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91)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491화(491/589)
< 491 : 승리의 V자 >
1980년 1월 중순, 대세 호텔.
<국민 여러분 참으로 감사합니다. 저의 승리는 바로 위대한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입니다. 다만 저는 이 순간 당선의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과 엄숙한 사명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제 명실상부한 문민정부를 창조해냈습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이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하겠습니다.>
<와아아아아아.>
TV에서는 YS의 당선 소감을 온종일 재방송을 해댔다. 이 시대 대한민국에 이보다 중요한 일이 뭐가 있겠나.
애써 흥분을 감추고 소감문을 읽어가는 YS는 당사 밖에서 연신 들려오는 만세 소리에 목소리가 간혹 떨리기도 했다.
나 또한 문민정부의 출발에 감격했다.
예상은 했지만 6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했기에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서도 탄력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대한민국의 시계 또한 원래 역사보다 한층 빨라질 것이다. 내가 알던 1980년이 아니라서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허허허. 거, 누군지 모르지만 얼굴이 훤하게 보기 좋구먼.”
YS는 농담을 하며 TV를 껐다.
“당선자님, 축하드립니다.”
아직까진 정식 대통령이 아니니 당선자라고 불렀다. 하지만, YS는 그런 호칭 따위로 기분이 달라질 상태가 아니었다.
아까부터 하늘을 나는 표정이었으니까 말이다.
대통령이 될 때까지 투쟁해온 시간이 강물처럼 흘러가고 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우 회장님의 힘이 컸습니다. 앞으로도 협조 잘 부탁드립니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하여 평생을 바쳐오신 결과가 현실화한 것이지 않습니까. 새로운 대통령님과 함께 대한민국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우 회장다운 말씀이군요. 여하튼, 이제 결과가 나왔으니 말씀해보십시오. 당선사례는 어찌 해야겠습니까? 앞으로는 이런 비공식적 만남도 쉽지 않을 테니, 이 자리에서 기탄없이 말씀해 보십시오.”
“후보 단일화를 하셨던 것만으로 당선사례는 이미 받았습니다. 말씀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어째 당선 소감을 발표하자마자 나와 비밀회동을 갖자고 하더니 당선사례를 하겠다는 뜻이었군.
당선사례 따윈 필요 없다.
대세그룹은 이미 선순환에 들어섰기에 정치권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숙제를 아주 안 받을 순 없겠지만, 특례니 뭐니 하며 발목 잡힐 일도 없을 테고 말이다.
“허, 그리 말씀하시니 내가 다 민망해지는군요. 그럼 나도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우 회장님의 호의만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왕 이렇게 면담을 하게 되었으니 업무보고를 좀 드렸으면 합니다. 차후 상공부나 국방부를 통해 정식보고가 되겠지만 말입니다.”
“오, 뭔가 큰 수주 건이 있나 보군요. 정부가 도와야 할 것이 있습니까?”
“예, 저희 대세가 중동에 군함을 비롯해 각종 무기를 수출하게 될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등 선진국과의 외교 채널을 통해 이런저런 협상들이 오갈 것이라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아니, 솔직히는 국제정치적으로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이슈 좀 되면 어떻습니까? 밑지고 파는 것은 아니겠지요?”
“절대 아닙니다.”
“그럼 무조건 도와드려야지요. 안정 속에서 변화와 개혁! 그리고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것이 문민정부의 목표이지 않습니까. 많이 벌어오십시오. 무기든 뭐든 팔 수 있다면 팔아야 합니다.”
YS치고 너무 말을 잘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하긴, 당연한 반응이기도 했다.
이 양반의 아킬레스건은 경제성장률이 꺾이는 것이니까.
“감사합니다. 당선자님.”
이 또한 역사가 조금 바뀌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일단 경제적으로 아직 성장동력이 많이 남아있는 데다, 정치보복이나 신군부를 때려잡아야 하는 일이 우선될 필요가 없으니 자연스레 경제발전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물론 민주화 투사답게 경제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 어떤 식의 해결방안을 제시할지 두고 봐야겠지만 말이다.
최소한 현재까진 수출이나 투자를 정부가 컨트롤하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으니 잘된 일이었다.
대세가 훌쩍 성장해 그런 컨트롤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상태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럼 나도 이왕 만난 김에 물어봅시다. 중부공단공사는 언제 완료가 됩니까?”
“중부공단은 올 상반기 중으로 1차 입주가 시작됩니다. 한이석유를 비롯한 석유화학공단이 먼저 운용을 시작하고, 종합제철소 공사는 내년 하반기에 1기 공사가 완료될 것입니다.”
예산은 작년 말에 과다할 정도로 집행되었기에 전혀 문제없었다.
“내년 말이라고요? 그럼, 新청와대 공사도…”
“청와대 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삼일절 행사는 새로운 청와대에서 성대하게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때쯤 행정수도 시범단지 분양도 같이 이뤄지니 그 일대가 시끌벅적할 겁니다.”
“하하하, 뭐든 척척 이뤄지는군요. 대세가 맡으면 안 되는 일이 없다더니 정말 대단하군요.”
“행정수도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대단한 덕분이지 않겠습니까?”
“정치권 일부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에 너무 과한 투자를 하는 게 아니냐, 심지어 산업계에선 차관까지 빌려 중복투자를 했던 것 아니냐 하는 비판이 있는 게 사실인데… 어찌 생각합니까?”
은근슬쩍 YS가 의견을 묻는 듯 정치적 질문을 해왔다. 내게 재계를 대표해서 의견을 말해보라는 듯 말이다.
내가 재계의 대표는 아니지만,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비전을 공유할 필요는 있을 것 같았다.
마침 귀빈실에는 세계전도가 걸려 있었다.
“행정수도나 중부공단은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 아닙니다. 인프라스트럭쳐. 즉, 사회간접자본입니다.”
“그거야 당연하지요.”
“인프라에 1달러를 투자하면 국민소득은 3달러가 증가합니다. 다른 투자에 비해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편이지요.”
“효과가… 3배나 된다고요? 그것도 공평하게!”
“물론 정부, 민간, 금융의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질 때의 얘기입니다. 땅 투기하는 정치인, 부실시공에 닭장 아파트만 짓는 건설사, 국민들에게 돈놀이를 하는 은행이 합쳐지면 지옥이 펼쳐지겠지요. 해외에서 아무리 돈을 벌어와 봐야, 부동산 투기꾼들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될 겁니다.”
대한민국은 제국주의적 침탈이 아니라 생산적인 경제 활동만으로 선진국에 진입한 위대한 국가지만, 그 기적의 열매를 공평하게 나누었냐는 별개의 문제다.
지금부터라면 바꿀 수 있다.
대한민국은 더 나아질 수 있고, 더 위대해질 수 있다. 우리 민족은 되는 민족이거든.
“휴우, 내가 괜한 질문을 한 것 같군요. 너무 심각한 말을 들었습니다. 며칠간은 정말 순수하게 당선의 기쁨을 즐기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이왕 심각해지셨으니, 승리의 V자 얘기도 들어보시겠습니까? 그럼, 제2종합제철소나 200만호 아파트 건설이 과도한 투자가 아니라는 확신이 드실 것입니다.”
“승리의 V자라고요?”
나는 YS의 놀라는 표정에 만년필을 꺼내 세계전도에 V자를 그렸다.
뀌년을 중심으로 아주 큰 V자를 말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월남전 참전을 기회로 뀌년을 사실상 점유했습니다. 정치적으로야 미국을 등에 엎긴 했지만, 뀌년에서 일어나는 무역의 45%를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있으니 경제적으론 지배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기존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뀌년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주더군요. 헌데, 그게 승리의 V자와 무슨 상관입니까?”
“대한민국은 본사고 뀌년은 대리점이지요. 동남아시장은 이미 상당히 장악했고, 뀌년 동쪽으론 중공과 대만, 서쪽으로는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를 거쳐 동유럽까지 뻗어가는 겁니다.”
“무역로를 확보하자는 말입니까? 그거야 너무나도 당연한 수출 전략인데, 승리의 V자라니 너무 거창…”
“비단 공산품만 수출하는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기적을 파는 겁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기적을 팔다니요.”
“수많은 개발도상국 정상을 만나 세일즈를 하십시오. 한마디면 됩니다.”
“한마디? 무슨 한마디?”
“대한민국만큼 잘 살게 해주겠다. 대한민국만큼 빠른 성장을 하게끔 도와주겠다고 말이죠. 미국만큼 잘살게 해주겠다는 말보다 백배는 현실적인 말이지 않습니까?”
“… 그… 그런 생각을… 그래요, 못할 것도 없지요. 대통령이야 말로 1호 영업사원 아닙니까.”
YS도 박 대통령의 이 말만은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렇습니다. 못할 게 없지요. 게다가 우리는 6.25 전쟁 이후 아무 것도 없는 상태로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최빈국에서 이만큼 살게 된 것. 그걸 광고하시는 겁니다. 말하자면 과거의 가난도 자산이지요.”
“우 회장님과 대화를 하고 있으니 가슴이 벅찹니다. 대한민국의 기적을 판다….”
“네. 그러니 우리부터 잘 살아야 합니다. 행정수도를 성공적으로 런칭시키고, 그 경제배후지인 중부공단을 성공시켜야 합니다. 도로, 항만, 철도, 공항 뿐만 아니라, 법과 행정 등등 온갖 제반 환경들이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행정수도를 그 뭡니까… 아파트 모델 하우스처럼 광고하자는 말씀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이야, YS도 바보는 아니네. 단박에 이해하네.
솔직히 해외순방을 할 때 이런 식의 영업을 해준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척하니 화두만 던져도 대세건설과 대세중공업이 알아서 대형 인프라 수주를 따올 수 있다.
“이거 원, 아무래도 오늘 밤은 우 회장님과 개인적으로 한잔해야겠습니다. 9시 뉴스를 같이 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군요.”
“저야 영광입니다. 축하 샴페인은 동지분들과 하시고, 저와는 잭콕 정도가 어떠십니까?”
나는 냉장고에서 양주와 콜라를 꺼냈다.
“좋습니다. 우 회장님이 폭탄주를 좋아한다는 말이 사실이었군요.”
잭콕이 폭탄주는 아닌데 말이다.
그날, 나와 YS는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
다음날, 김포공항.
“많이 기다렸습니까, 심 이사?”
“아닙니다. 저도 방금 왔습니다.”
우리 대세맨들은 이제 공항에서 수속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세항공의 시스템이 아주 편해진 데다, 계열사는 아무래도 더 빨리 수속을 밟아주니 말이다.
“준비 다 됐으면 출발합시다.”
“그런데, 회장님. 저 혼자만으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이왕이면 팀을 꾸미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심 이사는 일당 백이잖아요. 충분합니다.”
“… 아, 뭐라고 말씀드려야할지…”
“하하, 이번이 처음도 아니니 않습니까. 밥콕앤윌콕스社를 깨러 갈 때는 그리 당당하더니 말이죠.”
“어째, 그때보다 더 떨립니다. 제가 회장님께 도움이 될지요.”
“별걱정을 다 하는군요. 갑시다.”
S급 인재는 굳이 업무를 챙겨줄 필요까지는 없지만, 인맥을 챙겨줄 필요는 있다.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뭐, 주영길 이사 같은 경우는 인맥도 자기 손으로 알아서 하긴 하던데 그건 그 양반이 독특한 경우이고 말이다.
***
런던 공항,
“하하, 이게 얼마 만입니까. 우 회장님.”
“하하, 롱바텀 회장님. 어째 못 뵌 사이에 더욱 젊어지셨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보자마자 포옹하며 반가움을 나눴다. 대세조선의 성공을 도왔던 이라, 다시 봐도 반가웠다.
“대세조선이 잘 나가니, 우리 애플도어도 덩달아 번창하고 있지요. 이젠 런던 금융가에서 벤처 투자사로 완전히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군요. 여하튼, 성공담은 차차 듣고 인사부터 나누시죠.”
“대세중공업 JH Shim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애플도어 롱바텀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대세가 자랑하는 천재라고 말입니다.”
“… 예, 말씀 감사합니다.”
심 이사는 멋쩍어하면서도 필요 이상의 겸손을 표하지는 않았다.
내가 외국인들이 하는 칭찬은 립 서비스든 감탄이든 쿨하게 받으라고 몇 번이고 말했기에 그랬을 것이다.
심 이사는 천재 맞아요. 그리고 이런 자리에선 천재가 되어야 하는 겁니다.
“우 회장님, 바로 로열오드넌스社로 출발해도 되겠습니까? 이런 식의 일정은 처음입니다. 식사라도 하시며 현 상황부터 듣는 게 어떨까요?”
나는 최대한 빠른 일정을 요청했다.
이런 일은 속전속결이 최선이었다.
괜스레 밀당을 한다고 시간을 끌면 정보보안이 몇배는 힘들어진다.
“빨리빨리는 한국인의 특징이지 않습니까. 예정대로 바로 가시죠. 그리고 얘기는 가는 차안에서 들으면 되죠.”
“하하, 한국인의 특징이라! 예, 그러시죠.”
롱바텀 회장은 할 수 없다는 듯 유쾌하게 웃고는 공항을 나섰다.
이미 근사한 리무진이 도착해 있었고 우리는 미끌어지듯이 런던을 빠져나갔다.
“로열오드넌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뜬금없이 부탁을 드렸는데 말입니다.”
“표정 관리도 못하더군요. 솔직히 로열오드넌스로서는 지금의 대세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뭣도 모르는 개발도상국 기업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중공업 좀 한다는 이들치고 대세의 이름을 안 들어 본 이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다만, 방산에도 관심을 둔다는 건 의아해할 겁니다.”
“원래 중동국가들이 국방에 꽤 큰돈을 쓰지 않았습니까. 최근 불경기로 선진국들이 주춤할 때 우리 같은 개도국은 한번 모험을 해봐야지요. 이런 기회가 또 오겠나 싶기도 하고 말이죠.”
“그리 생각하셨군요. 우 회장님의 안목이라면 충분히 투자해볼 만 할 겁니다.”
롱바텀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하지만 그건 립 서비스에 불과했다.
진정으로 내 결정이 옳다고 믿었다면, 자신도 같이 투자하겠다고 나섰겠지.
장기적으로면 몰라도 단기적으로는 로열오드넌스와 접촉해서 이득을 보기는 힘들 거라고 판단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어째 로열오드넌스에 쇼핑할만한 기술은 좀 있습니까?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일단 찔러는 보자는 식으로 오긴 왔습니다만…”
“휴우… 이걸 어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역사와 전통적 기술력을 본다면 당연히 기술쇼핑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최근 보여주는 모습은 다소 실망스럽더군요.”
“실망스럽다니요? 로열오드넌스는 방산업계에서 손에 꼽는 기업이지 않습니까.”
나는 짐짓 놀라는 척하며 물었다.
로열오드넌스의 실상을 제대로 들을 기회였다.
“RO(로열오드넌스)社가 만들어낸 차세대 전차가 영 평이 좋지 못합니다. 나토 회원국들이 모이는 캐나다 육군배 전차 사격대회에 참가했는데… 꼴찌를 했다고 합니다.”
“RO社가 꼴찌를 하다니 믿기 어렵군요.”
“사격통제장치가 형편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우 회장님이라 이렇게 솔직하게 정보를 드리는 겁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이란 전차 수출도 실패, 그 와중에 차세대 전차는 성능 꼴찌라. 성과는 물론이고 기술적 명분마저 잃었으니 사방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상태겠군.
역시 롱바텀 회장은 내편이었다.
RO사가 코너에 몰려있으니, 기술 쇼핑을 할 때 가격을 후려쳐도 된다는 뜻이었다.
롱바텀 회장이 투자하지 않는 이유도 알겠다.
하지만 내겐 아주 좋은 상황이지.
썩어도 준치라고, 전통 강호라면 분명 쓸만한 기술은 있을 것이고 딱히 기술이 아니더라도 이란으로 향할 수출면허만 살 수 있어도 충분히 남는 장사다.
“벌써 도착했나보군요.”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어느새 리무진의 속도가 줄어들고 있었다.
“RO사 공장들 중 포츠머스(Portsmouth) 공장입니다. 전차, 함포, 기뢰 등등이 메인이지요.”
“좋군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화려한 현수막 앞에 도열한 직원들이 우리를 반겼다.
VIP 대접치고도 유난스러웠다.
RO사가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 491 : 승리의 V자 > 끝
ⓒ 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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