R&D 투자비율이 매출의 8% 이상으로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미래 준비에 능동적입니다.”
이번엔 빌 베인 실장이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R&D 투자도 최상급이니 리스크 관리도 잘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지금이 그룹의 위기라든지, 미래 준비가 불충분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린 여태 너무나도 잘해왔기에 눈앞에 있는 엄청난 기회를 놓칠 뻔했다는 겁니다. 지금이라도 비상경영체제를 운용하면, 우리 그룹은 여러분들의 예상보다 두 배, 아니 열 배는 더 성장할 겁니다.”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산유국 둘이서 피 터지게 싸우는 일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란과 이라크 양국 모두 최소 2000억불에서 최대 5000억불까지 전쟁비용을 소모했다고 들었다.
양국 모두 합치면 최소 4000억불이 넘는 시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월남전보다 더 대단한 기회인데 어째서 내 기억에 없을까를 생각해봤는데, 정치에 답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80년대 초 심각한 국내 정치불안으로 이란-이라크전 특수를 이용할 수 없었던거다.
신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계엄령을 선포하며 국민의 인권을 짓밟았는데, 무슨 전쟁특수를 이용할 정신이 있었겠나.
하지만, 지금은 신군부 세력은 완전히 역사에서 지워졌으니 엄청난 기회를 맞이한 거다.
달라진 역사는 또 한 번 대한민국이 점프할 기회를 열어주고 있었다.
“열배나 성장한다고요?”
“당연합니다. 최소 4000억불짜리 시장입니다.”
삼복이는 물론, 모든 임원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눈을 휘둥그레떴다.
올해 대한민국 1년 예산이 300억불 수준이니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장이다.
“회장님, 대체 그 시장이 어딥니까? 설마, 중공입니까? 아니면, 소련?”
빌 베인조차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이란-이라크전은 월가에서도 모르는거야.
이거 잘하면 우리가 절반은 먹을 수 있다.
“아닙니다. 이란-이라크 전쟁입니다.”
솔직히 이란-이라크 전쟁을 임원들에게 알리는 걸 고민하긴 했다.
하지만, 이건 오일쇼크와 달리 몇 사람 정도 움직여서 될 일이 아니다.
그룹 전체가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나는 내 사람들을 믿는다.
“헉!!! 저… 전쟁이라고요?”
“회장님! 전쟁이 터지는 겁니까?”
“내 예상으론 그렇습니다. 베인 실장, 마일스톤 좀 걸어줘요. 여러분들, 다 같이 봅시다.”
“예, 회장님.”
내 말에 빌 베인이 원통에서 마일스톤을 꺼내서 화이트보드에 붙였다.
임원들이 우르르 일어나 내 곁으로 몰려들었다.
나는 마커펜을 잡고 하나하나 설명해갔다.
군인 출신인 고델 장군과 금융의 대가인 장인어른이 조언을 해준 마일스톤이라 나 혼자 작성한 것보다 훨씬 깊이가 있었다.
“제일 먼저 서둘러야 할 것은 전차 생산입니다. 인천제철, 대세자동차, 대세정공, 대세중공업, 대세연구소가 모두 합심해야 하는 일입니다. 대세중공업 심재홍 이사가 리더 역할을 하십시오.”
“예, 감사합니다. 회장님.”
역시 심 이사.
놀라지도 않고 맡겨줘서 감사하단다.
여태 전차 관련해서 했던 일은 월남전에서 망가진 전차를 수리했던 이력이 전부인데 말이다.
“예전에 대세연구소에서 월남전 M48, M60 중고전차를 수리해서 국군에 납품했던 이들을 다시 모으십시오. 올해 말까지 한국형 M60 전차를 생산한다고 생각하고 작업에 임해야 합니다.”
“예, 회장님.”
“이삼복 부사장.”
“예, 회장님.”
“크라이슬러 디펜스 라이선스를 적극 활용해서 필요부품에 대해선 수입선을 알아봐 줘요. 국산화 여부는 심 이사가 알아서 할 테니.”
“예,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혹시나 하고 사뒀던 크라이슬러 디펜스 라이선스가 이렇게 빨리 쓸모가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대세건설, 대세실업, 대세석유화학, 대세조선, 대세항공도 모두 숙제가 있습니다.”
군함, 전투기 부품, 탄약, 개인화기, 군복, 군화, 방탄모 등등 온갖 프로젝트가 수두룩했다.
“앗! 회장님. 전투기도 여기 끼는 겁니까?”
“당연히 끼어야죠. 대세항공엔 방산 사업부도 따로 있는데 말입니다.”
주영길 이사가 제일 좋아했다.
다른 이들은 아직 어리둥절한데 말이다.
“회장님, 이 정도 물량이 정말 가능합니까?”
“왜요, 김복순 이사? 자신없습니까?”
“아닙니다. 너무너무 좋아서 그럽니다. 군복만 100만벌이라니, 대세 만세입니다.”
“대세 만세!!!!”
김복순 이사가 대세 만세라는 말을 하자, 대번에 옆에서 주영길 이사가 양팔을 번쩍 쳐들며 만세를 외쳤다.
“어째 다들 해볼 만 하겠습니까?”
나는 화이트보드를 텅텅 치며 웃었다.
“자신있습니다.”
“그래요, 더 부자 되어 봅시다. 누구도 넘보지 못할 글로벌 기업이 되어 봅시다!”
“와아아아아아아!”
세븐시스터즈의 말석에 오르고, 거기다 중공업까지 더하면 대세의 위상은 한국 기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다.
“80년대는 우리의 시대! 대세의 시대가 될 겁니다. 다 같이 한번 해봅시다. 대세 만세!!!!”
“대세 만세!!! 우어어어어어!”
나또한 대세 만세를 외쳤다.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 489 : 말석도 좋지 > 끝
ⓒ 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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