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28)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28화(528/589)
528 : 세계 5위를 대하는 법
“이렇게 선의의 경쟁도 하고 상생도 도모하면 반도체 산업도 우리 쪽으로 끌어당길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우 회장님.”
“옳으신 말씀입니다.”
이미 수성과 금양은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가전을 통해 경험했으니, 과감한 투자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야 10억불 투자계획을 집행하고 있으니 한발 앞서 나가는 식이고 말이다.
“아, 정말 전자사업 쪽은 보기 좋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기호산업도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하는데 들어봐 주시겠습니까?”
“뭐든 말씀하십시오.”
그러고 보니 기호산업은 여태 음료수만 들이키며 회의를 지켜보고 있었다.
자동차 시장 개방에 우려를 표하면 자동차 부품 사업을 더 확장해보자고 제안하려 했었다.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면 대세자동차야 기술로나 가격으로나 경쟁력이 있으니 문제없고, 현산도 동남아 시장에 꾸준한 판로가 있으니 그 또한 타격이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호산업은 봉고로 대표되는 승합차 위주라…”
“크라이슬러의 로열패밀리… 아니, K카 승합차에 밀릴 것 같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이미 로열패밀리는 대세의 부품을 대량으로 쓰고 있으니 국내에 생산기지를 만들면 운송비가 고스란히 빠질 테고, 그러면 시장 잠식은 불 보듯 뻔합니다.”
틀린 말이 아니다.
미국 자동차 기업도 바보가 아니니 한국 시장을 거점 삼아 동북아 시장을 노려볼 목적으로 시장개방을 요청하는 것이다.
“일부 잠식이 일어나겠지만, 그걸 버텨내야만 선진적인 자동차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말은 이리했지만 결국 기호산업은 대세자동차에 합병될 운명이다.
“체질개선을 말씀하신다면, 기호산업은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야 할 겁니다. 자전거 회사로 시작해 자동차 회사로 거듭났던 것처럼 말입니다.”
맞는 말이다. 삼천리 자전거가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초석이긴 했지만, 그 사업만으로 대기업을 일구기란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어떤 식의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는지요? 대세가 도울 것이 있다면 돕겠습니다.”
“현산도 돕겠습니다. 이미 동남아 저가 시장에서는 쌍두마차 아닙니까? 힘 내십시오.”
“말씀 감사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우리 기호산업은 장차 정밀기계 사업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산업용 로보트같은 제품 말입니다.”
“… 기 사장님이 산업용 로봇에 관심이 있으신 줄은 몰랐습니다.”
“작년에 미국의 GM 자동차 공장을 견학했는데, 정말 놀랄 정도였습니다. 차체를 들어 통째로 도장하는 설비가 있다는 건 대세자동차 공장에서 봐서 알고 있었는데, 자동 용접까지 하더군요.”
기철호 사장의 말에 솔직히 놀랐다.
단순히 미국 회사는 돈이 넘쳐나는군, 우리는 직원들이 손수 할 수밖에 없는데… 하면서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인데 그걸 국산화를 해보겠다는 얘기였다.
“우리 대세그룹도 용접은 아니지만, 컨베이어 벨트 형태로 도장, 검사, 포장 공정에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고는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 공장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을 위해 자동화 설비는 계속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풍신금속에서마저 총알을 만들 때 검사설비를 적용하고 있다.
센서 기술의 발전은 산업용 로봇이 나올 토대를 형성하고 있고, 내 후년쯤 대세정공을 필두로 본격 개발에 나서야지 하고 있었다.
이미 수치제어(NC)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고, 인텔의 8086 CPU가 올 하반기쯤 출시되면 프로그램 가능 제어(PLC) 기술 개발을 추진해봐야지 싶었다.
그런 기술을 바탕으로 6축 다관절 로봇 기술을 확보하면, 대세정공을 통해 산업용 로봇을 본격적으로 생산해봐야지 싶었다.
생산성 혁신을 이루기 위해 제일 먼저 적용하는 곳이 대세자동차가 될 것이고 말이다.
대번에 100만대 캐퍼가 150만대 캐퍼로 늘어나게 될 테니까 말이다.
문제는 투자 시점과 우리 제품 판매시점이 딱 맞아떨어져야 하니, 본격 적용시점을 삼저호황에 맞췄을 뿐이다.
그런데, 기철호 사장이 벌써 그런 발전 가능성을 눈치챘다고?
“바로 그겁니다. 짧은 식견이지만 산업용 로보트가 비단 자동차 산업에만 국한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탐이 납니다.”
“짧은 식견이 아니십니다.”
기호산업이 원래 이런 쪽에 관심이 있었나.
내 촉이 현산과 수성으로만 향한 사이 주력 산업인 자동차가 현산과 대세에 밀린 기호가 나름대로 탈출구를 모색한 결과인 건가.
“감사합니다. 우리 기호 외에도 이 일에 동참하겠다는 국내 업체도 상당수 있습니다. 무사히 첫발을 뗄 수 있도록 대세조선, 대세중공업, 대세자동차, 현산자동차 모두 고객이 되어주십시오.”
“어휴, 기 사장님. 현산도 한 수 배워야겠습니다. 미국 공장을 보면서도 인건비 비싼 남의 나라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국내 적용을 고민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옆에서 왕 회장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가격과 품질 확보만 된다면 고객이야 얼마든지 되어 드리지요.”
“적용 공정에 따라 2만불에서 10만불까지 다양하게 제품을 구성해볼 생각입니다. 실적만 쌓게 해주시면 수출도 가능할 테니, 국내 고객이야 무조건 싸게 드려야지요.”
이미 사업성 평가까지 마친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80년대 초중반 일본의 CNC와 산업용 로봇 산업이 급성장 하지 않나?
일본의 야스카와(Yaskawa)와 후지츠(Fujitsu)가 산업용 로봇의 대중화를 이끌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의 총생산량이 1000만대를 돌파하고, 미국 수출도 200만대를 훌쩍 넘긴다.
얼마나 많이 팔렸던지 레이건 정부의 압박으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규제라는 전무후무한 정책까지 만들어서 대미수출을 줄였다.
원래 역사와 달리 일본차의 미국 시장 잠식을 대세가 일부 낚아챘지만 기껏 해봐야 80만대 수준이다. 생산성 혁신에 뒤처진다면 크라이슬러와의 연합 전선을 펼친다고 해도 물량에서 밀릴 수도 있겠다.
그런 면에서 기호의 결심이 반갑기 그지없었다.
“대세가 고객이 되어드리지요. 같이 공동연구를 한다면 시간도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공동연구를 통해 지분 확보는 해둬야 할 것 같았다. 기호에 기회를 주는 것도 좋지만, 전략상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자동화 설비는 내재화하는 게 바람직해 보였다.
“대세가 기술을 리딩해주신다면야 못할 것도 없습니다. 자동차와 달리, 산업용 로보트에 대해선 기호산업이 더 나을 겁니다.”
“투지가 좋습니다! 어디 한번 해보시죠.”
“이왕이면 반도체 핸들링 장비도 개발해보시지요. 그 또한 산업용 로봇 아닙니까. 저희 수성전자도 고객이 되어드리죠.”
방금 전까지 반도체 얘기로 살짝 격양되어 있던 도권희 사장마저 합세했다.
반도체도 장치산업이니 당연히 자동화 설비에 관심이 있는 게 당연했다.
“판이 점점 커지는군요. 이거 우리끼리 모임을 자주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우 회장님이 기술경영의 표본을 보여주시니 이런 얘기가 가능한 거겠지요. 이거 경영 얘기보다 기술 얘기가 백배는 더 재미있는 것 같군요. 금양도 한 수 배웁니다.”
“이 건은 우리끼리 정보를 통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산업용 로봇은 기호산업만의 신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의 생산성 혁신을 이룰 아이디어로 보이니 말입니다.”
“정보 통제까지…”
기철호 사장이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기반 기술은 충분하니 지금 본격 개발을 하면 일본 대비 그다지 늦지 않을 거다.
우리나라도 1000만대 자동차 생산이 가능하다!
“초기 필요 스펙과 개발비는 대세가 투자하겠습니다. 일종의 크로스 라이선스 비용을 선지급하는 것이니, 경영에 간섭할 생각은 없습니다.”
“수성전자도 공동연구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물론, 반도체 핸들링 장비에 한해서 말입니다.”
“금양도 투자하지요. 이왕이면 검사 장비도 국산화를 했으면 합니다. 대세에서는 이미 검사와 포장 공정에 쓰고 있는 걸로 압니다.”
“이렇게 격한 반응일 줄은 몰랐습니다.”
“현산도 참여 안 했다간 금방 뒤처지겠군요.”
이거 한미정상회담을 명분으로 모였는데, 생각보다 엄청 유익한 모임이 되었다.
중공업, 전기전자, 정밀기계 등등 서로 다른 제조업끼리 모이니 시너지가 확실했다.
우리들은 여태 말했던 약속들을 합의문 형태로 만들어 서명을 마쳤다.
1981년 1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벌들이 처음으로 공동합의문을 작성하는 선례를 남겼다.
어떤 면에선 한미정상회담보다 값진 합의였다.
***
2월 첫 주, 백악관 영빈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그동안 전세계가 놀랄 정도로 경제발전을 이뤄왔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에 멈추지 않고 자발적인 민주화까지 이루며, 개발도상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본보기가 되어준 점입니다. 이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이 얼마나 성공적인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와아아아!”
“우리는 자축할 자격이 충분합니다. 한미 동맹을 위하여!”
“한미 동맹을 위하여!”
백악관 영빈관에선 화려한 리셉션이 열렸다.
레이건 대통령은 배우 출신답게 유려한 언변으로 축사를 했고, 분위기는 대번에 달아올랐다.
파파파박. 찰칵, 찰칵, 찰칵.
와와아아아. 짝짝짝짝.
사방에서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영빈관을 꽉 채웠다.
다들 흰색 자켓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즐거운 표정으로 샴페인 잔을 높이 들어 올렸다.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는 게, 레이건 대통령이 공항까지 마중 나와서 YS를 맞이했다.
심지어 미군 의장대를 동원해서 예포까지 쏘며 국빈 중의 국빈으로 대접했다.
개발도상국 대통령을 맞이하는 행사로서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레이건 대통령은 완전히 친한파임을 인증하는 수준 아니에요?”
“낸시가 도와줬으니 가능한 일이죠. 그보다 어떻게 한미경제협력 자문위원회를 맡은 겁니까?”
낸시가 내 옆에서 방실방실 웃고 있었기에 나는 샴페인잔을 톡하고 부딪히며 물었다.
“어떻게라뇨? 당연히 내가 그만큼 자문능력이 있다는 증거죠. 난 미국방부 국제외교 담당차관으로 손꼽히는 한국통이란 말이에요.”
“이야, 언제부터 한국 전문가인 게 한자리 차지할 수있는 경쟁력이 된거죠?”
“칭찬 듣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당연히 CS가 돈 잘 벌기 시작하면서죠.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투자자들이 죄다 CS를 주목하고 있는 거 몰라요?”
“그러다 진짜로 믿겠습니다.”
“진짜라니까요.”
농담반 진담반이다.
자문위원회 의장을 맡게 된 건 록펠러 가문과 실버스타인 가문이 적극 지원해서 가능한 일이었을 거다.
게다가 내가 하는 일마다 대박을 쳤다지만, 언제나 DBB나 뀌년 5인방을 내세워 대외적으로 나의 존재를 최대한 숨겼다.
오히려 낸시는 그렇게 내가 뒤로 숨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내 존재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준 거다.
“여하튼 이렇게 파티 분위기가 좋은 걸 보니, 한미정상 1차 회담에서 결과가 좋았나보군요.”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정부가 미국산 쌀 80만톤을 구매하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잘 풀린 모양이에요. 농산물 시장 개방을 늦추는 대가치고는 좀 약소하지만, 흔쾌히 동의했다고 하더라고요.”
쌀 80만톤이라, YS가 꽤 질렀네.
국내에서야 욕을 좀 들어먹겠지만 물가 안정엔 도움이 될 거고, 농수산물 시장 개방을 늦추는 대가로는 괜찮은 선택이었다.
“약소하다뇨, 한국인에게 쌀은 아주 특별합니다. 그만큼 한국 정부가 농산물 시장 개방에 진심이라는 거 행정부에 잘 설명해줘요.”
“아, 예~ 회장님. 그보다 우리 일부터 살피러 가셔야죠. 축사는 들었으니, 일할 시간이라고요.”
“그러시죠, 의장님.”
자문위원회 의장이라는 직함으로 경제 실무회의를 주관하게 된 낸시가 의기양양하게 앞장을 섰다.
나야 당연히 쌍수를 들고 환영했고 말이다.
‘우 회장님, 화이팅입니다!’
‘통신분야에서 큼직한 프로젝트 부탁드립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파티장 바깥으로 빠져나가니 각 기업 총수들이 샴페인 잔을 들고 눈빛으로 나를 응원했다.
한미 양국은 국방, 외교 부문을 제외한 경제관련협상은 철강, 중공업, 전기전자, 통신, 금융, 문화 등등 세부분야로 나눠 협상팀을 꾸렸다.
그중 통신부문을 내가 주도하는 것이다.
다른 부문이야 줄 것과 얻어야 할 것이 명확했기에 각 기업 총수들이 맡아도 충분했다.
****
영빈과 특별 회의실,
“하하하, 어서오십시오. 우 회장님.”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브라운 회장님.”
찰스 브라운, 현 AT&T 회장이었다.
나름 장인과 동급으로 취급될 정도의 거물인데, 이런 협상에 직접 참여하다니 의외였다.
“미 포춘지 선정 5위 기업총수님과 50위 기업총수님이 함께하시니 아주 보기 좋군요. 자, 다들 착석해주시죠.”
낸시가 우리 둘이 악수하는 옆에서 장내를 정리하며 자신이 의장임을 분명히 했다.
한미 양측은 모두 낸시에게 정중하게 인사하고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았다.
양쪽모두 실무진이 참여했지만, 나와 브라운 회장의 독대나 다름없었다.
“오, 대세가 포춘지 선정 50위나 됩니까?”
“추정치죠. 기업 공개를 안 하니 몇 위인지 알게 뭐겠어요. AT&T의 작년 매출이 650억 달러로 5위를 한 거죠? 대세그룹 매출도 AT&T의 1/3 정도는 될 것 같은데 말이에요.”
“하하, 글쎄요. 미국분들 앞에서 돈 자랑 할 것도 아니고, 그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대세그룹 전체 매출은 180억불 정도다.
포춘지 기준으로 따진다면 대충 50위권 안에는 무난하게 들어갈 것이다.
“세계 50위라, 역시 록펠러 가문이 자랑할 만하군요.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이라는 칭송만으로 부족해 보일 정도군요.”
“의장님께서 너무 띄워주시는군요. 민망하니, 의제로 넘어가시죠.”
나를 띄워주는 분위기였지만, 나는 속으로 피식 웃고 말았다. 아직 대세그룹은 AT&T 같은 미국 공룡들에 비하면 작은 철공소 수준이다.
AT&T의 100년에 걸쳐 쌓아온 시장 지배력, 미국 노동인구의 1%에 해당하는 1백여만 명의 직원들, 그리고 무엇보다 연구인력만 2만여 명에 달하는 AT&T 벨연구소는 너무나도 강력하다.
연간 총연구비로만 20억불을 쓰는 괴물 중의 괴물이기에 이들을 쫓아가려면 대세그룹은 발전하고 또 발전해야한다.
“아시아인이라 그런가 역시 겸손하시군요. 여하튼, 한국 정부 차원에서 통신산업에 지원을 한다고 하니 AT&T도 손을 보태고자 합니다. AT&T는 조건만 맞는다면 한국에 기술이전을 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겁니다.”
회장답게 립서비스로 시작했다.
당연히 조건이 맞으면 기술이전에 주저할 게 뭐가 있겠나. 얼마나 이득을 볼 수 있는지 내놔보라는 소리였다.
“보내드린 자료는 검토하셨으리라 믿습니다. 한미 양측이 광통신 사업에 협력한다면, 전세계의 통신시장에 일대 혁명을 가져올 거라 확신합니다.”
“아이디어는 놀랍더군요. 기존 논문상에 표현된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읊은 수준이던데…”
“그런 수준인데, 회장님께서 직접 협상장에 나오셨다고요? 분위기 푸는 농담은 아까 낸시 의장이 충분히 했습니다만.”
AT&T는 이 시대 전자통신 세계최강 기업이다.
각종 전자통신 소자, 설비, 시스템 엔지니어링 등등 다각도로 검토를 해본 결과 실현 가능성이 극히 높으니 자리에 나온 거다.
“흠, 컴퓨터와 통신을 융합한다는 아이디어 만큼은 아주 근사했습니다. 하지만, 그 속내를 보면 광소자나 광케이블, 통신교환기 등등 해결할 과제가 한두건이 아니더군요.”
“통신 프로토콜이야 AT&T가 주도하면 다 따라오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실물제조 기술은 한국에 맡겨주시면 3년 안에 해낼 자신이 있습니다.”
“3년… 3년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너무 깁니까? 미국과 유럽을 잇는 대서양 횡단 해저케이블을 까는데 3년은 걸릴 것 같아서 말씀드렸던 건데 말입니다. 최대한 줄여보죠.”
내 말에 브라운 회장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때요? 광통신이 어떤 기술인지 연구원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죠?
그걸 대서양을 거쳐 유럽까지 확장하면 말 그대로 떼돈 버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