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22)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22화(522/589)
< 522 : 따뜻한 크리스마스 >
대세항공 사천 공장,
“회장님!!!”
“앗, 이거 왜 이래요.”
“아, 진짜 우리 대세항공은 완전히 내놓은 자식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간 숙제 점검도 통 안 오시고요.”
주영길 이사는 나를 와락 포옹하더니 내 어깨에 이마를 마구 찧어댔다.
숙제 점검 안 하면 좋은 거 아닌가?
완벽하게 숙제를 했는데 검사를 안 해주면 오히려 서운한가.
여하튼 그룹 회장에게 이렇게 장난스러운 행동을 하면서도 직원들에겐 인정받고 있다니, 주영길 이사는 참 요상한 매력을 가진 인간이다.
하긴 전생에 교수였을 때도 또라이 교수였지만, 학생들에게 인기는 대단했었지.
수치해석 프로그램으로도 간신히 풀어내는 동역학 모델을 온갖 수학적 모델을 응용해 분석해(分析解, Analytic Solution)를 뽑아내는 걸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게 일일이 보고하지 않았을 뿐, 항공기 사업을 하면서 겪는 수많은 기술적 문제도 천재적인 사고력으로 해결했을 것이다.
“숙제 검사야 본사 비서실이 어련히 알아서 잘하지 않습니까. 지난달, 이라크에 F16 2대, A7 2대를 이미 납품한 사실도 잘 알고 있는데 말이죠. 추가 제작도 순조롭다고 보고받았는데, 설마 문제가 생긴 겁니까?”
명목상 GD社에서 납품했지만 엄연히 조립과 최종 검사는 여기 사천공장에서 행했다.
첫 번째 단추야 어렵사리 끼었지만, 앞으로 출하하는 물량은 사우디군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기로 되어 있기에 일이 더욱 쉬워질 거다.
“문제야 당연히 회장님이죠. 오늘도 안 오셨다면 자랑 한번 못하고 바로 출하할 뻔했습니다.”
“이제라도 왔으니 얼마든지 자랑해봐요.”
“자, 모시고 갑시다.”
“와아아아!!”
주 이사의 말에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나를 지프차에 밀어 넣고 보안 구역으로 달려갔다.
대세항공 중에서도 방산사업부 직원들은 대부분 병역특례자들이다. 그만큼 평균 연령이 낮을 수밖에 없어 다소 치기 어린 행동도 곧잘 했다.
그 덕분인지 대세그룹 전체에서도 화이팅이 유독 좋고 말이다.
쐐애애액!!!
마침 내가 도착할 것을 미리 알았다는 듯 A7 전투기가 시험비행을 마치고 착륙하고 있었다.
격납고 안에는 F16 전투기도 3대나 보였다.
“2차 물량을 대체 몇 대를 만든 겁니까?”
“F16은 3대를 조립했고, A7은 5대를 조립했습니다. 도합 8대! 그걸 두달 만에 조립하다니, 거의 기네스북감이라고 하겠습니다.”
“GD사 엔지니어들이 퀄을 냈어요?”
“물론입니다. 처음엔 놀라 자빠지더니 이젠 한국인들은 그냥 괴물이라고 인정하는 수준입니다.”
“직원들 잠도 안재우는 거 아닙니까?”
“아닙니다. 조선소에서 하듯이 모듈별로 완전히 업무를 분리해서 작업을 하니 속도가 빨라져서 그렇습니다. 최종 검사는 저희 QA와 GD쪽 QA는 물론 우리 공군까지 참여했기에 전혀 문제없습니다.”
3군데서 다 합격점을 받았다면 문제없는 거다.
모듈별로 업무를 분리해서 효율을 끌어올렸다니, 단순한 발상이지만 효과는 아주 좋았겠군.
“다음 주 출고는 문제없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사우디 파일럿들이 직접 몰고 간다고 하니 운송료도 굳었습니다.”
사우디도 장거리 비행으로 최종 점검을 하는 격이다. 이라크는 기존에 사우디가 쓰던 전투기를 받아가는 형태로 비즈니스가 이어질 것이다.
이래저래 사우디, 이라크, 미국, 대한민국 모두 각자의 이득을 챙기는 모양새였다.
“부품 국산화도 꽤 진전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대세연구소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보니 에프터버너 쪽도 일부 국산화를 한 것 같더군요.”
“티타늄 캡 말씀이시군요. 그뿐만 아닙니다. F16 동체 꼬리날개 부분에 복합재료를 사용하는 기초연구도 상당한 진전을 보였습니다. 잘하면 GD社와 특허 계약을 맺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훌륭하군요. 벌써 소재 쪽도 손을 대다니.”
역시 소재 전문가답게 그쪽으로도 꽤 성과가 나오고 있었다. 동체 부분에 한정된 기술이지만 GD사가 관심을 보일 정도라면 상당한 수준의 시제품을 만든 게 분명했다.
뉘앙스를 보니 카블라 기반의 FRP 복합재료를 업그레이드 한 것 같았다.
여태까진 물탱크와 동남아용 시티카에 들어가는 대시보드에 쓰는 게 고작이지만, 좀 더 업그레이드한다면 전투기에도 충분히 써볼 만하지.
물론 당장 퀄을 낼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F16 면허생산과 A7 공격기를 만들다 보니 욕심이 계속 생깁니다. 현재로선 형상설계와 구조 안정성은 상당 부분 배운 것 같고, 추진 계통도 어느 정도 이해는 했는데 항공전자, 비행 안전, 콕핏(조종석) 설계 같은 계통 종합기술은 아직 초짜입니다.”
주 이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당장 내가 한국형 전투기라도 만들어보자! 하고 선언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표정이었다.
그건 안된다.
우리 직원들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선진국이 세계대전을 거치며 국가의 모든 역량을 퍼부어서 만들어낸 기술 집약체가 전투기다.
그걸 현재의 대한민국이… 아니, 대세가 나서서 한다? 그건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다.
고속철도 국산화와는 차원이 다른 프로젝트다.
전투기는 중공업 업계에서도 천상계에 속하는 일이다. 설계만 따져도 시스템설계, 형상설계, 성능설계 등등이 있고 각각 신뢰성/정비/비행 훈련 체계까지 고려해야 한다.
솔직히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정도를 제외하면 그 모든 것을 자체기술로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면허생산 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초짜 타이틀을 벗겠습니까? 전투기를 온전히 우리 힘만으로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면 절대 오산입니다. 우린 지금 선행 개발 정도를 하는 수준입니다.”
“회장님께선 이걸 선행개발로 보시는군요. 저는 탐색개발 정도는 되는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솔직히 선행개발 단계라고 한 것도 많이 띄워준 거다. 21세기 엔지니어인 나조차 개념설계도 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투기 같은 고등무기 체계는 일반적인 프로젝트와 달리 매우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
군 요구성능(ROC)결정-선행연구-탐색개발-체계개발 단계로 지칭하며 전투기의 경우는 거의 20년짜리 프로젝트라고 할 것이다.
헌데, 지금 정부에서조차 한국형 전투기는 생각도 안 하고 있다. 심지어 군 출신인 박 대통령조차 국산 미사일은 그리 닦달했어도, 국산 전투기에 대해선 일절 말이 없었다.
솔직히 주영길 이사처럼 약간 똘끼가 있는 천재가 아닌 다음에야, 전투기 개발을 검토하다 보면 어마어마한 기술장벽에 기가 질려버릴 거다.
“아아, 이거 완전히 작전 실패인데요? 전투기 조립 실력도 자랑하고, 내년에 더 큰 프로젝트도 따보려고 했는데 초짜 인증을 받아버렸군요.”
주영길 이사가 이렇게 당황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주 이사가 주변에 몰려있던 직원들에게 우리 망했는데? 하는 표정으로 훑어보니 그들의 안색도 흙빛으로 변했다.
“하하, 주 이사도 낙담이란 걸 할 줄 압니까? 전국 1등 하는 초등학생에게 미적분은 아직 무리라고 했다고 실망하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설마 자랑할게 이것 뿐인가요?”
“아닙니다. 여객기 사업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호주와 중남미 하늘길도 뚫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육군에 미사일도 100여 기나 납품했습니다.”
“그럼 방산사업부 매출만 따져도 1억불은 된다는 소리고, 적자인 여객기 사업도 흑자로 돌렸다면 연말 성과급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와아아아아아!”
세상 어디에도 이 정도 인력으로 방산 매출을 1억불이나 찍을 회사는 없다.
S급 보너스는 아니라고 해도 A급은 주고도 남는다. 이란-이라크전 특수는 계속될 테니, 이 양반들 사기충천은 시켜놔야지.
“그리고 대세항공엔 특별한 혜택을 주죠.”
“네?”
“주 이사, 정말 국산 전투기를 만들고 싶다면 우리 직원들 중 몇 명을 뽑아서 미국이든 영국이든 유학을 보내도록 하십시오.”
“직원들까지요? 감사합니다!!!”
주 이사도 유학파라 그게 얼마나 큰 혜택인지 잘 알고 있었다.
대세그룹은 우수 대학생을 선발해 박사과정을 포함한 장기간 유학을 지원하지만 직원들은 중단기 연수를 보낸다.
그런데 대세항공 직원들에게 유학을 지원한다니 이렇게 깜짝 놀라는 거다.
“그렇게 반색할 일은 아닙니다. 최소한 개념설계 정도는 배워와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각오가 된 사람을 보내야 겨우 성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다들 들었죠? 제대로 안 배워오면 회장님이 잘라버린답니다! 그럼 어찌 됩니까? 밥그릇 깨지는 건 물론이고 소급해서 군대까지 다녀와야 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보내만 주십시오.”
“기필코 배워오겠습니다.”
주 이사가 협박을 하는데도 직원들 중 몇 명이 바로 손을 들고 나섰다.
이들은 70년대 대한민국의 말도 안 되는 경쟁률을 뚫고 병역특례를 따낸 이들이다.
학력고사는 물론 대세그룹 면접에서도 3% 내에 드는 수재들이라,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공부 못한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않았을 거다.
그들에게 유학은 굉장한 기회로 보이겠지만, 항공공학은 차원이 다른 공부다.
그룹 차원에서 움직여 어찌어찌 케임브리지나 MIT로 밀어 넣는다 해도 그 안에서 성공하는 건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 한두 명만 살아남아도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
“회장님, 인원 선발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와아아아!!!”
직원들은 너도나도 해외유학에 도전해볼 수 있다며 좋아했지만, 비서실에서 직접 출제하는 영어시험에서만도 우수수 떨어져 나갈 거다.
맘껏 도전해보시라.
그리고 반드시 살아남으시라.
***
한달 뒤, 크리스마스 이브.
징글벨~ 징글벨~ ♪♩♬
밖에서는 연신 캐럴이 들려오고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가을에만 해도 경제성장률이 3%밖에 안된다고 울상이더니, 연말이 되니 온갖 모임으로 북적거리는 걸 보니 80년대 대한민국다웠다.
이란-이라크 전쟁특수로 단박에 경제성장률이 4%까지 뛰어올랐고 그게 고스란히 연말 분위기로 연결된 것이다.
<국민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프랑스로 넘어갔던 국보급 문화재가 드디어 중앙박물관에 제자리를 잡았습니다. 임대형식이기는 하지만…>
<이런 귀중한 연구 기회를 만들어주신 한국과 프랑스 외교관분들의 노력에 깊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조선 왕실의궤와 직지심경은…>
TV에서는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영구 임대형식으로 국보를 돌려받고, TGV 계약도 잘 이뤄졌다.
역시 프랑스도 TGV 수출과 이라크 진출을 고려할 때 유물반환 정도는 해야 한다고 여긴 것이다.
“연말에 굵직한 일이 연이어 이뤄지는군요.”
나는 책상 위에 올려진 고속철도 발주서를 보고 흐뭇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
“예, 그렇습니다. 아시아 사격선수권 대회도 성황리에 잘 끝났고, 중공에 사전답사를 떠났던 TF팀이 돌아오면 바오산제철소도 상세설계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변경사항은 크게 없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원료 부두를 양쯔강에 짓는 것으로 결정한 것 외에는 개념설계와 바뀐 것이 거의 없습니다.”
“양쯔강도 바다나 마찬가지니, 중공 최초의 현대식 임해제철소가 되는 거군요.”
“예, 그렇습니다.”
중국은 포항제철을 벤치마킹한 데다, 중국 내륙의 물류까지 고려한다면 양쯔강 유역을 개발하는 게 훨씬 유리할 거다.
“이라크 GTL 프로젝트도 순조롭고, 전쟁특수도 본격화된 것 같군요. 내수 쪽은 어떻습니까?”
다소 아쉽게 대세파운드리에서 수주를 따냈다는 보고는 없었다.
솔직히 고작 한달 만에 성과를 바라는 내가 조급한 거다. 믿고 기다리자.
“중부공단 사업은 정부 협상이 끝나, 내년도 예산으로 결산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대세건설의 주상복합은 압구정 3차, 세종시 2차 분양까지 완판되었습니다.”
“아주 좋군요.”
“문제는 TDX 사업인데, 정부에서 계속 우리 쪽에 정보산업의 개념 정리를 해달라고 요청해와서 다소 난감합니다. 그건 국가기관에서 해야…”
“그건 이런 키워드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정부로 넘기십시오. 그럼 감은 잡을 겁니다.”
“아, 예. 알겠습니다.”
나는 국제전화, 컴퓨터통신, 위성통신 등등 90년대 비전을 제시하는 키워드를 적어줬다.
이 정도 키워드만 알려줘도 우리 비서실 능력이라면 훌륭한 보고서를 작성해 전달할 거다.
“그러고 보니, 궁금한 게 있군요. 금강 리조트 개발은 어디로 결정되었습니까?”
우리가 개념설계를 해줬지만, 정부의 정책적 결정으로 1차 입찰에서 바로 탈락했다.
“그건 선정그룹에 최종 낙찰되었습니다.”
“그래요? 의외군요. 선정그룹은 도급 순위도 그다지 높지 않은데 말입니다.”
“현산과 도림마저 정책적으로 배제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정그룹이 워커힐 호텔의 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리조트 경영에 전문성이 있다고 정부가 판단한 것 같습니다.”
“워커힐 호텔 리모델링 정도면 실력이 없다곤 못하겠군요.”
“예. 평범한 건설업으론 기존 건설사와 경쟁이 안되니, 옥포리조트의 성공도 벤치마킹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나름 선정그룹도 활로를 찾는 중이군.
잘됐네. 딱히 이번 역사에서는 통신 쪽으론 발을 못 뻗을 것 같으니 말이다.
“잘 됐군요. 한강이든 금강이든 잘만 가꾸면 내외국인 관광객에게 충분히 어필 가능하니까.”
“예, 저희도 그리 생각합니다. 옥포 리조트와 압구정 호텔을 시작으로 한국의 관광산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관광업 정도로도 이 시대 선정그룹 정도야 충분히 먹고산다.
“업무 보고는 이쯤 합시다.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야근하는 건 너무 심하니 말입니다.”
“예, 회장님.”
“함께 퇴근합시다.”
“예. 나머지는 가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빌 베인이 정중하게 내게 외투를 입혀주었고 우리 둘은 어둑어둑해진 로비를 빠져나갔다.
사람들은 이미 퇴근한 뒤였다.
“베인 실장, 올해 최고 실적은 어디 몫입니까?”
“풍신금속입니다.”
“하하하, 그것도 의외군요. 여태는 석유화학, 조선, 건설이 늘 선두를 다퉜는데 말이죠.”
“포탄 장사가 그리 대박일 줄은 몰랐습니다. 포탄 1만발을 실어 보내면 10만발을 발주하니 그냥 돈을 쓸어 담는 수준입니다.”
“하긴, 포탄이 필요하다고 마구 찍어낼 수도 있는 물건도 아니고 말입니다.”
우린 늘 전쟁 준비를 하는 나라라 포탄과 총알을 압도적인 물량으로 찍어낼 수 있다.
“덩달아 해저케이블 용으로 잔뜩 구매해놓은 구릿값도 폭등해서 아주 큰 이득을 봤습니다. 중동 쪽에선 해수담수화 시장도 커져서 풍신금속의 티타늄, 니켈 특수강도 매출이 2배나 커졌습니다.”
“이젠 풍신금속도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났군요.”
원래 역사대비 백조로 성장한 시기가 훨씬 빨라졌다. 이란-이라크 전쟁 특수를 온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앞으로 풍신금속이 중부공단으로 모두 합류 이전하면… 아, 저기 사모님께서… 그럼 저도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그래요, 낼 모레 봅시다.”
저 멀리 페기가 내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찬수씨!!!!”
“아빠!!!”
오늘은 유진이의 생일이기도 했다.
회사 앞 광장은 뉴욕의 록펠러 광장처럼 초대형 트리를 설치했고, 누구나 이용 가능한 스케이트장으로 꾸며져 있었기에 가족 나들이를 하기에도 좋았다.
“봐요, 제 시간에 왔죠?”
“정말 이렇게 딱 맞춰 나오기에요? 이제 곧 불꽃놀이 시작한단 말이에요.”
“아빠! 생일 선물 뭐야?”
“넌 좋겠다. 생일날 아빠 선물도 받고, 산타할아버지 선물도 받고 말이다.”
“그래서 제일 신나는 날이야.”
펑! 펑!
“와아아아아!”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마치 불경기 탈출의 신호탄 같은 느낌이었다.
“둘째 축하해요, 페기.”
“어머, 알고 있었어요?”
“내가 그것도 모를 것 같았어요?”
“일에만 관심 있는 줄 알았더니…”
“내 관심의 최정점은 우리 가족이에요.”
그 가족의 범위가 좀 넓을 뿐이다.
펑! 펑!
매년 하는 불꽃놀이지만, 올해는 유독 화려한 느낌이었다.
< 522 : 따뜻한 크리스마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