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07)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07화(507/589)
< 507 : 지금이 가장 싸다 >
“뵈스트 이사는 나 좀 봅시다.”
“예, 회장님.”
우리는 풍신금속 직원들의 함성을 뒤로 하고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
안 그래도 인천제철도 둘러봐야지 싶었는데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좋았다.
“풍신금속의 생산량을 보니 특수강 수요가 날로 증가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군요. 최근 대세중공업 쪽도 복합장갑으로 특수강 수요가 대폭 늘었다고 들었는데 말입니다.”
“예, 저도 깜짝 놀랄 수준입니다. 대세중공업뿐만 아니라 대세항공에서도 특수강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더 투자를 해야겠다고 보고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원래 스테인리스 스틸로 시작한 것이 이제 티타늄 합금 및 고내열 니켈합금에다 풍신의 구리합금까지 제품군도 아주 다양해졌습니다.”
처음 특수강에 투자한 것은 해수담수화에 들어가는 내부식성 관을 만들기 위해서였는데, 우리의 사업분야가 다각도로 넓어지자 필요한 특수강 소재도 계속 다양해지고 있는 거다.
제조업에서 사업이 확장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제품군이 너무 다양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하는 일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면서 제품군만 늘리다 보면 결국 경쟁사 대신 기술개발만 해주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인천에서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해수담수화용 티타늄관을 비롯한 특수강만 생산하는 것으로 합시다. 그리고 중부공단에 방산관련 특수강 소재를 모두 모아 풍신금속 신규 공장을 만드십시오.”
스테인리스 계열 특수강 공장은 인천제철 근처의 매립지로 확장하고, 방산 관련 특수강은 행정수도 옆에 두자.
정부의 제2 종합제철소도 들어서니, 그 옆에서 풍신금속이 특수강을 생산해주면 중부공단에 입주하는 각종 기업들과 시너지가 끝내줄 거다.
“니켈 기반 내열재료와 구리기반 특수 소재를 모두 풍신금속으로 합치라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특히 순수 구리제품이나 구리합금은 무산소(Oxygen Free) 공정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기존 공장을 단계적으로 중부공단으로 합치십시오.”
직원들이 이사를 해야 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행정수도 개발이 잘되고 있으니 거기서 새로 터전을 꾸미면 되는 일이다.
대세건설이 짓는 주상복합의 주인이 우리 직원들이 되면 더 좋은 일 아닌가.
행정수도 개발이 백년대계라지만 나도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어쩔 수 없다.
“대략 어느 정도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지으면 되겠습니까?”
“구리합금은 연간 20만톤, 나머지 방산 관련 특수강은 30만톤 규모로 합시다.”
“… 그 정도 규모라면 기존 설비를 최대한 이용한다고 해도 1.5억불 정도는 투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뵈스트 이사가 살짝 놀라는 기색이었지만, 솔직히 특수강 50만톤은 정말 보수적으로 시작하는 거다. 21세기 대한민국의 특수강 생산량은 1000만톤에 육박한다.
그중 방산 관련한 특수강만 따져도 250만톤은 족히 될 것인데, 특수강 제련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발전할 테니 처음에 50만톤으로 시작해서 기술발전을 도모하는 게 최선일 것이다.
“해야죠. 이번 전쟁특수라면 그 정도 투자금은 올해 말 정도면 확보 가능할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솔직히 순수 구리와 구리합금은 90년대 후반부터 전자업계의 폭풍 성장세로 수요가 폭증할 거지만, 굳이 지금 말하지는 않았다.
“쿠바산 니켈과 크롬은 지속해서 장기계약을 도모하시고요.”
“물론입니다. 쿠바산 니켈과 크롬은 정말이지 최상품입니다. 어딜 가도 그만한 원광을 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크롬이 자그마치 25%나 나오지 않습니까.”
“품질이 점점 더 좋아지는군요. 예전엔 평균 20%라고 하더니 말입니다.”
“쿠바 쪽 광산에 대세중공업이 건설한 플랜트가 제대로 가동되니 처음부터 잡석이 많이 걸러져서 오고 있습니다.”
이동식 발전설비가 쿠바로 꾸준하게 팔려나가고 있으니, 그 건설대가로 니켈 광석도 꾸준하게 수입되고 있다.
흔치 않는 교역조건인데도 우리 대세는 그걸 잘도 수행하고 있다.
자원빈국이라 달러 대신 자원을 들여와도 충분히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럴 땐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계열사간 시너지가 아주 좋군요.”
대세중공업이 플랜트를 짓고, 대세해운이 운송하고, 대세실업이 교역절차를 보증하고, 인천제철이 고객이 되는 모양새다.
다른 나라에선 상상하기 힘든 토털 솔루션이다.
“그게 우리 대세그룹의 경쟁력이지 않겠습니까. 이왕이면, 칠레의 구리광산에도 일부 투자하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그러고 보니 칠레에 세계 최대의 구리광산이 있지.
아직 시대가 시대인만큼 구리 수요가 폭발적이진 않겠네. 지금 장기 계약을 맺어두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21세기 대한민국이 칠레와 FTA를 맺은 이유이지 않나. 실생활에선 칠레산 삼겹살과 와인 정도만 알고 있겠지만, 산업계에선 칠레산 구리를 무관세로 대량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에 두손 두발 다 들며 환호했었다.
“좋은 생각입니다. 인천제철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20년짜리 장기 계약도 맺어보십시오. 시세 변동폭을 줄이기보다 물량확보를 우선하는 계약으로 말입니다.”
잘하면 이 또한 대세의 화수분이 되겠군.
장기적으론 인천제철이 글로벌 자원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해야겠다.
“예, 알겠습니다. 정말 회장님과 말씀을 나누다 보면 이렇게 공격적으로 확장 경영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공격적이긴 해도 무모하진 않으니 걱정할 것 없습니다. 여태 우리 대세그룹의 전략이 실패한 적은 없지 않습니까?”
“물론입니다. 회장님의 선견지명에 토를 달만한 사람은 그룹 내에… 아니, 전세계를 뒤져도 없을 겁니다.”
걱정 말라곤 했지만 솔직히 나도 이렇게 돈을 버는 족족 투자하는 게 무서울 때도 있다.
하지만, 유동 자금을 쌓아둬 봐야 미국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양털 깎기를 한번 할 때마다 달러의 가치는 수십 %씩 깎이지 않나.
지금도 10년짜리 국채금리를 20%나 쳐주면서도 국가가 망할 걱정은 아예 머릿속에 없는 게 미국이다.
이럴 때는 가진 돈을 죄다 공장으로 바꾸는 게 최선이다. 공장을 짓고 또 지어야 한다.
“하하, 선견지명을 가져서가 아니라 지금이 투자하기에 적기라 그런 결정을 한 겁니다.”
80년대는 글로벌 인플레가 극심하게 일어나는 시대다. 선진국이 잠깐 주춤하는 지금 투자하는 게 가장 싸고 가장 효율이 좋을 때다.
***
비슷한 시각, 프랑스.
“이보시오, 오르톨리 장관. 어떻게 일이 이렇게 될 수 있소이까?”
프랑스 경제부 장관 자크 들로르는 오르톨리 산업성 장관과 독대를 하며 크게 한숨부터 내쉬었다.
대부분의 관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리비아와는 대규모 전투기 계약을 성사시켰던 오르톨리 장관이,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고 여긴 이라크와의 군수계약은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전투기나 군함은 고사하고, 전차조차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저도 미칠 지경입니다. 20억 달러 차관 공여가 가장 핵심적인 미끼였는데… 영국 정부가 그렇게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습니다.”
오르톨리 장관도 속이 쓰린 지 위스키를 훅하니 목 뒤로 넘기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빌어먹을 영국 새끼들… 지금 우리 대통령이 아무리 레임덕에 빠졌다고 해도 이렇게 물고 늘어지다니.”
“솔직히 영국 정부도 할 말은 있지요. 이라크에서 영국 석유회사가 쫓겨나고 원유 수급권을 우리 토털社가 차지하면서 이득을 봐온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영국 정부는 여태 이라크 원유를 프랑스 토털사가 유럽에 팔아대는 게 불편했지만 영프 양국의 외교 관계를 감안해 모른 척하고 있었는데, 차관 공여까지 해주는 건 선을 넘었다는 주장이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꼬여버렸는지… 원. 토털社의 판권마저도 BP사와 Shell사가 공격하고 있다고 하던데…”
“돈이 최우선인 세븐시스터즈가 토털사까지 공격하며 영국 편을 드는 걸 보면, 영국 정부의 압박이 대단하긴 한 모양입니다.”
오르톨리는 완전히 전후상황을 잘못 파악하고 있었다. 세븐시스터즈가 토털사를 버리면서 영국 정부에 로비를 펼친 것인데, 영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섰다고 짐작한 것이다.
하긴, 세븐시스터즈의 내부 알력을 알 길이 없는 오르톨리 장관으로선 너무나도 합리적인 추론이었다.
“대통령 선거가 1년만 빨랐어도, 아니 전쟁이 1년만 늦게 터졌어도 어찌 막아보겠는데 말입니다.”
“운이 따르지 않은 걸 탓해봐야 뭘 하겠습니까. 제가 욕 먹는 거야 백번 천번도 먹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전쟁 특수를 발목 잡혔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요. 뭔가 방법이 필요합니다.”
오르톨리 장관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었다. 임기 말년에 제일 큰 사업을 망치면 그 동안의 업적마저 희석될 것이 아닌가. 어떻게든 이란-이라크전에서 성과를 내야 정권이 바뀌더라도 재야에서라도 원로로서 한 끗발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일을 망치고 정계에서 물러난다면 컨설팅을 빙자한 정계 로비 의뢰나 강연료를 빙자한 로비 자금 따위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로선 노후 계획이 걸린 중차대한 일이었다.
“이라크가 안된다면 이란은 어떻습니까? 거긴 영국도 뒷다리를 잡지 못할 것 아닙니까.”
“거긴 미국이 완전히 틀어막았습니다. 심지어 중공도 이란과의 계약을 취소했다고 하더군요.”
오르톨리 장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록펠러 회장을 통해 들은 정보이니 틀림없을 것이다.
“중공도 발을 뺐다고요?”
“뭐, 속내야 어떨진 모르지만 여하튼 대놓고 이란에 군수물자를 집어넣긴 곤란할 겁니다. 미국 정재계가 합심해서 중공에 IMF, IBRD, IDA, IFC 가입을 당근으로 내세우며 이란에서 손 떼도록 했다는 정보입니다.”
중공에 필요한 것은 산업자본인데 그걸 미국 금융계가 해주겠다는 말이었다.
IMF든 IBRD든 말이 세계은행이지 미국이 좌지우지하는 조직이지 않나.
게다가 록펠러 가문의 체이스맨해튼도 로비에 나선 것 같고 말이다.
“중공이 거부하지 못할 당근을 제시한 셈이군요. 그럼 대체, 이란의 군수품 시장은 누가?”
“미국이 한국을 움직이는 모양새입니다. 자타공인 냉전의 선봉인데, 재고로 가지고 있는 군수물자가 엄청나지 않습니까. 단기 대응에 최고지요. 무엇보다 한국산이라곤 하지만, 속은 죄다 미국제 아닙니까.”
“하, 이거. 다른 국가는 다 틀어막고 상관도 없는 동북아 국가를 내세워 실속은 미국이 차리는 겁니까? 작전을 기가 막히게 짰군요. 뚫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일 정도입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한국이 납품한다지만 결국 한국에서 방산 기업이라야 DBB의 대세뿐일 테고 그 회장이 록펠러 사위 아닙니까. 이거 뭐 미국이 혼자 다 해 먹겠다는 소리죠.”
“이거, 이러려고 이란에 경제제재를 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들로르 경제부 장관은 물론, 한국을 꽤 아는 오르톨리 산업성 장관조차 미국과 영국이 공동대응한 작전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이란 존재가 물류 운반책을 넘어 이 판을 짠 당사자라곤 짐작조차 못하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한국 정부야 미국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다행히 대세그룹의 우 회장은 나름 말이 통하는 상대이니 말입니다.”
“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으시죠? 아니, 그것보다 뭔가 공략 방법이 있는 겁니까?”
“지금 당장 말씀드리긴 이르고 제가 대세와 협상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사실 오르톨리 장관도 뾰족한 작전은 없었다.
다만 리비아도 그랬고 원전도 그랬고 언제나 우 회장을 만나면 솔루션을 척척 제공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그런 비즈니스의 성공을 죄다 오르톨리 자신의 성과로 포장해주었다.
이번에도 뭔가 방법을 강구해줄 거라 믿었다.
미국이나 영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지 않는 수준에서 프랑스가 뒷주머니를 찰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오르톨리 장관님만 믿겠습니다.”
“전권을 주시겠다는 말씀이죠?”
“경제부 전원은 오르톨리 장관님 편입니다.”
“서두르겠습니다.”
둘은 그제야 한숨 돌리겠다는 듯 서로 잔을 부딪혔다.
들로르 장관도 정권 말기에 오점을 남길 순 없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아야만 했다.
전쟁특수에 발을 걸쳤다는 최소한의 성과만 있어도 충분했다.
***
8월 중순,
「이라크 원유수출 전면 중단! 오일쇼크 확대되나?」
「이란-이라크 전쟁, 득과 실은 무엇인가?」
「세계적 안보위기, 국군 현대화 어디까지?」
「대한민국 기업들, 위기를 기회로!」
「올해 GNP 성장률이 고작 +3%?」
문민정부가 들어선 덕인지 언론도 제각각의 시각으로 사안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국군의 열악한 장비와 무기를 짚어대며 기존 재고를 떨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도 있었다.
국군현대화를 핑계로 국방부 군납과 수출을 반복하는 나로서는 너무나도 반가운 기사였다.
언론이 이렇게 도움이 될 때가 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여태 특혜 어쩌고저쩌고 하며 매번 말도 안 되는 꼬투리를 잡히는 게 다반사였는데 말이다.
“회장님, 국내 유가를 조정할 용의가 있으신지요? 정부가 한국석유공사의 적자를 우려하며 의견을 요청했습니다.”
빌 베인이 업무 보고 전에 넌지시 물었다.
오늘 업무 보고에서 제일 중요한 일인가보다.
하긴 군수물자 수출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되고 있으니 딱히 내 의견이 필요한 건 아니지.
“안될 말입니다. 연초에 유가를 29.43%나 올렸는데 또 올리자고요? 기존 재고로 버티면 됩니다. 게다가 베트남 백호 유전에서도 생산이 시작되었으니 문제없습니다.”
난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양아치도 아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바보도 아니다.
지금 유가를 지켜야 대한민국 경제가 제대로 돌아간다.
게다가 지금은 여름이다.
에어컨은 은행 아니면 호텔에서나 트는 거라고 생각하는 시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라크의 원유수출 금지는 금방 끝난다. 지금에야 전쟁물자 총동원령을 내리며 원유를 비롯한 모든 자원의 수출을 금지했지만, 조만간 전비(戰費)마련을 위해 원유 수출을 푼다.
오히려 이 상황으로 말미암아 사우디가 유가 안정화를 위해 증산을 하게 되고, 그게 스노우 볼링이 되어서 3저 호황을 이끌게 되니 즐겁게 지켜보면 될 일이다.
“예, 그렇게 회신하겠습니다.”
“그보다 올해 GNP 성장률이 정말 3% 정도로 예상됩니까? 대세그룹 수출이 벌써 5억불을 돌파했고, 이달 말 이란에 전차까지 인도되면 8억불까지 오를 텐데 말입니다.”
고작 두 달 남짓 되는 시점에 8억불 수출이다.
첫 단추 정도가 그럴진대 조만간 GD사와 RO사가 이라크 정부와 계약을 따내면 봇물 터지듯 발주서가 날아들 거다.
“연초 오일쇼크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고, 최근 금융실명제로 기업들의 부실회계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오히려 우리 그룹의 수출 실적이 없었다면, 한국의 올해 GNP 성장률은 -5.7%까지 떨어졌을 겁니다.”
“그럼 베인 실장 말은 우리나라가 실제론 8.7%나 성장한 거나 다름없다는 얘깁니까?”
“저희가 계산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빌 베인이 계산했다면 틀림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 사후 대한민국이 역성장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정도 성장률이면 엄청난 성과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건 정말 다행이었다.
“GNP 성장률이야 정부가 알아서 하는 거고, 우리 할 일은 수출이죠. 대세자동차와 대세항공이 성과를 좀 내주면 훨씬… 어? 이삼복 부사장이 귀국한다고요?”
나는 안그래도 삼복이는 대체 뭘하고 있냐고 물으려 했는데, 드디어 보고서가 올라왔다.
미국으로 계속 실무진만 불러들이더니 드디어 귀국하네.
“예, AMC와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차세대 미군 전술차량에 대해선 귀국해서 직접 보고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삼복이 녀석, 차세대 미군 전술차량이라고 정확하게 단어 선택을 했네.
협상을 얼마나 잘 하려고 이렇게 시간이 걸린 거야? 어쨌든 내 친구가 가져오는 성공적인 협상 소식이라니 반갑기 그지없다.
< 507 : 지금이 가장 싸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