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38)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38화(538/589)
538 : 사냥엔 총이 필요없지
“저도 서명하겠습니다.”
말레이시아 레이 회장도 흔쾌히 계약서에 서명했다. 아까부터 계속 마하티르 총리의 말을 전하더라니 전권을 위임받았던 거로군.
“대가라고 하기 그렇지만 뭐든 말씀해보십시오. 첫 번째 고객이 되어주셨으니 개인적으로라도 보답을 해드려야지요.”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참, 한국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연달아 유치한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
“예, 조직위원회에 정식으로 유치신청을 했습니다. 각종 인프라 사업도 국가차원에서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지요.”
“한국이 아시안 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나면 우리 말레이시아도 유치전에 나서려고 합니다. 그때 여러모로 좀 도와주십시오.”
“그 또한 마하티르 총리님의 계획입니까?”
어떤 의미인지 뻔했다.
여태 인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까지 말레이시아 주변국은 죄다 한번씩 아시안 게임을 개최했었다. 언젠가 한 번 개최를 하긴 해야 하는데, 한국을 벤치마킹해서 하겠다는 소리였다.
“그렇습니다. Look East! 한국을 보고 배우는 게 저희 말레이시아의 전략입니다. 솔직히 한국의 성장률을 절반만 쫓아가도 말레이시아는 잘 먹고 잘살 수 있습니다.”
“하하하, 부럽습니다.”
자원 부국다운 말이었다.
솔직히 제조업이 중간쯤만 가도 관광업과 자원산업을 병행하면 먹고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지.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수출을 하지 않고선 달리 잘 살 방법이 없는데 말이다.
“자세한 얘기는 페낭대교 완공식때 방문하셔서 총리님과 나누도록 하시지요. 여러 가지 부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석유화학과 시티카 사업이 성공하자 고무된 것 같았다. 그래, 남방교역은 계속해서 커지고 다양해져야지.
그래야 대한민국의 수출실적이 안정화되고 서방주도의 대외 경제상황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길 테니까 말이다.
“허허허, 이거 참. 양국이 이렇게 무난하게 프로젝트에 동참하시면, 지분을 내놓을 나라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장사를 방해하셨으니, 두 분께선 제 술친구라도 돼주셔야겠습니다.”
“하하, 저야 영광이지요.”
“이참에 록펠러 회장님의 시각으로 아세안 경제를 좀 해석해주시지요.”
장인어른의 이름값 덕분인지 무르다니 장군과 레이 회장이 반갑게 호응하며 파티장 한쪽으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내게 슬쩍 샴페인 잔을 부딪치며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이제야 우 회장님 주변이 조금 조용해졌군요. 협상은 잘 되셨습니까?”
“둘은 잘 되었습니다만, 설득할 손님들이 더 많이 남았지요. 비서관님도 그 중 한 분입니다.”
눈앞에 나타난 이는 리센룽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비서관이었다.
싱가포르의 독재자이자 국부인 리콴유 총리의 장남이며, 리콴유 총리의 뒤를 이을 자다.
장관보다 비서관이 더 파워가 센 이유일 것이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니 독재자 중에선 나름 격이 있는 집안이라고 할 수 있을 거다.
“싱가포르는 당연히 APCN 프로젝트에 찬성합니다. 뀌년만 봐도 통신이 물류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주는 지 명백하니 말입니다.”
“흔쾌히 동의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감사는 저희가 드려야지요. 이 통신회선이 인도양을 건너 UAE와 연결되고, 태평양을 건너 뉴욕과 연결될 것이지 않습니까. 실시간 무역정보를 얻는데 이보다 중요한 인프라는 없을 겁니다.”
미래의 싱가포르 총리로서 엘리트 교육을 철저히 받아온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말이었다.
서방 연구자들이 하는 말을 고스란히 읊은 정도지만, 와중에 글로벌 무역에서 통신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물론, 난 그 뒤까지 알고 있지만 말이다.
“솔직히 주관사로서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개발도상국이 초기 사업비만 10억 달러가 드는 국책과제를 수행한다는 것은 자칫하면 도전이 아니라 도박이 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일지 몰라도, 대세는 더 이상 개발도상국 기업이 아니죠. 이미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선진 기업입니다.”
“과찬이십니다.”
“아닙니다. 진심입니다. 이번 기회에 대세에서 저희 싱가포르를 좀 도와주십시오. 아시안게임은 물론 88 올림픽 유치에도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대뜸 리센룽이 내 앞에 그림 한 장을 내밀었다.
관광 엽서 같았는데, 거기에 그려진 그림이 낯이 익었다.
‘뭐지? 이 짝퉁 같은 그림은?’
나는 엽서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21세기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를 줄여놓은 것 같은 그림이었다.
이런 컨셉의 호텔이 이때 기안이 되었나?
“굉장히 특이한 호텔이군요.”
“정확히는 호텔이 아니라 마리너 센터입니다. 지상 60층 건물로 지상 6층까진 쇼핑몰, 7층부터는 호텔과 각종 컨퍼런스 홀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저희는 마리너 센터를 통해 싱가포르를 뀌년과 견줄만한 관광도시로 키우고자 합니다.”
“그 일을 제게 맡기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저는 뀌년에 꽤 투자한 사람입니다만.”
“관광이라는 게 한 곳만 콕 짚어서 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유럽의 관광 경쟁력이 높은 것도 가까이에 이곳저곳 들를 곳이 많아서 그런 거죠. 뀌년과 싱가포르는 윈윈할 수 있습니다.”
“음, 틀린 말씀은 아니군요.”
하다못해 맛집도 뭉쳐있으면 장사가 잘되는데, 관광명소가 가까이 있으면 당연히 좋지.
게다가 뀌년엔 UAE 항공이 드나드는 동남아 허브공항도 있다.
대세항공도 꽤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랜드마크다운 디자인을 뽑는 데는 성공했지만, 세계의 내로라하는 건설업체가 죄다 손을 내젓더군요”
하긴, 이 시대 건설사들이 도전하기엔 무리가 있는 설계였다.
게다가 21세기 마리나 베이 샌즈와 달리 3개의 다리가 아니라 2개의 빌딩이 기둥역할을 하며 머리 위에 배 모양의 스카이 파크를 얹고 있었다.
게다가 각 기둥역할을 하는 빌딩조차 서로 다른 빌딩이 손바닥을 맞대듯 지탱하는 구조라, 역학상으로 매우 불안정한 설계였다.
한마디로 건축 설계자가 엔지니어링 설계를 한 게 아니라 예술작품을 그린 거다.
이 마리너 센터가 수정과 확장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 21세기 마리너 베이 샌즈인 모양이다.
그러니 원래 역사에선 21세기나 되어야 해볼 만한 설계인 것이다.
“가능은 하겠지만, 건설비가 터무니없이 나오겠군요.”
“터무니 없다고 하시면 구체적으로…”
“7억 달러는 족히 나올 겁니다. 그냥 평범한 60층 건물 2동이라면, 각각 1억달러씩 해서 2억달러면 충분할 텐데 말이죠.”
“하겠… 아니, 해야만 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진심입니까? 상세 설계를 하다 보면 공사비는 더 늘어날 겁니다.”
이런 대형 공사는 시행사의 욕심이 계속해서 커지기 마련이다.
더 멋지게, 더 화려하게를 반복하다 보면 공사비가 10%, 20% 늘어나는 거야 대수로운 일도 아니다.
“그게 싱가포르가 살아남는 길입니다. 차후 마리너 베이 크루즈센터도 연계하려면, 이 정도 랜드마크는 있어야 합니다.”
“크루즈 센터까지 생각하시다니 대단하군요.”
뭔가 바뀌었다.
원래 싱가포르는 80년대에 원유현물시장, 그리고 해양플랜트 시공에 탁월한 성과를 내는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관광에 올인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동남아 무역 허브는 뀌년이 완전히 장악했다는 판단을 하고, 관광 투자에 집중해서 뀌년을 이겨보겠다는 생각이 분명했다.
“도와주시는 걸로 알겠습니다.”
대번에 리센룽 장관은 탁자 위에 얹혀 있던 APCN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리고는 마리너 센터의 발주서라도 된다는 양 그림엽서에 서명해서 계약서에 끼워놓았다.
“실무자를 곧바로 파견하죠.”
“감사합니다. 싱가포르와 한국이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브라보.”
“브라보.”
나는 잭콕을 그는 샴페인을 들이켰다.
미래의 싱가포르 총리와 내가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이 양반의 첫번째 성과이려나?
폼나게 도와드리지.
일이 술술 풀리는 와중에도 저 멀리 태국, 필리핀, 대만의 대표들은 저들끼리 속닥거리며 도통 내게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별 상관없었다.
이미 아시아 10개국에서 5개국을 연결하는 그림이 나왔으니, 나머지 5개국이야 나중에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제발 연결 좀 해달라고 할 게 뻔했다.
그보다 광케이블 깔려고 왔다가 뜬금없이 대형 건설수주를 받아버렸네.
“어째 결과가 좋은 모양이군.”
“예, 광통신 계약은 물론이고 최소 7억 달러짜리 수주가 생겼습니다.”
“허허허, 역시 내 사위는 어디를 가든 돈을 몰고 다니는군. 스코틀랜드에서도 기대해보겠어.”
“거기에서야말로 장인어른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나야 당연히 힘껏 도울 작정이지. 헌데, 여기서 영업은 더 안 해도 되나? 저기 손님이 더 있는 것 같은데?”
“장인께 넘겨드리죠. 고작 5000만불이 아까워 저러는 것 같은데, 국가별 지분을 매입할 좋은 기회입니다.”
“그래? 하하하, 나도 돈 벌 기회가 생겼군.”
나와 장인은 그 뒤로 정말 파티를 즐겼다.
고델 장군이 새로 단장한 파라다이스 호텔의 곳곳을 돌아보는 재미는 덤이었다.
***
다음 주, 스코틀랜드.
“이렇게 맑은 하늘에 푸른 잔디라.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군요.”
말을 타고 풍경을 즐기는 일은 꽤 즐거웠다.
모임의 호스트인 BP社 맥파젠 회장이 사람들을 이끌고 사냥터로 나아갔고, 나는 맥파젠 이사와 장인과 함께 슬슬 주변을 돌아보고 있었다.
솔직히 말 안장 위에서 겨우 균형을 유지하고 있을 뿐, 말을 달릴 수는 없었다.
그마저도 맥파젠이 아주 얌전한 말을 골라줬으니 이처럼 풍경을 즐길 수 있는거다.
말고삐만 쥐고 있어도 말이 알아서 걸었다.
내가 초보인 걸 뻔히 안다는 듯 말이다.
“그렇죠. 여긴 귀족들도 초대받고 싶어 하는 사냥코스인걸요. 동양인으로서 여기 초대받은 분은 우 회장님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다음에 한번 더 초대해줘요. 아내와 함께 오고 싶군요.”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할 필요는 없었다.
내 존재가 도움이 되니 초대를 한 거고, 나야 세븐시스터즈와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다.
“어머나, 로맨틱 하셔라.”
페기와 함께면 정말 로맨틱 할 것 같았다.
조만간 둘째가 태어날 거지만 여기라면 신혼부부 코스프레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 사이 자그마한 구릉과 숲이 뜬금없이 나타나고, 숲을 관통하면 거대한 대서양을 앞두고 툭하고 단절된 절벽이 늘어선 모습은 가히 절경이었다.
“허허, 내 사위는 간혹 일 중독자답지 않은 말을 할 때가 있어. 딸아이가 자네를 두둔하는 이유가 있다니까.”
옆에서 장인이 껄껄 웃어댔다.
“록펠러 회장님은 사냥 좋아하시잖아요. 이번에는 참여 안하세요?”
“그건 자네가 잘못 본 거야. 그런 귀족 놀이를 좋아한 게 아니라 좋아하는 척했을 뿐이야. 비즈니스였다고. 그런데, 이제…”
“호호, 이제 비즈니스의 중심은 우 회장님이다 그 말씀이신가요?”
“그럼, 물론이지. 내 사위가 신사업 발굴도 훨씬 잘하고 하는 일마다 대성공을 거두는데 누구한테 잘 보일 일이 없어. 난 이제 자유인이야. 그렇지 않나, 사위?”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양반이 자유인이 아니면 누가 자유인인가?
오히려 장인이 그간 주변의 눈치를 봐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앞으론 더더욱 자유로워지실 겁니다.”
“어머나, 뭔가 또 기막힌 사업이 있나 보네요. 저도 좀 끼워주세요.”
“뭔가 있어서라 아니라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한 말입니다. 여기 신사업을 논하러 온 것도 아니고 말이죠. 난 초대받은 손님이라고요.”
짝.
“아, 맞아. 손님이었죠! 그렇죠, 손님은 접대를 받아야죠.”
맥파젠이 내 말에 바로 맞장구를 쳐주었다. 분명 맥파젠 가문은 영국 최고의 갑부이자 귀족 가문임에도 맥파젠 이사에겐 그다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맥파젠 또한 날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뭐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내 도움에 맥파젠은 RO사 지분투자에도 성공하며 BP사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하지 않았나.
미국과 일본 기업이 싹쓸이한 포춘지 선정 기업순위에서 BP사가 13위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란-이라크전에 뛰어든 성과는 충분히 증명되고도 남았다.
따각따각 따그닥
“워, 워!”
웃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어디선가 말이 달려와 앞에 멈춰 섰다. 現 쉘사 회장 윌리엄 웨이츠였다.
그는 주홍색 자켓에 챙 달린 검은 벨벳 모자까지 아래위로 완벽한 헌팅룩을 입고 있었다.
아직 스코틀랜드의 기온은 서늘한 편이었지만, 나는 모자만큼은 너무 더워서 안장에 걸어놨는데 말이다.
“웨이츠, 웬일인가? 한창 사냥을 즐길 시간인데 말이야.”
“뭐, 흥이 나야 말이지요. 회장님도 여기 계시니 말입니다.”
쉘사 회장으로서 엑손과 BP사가 빠져버린 사냥 그룹에 딱히 있을 이유가 없었던 모양이다.
“나야 귀족 놀이에 식상할 때도 되었다지만 자네는 그러기엔 아직 젊어. 좀 더 즐거운 척 하란 말이야.”
“여우 사냥도 아니고 꿩 사냥 따위엔 저도 그다지 흥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대세가 훨씬 흥미롭겠지요, 안 그렇습니까? 우 회장님.”
“나름 꿩 사냥도 흥미롭긴 하던데 말입니다. 호루라기를 불며 사냥개를 쫓아가는 게 사냥의 전부일 줄은 몰랐거든요.”
“하하하하.”
사냥이라고 하지만 그냥 맘껏 말을 타고 질주하는 것이 전부였다.
숲은 물론 주변 목장과 민가의 밭을 가리지않고 사냥개들이 내달리는 쪽으로 말을 몰아가는 거다.
그런 다음 사냥개가 꿩을 덮쳐 물어뜯으면 꽁지깃 정도를 사냥 전리품으로 챙기고 꿩 몸통은 사냥개들에게 던져줬다.
그리고 사냥개와 말이 짓밟아 엉망이 된 목장과 밭 주인에게 과할 정도로 사례를 하는 게 사냥의 마무리였다.
한마디로 사냥을 핑계로 온 천지를 질주하는 맛인 거다. 꿩 사냥도 이러할진대, 여우 사냥 때 질주하는 맛은 끝내줄 것 같긴 했다.
총을 쓰지 않으니 사고가 날 가능성도 없었다.
“찬성 푯값을 받으러 오신 모양이군요. 웨이츠 회장님?”
“아니라곤 하지 않겠습니다. 보아하니, 여러분들께선 여기에 2주나 머물진 않을 것 같으니까요.”
이런 귀족놀이를 2주나 하다니 정말 돈많고 시간도 많은 인간들이 분명했다.
압축성장의 대명사인 동북 아시아인으로선 시간 낭비란 생각뿐이었지만 한편으론 가장 호사스러운게 시간 낭비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유럽의 토털사보다야 공략하는 시장이 다른 대세가 낫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딱히 대가를 드려야 하나 싶지만, 일단 들어는 보죠. 서로 윈윈하는 비즈니스가 되길 바라면서 말이죠.”
“우리 쉘은 최근 북해에서 일명 에코필드 유전 발견에 성공했습니다. 알다시피 북해는 꽤 험한 바다라 초대형 자켓에 신뢰성 높은 해양플랜트가 필요합니다. 그걸 대세에 발주하려고 말입니다.”
북해, 에코필드 유전?
해양플랜트 업계에서 아주 유명하지.
정말 미쳐 날뛰는 북해 바다에 해양플랜트를 세우는 어려운 일이었던 데다, 쉘사와 노르웨이 정부가 소유권을 두고 국제사법재판소까지 끌고 갈 정도로 정치적으로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유전이다.
“거절합니다.”
나는 단박에 거절했다.
북해 해양플랜트를 맡았다가 대한민국 해양플랜트 산업이 개박살났거든.
오히려 뒤에서 대한민국 중공업계가 겪은 시행착오를 유심히 지켜보던 싱가포르가 냉큼 북해쪽 해양플랜트 사업을 꿀꺽하는 계기가 되었다.
수주가를 3배씩 올려받으면서 말이지.
이번 역사에선 그따위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