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77)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77화(577/589)
577 : 외전 동북아의 중심(2)
이틀 뒤, 제주도 대세호텔.
“각국 기자 여러분, 그리고 귀빈 여러분 모두 착석해 주십시오. 곧 미소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있겠습니다.”
짝짝짝짝.
다들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 채 점잖은 박수로 양국 정상을 맞이했다.
청명한 제주도의 가을 날씨는 이틀간의 열띤 토론과 긍정적인 합의를 도출해낸 양국 정상을 축하해주고 있었다. 물론, 내 눈에는 소련의 일방적인 항복에 가깝지만 말이다.
“미소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과 협력 강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합의를 도출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합의는 냉전 시대의 종말과 새로운 국제 질서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짝짝짝짝.
부시 대통령은 상기된 표정으로 공동 성명서의 의의를 직접 정의했다.
그리곤 정중하게 좌측 단상에 있는 고르비에게 발언권을 넘겼다. 마치 개별 안건은 당신 입으로 직접 공표하는 게 좋겠다는 듯 말이다.
“미소 양국은 군비 경쟁을 멈추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이에, 사정거리 1000㎞에서 5500㎞에 이르는 중거리 미사일을 모두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오오오오.”
귀빈석에 앉은 각국의 정치인들은 물론 기자들마저 놀랄 만큼 화끈한 합의였다.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반공산주의 군사동맹에서 유럽의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기구로 바뀔 것이며, 바르샤바조약기구는 해체 수순을 밟을 것입니다. 미소 양국은 향후 5년내 장거리 핵무기!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을 30%이상 감축하는데 합의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와아아아아!”
정말이지 화끈하다 못해 급진적인 변화라고까지 할 정도로 각 조항의 충격은 대단했다.
고르비는 중요한 건 발표했으니 마무리는 당신이 하라는 듯 부시를 향해 손짓했다.
“흠, 미소 양국은 군축 협상에 이어 지역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동북아 지역 긴장완화에 적극 협조하고자 합니다. 이에,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여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에 대한 모범적인 답안을 찾고자 합니다.”
“앗! 그래서는 안됩니다. 한국의 핵무장은 동북아에 군비 경쟁을 촉발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부시의 말이 끝나자마자 일본 기자가 벌떡 일어나 딴지부터 걸었다.
“음? 일본 기자인가요? 핵무장이라니요. 우리 미소 양국은 에너지 빈국인 한국의 원전 사업을 적극 지지합니다. 그로 인해 군축에 따른 소련 핵연료의 평화적인 사용처를 찾고자 하는 것이오.”
“동의할 수 없습니다. 동북아 비핵 3원칙에 어긋납니다. 미한 원자력 협정이 개정되어선 안 됩니다.”
일본 기자가 마치 일본 정부를 대표하는 듯 항변을 늘어놓자 부시는 매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무슨 일개 기자가 정상회담 협상에!’
‘참아, CS. 지켜보면 돼.’
나도 뭐라고 항변을 하려고 했는데, 옆에 앉은 밴 플리트 장군이 내 손을 토닥거리며 만류했다.
“기자 양반. 일본은 비핵 3원칙을 준수한다면서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보유 중이지 않소? 그대 말대로라면 일본은 믿을 수 있고, 한국은 믿을 수 없다는 거요? 지금 한국은 미소 양국의 냉전 종식에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음을 상기해주시오.”
“고르바초프 서기장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일본 기자의 얘기는 안들은 걸로 합시다.”
미소 양국 정상이 돌아가며 일본 기자를 꾸짖자 성명 발표장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한국의 중간자 역할을 미소 양국이 존중한다는 의미로 여겨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우리가 여기 제주도에서 냉전 종식을 선언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와아아아아.”
영미권 기자의 질문에 냉전 종식을 한 번 더 언급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마치 남북한이 금방이라도 독일처럼 통일될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기자들은 설레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럼 협상전문은 서면으로 공개하겠습니다.”
“질문 있습니다. 질문!”
“이후 질문에는 한국의 외교부 장관이 답할 것이며, 구체적인 사안은 서면으로 답변하겠습니다.”
미소 양국 정상은 능구렁이답게 기자들의 질문을 스르륵 회피하고 악수를 마지막으로 호텔 안으로 사라져버렸다.
대신 우리 외교부 장관이 나서 미소 정상회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 마나 한 립서비스를 이어갔다.
만세! 만세! 또 만세였다.
세계 만방에 한국의 원자력 이용에 족쇄가 풀렸음을 공표한 것이다.
평화적으로 이용하겠다고 했지, 군사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장차 한국형 핵잠수함을 만들고 공표해도 외교적으로 딴지를 걸만한 국제협약이 없어진 거다.
“축하하네. CS.”
“감사합니다. 부시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발표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정상회담의 서브 의제로 한미 원자력 협정서를 개정하고 서명을 받았지만, 공개적인 발표까지 얻어낼 줄은 몰랐다.
“미국의 국무부, 에너지부, 군비통제국 등은 협상안에 대해 합의했다네. 대신 국방부와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반대 서한을 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이네. 한국 정부가 잘 대처해야 할 거야.”
밴 플리트 장군은 회의장을 빠져나오자마자 시가를 피우며 내게 돌아가는 상황을 알려줬다.
이 얘기를 하려고 급히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리라. 시차 적응하기 힘들다는 양반이 말이다.
“청와대에 대응하지 말라고 해야겠군요.”
“바로 그거야.”
짜고 치는 고스톱에선 무대응이 상책이었다.
국방부와 원자력 규제위원회라도 반대하는 모양새를 갖춰야 미국으로서도 자세가 나오는 거다.
“의회도 반대하겠군요.”
“그건 낸시에게 맡겨. 부시는 거부권을 행사할 거고, 90일만 버티면 되는 일이니 문제없어.”
“그녀에게 뭘 줄지 고민하면 되는 문제군요.”
잘 짜인 대로 돌아가는 판이었다.
“동구권에서 이뤄질 SMR 프로젝트에 일부 의원들이 투자할 수 있게 하면 되는 일이지.”
“실버스타인 가문을 통해서 말이군요.”
“그렇지. 달러엔 꼬리표가 붙지 않으니까.”
밴 플리트 장군은 이런 엄청난 이권이 간단한 일인 양, 맛있게 시가를 피워댔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별거 아니었어.”
별거 아니라곤 했지만, 귀국길에 올랐을 때와 비교하면 장군의 얼굴이 홀쭉해질 정도였다.
그간 엄청난 일정을 소화했던 게 분명했다.
“미뤘던 저녁 식사 어떠세요?”
“뭐든 뜨끈한 국물에 소주 한잔하고 싶군. 어떤가?”
“멋진 선택이십니다.”
나는 밴 플리트 장군과 제주도 시내로 나아가 조용한 회식을 즐겼다.
오늘 아침까지도 내 옆에서 수다를 떨던 낸시가 어느새 사라진 걸 보면, 밴 플리트 장군에게 모든 작전을 들었음이 분명했다.
지금쯤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을 것이다.
우리 뀌년 5인방은 세계 최고의 로비 집단이 분명했다.
***
한달 뒤, 부산 영도 조선소.
군함을 전문적으로 제조하기에 대한민국 민간 사업장에서 제일가는 보안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 대세그룹이 자랑하는 베테랑들이 대거 모인 것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대세조선과 대세중공업의 베테랑은 기본이고, 그룹 내 온갖 사업부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을 수 있다는 게 가슴이 뻐근하도록 기뻤다.
대세연구소와 대세조선 내 선박해양연구소에서 선발한 연구원들, 플랜트사업부, 특수선 엔진, 터빈사업부의 내로라하는 베테랑들, 그리고 각종 사업부에서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모조리 영도조선소로 옮겨왔다.
그 모든 일을 고작 한 달 만에 마무리 짓고, ‘원자력 쇄빙선 기술도입 건조계획서’까지 정부의 승인을 받았으니 가히 다이나믹 코리아의 정점에 선 이들이 아닐 수 없었다.
“오오, 오늘 출정식이라도 하는 겁니까?”
그 와중에 소련에서 파견한 루빈 박사는 영도 조선소에 모인 이들을 보고는 연신 감탄했다.
루빈 박사 본인도 자그마치 80여명의 엔지니어를 대동하고 이곳에 합류하여 나를 놀라게 했으면서 말이다.
“한국에서는 큰 프로젝트를 할 때 하늘에 고사를… 아니, 건조 착공식을 지냅니다.”
“건조 착공식이라고요?”
마땅한 단어가 없어 고사를 착공식이라는 말로 설명했더니 루빈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회장님을 모시고 고사를 진행하겠습니다.”
“와아아아아!”
엔지니어들은 반원형태로 둥글게 만든 거대한 철판을 고사상 앞으로 밀고 들어왔다.
잠수함 선체는 완벽한 구형이 되어야 하기에 철판 부품을 이런 식으로 가공한다.
“회장님을 앞으로 모시겠습니다.”
“와아아아아!”
“대세 만세!!”
직원들의 환호를 받으며 고사상으로 나아가자 거대한 시루떡이 날라져 왔고, 내가 칼로 시루떡을 썰자 심재홍 전무가 경건하게 접시에 담아 고사상에 올렸다.
“회장님의 축문 낭독이 있겠습니다.”
“삼가 천지신명께 고합니다. 부디 이 배를 만드는 건조 기간 내내 우리 직원들이 안전하고 또 안전하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식순에 따라 축문도 읽고, 잔을 채워 고사상에 올리고, 돼지머리에 돈봉투도 꽂았다.
“일동 배례!”
수백명의 직원들이 같이 절을 하니 분위기는 숙연하면서도 희열에 차올랐다.
정말 우리가 핵잠수함을 만드는 건가? 하는 희열 말이다.
“와아아아!”
절을 마치고 나니 전 직원이 환호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는 뜻일 것이다.
“회장님! 정말 우리가 핵잠… 아니, 원자력 쇄빙선을 만드는 겁니까?”
“그럼요. 우리가 만드는 이 배는 승조원의 안전은 물론 국가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배가 될 겁니다. 우린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하게 될 겁니다.”
“와아아아아!”
“건조 기간이 7년쯤 걸린다고 합니다. 어디 가서 힘들다고 말도 못하고 고통스럽겠지요. 하지만, 여러분들 곁에는 동료가 있습니다. 그리고 7년 뒤엔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여러분들을 자랑스러워할 겁니다.”
“와아아아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단상에 올라 소리치고 있었고, 심 전무를 비롯한 간부들은 직원들의 술잔을 채우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맘껏 즐깁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하여!”
“위하여어어어!!!”
수백 명의 직원들과 나는 시원스레 원샷을 때렸고, 연이어 대형 탱크로리에선 맥주를 콸콸 쏟아냈다.
식탁에는 통돼지 바비큐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바비큐를 백김치에 싸서 한입 가득 넣으니 온 세상이 내 것 같았다.
“이야, 한국에선 일을 시작하기 전에 파티부터 하는군요.”
루빈 박사를 비롯한 소련 엔지니어들도 대번에 분위기를 탔다.
역시 친해지려면 먹고 마시는 게 최고다.
“닥터 루빈, 어째 마음에 드십니까?”
“들다마다요. 이거 소주라고 하던가요? 달콤하니 아주 맛납니다. 보드카 못지않군요.”
“멋지게 해봅시다.”
“한국인들은 일만 하는 줄 알았는데, 놀기도 잘하는군요.”
벌써부터 직원들이 삼삼오오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희망에 자긍심까지 더하면 일따윈 고되지 않다.
더욱이 핵잠수함을 건조하면 엄청난 특별 보너스가 떨어질 것은 당연하지 않나.
자그마치 7년짜리 프로젝트, 사업비만 조단위를 넘어가는 일이다.
‘내가 돈을 많이 벌긴 했네. 이런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다니.’
핵잠수함 건조비야 국가 예산에서 나온다지만, 시설투자도 만만찮은 데다 소련의 기술이전 비용은 고스란히 내 몫이다.
“서기장께서도 초미의 관심을 가지는 프로젝트이니 모쪼록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설계 컨셉은 이미 논의를 하셨지요?”
“물론입니다. 19MW급 가압수형 원자로를 탑재하고, 함교탑 후방에 SLBM 수직발사관을 장착할 겁니다. SLBM 수직발사관을 6개로 할지 10개로 할지 정도만 논의하면 된다고나 할까요.”
루빈 박사는 연신 소주를 들이키며 설계 개념을 줄줄 읊어댔다.
“닥터 루빈, 보안 유지는 늘 염두에 두시고요.”
“물론입니다. KGB와 한국 정보부가 지켜보는데 야드 밖에선 벙어리 행세를 해야지요. 하하하.”
어째 호탕한 양반인 데다 소주에 상추쌈까지 잘도 먹는다. 귀화 1호론 아주 제격이었다.
소주를 들이붓는데도 정신은 외려 또렷해졌다.
나도 꽤 흥분한 모양이다.
***
1990년 2월 25일.
<지금 노무현 대통령 내외분을 태운 차량이 취임식장으로 입장하고 있습니다. 잠시 후 사회자의 개회식 선언과 함께 시작될 취임식은…>
“와아아아아!”
위풍당당한 참여정부의 시작이었다.
세종시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을 비롯한 주변국과 우방국의 축하사절, 해외교민, 각계 국민 등 5만여 명이 참석했다.
참여정부답게 참석인원 중 2만 여명은 일반 국민들을 초청한 데다, 자원봉사자 수백여명도 함께하니 바야흐로 90년대는 새로운 시대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찬수씨, 저기 공식 휘장은 태극문양인가요? 독특하네요.”
나와 페기는 귀빈으로 초청받아 단상 위에 자리했다. 정면으로 보이는 거대한 문양이 페기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태극문양에 ‘신문고(申聞鼓)’ 형상을 채용했다고 하네요.”
“신문고라고요?”
“조선시대에 백성이 신문고라는 북을 두드리면 임금이 직접 억울한 사연을 접수해 처리했답니다. 일종의 핫라인인 셈이죠.”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듣겠다는 뜻이군요.”
“맞아요.”
세 사람이 손을 잡고 큰 원을 이루는 형상은 나 또한 감탄할 정도였다.
‘변화’, ‘안정’,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는데, 90년대에 꼭 어울리는 정부 목표이지 않은가.
한국적인 오방색(五方色)을 썼다는 것에서도 자긍심이 느껴졌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까지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연이어 3번이나 이룩하다니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 중임제를 내세웠음에도, 60%에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었다는 것은 정말이지 엄청난 일이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인물로 시작해야 한다는 전국민적인 염원이 표출된 대선이었다.
“… 정말 화려한 취임식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우 회장님?”
오랜만에 만난 현산의 왕 회장이 감격에 찬 듯 내게 말을 걸어왔다.
“정말 그러네요. 5만여명이 모이니 장관입니다.”
독립기념관이 중앙에 우뚝 솟은 세종시 전경과 어울려 장관이라는 말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세상 많이 변했습니다. 이렇게 기업인들도 높은 자리에 앉아 취임식을 지켜볼 수 있다니요. 이제야 우리 재계의 노력도 인정받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곳간에서 인심난다지 않습니까?”
“그런건가요. 하하하.”
농담으로 말을 맺었지만, 감격스럽긴 나도 마찬가지였다.
취임식 단상을 국회의원과 주요 외빈들이 독점하던 기존 관례를 깨고 각계각층의 국민대표 50인을 단상인사로 배치한 거다.
거기에 우리 부부와 왕 회장까지 함께했다.
자칫하면 취임식부터 정경유착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텐데, 그런 일은 없을 거라는 노 대통령의 자신감이 묻어난 단상인사였다.
기존 대통령과는 결이 전혀 다른 양반.
DJ와 함께 핵잠수함 관련해서 인수인계를 하는 자리에서 노무현 당선자가 했던 말은 아직도 충격적이었다.
‘핵잠수함은 그에 걸맞은 해군력이 있어야 효과가 있는 것 아닙니까? 초대형 구축함 건조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찌 생각하십니까?’
해당 프로젝트를 추진한 당사자인 내가 놀랄 정도의 질문이었다.
그게 뭐든 대한민국이 할 수 없다는 생각은 1도 없는 양반이었다.
‘이런 대통령과 8년… 정말 기대가 되는군.’
90년대의 대한민국이 어디까지 비상할 지 나조차 가늠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