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70)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70화(570/589)
570 : 외전 시베리아의 노다지(6)
“저기 대세 그룹 우찬수 회장이 막 도착했습니다. 세기의 프로젝트라 불리는 시베리아 송유관 사업을 따내고 돌아오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와아아아아! 대세 만세!!”
“대체 이게…”
나와 함께 입국장에 들어선 푸틴은 청주 국제 공항을 채운 인파들과 카메라 세례에 깜짝 놀랐다.
“시베리아 파이프라인 건설에 대해 알렸더니 이렇게 반응하는군요. 하긴, 최근 들어 이만한 해외건설이 없었으니 말이죠.”
내 말에 푸틴은 아무리 큰 프로젝트라곤 하지만 일개 민간 기업의 성과인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 듯했다.
“우 회장님, KBC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100억불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공사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따내게 되었는지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원전 건설과 파이프라인 공사를 합쳐서 100억불 가량 될 것 같습니다. 여하튼, 그간 한소 경협을 통하여 양국간 신뢰가 쌓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소련 본토에 투자하면서 일부는 소련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형태가 될 겁니다.”
“바야흐로 냉전이 끝나는 걸 알리는 사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치와 경제는 다른 분야라 제가 냉전 종식이니 뭐니 하는 말씀을 드리긴 곤란하군요. 굳이 말씀을 보탠다면, 여기 한소 경협 시베리아 개발 담당 푸틴 부의장이 답하는 게 좋겠습니다.”
나는 척하니 푸틴을 앞에 내세웠다.
보안 담당이라는 직책 정도로 나와 동행하기에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여겼던지, 마르케비치 의장은 푸틴에게 부의장 감투를 툭하니 씌워주었다.
마르케비치 의장도 뭔가 느끼는 게 있었던지 푸틴을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이려는 행동이었다.
이래저래 상황이 내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푸틴 부의장님,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소련 정부의 입장은 어떠한 지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말 그대로 전격적인 수의 계약이지 않습니까?”
“… 크흠… 우리 소비에트는 동 아시아의 평화를 적극 지지하며, 적극적인 경협을 통하여 양국 인민의 번영을 추구합니다. 코리아 인민들의 열화같은 성원에 본국에서도 깊은 감화를 받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째 푸틴도 정치적 수사를 아주 잘 구사했다.
“와아아!! 한소 경협 만세!!”
“대한민국 만세!!!”
“연해주 개발 만세!”
공항에 마중 나온 시민들은 태극기와 소련 깃발을 동시에 흔들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미 메스컴에서는 단박에 100억불 수출 실적을 따낸 것처럼 선전했음이 분명했다.
뭐, 딱히 정정 보도를 요구할 생각은 없었다.
장차 100억불이 아니라 수백억불짜리 수출에 버금가는 노다지를 우리에게 안겨줄 테니까 말이다.
이미 연해주에서 들어오는 농수산물은 물가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 그 이득의 대부분은 농촌과 어촌의 현대화에 쓰이기에 이미 선순환 단계에 들어섰다.
시베리아 파이프라인으로 들어오는 석유와 천연가스는 그보다 더한 노다지가 될 것이다.
“기자 회견은 이쯤에서 마치겠습니다. 나머지 질문은 서면으로 부탁드립니다.”
“회장님, 이쪽입니다.”
대세 비서진들이 앞길을 터줬기에 나와 푸틴은 리무진에 척하니 올라탔다.
창밖으로 시민들이 깃발을 흔들며 대세 만세를 연호해주니 이보다 기분 좋은 일은 없었다.
“환호가 대단하군요.”
“한국은 해외 나가서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되는 나라이기 때문이죠. 이번 시베리아 개발은 수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될 겁니다.”
“기회… 라고요?”
“그럼요. 10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건설 프로젝트에 인건비도 사상 최고이지 않겠습니까?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오면 집도 사고, 자동차도 사고 하는 거죠.”
“… 그런 의미였군요.”
공산주의 사회에선 대규모 건설은 곧 대규모 인력 동원이기에 기회라기 보다 고생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릴 거다.
그게 공산주의 사회에서 대규모 국가 인프라 조성과 유지 보수가 안되는 이유지.
억지로 하는 일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나는 딱히 말하지 않았지만, 푸틴은 쓴 웃음을 지으며 내 말의 행간을 곱씹는 것 같았다.
“푸틴 부의장님, 혹시 소비사회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소비사회라고요? 왠지 미국 자본주의를 미화하는 단어인 것 같군요.”
“그런 셈이죠.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가능한 사회를 소비사회라고 부르니까요. 헌데, 한국이나 소련이나 최종 목표가 소비사회 같아서 말씀드린 겁니다.”
“무슨 그런 되도 않는 말씀을… 하십니까?”
푸틴은 소비 지향적 사회가 국가의 목표라고 하니 대번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 시대에 웬만한 국가의 국민들은 절약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때가 아닌가.
“기 비서, 세종시를 한바퀴 돌아주겠어요?”
“예, 회장님.”
나는 푸틴을 대세호텔에 데려다주기 전에 세종시를 한바퀴 돌았다.
금강변을 따라 화려한 리조트가 들어서 있고 88올림픽에 쓰일 각종 스포츠 인프라를 끼고 있는 세종시의 주상복합 단지를 차로 둘러보자 푸틴의 표정이 대번에 달라졌다.
“아니, 코리아가 이렇게 발전된… 설마, 여기가 코리아의 상류층이 모여 사는 곳입니까?”
“그럴 리가요. 저기 강변 공원을 뛰어노는 아이들이 상류층 자제로 보이십니까? 뭐, 그렇다고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란 소리는 아닙니다. 오늘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뛰어들어 기회를 잡았던 중산층의 아이들이죠.”
“저들이 중류층이라는 소립니까? 코리아가 그렇게 발전한 국가라고요?”
푸틴은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소련에선 지식층이라 소련의 1인당 국민소득은 3300불,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4000불 정도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대략 700불 정도 높다는 것만으로 이렇게나 삶의 질이 차이가 난다고? 하는 뜻으로 지은 표정이 분명했다.
“사회의 다수가 굶을 걱정 없이 자동차와 전자제품 같은 내구재를 구매하고, 가끔은 가족 여행도 다니고, 이러한 휴일 나들이는 당연히 보장되는 사회가 소비사회입니다.”
“코리아가 미국이나 일본을 베끼고 있다… 뭐 이런 말입니까?”
“아뇨, 우리 한국 사회는 그 사회보다 더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강력한 생산 능력에다 이젠 소비 능력까지 갖춘 중산층이 대거 등장했거든요. 사회 불평등 지수인 지니 계수가 0.2를 기록하며 평등 지향인 소련보다 더 평등한 사회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나는 차 안에 비치해둔 보고서를 척하니 푸틴에게 건네주었다.
내가 귀국하기 전에 빌 베인에게 요청한 보고서였는데, 내 의도를 아주 잘 반영해뒀을 것이다. 푸틴은 그 보고서를 읽는 것만으로도 유토피아를 꿈꾸게 될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이야 말로 현실적인 유토피아다. 사회가 지속해서 성장할 거라는 국민적 믿음, 내 아이들은 더 잘살고 행복해질 거라는 희망, 그 희망에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일하는 엄마 아빠들. 그 모든 것이 이같은 풍요로운 광경을 만들고 있는 거다.
“소련보다 더 평등하다… 이거 참… 인정하긴 싫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훨씬 더 밝긴 하군요.”
“그래도 우리는 아직 배가 고픕니다. 수출해서 부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 밑바탕이 되는 자원이 워낙 부족하거든요.”
물론 반도체를 비롯한 IT 사업이 대성공을 거둘 거지만, 그 공장을 돌리는 것도 결국엔 에너지이며, 그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한다는 게 대한민국의 약점이다.
“그래서, 우리 소비에트와의 경협이 중요하다 그런 말씀입니까?”
“중요하다 뿐이겠습니까? 서로 모자란 부분을 교환해 선진국으로 도약했으면 합니다.”
내 말에 푸틴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을 뿐, 뭐라고 반박하지는 않았다.
국력이야 최고 선진국인 미국과 비등비등하다고 우긴다고 해도, 국민의 삶도 그와 비슷하다고 우길 수는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코리아와 협력하지 않는다면 우리 소비에트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같군요. 우리 소비에트는 이미 제국인데 말이지요.”
“저같은 소시민에겐 제국의 영광보단 인민의 삶이 더 중요해서 말이죠.”
“뭔, 소시민이라니… 아니, 그보다 이런 얘기를 왜 내게 하시는 겁니까? 제가 동행한 이유는 이런 말을 듣는 게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동행의 명분은 한국형 인공위성 로켓 개발에 좀 더 기술 정보를 오픈할 수 있도록 대세 그룹이 그에 상응하는 투자 아이템을 협의하기 위함이었다.
즉, 푸틴 부의장은 대세 그룹에 투자 유치 쇼핑을 하러 온 거다.
내심 경공업 위주의 투자를 유치하고 로켓 기술에 대해선 찔끔 물러서는 정도로 협상하고 가겠다고 결심하고 동행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딱히 그의 결심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었다.
푸틴의 협상과는 전혀 상관없이 소련이 패망할 때 기술과 인재를 끌어올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게 중요한 것은 푸틴과의 커넥션, 그 자체다.
“글쎄요, 왠지 푸틴 부의장에겐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왠지라고요?”
“그래요. 사업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간혹 유난히 속내를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음…”
“피곤하실 텐데,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 했군요. 기 비서, 호텔로 갑시다.”
“예, 회장님.”
이미 푸틴은 잠자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생각이 많아지겠지.
내일부터 대세 그룹을 돌아보면 돌아볼 수록 더욱 생각이 많아질 것이다.
대세에 대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느끼고 잘 귀국하시라.
***
1988년 8월 27일,
<올림픽 대회는 성화대의 불꽃이 타오르며 시작됩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성화가 제주도 국제공항과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리스에서 동쪽과 서쪽, 양방향으로 출발한 성화는 우리 세종시에서 합쳐져 올림픽을 밝힐 계획입니다.>
<와아아아아!!>
88올림픽 성화는 동서화합을 염원하여 자유 진영과 공산진영을 두루 거쳐 대한민국의 북쪽과 남쪽을 거쳐 세종시에서 합쳐지게 기획되었다.
미국과 소련 정부가 동시에 88 세종 올림픽 성화봉송을 공식 축하할 정도로 멋진 기획이었다.
뉴스에서는 웅장한 화면으로 비행기에서 내리는 성화봉송단을 실시간 중계했으며, 제주도 전체가 들썩거릴 정도로 근사한 축하 공연이 펼쳐졌다.
<88올림픽 만세!!>
<대한민국 만세!!>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좀 더 살기 좋도록~~♪♩♬>
성화가 다음날 제주항을 떠나 부산으로 향할 때까지 온갖 사물놀이와 춤사위가 펼쳐졌고, 성화와 함께 달리는 시민 달리기 대회에는 제주시민 대부분이 참석했다고 해도 무방했다.
88올림픽 공식 주제가가 흘러나오면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따라부르며 즐거워했다.
가히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88올림픽 성화봉송을 즐기고 있었다.
“한국민들 정말 진심이군요.”
“그럼요, 상대적으로 여기 블라디보스토크의 성화봉송은 조촐하지만 말입니다.”
“하하하, 그래도 우 회장님이 참석하셨으니 그 격은 어느 성화봉송보다도 높다고 자신합니다.”
비슷한 시각 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성화봉송을 담당했다.
한소 경협의 주역이기에 마르케비치 의장과 함께 성화를 대세해운의 배로 옮기고 그 배로 속초항까지 이동하는 퍼포먼스라고 하겠다.
“이제 성화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코리아 속초로 이동합니다.”
“와아아아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들과 시베리아 파이프라인 건설에 참여 중인 대세건설 직원들이 환호성으로 답했다.
소련인과 한국인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축하 공연을 즐기는 걸 보면 정말 블라디보스토크만큼은 한국 친화적인 도시가 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 동시베리아 전역은 한국 관련 프로젝트로 엄청난 경제발전을 하고 있었다.
수출 자유지역으로 지정되어 온갖 소비재와 농축산물이 넘쳐났으니까 말이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소 경협이여, 영원하라!”
“영원하라! 와아아아아!!”
내가 성화를 들고 뱃머리에 마련된 성화 봉송대에 불을 붙이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정말이지 냉전이 눈 녹듯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불꽃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마르케비치 의장은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동 시베리아 끄트머리에 군용항구로 마련되었던 시골 도시 블라디보스토크가 불과 몇 년만에 소련 본토의 그 어떤 도시 못지않게 발전하자 감격했던 모양이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온갖 물건을 내리고 한국으로 수출할 온갖 농수산물, 석탄, 목재가 실려 나가는 것을 보면 양쪽 모두 신바람이 나기 마련이다.
“이 모든 게 의장님 덕분입니다.”
“그 무슨 말씀입니까? 우 회장님 덕분이지요. 백년 천년 영원토록 소련과 함께 해주십시오.”
“하하하, 그래야지요. 우리가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데 변할 리 만무하지요.”
나는 덕담을 해주며 배 선실로 향했다.
“출발하겠습니다. 회장님.”
“잘 부탁합니다, 윤 전무… 아니, 선장님.”
뿌우우우우~
마르케비치를 비롯한 소련 담당자들이 모두 하선하자 윤상수 전무가 뱃고동을 울렸다.
“전속력으로! 목표는 속초항!”
<목표는 속초항!>
오늘 행사는 우리 대세 그룹에서도 무척이나 중요하기에 윤상수 전무가 직접 선장을 맡았다.
성화 봉송이라는 상징성 때문에라도 윤 전무가 선장 역할을 맡는 게 합당했다. 같이 탄 주영길 전무도 얼굴이 상기된 채 출발을 기다렸다.
“회장님! 회장님! 드디어 블라디보스토크를 벗어났습니다. 성공입니다.”
배가 블라디보스토크를 벗어나자 주영길 전무가 날 끌어안고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다.
“주 전무, 뭘 그리 흥분합니까? 우리가 딱히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공동 개발의 결과물을 옮기는 것 뿐이지 않습니까.”
나는 널뛰는 마음을 억누르며 덤덤히 대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배엔 60초 연소 테스트를 통과한 2톤짜리 연구용 엔진이 원형 그대로 실려있지 않은가.
이 엔진으로 조만간 과학 로켓을 쏘아 올리고, 몇년 내에 75톤 엔진으로 업그레이드 하면 인공위성도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으아악! 나는 회장님의 그 뻔뻔함이 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이 배엔 그 연구용 엔진보다 더 값진 전리품이 실려있었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했던 R-7 로켓 관련 연구 노트를 고스란히 복사해서 옮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안 담당이었던 푸틴이 대한민국을 방문하고 모스크바로 돌아간 뒤로 우리 엔지니어들의 행보가 무척이나 자유로워졌다.
명분이야 대한민국이 MTCR 협정의 초기 회원이 됨으로써 정보 보안의 범위가 넓어진 거라곤 하지만, 푸틴이 은근슬쩍 눈감아준 덕분이었다.
역시 KGB의 핵심인물다운 일처리라니깐.
“하하하! 우리도 우주로 로켓 한번 쏴 봅시다!”
“회장님 멋쟁이!”
“와아아아!”
“우리가 쏘는 로켓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안내할 겁니다. 그간 다들 고생 많았어요!!!”
“와아아아아!”
“자, 뚜껑부터 땁시다!”
펑! 펑!
속초로 가는 배 안에서는 우리만의 축하연이 펼쳐졌다. 몇 년간 모스크바에서 고생했던 대세항공 연구원들은 금속 상자로 꽁꽁 싸맨 연구 노트에 뺨을 비비며 샴페인을 머리 위로 들이부었다.
보드카로 단련된 이들이라 샴페인은 음료수나 마찬가지였다.
물밑으로 오가는 기술 교류야 말로 진정한 동서화합이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