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21)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21화(521/589)
< 521 : 자꾸 떠먹여주네 >
“회장님, 현재 우리 FAB은 3인치 웨이퍼를 월 3만매나 생산하는 최첨단 FAB입니다. 그걸 3배로 늘리면 월 9만매… 1년이면 자그마치 100만매 넘게 생산한다는 뜻입니다.”
기껏 해봐야 3인치 웨이퍼 100만매 정도로 쫄다니. 21세기의 8인치나 12인치 웨이퍼 생산에 비하면 그냥 어린애 장난인걸.
“100만매를 생산해보면 배우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다른 회사는 있는지조차 모르는 불량까지 잡아내서 고칠 수도 있겠군요. 반도체 장비가도 월등히 낮출 수 있을 거구요.”
“그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만한 물량의 수주를 따내지 못한다면 고가의 장비를 썩히는 꼴이니 손해가 이만저만 아닐 겁니다.”
FAB은 생산캐퍼에 비례해서 고스란히 투자비가 올라간다. 설비가 그만큼 많아지거나, 생산성이 극단적으로 높은 고가의 설비를 들여와야 하니까.
와중에 우리가 웨이퍼 열처리 장비 같은 기초설비는 국산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100만매 수준의 FAB이라면 4억불은 족히 들어가는 초대형 투자이긴 했다.
감 이사가 내 말에 순순히 수긍하지 못하고 벌벌 떠는 이유라고 하겠다.
“인텔의 8086 CPU만 바라보고 FAB을 지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제 대세파운드리도 제품과 운영 시스템이 완비되었으니 본격적으로 인텔의 경쟁사, 더 나아가 IBM의 경쟁사에도 영업을 해야지요.”
“설마 인텔의 경쟁 제품을 생산하라는 말씀입니까? 그런 일을 어떻게… 우리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게 경영원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 거지, 고객의 경쟁사 제품을 수주받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인텔이 IBM과 손잡고 컴퓨터를 만든다면, 당연히 애플과 손잡은 MOS-Tech社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겁니다. 아닙니까?”
“다… 당연히 그렇겠지요. 그러니 이참에 인텔을 확 밀어주면 대세파운드리의 입지가 한층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감 이사, 우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입니다. 친목질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시장은 경쟁을 통해 커지고 발전합니다. MOS-Tech社와 접촉해 우리에게 애플向 CPU를 맡기면 그 누구보다도 싸고 좋게 만들어준다고 영업을 하십시오. 필요하면 대세실업 영업맨을 끼워도 됩니다.”
“회장님, 외람되지만 그러다 인텔이 물량을 끊어버리기라도 하면… 어쩝니까? 현재 우리의 가장 큰 고객인데 말입니다.”
“그리 간단히 관계를 끊는다면 우리 제품은 경쟁력이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일본이 미워도 일본산 소재와 장비를 전면 수입 금지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고깝게 굴어도 품질이 우수하고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 있으면 비즈니스는 유지된다.
21세기 애플 스마트폰이 아무리 비싸도 잘 팔리는 것처럼 말이다.
비싸서 망했다는 제품은 비싼 만큼 가치가 없다는 소리고, A/S가 부족해 망했다는 제품은 품질이 개판이라는 소리다.
“… 아… 뭐라고 드릴 말씀이…”
“우리 입장을 인텔에 성실히 전달하십시오. 인텔의 CPU를 싸고 좋게 납품할 수 있는 건 고객을 가리지 않는 대량양산을 통해 생산단가를 극한으로 내렸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철저하게 보안을 지켜주는데, 인텔에 피해를 주는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우리가 모토로라 제품을 양산한다고 인텔 매출이 줄었습니까?”
인텔은 결코 우리를 내치지 못한다.
대세파운드리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파트너거든.
인텔의 본사 연구소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개발품을 만들어내면, 우리가 사람과 시간을 갈아 넣어서 어쨌든 양질의 양산품을 쏟아내 주지 않나.
그걸 비싼 값에 최종 고객에게 되팔면서 얼마나 많은 이득을 남기는데.
처음엔 우리 대세가 인텔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주주로서 합작을 한 꼴이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안겨다 주는 이익은 어마어마하다.
인텔의 올해 매출은 24억 8천만불에 순이익은 6억 3천만불로 예상되니, 자그마치 순익률이 25%에 달한다. 제조업체로는 어마어마한 순익률이다.
그런 순익률을 대세파운드리 없이 해낸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인텔은 대세파운드리라는 꽃신을 절대 벗지 못한다. 굳은살이 다 빠졌기에 맨발로 걸으면 발병 나서 십리도 못 간단 말이지.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MOS-Tech社와 접촉해서 기필코 수주를 따오겠습니다.”
“TI나 RCA처럼 여태 수주를 따내지 못한 업체에도 적극적으로 접촉하십시오. 불경기가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까? 시작합시다.”
레이건 정부가 들어서면 첨단산업에 대해 미국기업의 투자를 극단적으로 늘린다.
우리가 파운드리 사업으로 반도체 생산원가를 낮춰주면, 미국 반도체 업계들은 완전히 떼돈을 벌게 되는 거다.
미국 기업가들에겐 선례도 있다.
미국건설사들의 경우, 이미 시공은 한국 건설사에 맡기는 게 일반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단 설계 기술과 각종 건설규격, 미국 정부라는 압박용 카드로 전세계 건설시장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 재끼고 있지 않나.
작년만 해도 한국건설사 수주액은 147억불로 세계 2위를 찍었는데, 미국은 435억불이라는 압도적인 수주액을 찍었다.
대세가 DBB를 통해 수십억불을 벌어오지 않았다면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졌을 거다.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생산물량을 아무리 많이 당겨온다고 해도 미국 기업 입장에선 전혀 손해가 아니다.
외려 힘든 고비용 요소를 한국이 떼어간다고 주주들은 대환영을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아무리 잘살아도 그 부유함이 세계 경제의 향방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세계열강의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기에 발전에 한계가 없다고 예측한 학자도 있단 말이지.
한편으론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분석이지만, 지금은 그런 경쟁력조차 100% 이용해야 하는 시기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말 제가 경영을 하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회장님의 말씀이 아니었다면 저는 평생 파운드리 사업의 속성을 깨닫지 못했을 겁니다.”
“아닙니다. 이건 전세계적으로 처음 시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니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건 당연합니다. 서로 눈높이를 맞췄으니 달려봅시다.”
“예, 최강의 TF팀을 꾸며서 미국으로 급파하겠습니다. 반드시 수주 따오겠습니다.”
처음에 주저하던 감 이사가 이젠 확신이 생긴 모양이다.
원래 도전의식이 강한 양반이니 잘 할 거다.
휴우, 그나마 내가 투자 시점과 영업 시점을 놓치지는 않았기에 천만다행이었다.
정말 80년대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구나.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시대였다.
***
며칠 뒤, 주말.
“벌써 단풍이 다 져버리고, 초겨울이군요. 시간이 참 빠릅니다. 그렇지요?”
“예, 대통령님. 벌써 한 해가 가는군요.”
YS가 나를 대통령 관저로 초대했다.
작은 정자에 앉아 차를 한잔하며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한 곳인데, 내가 이곳에서 대접받을 줄은 몰랐다.
정자라곤 하지만 겨울철에도 정원 감상이 가능하게끔 단열과 난방에도 신경을 썼기에 이렇게 느긋한 면담이 가능했다.
“우 회장은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이 뭐였습니까?”
“세간에서야 다사다난했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딱 하나만 기억됩니다. 문민정부로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한 해라 평생 기억에 남을 겁니다.”
나는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심으로 대답했다.
다른 이들은 알지 못하지만, 대한민국을 20년쯤 후퇴시켰던 신군부정권의 탄생을 막았지 않나.
일부는 신군부정권이 경제는 잘 운영했다고 하지만,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폐해는 경제성장의 과실을 완전히 망가뜨렸다.
정치적 이유로 하루아침에 재계 7위의 대기업을 날려버리는가 하면, 자기 친인척에게 각종 이권을 나눠주었다.
삼저호황이라는 단군 이래 최고의 기회를 맞았음에도 개발도상국형 경제를 선진국형 경제 체질로 개선하지도 못했다.
심지어 질 낮은 유흥을 장려해 조직 폭력배의 배나 불려주고 각종 문화상품에 검열을 들이대서 중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그런 정권이 사라졌다는 것만 해도 대한민국에 큰 축복이었다.
“문민정부가 앞으로도 잘 해나가야 그 의미가 있겠지요. 참, 프랑스 정부와 TGV 프로젝트를 최종 계약하면서 국보급 유물을 돌려받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이전 정부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하하하.”
문민정부의 성과를 자랑하고 싶었던지 화제가 TGV로 급선회했다.
“직지심경과 조선 왕실의궤를 돌려받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명목상 5년간 임대를 하기로 한 것은 매우 지혜로운 외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또한 문민정부의 능력을 증명한 일입니다.”
내가 임대를 제안하긴 했지만, 어찌 되었든 정부가 그 협상에 성공한 거다.
“생각보다 꽤 힘든 일이었다고 하더군요. 루브르 박물관 담당이 직지심경과 같은 문화재를 아시아의 미개한 나라에 넘기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사표를 썼다고 하더군요.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원… 허허.”
직지심경의 원래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인간이 담당자라니, 무시하면 될 일이다.
달리 프랑스가 유럽의 중국이라 불리겠나.
오히려 5년에 한번 임대계약을 갱신하면서 프랑스 대사에게 한프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표창장을 챙겨주는 게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프랑스가 좀 어이없는 일을 잘합니다. 직지심경이 한국에 넘어오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고속철도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 그런 면도 있군요. 난, 이번 기회에 TGV 기술을 대세가 잘 배워서 국산화를 해달라고 부탁할 생각만 했는데 말입니다.”
“대세에 맡겨주신다면 국산화야 당연합니다. 15년쯤 연구하면 국산화율 90%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세가 하는데 그렇게나 오래 걸립니까?”
YS는 깜짝 놀랐는지 마시던 찻잔까지 내려놓으며 물었다.
“TGV를 뛰어넘는 한국형 고속철도를 만들려면 그 정도 시간은 걸립니다. 국산화가 남의 것을 베끼는 것은 아니니까요.”
처음 시작한 게 아니라면 기술 혁신을 통해 원래의 것을 뛰어넘어야 제품으로 가치가 있다.
그래야 KTX를 수출할 수 있지.
“국산화는 베끼는 것이 아니라 뛰어넘는 거다… 역시 우 회장의 생각은 남다르군요.”
대번에 수긍하는 YS였다. 흑백논리가 뚜렷한 양반이라 이해가 되면 수긍도 잘한다.
“물론 우리나라에 까는 고속철도의 유지보수와 개선 정도는 2, 3년이면 마스터할 겁니다. 그건 국산화라기보다 자체조달 정도로 생각해주십시오.”
“역시 고속철도를 맡을 기업은 대세밖에 없을 것 같군요. 연두교서에 서울과 세종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프로젝트를 공식화하고자 하니 잘 좀 부탁합니다.”
하긴 입찰을 해도 대세와 경쟁할 회사가 없을 것이다. 현산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대세정공에 비하면 가격이나 품질이 한 수 아래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크흠, 정부 예산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으니 이윤은 최소한만 남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중부공단 인수 건이 대뜸 불거지는 바람에 여력이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고속철도는 미룰 일도 아니라고 하고 말이지요.”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이윤은 적자만 간신히 면하는 수준으로 맞추겠습니다.”
박 대통령이라면 남길 생각하지 말라고 윽박질렀을 텐데, YS는 조금만 남기라고 하네.
와중에 이 정도면 족하다.
대세 입장에서도 서울과 세종, 즉 중부공단으로 고속철도가 연결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TGV 기술도입은 지금이 최적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TGV의 위상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도입 단가도 높아진다.
“이런 억지에도 흔쾌히 동의해 주시니 역시 애국 기업답습니다. 나도 정치인이지만 아무래도 기업 하는 사람 중에 애국자가 많은 듯합니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뭐합니다만,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은 적극지원하고, 부동산이나 내수 유통에 기생하는 기업은 퇴출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물가도 잡히고, 경제기초가 탄탄해집니다.”
“정치인에겐 무척이나 어려운 숙제군요.”
YS답게 솔직하군.
정치에 이권 개입이 없는 경우가 어디 있겠나.
특히 부동산이나 유통시장의 이권은 행정명령만 떨어져도 180도로 바뀐다.
너무나도 쉬운 일에 큰돈이 걸려있으니, 정경유착과 부정부패가 끊이질 않는 이유라고 하겠다.
세종시 개발과 더불어 내가 3억평에 달하는 국유지를 불하받아 차근차근 개발하고 있으니, 부동산 폭등이 그나마 덜한 것이다.
문민정부의 결단력 또한 도움이 되었고 말이다.
“군사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문민정부를 세운 일보다야 쉬울 것 같습니다.”
“하하하, 여태 받아본 칭찬 중 최고입니다.”
내 말에 YS는 무릎을 치며 껄껄 웃어댔다.
“정치개혁은 산업혁명보다 더 어려운 일인데, 그 시작을 해내셨지 않습니까. 이젠 우리나라 경제도 혁신기술을 도입해 체질 개선을 시작하실 때가 아닌가 합니다.”
“음, 어디선가 똑같은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아! TDX인가 뭔가 하는 국책과제 보고서에서 봤군요. 대세도 연구비를 지원하셨다지요?”
“전부는 아니고, 1/4 정도입니다. 산학협력을 한다고 해도 엄연히 국책과제이니 말입니다.”
“휴우… 최근 들어 행정수도 이전도 마무리하랴, 부동산 투기꾼도 잡아 가두랴, 금융실명제도 정착시키랴, 고속철도도 건설하랴… 정신을 못 차리겠는데 이러는 게 맞습니까? 이렇게 요란만 떨다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으면 그게 더 곤란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음, YS도 TDX 개발에 반대표를 던졌었군.
하긴 전화기 따위가 국가 발전에 뭔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대통령님, TDX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화기 사업이 아닙니다. 정보산업이라는 아주 큰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정보산업? 그런 산업도 있습니까?”
“이미 영미권 선진국들은 정보산업으로 막대한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유가가 오른다는 신호가 보이면 석유 매입을 선점하고, 각종 사무와 행정에 컴퓨터를 도입해 효율을 높입니다. 통신, 방송, 금융, 교육, 유통 등등 다양한 분야가 정보산업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호오, 콤퓨타? 그것도 TDX와 관련됩니까? 콤퓨타는 로보트 만들고 하는 그런 산업 아닙니까?”
어설프게 찍긴 했지만 대충은 맞다.
“물론입니다. TDX는 단순 음성통화가 아니라 데이터까지 처리하는 기술이니 차후엔 컴퓨터 통신까지 그 영역이 확장될 겁니다.”
“이거 원, 쉽게 이해가 가진 않지만 그리 강력하게 주장하는 걸로 봐서 중요하긴 한가 보군요. 비서실과 국회 사이에 껴서 난감했는데, 우 회장 편을 들어야겠습니다.”
“누구 편이라서가 아니라 TDX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인 건 사실입니다.”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우 회장 편을 들겠다는 말입니다.”
YS의 논리론 그게 똑같은 말인가보다.
기술의 중요성을 판단할 능력이 안되니, 내 말을 믿겠다… 이건가?
박 대통령은 군인 출신임에도 기술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는데, 이 양반은 그건 깔끔하게 포기하고 정치적 결단을 중시했다.
“여하튼 TDX는 꼭 실행하셨으면 합니다.”
“걱정 마십시오. 연두교서에 TDX… 아니, 정보산업이라고 했던가요? 그 말을 꼭 넣겠습니다.”
“큰 결심하셨습니다.”
“정보산업, 그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주관사가 있어야 한다 뭐 어쩐다 저쩐다 하는 말이 나오면 대세가 꼭 좀 나서주십시오. 솔직히 대세가스처럼 대세가 먼저 시작해서 인프라를 쫙 깔고, 그 뒤에 공사(公社)로 전환하면 되는 일 아닙니까.”
뭐야? 왜 말이 이렇게 흘러가는 거야?
“대세는 중공업기반이라 정보산업은…”
“정보산업이 국토에 전화선 쫙 깔고, 로보트도 만드는 사업이라면서요? 그럼 중공업 맞지요!”
YS로선 그게 그말인 모양이다.
완전 틀린 말은 아니라서 무조건 반박할 수도 없었다.
“아, 예… 그런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하하하! 우 회장과는 언제나 만남이 유익합니다. 연두교서가 아주 풍성해지겠습니다.”
성향은 다르지만, 확실히 대통령에 오르는 양반들은 숙제를 던지는 스킬은 타고나는 것 같았다.
아니면 남에게 숙제를 잘 던져야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인가.
< 521 : 자꾸 떠먹여주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