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45)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45화(545/589)
545 : 쎄종 꼬레아
1981년 9월 29일, 바덴바덴 비스바덴 극장.
올림픽 개최지 투표 전에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할 곳이다.
“찬수야, 너무 쫄린다.”
“쫄리긴, 뭐가! 이제 잘 차린 밥상 먹을 일만 남았는데.”
나는 유치단의 단장으로 선두로 나섰다.
비스바덴 극장은 바로크 양식의 웅장한 건물로, 실내로 들어가려면 계단을 한참 올라야 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느낌.
19세기 귀족들은 평민들과는 차원이 다른 문화공간을 만들어 문화를 계급 고착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현대에 들어서서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차이를 말해주는 듯했다.
너희들은 이런 유서 깊은 건물에서 발레나 오페라를 감상할 수준이 아니라는 소리를 하는 것 같았다.
두고 보아라, 88 세종올림픽에 참가한 서양인들은 대한민국의 압도적인 초현대식 건물에 충격을 맛보게 될 테니까.
“1988년 올림픽 유치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일본 나고야입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 멘트에 따라 일본 유치단 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우리 일본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가입니다. 각종 스포츠 인프라, 교통과 숙박 인프라는 물론 국민성도 충분히 선진화 되어 있기에… (후략)…”
일본의 발표 내용은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일본은 올림픽 개최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의 경제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로서 1988년 나고야 올림픽을 통해 아시아의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라는 게 논지였다.
‘참, 일본스럽단 말이지.’
아시아에선 올림픽을 개최할 나라가 일본밖에 없으며, 경제발전을 돕는 게 아니라 촉진한다는 말로 경제침략을 교묘하게 위장했다.
한마디로 아시아 국가를 완전히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기에 중국과 동남아 일부 국가들은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서양 표와 정보가 부족한 아프리카 표만 얻으면 된다는 식이니 이런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거다.
정말 가까이 하기 싫은 이웃이다.
비즈니스든 외교든 강약약강을 이렇게 대놓고 행하는 국가가 또 있을까?
“일본놈들, 이런 자리에서도 통역을 쓰네.”
“성의가 부족한 거지. 질문도 받기 싫고.”
우린 직접 영어 발표를 준비했고, 예상 질문도 120개나 뽑아서 준비했다.
일본의 프레젠테이션이 지금이야 이상할 것 없어 보이겠지만, 내가 올라가면 분위기는 180도로 바뀔 것이다.
“다음 발표는 한국 세종입니다.”
짝짝짝짝.
몇몇 IOC 위원들이 지지 말라는 듯 내게 박수를 보냈고, 나는 당당하게 단상으로 올랐다.
나는 그들에게 묵례로 감사를 표하며 박수 소리가 잦아들길 기다렸다.
“신사 숙녀 여러분, 파티는 즐기고 계십니까? 이제 이 파티도 내일이면 끝이군요.”
“와아아아아.”
나는 시상대에서 수상소감을 밝히는 배우처럼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대한민국이 준비하고 있는 88 세종올림픽의 모토는 화합과 전진(Harmony and Progress)입니다. 스포츠를 통하여 세계평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망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딱!
내가 손가락을 튕기자 내 머리 위로 서울역 광장에서 펼쳐진 광복절 전야제 화면이 떠올랐다.
세련된 도시에 몰려든 엄청난 인파와 밤 하늘에 펼쳐지는 불꽃놀이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프레젠테이션에 예상치 못했던 생생한 화면이 더해지자 시큰둥하던 IOC 위원들마저 눈빛을 달리하며 단상 쪽으로 집중했다.
“누군가는 개발도상국은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다고 하는데, 대체 올림픽 정신을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싶군요. 스포츠란 도전과 열정으로 인류의 화합을 도모하는 것 아닙니까! 보십시오, 우리 대한민국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열정을 세계인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평화의 축제! 화합의 축제! 발전의 축제! 그것이 바로 88 세종올림픽입니다.”
쿵 두둥 두둥 두두두두둥!!!
몇 번이고 시간을 재가며 연습한 대로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뒷배경에 흐르고 있던 영상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가슴을 울리는 북소리가 터져 나왔다.
극장답게 오디오가 아주 끝내줬다.
“브라보!”
“와아아아, 판타스틱!”
비스바덴 극장은 단박에 환호성으로 채워졌다.
단순히 서면 보고서를 읽고, 그걸 통역사를 통해 다시 전달받기를 기다리는 일본의 프레젠테이션과는 격이 달랐다.
“코리아! 넘버 원!!”
“코리아! 세종! 코리아! 세종!”
엑세터 위원을 필두로 여러 IOC 위원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질문 있소이다.”
“하십시오, 티토프 위원님.”
“올림픽도 돈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한국은 중진국도 아닌 개발도상국이고, 최근 일본에 차관을 50억 달러나 빌릴 만큼 재정상황이 열악한데 올림픽 개최라니, 말이 되는 소립니까?”
소련이 이처럼 일본을 두둔하는 거야 미국이 우리나라를 밀고 있으니 그런 거다.
아무리 그래도 미국의 아시아지부인 일본을 지지하냐? 아, CNC 건으로 좀 미안한 거야?
“동북아의 역사와 경제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순진한 질문(naive question)에 어찌 답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뭐… 순진한 질문?”
정치인에게 순진하다고 하는 것은 엄청난 모욕이다. 내게 모욕을 줄 생각으로 질문했으니 답변도 그러해야지.
“한국은 근 20여년간 대일 무역적자가 수백억 달러에 달합니다. 그런 무역불균형을 해소할 목적으로 차관을 들여온 것이지, 국가 재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한국의 해외계약 잔고만 해도 150억 달러가 넘고, 최근 수년간 무역흑자도 수십억 달러에 이릅니다. 일본의 50억 달러는 외교적 관계개선을 위한 빌미입니다. 우리 한국은 일본처럼 뒤가 켕기는 거래는 하지 않거든요.”
“하하하! CNC 스캔들!!!”
미국 IOC 위원이 CNC 스캔들이라고 소리치며 웃어대자 소련 IOC 위원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저 멀리 사마란치 IOC 위원장도 티포트 위원에게 그만 앉으라고 손짓까지 했다.
“이이… 이런… 질문하나 더 하겠소! 그래 돈은 있다고 칩시다. 그럼 선수단의 안전은 어떻게 확보할 거요? 남북으로 쪼개져서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나라가 무슨 올림픽을 개최하냐 말이오!”
티포트 위원이 선을 넘었다.
빌어먹을 놈, 남북분단의 원죄가 있는 소련이 이렇게 당당하게 안전을 이슈해?
“분단국가는 안전을 도모할 능력도 없다는 말씀입니까? 그럼, 여기 서독에 모여서 IOC 총회를 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설마 서독은 안전확보가 가능하고, 한국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말씀하고 싶으신 겁니까?”
“… 그… 그런 게 아니라, 엄연히 현실을 얘기하고 있는 거요.”
“그럼 세계 평화를 위해 현실적으로 접근하셔야지요. 소련 정도면 올림픽을 통해 남북화해를 도모하고,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겠다고 하지는 못하는 겁니까? 일본을 통해 군사기밀을 빼돌리면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겁니까!”
“이익…”
“옳으신 말씀이오.”
짝짝짝짝.
불쑥 중국 IOC 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쳐댔다.
나조차 깜짝 놀랄 상황이었다.
중국이 대한민국에 이처럼 호의적이라고?
하긴 이때는 중국과 소련은 적대적이었지.
그리고 중국 입장에선 일본보다는 차라리 한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유리했을 것이다.
“정치적인 발언은 삼가해 주십시오. 더 이상의 질문은 서면으로 접수하시고 질문을 받은 국가는 오늘 밤까지 회신하시기 바랍니다.”
“와아아아아!”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 프레젠테이션을 끝내버렸고, 내가 소련을 한 방 먹였다고 생각한 자유 진영의 IOC 위원장들은 환호성으로 답했다.
재밌는 건 체코나 동독 IOC 위원들도 내게 슬쩍 엄지척을 한 것이다. 이때부터 벌써 동구권에서도 분열이 시작되었군.
“수고하셨습니다, 단장님.”
“유창한 영어!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일본 측에서 부러워 미치더군요.”
‘잘했어, 찬수야. 정말 자랑스러워.’
“하하, 다들 수고해준 덕분입니다. 자, 이제 우린 할 일을 다했으니, 결과를 기다립시다.”
나는 유치 사절단을 이끌고 당당하게 비스바덴 극장을 빠져나갔다.
***
다음날, 비스바덴 극장.
웅성웅성.
IOC 위원들이 투표를 마치고 나오자 극장 안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다들 박빙의 승부라고 생각했던지 우리 유치단은 연신 침을 꿀꺽꿀꺽 삼키며 단상을 쳐다보고 있었다.
“올라온다. 사마란치가 올라온다.”
삼복이가 단상을 가리켰고, 정말 사마란치가 문서를 들고 올라섰다.
“제24회 하계 올림픽 경기대회 개최지 투표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개표결과 쎄종 63표, 나고야 16표! 개최지는 쎄종 꼬레아입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뭐야, 63표나 얻었다고?
원래 역사보다도 더 압도적인 차이였다.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만세!”
“찬수야! 우리 따냈어! 올림픽을 따냈어!”
우리 유치 사절단은 서로를 껴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너무나도 벅찬 마음에 취재진이 내민 마이크에 누구 하나 인터뷰를 할 생각도 못 했다.
그래, 이렇게 기쁜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도 괜찮겠지.
“감사합니다. 세계인의 평화축제! 기필코 성공하겠습니다.”
나는 두 팔을 번쩍 들고 IOC 위원들의 박수에 화답했다. 한국을 도운 것이 자자손손 자랑이 되게끔 해주지. 정말 멋진 축제가 될 것이거든.
“이거 부정투표야! 한국이 IOC 위원들을 매수한 거야! 매수했다고!”
“황즈중 위원!!! 그게 무슨 말입니까.”
대만 IOC 위원이 단상으로 올라가 난장판을 부리기 시작했다.
“내가 봤소이다. IOC 위원들에게 나눠준 꽃바구니에 거액의 돈 봉투와 비행기 표를 넣어줬소이다. 돈으로 매수한 이 투표는 무효요! 승자는 일본이요, 일본! 올림픽은 일본에서 개최해야 합니다.”
“보안 요원!!”
“이리 나오시오!”
“정식으로 항의하겠소! 이건 부정 투표요! 부정 투표! 절대 승복할 수 없소!”
미친 놈도 아니고 대만 IOC 위원은 보안요원에게 끌려나갈 때까지 일본을 두둔했다.
이미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긴 게임이라, 재 투표는 있으려야 있을 수도 없는데 뭘 바래서 저러는 거야?
대만이야말로 일본한테 매수라도 된 거야?
중공이 한국 편을 드니 일본 편을 드는 거야?
아님 비슷한 국력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이 치고 나가니 꼭지가 돌았나?
“뭐야? 설마 대만이 반대표를 던진 거야? 단교한 일본 편을 들었어? 수교 중인 우리를 제치고?”
“그런 모양이네.”
원래 역사에서도 대만이 반대표를 던졌던가?
“참나, 아무리 국제 관계는 냉정하다지만,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대만이 우리한테 어떻게 이러지? 이거 엄청 씁쓸한데.”
환호하던 분위기에 대만이 완전히 찬물을 끼얹은 꼴이었다.
“씁쓸하기는, 대박이지.”
“응? 무슨 말이야?”
나는 나중에 얘기해주겠다는 뜻으로 삼복이의 옆구리를 툭 치고 IOC 위원들을 향해 돌아섰다.
“자자, 여러분들! 뒤풀이부터 하셔야지요. 오늘만큼은 샴페인을 무한정 즐기십시오.”
“와아아아!”
“갑시다! 파티장으로!”
오늘 같은 날이면 정말 진심으로 기쁘게 한 턱 거하게 낼 수 있지.
단순히 유치전에서 이긴 뒤풀이 정도로 보이겠지만 내겐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일제 강점기를 이겨내고, 전쟁을 이겨내고, 가난마저 이겨낸 우리 민족에게 88올림픽은 우리 자신을 재평가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희생과 열정으로 이뤄낸 한시대를 마감하고 번영과 풍요로움을 향해 나아가는 축포가 되리라.
하늘이시여, 대한민국을 축복하소서.
뻗어 나가고 뻗어 나가 위대한 역사를 새로 쓰게 도와주소서.
***
며칠 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국민 여러분, 환호하십시오. 88세종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대표단이 막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감격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만세!>
<만세! 만세! 만세!>
TV에서는 88올림픽 유치 과정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주야장천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어우러져 전국이 축제 분위기였다.
“정말이지 온 국민들이 청주공항에 몰려나온 것 같더군요.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유치단 전원이 최선을 다한 결과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문민정부가 들어섰다는 사실도 표결에 영향을 줬을 겁니다.”
“정부도 한자리 끼워주니 고맙습니다. 여하튼 88세종올림픽을 유치했으니,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생각해야겠군요.”
YS는 내게 올림픽 준비도 생각해둔 것이 있지 않냐는 듯 물었다.
“세종에 종합운동장과 올림픽 공원을 조성해서 메인 개최도시임을 알리고,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등 주요 중핵도시에 각기 특성에 맞는 하계 올림픽 종목을 배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요?”
“부산에는 요트, 서울엔 승마, 대전엔 사격, 광주엔 사이클을 배정하는 게 지방 특색에 맞을 것 같습니다.”
“오, 듣고 보니 왠지 어울리는 종목 같군요.”
“각 도시에 세워지는 체육시설은 나중에 시민들을 위한 공공체육시설로 쓰이고, 더 나아가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YS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자그마치 올림픽 인프라에 50억불을 지출할 예정이니, 시민들의 삶도 덩달아 윤택해지리라.
솔직히 21세기 신도시에선 동네마다 트랙이 있지만, 이 시대엔 집 가까이 공공체육관만 있어도 엄청난 특혜다.
시립 수영장 근처 학교가 전국소년체전에서 메달을 휩쓸던 시대다.
“그래요, 우리 어디 한번 제대로 해봅시다. 그런데, 이번 유치전에서 대만이 보인 행동이 아주 의외더군요.”
“남의 나라 축제에 찬물을 끼얹는 아주 몰상식한 일입니다. 거기서 부정투표라고 난리법석을 피우다니요. 그것도 최우방한테 말입니다.”
“대만 TV 방송에선 여성 앵커가 눈물까지 흘리며 부정투표로 한국이 올림픽 유치를 했다며 날조를 했다고 하더군요. 정계에서도 나름 항의를 할터이니, 우 회장도 거들어주십시오.”
내가 대만의 고위층과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긴 안기부 보고서만 읽어보면 내가 홍콩의 퉁 회장을 통해 무기거래를 했다는 게 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거들게 아니라, 이참에 대만과 단교를 하시는 것이 어떤지요.”
“… 우 회장, 진심입니까? 고작 IOC 위원 한명이 난리 피운걸로 단교를 하다니요.”
“그리 볼 게 아닙니다. 국가 간에 시시때때로 협력도 하고 견제하는 거야 당연하지만, 이처럼 대놓고 폄하하는 건 경우가 아니지요. 이걸 용납한다면 대한민국이 지고 들어가는 게 됩니다.”
한방 맞고 가만히 있으면 그게 호구다.
받은 만큼 돌려줘야지.
“외교에서는 언제나 동등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하긴, 대만 국영 TV에서 한국을 폄하하는 방송이 나왔다면 그건 외교적으로 두고볼 수 없는 일이지요.”
“단교를 통한 실리도 있습니다. 대만 대신 중공과 수교를 맺고,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화해 무드를 조성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들을 리 없지만, 최소한 중공이 북한을 향해 쓸데없는 행동은 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을 수는 있겠지.
“그런 장점도 있겠군요. 어쨌든, 단교를 한다면 대만과의 교역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을 텐데, 재계는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문제없습니다. 중공 시장의 잠재력이 대만보다 훨씬 크지 않습니까. 게다가 대만과의 방위산업도 전투기를 다 폐기처분하는 게 아니라면, 울며 겨자먹기로 우리와 교역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씀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대만과의 단교는 결국 중공과 대만 시장 둘다 가져오게 될 겁니다.”
21세기에서 보고 왔으니 확실하게 말해줬다.
미국과 일본도 대만과 단교를 했음에도 끝까지 의리를 지킨 한국을 폄하해?
확실하게 응징을 해줘야 외교력이 살아난다.
“허… 듣고 보니, 이번 기회를 이용하면 정치적으로 얻는 것이 많을 것 같군요.”
“또 생각하신 것이 있으신 겁니까?”
“이왕 중공과 수교를 타진한다면, 이참에 남북이 동시에 UN에 가입하는 것도 추진해 봐야지요. UN 가입도 못한 국가가 올림픽 개최를 한다고 또 뒷다리를 잡힐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음? 좋은 생각인데?
원래 역사에서도 올림픽을 기점으로 이런 논의가 이뤄졌던가?
어쨌든, YS의 생각이 굉장히 선진적이었다.
남북한이 동시에 UN에 가입하면 분단이 굳어진다고 정치적 공격을 받을 텐데, 그 정도는 가뿐히 무시하겠다는 거다.
대한민국은 실시간으로 급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