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71)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71화(571/589)
571 : 외전 새 시대, 새 먹거리(1)
1989년 8월 24일 새벽 5시,
국립 나로 우주센터 발사장에는 긴장한 표정의 연구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남해안의 아침 바다는 조용했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전날과는 사뭇 대조적인 날씨였다. 마치 오늘은 무조건 로켓을 쏘라는 듯 밝아오는 여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멋진 하늘빛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소련에서 1차 성공한 연구용 로켓 발사체와 관련 자료를 가져온 지 거의 1년이 되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공식 발사 일정이 뒤로 미뤄질 줄은 몰랐다.
정말이지 제아무리 천재들이 머리를 쥐어 짜내고 열정을 바쳐도, 로켓 기술은 온갖 시행착오를 먹고 자라는 최첨단 기술이 아닐 수 없었다.
“발사 전, 최종 점검 바랍니다!”
대세항공 박연석 부장이 마이크를 잡고 발사 준비를 지휘했다.
사방에서 문제없다는 보고가 스피커를 타고 울려댔다. 발사체 연료 주입, 발사체 온도, 발사통제 신호, 비행통신 시설 및 발사대, 풍향 등등 사전에 점검해야 할 사안이 수백가지가 넘었다.
<최종 점검 이상 없습니다.>
<발사준비 완료>
“휴우, 좋습니다. 전원 위치로!”
<전원 위치로!>
“1분 전에 카운트다운 하겠습니다.”
공식적으로 이 사업은 한국 항공우주연구원(KARI)과 대세항공, 그리고 각종 대학의 항공연구실이 함께하는 산학연 협력 프로젝트였지만 그 누구도 박연석 부장의 지휘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대세항공이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하여 퍼부은 열정과 자원은 여타 국책과제를 아득히 초월했을 정도였으니까.
대한민국 최초의 액체추진 로켓의 이름조차 KDSR(Korea-DAESE Sounding Rocket) 1호로 명명되었다. 물론 편의상 다들 과학 1호라고 불렀지만 말이다.
“회장님…”
“잘 될 겁니다. 화끈하게 해요.”
박 부장은 내게 이 로켓이 올라가다 터질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니다. 아주 느낌이 좋았다.
“박 부장, 쫄았어?”
“아닙니다, 주 전무님.”
“모두의 염원이 함께 하잖아. 이 정도 고생했으면 하늘도 도와줄 거야.”
솔직히 도와줘야지.
날고 긴다는 대세항공의 엘리트들이 자그마치 7년간 매달린 일인데 말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액체추진 로켓이다.
지금 성공한다면 원래 역사대비 십수년을 족히 앞당긴 결과이기에 내 심장도 쫄깃해졌다.
“발사 60초 전! 카운트다운!”
<카운트다운, 60, 59, 58…>
예상 발사시간 대비 2분 빠른 7시 58분에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5, 4, 3, 2, 1, Zero, 발사!>
쾅! 쿠오오오오…
“와아아아아아!”
발사대를 만들었던 연구원들을 시작으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발사대와 발사체가 제대로 분리되었기 때문이었다.
과학 1호는 그간 고생한 엔지니어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듯 힘차게 하늘 위로 올라갔다.
점점 가속도가 붙는 것이 제대로 만든 로켓임을 한껏 증명하고 있었다.
“우와아아! 데이터 죽여주네!”
“와아아아아!”
발사대를 떠난지 대략 20초쯤 지나자 여기저기서 환호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20초가 지났다는 말은 로켓 추진 기관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박 부장의 눈은 여전히 대형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었다.
CRT 모니터 수십대를 병렬로 배치해 만든 모니터였지만, 우주로 향하는 로켓의 위용을 증명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비행시간 48초, 사거리 32km, 고도 37km!>
<비행시간 51초, 사거리 38km, 고도 43km!>
“으아아아아악!”
“대박! 대박! 성공이야! 성공!!”
“으어어엉, 성공이야! 성공!”
과학 1호는 총 6.1톤에 추력 13톤짜리 액체로켓 엔진이 달려있다.
계산상 비행시간 50초에 최고 고도 42km를 찍고 내려오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런데 43km를 찍고 내려오는 게 아닌가!
우리 엔지니어들의 설계와 계산이 매우 치밀하고 정밀하다는 의미였다.
“회장님 성공했습니다. 엉엉엉.”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전무님!!”
주 전무 주위로 연구원들이 마구 몰려들어 엉엉 울어댔다. 감격도 이런 감격이 없었다.
우리가 드디어 제대로 된 로켓을 쏘아 올렸다.
“부사장이라고 불러라, 박 이사. 으어엉, 시바 졸라 힘들었다. 다들 정말 고생 많았어.”
언제나 웃는 얼굴인 주영길 전무마저 이번 만큼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어댔다.
박 부장 못지않게 한국과 소련을 오가며 대세항공을 챙겼던 주 전무도 고생이 많았을 거다.
<비행시간 180초, 사거리 74km, 고도 2km.>
어느새 과학 1호는 남해 바다의 예정된 지점에 떨어졌다.
“축하드립니다. 대통령님께서도 아주 기뻐하시며 축전을 보내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장관님.”
과학기술처 장관도 옆에서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미 성공을 예상했다는 듯 대통령의 축전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내게 내밀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미사일… 아니, 인공위성 로켓 기술을 확보했다고 봐도 되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선진국도 액체연료 로켓을 개발할 때 예외 없이 추력 10톤, 30톤, 75톤 순서로 개발했습니다. 추력 13톤을 성공했으니, 몇년 뒤에는 인공위성을 띄울 추력 75톤짜리 발사체도 우리 기술로 개발할 수 있을 겁니다.”
우주 개발은 통신, 방송, 환경, 국방, 국토 관리 등의 경제, 사회, 산업분야 뿐만 아니라 외교 및 안보 등 국가 위상 측면에서도 꼭 필요한 전략 사업이다. 이 기술 없이 선진국으로 불러 달라고 하면 다들 코웃음 칠 일이다.
일기 예보를 할 때마다 옆 나라에서 위성 사진을 전송받아야 하는 나라를 누가 선진국이라고 여기겠나.
“최근 돌아가는 국제정세 때문에 국가적으로 크게 축하를 못 해 드리는 게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축하받자고, 발사 일정을 뒤로 미룰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럼, 이번 주 주말에 청와대에 한번 방문해주십시오. 대통령님께서 말씀을 좀 나누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예, 그리 하겠습니다.”
과기처 장관은 내게 청와대 방문을 확인받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구권에서는 난리가 났다.
아직 소련의 패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이들은 적지만, 동구권이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번져가고 있었다.
“으으, 과학 1호를 쏘아 올리면 나라에서 훈장 정도는 받을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주 전무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대충 손바닥으로 닦아내며 내게 농담을 해왔다.
“진심입니까? 드러나고 싶어요?”
“아뇨, 아뇨. 농담입니다. 현재 상황이 너무 너무 좋습니다, 회장님.”
우리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내린 일로 우리의 로켓 발사 이벤트는 완전히 묻혀버렸다.
원래라면 주변국의 축전과 항의성 성명이 교차하며 외교적으로 고달픈 시기를 견뎌냈어야 하는데, 다들 우리의 뒷다리를 잡을 여력이 없었다.
소련, 중공, 북한 할 것 없이 죄다 눈들이 동구권으로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하하, 다들 이리 모여요. 대세 항공에 새로운 임원이 탄생했으니, 승진턱 한번 내라고 합시다.”
“와아아아아!”
“박연석 이사! 승진 축하합니다.”
사령장은 없지만 내 말은 곧 특진 확정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대세항공 엔지니어들이 달려와 박연석 부장을 헹가래 쳤고, 그는 감격에 겨워 울고 웃기를 반복했다.
“데이터 분석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맘껏 즐깁시다. 모두 운동장으로 나갑시다.”
“와아아아아!”
성공을 확신했기에 이미 운동장에는 바비큐 파티를 준비해뒀다.
오늘은 맥주로 목욕을 하고 느긋하게 낮잠도 즐기는 환상적인 날이 될 것이다.
언제나 프로젝트 축하 파티는 신난다.
***
다음날, 여천 대세자동차.
“우와, 찬수야. 로켓 성공했다며!!”
내가 집무실로 들어서자 삼복이 녀석이 만세 자세를 하며 맞이했다.
“오, 어찌 알았냐? 뉴스에서도 단신으로 내 보내고 말았는데.”
9시 뉴스에서도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과학 로켓의 발사가 성공했고, 한반도 상공의 오존층 분포를 성공적으로 측정했다는 식으로만 보도가 되었다.
액체추진 로켓이긴 하지만 원격지령 시스템, 항법장치, 각종 탑재 제어기술을 확보했다는 뜻이니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발전이었다.
“그간 주 전무가 로켓 때문에 육박사 모임에서 엄청 까인다고 얼마나 하소연을 했는데.”
“하하하, 로켓때문에 부사장 못 달았다고 그러는 거였어?”
육박사들은 언제나 승진 경쟁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다.
그중에서도 주 전무의 성과는 발군이었기에 그가 부사장에 올라야 다른 이들도 부사장에 오른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휴우, 이제 남 걱정 해줄 수도 없겠네. 나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든 하이브라자든 간에 뭐든 개발 완료를 해야 하는데 말이지.”
“어찌 보면 더 어려운 프로젝트지. 로켓이야 이미 세상에 나와 있기라도 하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존재하지도 않잖아.”
“찬수야, 정말 이거 되는 프로젝트가 맞냐? 개발 방향이 맞긴 한 거야?”
삼복이는 원래 쫄보였는데, 요즘은 더욱 쫄보가 되었다. 얼굴이 푸석푸석 해진 걸로 모자라 입술마저 바짝바짝 말라가는 걸 보면 스트레스가 여간 심한 게 아닌 것 같았다.
88올림픽을 맞아 외국 손님들이 대거 몰릴 때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짠하고 내놓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그 약속을 결국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88올림픽은 지나갔는데 뭘 그래? 이왕 개발이 늦은 거 올해 겨울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노려라. 새로운 십년을 맞이하는 겨울 시즌이잖아.”
“너무 쉽게 얘기하는 거 아니냐? 86년도에 실패했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대세자동차 개발진들이 만들어온 초기 하이브리드 개발품은 내 손으로 폐기했다.
아무리 초기작이라고 해도 연비가 고작 리터당 19km였다. 20km를 훌쩍 넘어야 하는 게 하이브리드 자동차인데, 개발 컨셉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니 방향을 틀어야 했었다.
“그래서 다시 맨땅에서 시작하기로 한 거 아니야. 내게 보여줄 것도 있다면서?”
“개발자들이 뼈를 갈아 넣긴 했는데, 또 네 기준에 맞지 않으면 어쩌냐 하는 걱정도 있다.”
“난 우리 직원들을 믿어. 일류 개발자들이거든.”
대세그룹은 80년대 한국 기업을 아득하게 뛰어넘은 집단이었다.
개발팀에 외국인들도 많고, 온갖 기술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
심지어 공통 기술은 대세연구소가 받쳐주니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새로운 영역도 어떻게든 솔루션을 찾아낼 것이다.
내 경험도 도움이 될 거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어떤 기술이 쓰이는 지는 알지 못하지만, 소비자로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연비와 성능은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휴우, 그래… 보여줄 때도 되었지. 가자.”
삼복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앞장섰다.
그래도 쫄보인 녀석이 보여줄 게 있다고 하니, 그럴싸한 뭔가를 만들어낸 것이 분명했다.
프로젝트 보고서에선 각종 개발모델을 두고 여러모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는데, 최종 개발모델을 결정한 건가?
대세그룹이 매출이나 순익에서 연이은 성공 신화를 쓰고 있지만 그에 안주해선 안된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수십 년간 우리에게 화수분이 되어줄 것이다.
심지어 이 프로젝트는 크라이슬러 쪽에도 비밀로 하고 진행되고 있다.
“어서오십시오, 회장님.”
“오랜만에 보는군요, 슈미츠 이사.”
로열 프린스, 로열 익스트림의 연이은 성공으로 개발팀장의 역량을 한껏 과시했던 슈미츠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만큼은 힘들어했다.
그래도 86년도 1차 개발 때와는 달리 오늘은 피곤한 기색이긴 하지만, 단호한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나름 최선을 다한 사내의 모습이었다.
“슈 팀장, 보여줄 때가 왔어.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지만, 현황 보고는 짠하게 해보자고.”
“예, 그래야죠. 이쪽입니다, 회장님.”
삼복이는 그를 슈 팀장이라고 불렀다.
둘이 주고받는 말과 표정만 봐도 합이 잘 맞는 동료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슈 팀장, 개발모델을 최종 확정한 겁니까?”
“예, 개발팀 전원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적용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라고요? 너무 복잡해서 개발 후순위가 아니었던가요?”
“예, 그런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회장님 말씀대로 연비를 리터당 20km 이상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그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인 내연기관은 니콜라우스 오토에 의해 확립된 오토 사이클이 기본이다.
즉, 흡입-압축-폭발-배기의 4단계에 걸쳐 연소가 이루어진다. 하나의 행정이 완료되면 피스톤과 크랭크축이 2회 회전하게 되는 식이다.
이에 반해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흡입-압축-폭발-배기 동안 피스톤은 2회 왕복하지만, 크랭크축은 단 1회만 회전한다고 보고서에서 봤다.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오토 사이클의 가장 큰 단점인 흡배기 손실, 이른 바 펌핑 로스(Pumping Loss)를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의의가 있다.
즉 기존 엔진이 흡입과 압축 행정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폭발 행정의 길이를 흡입행정의 길이보다 길게 가져감으로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엔진의 구조가 지랄 맞을 정도로 복잡해진다.
기본 개념이 100년전에 나왔지만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였다.
슈미츠 팀장은 나를 개발실로 안내했다.
시연용 자동차는 엔진을 훤히 드러낸 채 놓여 있었다. 척 봐도 엔진이 여태 개발품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복잡해 보였다.
“정말 복잡해 보이는군요. 돌아가긴 합니까?”
“훌륭하게 돌아갑니다. 시연해 보이겠습니다.”
슈미츠 팀장이 시동을 켜자 위잉거리는 굉음과 함께 엔진은 잘만 돌아갔다.
“굉장하군요. 3점식 링크 구조가 이렇게 원활하게 돌아가다니.”
기존 엔진은 피스톤과 크랭크축 사이가 하나의 커넥팅 로드로 연결된다.
반면 앳킨슨 엔진은 모든 행정을 1회전 안에 마쳐야 하기에 3점식 링크 구조가 필요하다.
이론적으로야 가능하지만, 그걸 육중한 차체를 굴릴 수 있는 엔진으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신의 손이 도와준 덕분입니다. 피스톤과 크랭크 샤프트를 연결하는 모든 링크와 스윙 로드에 아이디어를 보태주고 제작까지 도와줬습니다.”
“신의 손?”
“심재홍 전무.”
옆에서 삼복이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심 전무가 도와줬다고…요? 우크라이나 SMR로 바쁜 양반이 여기까지 신경을 써줬다고요?”
“신의 손이자, 대세그룹 최고의 열정맨이기도 하니까… 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삼복이 녀석, 심 전무를 불러다 앉혀놓고 도움을 요청한 거다.
여하튼, 심 전무답게 이렇게 복잡한 엔진 링크를 잘도 만들어냈네.
대체 그의 머릿속은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
“휴우… 그런데, 회장님.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라고요? 뭐가 문제입니까, 슈 팀장.”
“말 그대로 신의 손이 만든 예술품이라 양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런 엔진을 만든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겁니다.”
이들이 내게 이걸 보여준 이유를 알겠네.
하이브리드 엔진이 나아갈 바를 정하긴 했는데, 도통 해결 방법이 안보이는거다.
이대로 만든다면 회전하는 부품의 개수가 기존 엔진보다 월등히 많으니, 설계가 까다로운 건 물론 기계적인 신뢰도를 확보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처럼 복잡한 피스톤-크랭크축 간 링크 구조로 장시간의 고속운전을 한다면 큰 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결국 앳킨슨 방식을 사용하되 원조 앳킨슨 식 엔진이 되어선 안된다는 거군.”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복잡하게 돌아가는 엔진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레 그런 결론에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