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80)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80화(580/589)
580 : 외전 동북아의 중심(5)
며칠 뒤, 창원 공대.
“아이고,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그간 격조했습니다.”
“무슨 말씀을! 회장님처럼 바쁘신 분이 학교에 오실 일이 얼마나 있다고요. 헌데, 어쩐 일로 이리 오신 겁니까?”
“꼭 일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근처 연구소도 들를 겸 총장님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할까 해서 왔지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황 영감님과 창원공대의 인재 육성책을 논의하러 온 것이다.
최근 몇몇 일을 떠올려보면 대세의 자산 중에 으뜸은 결국 사람이었다.
그중 과학과 공학 기술이 어우러진 여기 창원 공대야 말로 인재 육성의 요람이지.
스카웃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자국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제일 기본이다.
“허허허, 잘 오셨습니다. 마침 딸기를 선물 받았는데 누구랑 나눠 먹을까 했는데 말입니다.”
황 영감님은 내게 바구니에 담아둔 딸기를 내밀었다. 올해 딸기는 유난히 달콤하고 맛있었다.
“정말 맛나군요. 그건 그렇고, 어째 스탠퍼드는 잘 다녀오셨습니까?”
황 영감님은 스탠퍼드 대학의 초대를 받아 명예 화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왔다.
황 영감님이 개발한 카블라는 이제 전 세계 화공학자들도 인정하는 최첨단 섬유이지 않은가.
솔직히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이가 그런 첨단 소재를 개발했다는 것 자체가 세계적인 석학들을 놀라게 한데다, 그로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후학 육성에 쏟아부었다는 것도 감동이었으니까.
“허허허, 저 같은 늙은이가 나라 망신이라도 시킬까 봐 어찌나 떨었는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명 연설로 10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뉴스에도 났는데 말입니다.”
그가 겪은 일본강점기부터 현대사를 척척 짚어대며 교육이야말로 세계 평화의 초석이라는 메시지를 전할 때는 정말이지 나도 주먹이 불끈 쥐어질 정도였다.
스탠퍼드의 청중들도 연설 끝에 예의상 쳐주는 박수가 아니라 진심 어린 힘찬 박수를 보냈다.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그만하십시오.”
손사래를 치는데 팔이 많이 가늘어지셨다.
혈색은 여전히 좋지만, 예전과 달리 전체적으로 수척해지신 듯했다.
세월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내년 학사 운영에 있어 조금 변화를 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 안 그래도 회장님께 상의를 드릴 게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원자력 공학과는 이미 신설했고 말입니다.”
황 영감님은 생각이 났다는 듯 두툼한 서류철을 들고 내게 다가왔다.
“오…”
“어째 마음에 드십니까?”
놀라웠다. 창원공대 미래 발전 계획이라는 보고서였다. 나름 교수진들이 모여 학교 발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이 보였다.
전반적으로 모든 과의 영역이 넓어졌지만 전자 공학과가 유난히 강화되는 모양새였다.
대학원에 신설 예정인 반도체 설계 랩(LAB)과 무선통신 랩(LAB)은 그야말로 시의적절했다.
“놀랍습니다. 반도체야 요즘 산업체에서 요청이 많았겠지만, 무선 통신 분야라니요. 해당 부문은 교수 영입도 힘들 텐데 말입니다.”
“미국 간 김에 벨 연구소도 들렀습니다. 다행히 무선통신 쪽으로 한인 박사님도 있어서, 척하니 영입에 성공했지요. 허허허.”
“벨 연구소까지 다녀오신 겁니까?”
“이왕 미국까지 갔는데 인재가 있다면 데려와야지요. 10년만 젊었어도 유럽도 뒤져보는 건데…”
어쩐지 수척해지셨더라니.
미국에 간 김에 인재 영입에 나섰던 거네.
노익장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었다.
“큰일 하셨습니다. 아니, 그보다 무선통신 분야를 미리 준비하시는 혜안에 놀랍습니다. 통신업을 하는 저도 이제서야 무선통신에 대해 관심을 좀 가져볼까 하는 수준인데 말입니다.”
이번 역사에서도 무선 통신 시대는 모토로라가 열었다. 작년 중순 뉴욕에서 열린 컴덱스 전시회에서 스타택이라 명명한 휴대폰을 처음 공개했으며,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물론, 거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대세 배터리 사업부가 납품했고 말이다.
워낙 덩치가 커져서 일개 사업부라고 하기도 곤란하지만 말이다.
여하튼, 모토로라가 시장을 확대하는 와중이니 휴대폰 사업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야 아직 유선 전화가 주류지만, 교수들은 한결같이 미래엔 무선 전화가 그 자리를 차지할 거라고 하더군요. 학계에서 먼저 시작해야지요. ETRI에서도 산학협동을 강조하고 있고 말입니다.”
“ETRI도 무선통신을 연구 중입니까?”
디지털 전자교환기 개발로 주가를 올리던 ETRI가 요즘 잠잠하더니, 무선통신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 모양이네.
확실히 내가 한소경협에 올인하긴 했군.
역시 모든 프로젝트를 내가 일일이 파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중요한 것만 추려내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다.
90년대의 기술 발전은 인류 역사 전체를 놓고 봐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분야마저 다양하다.
“그럼요. 회장님께서 공중전화 판매로 얻는 로열티를 모조리 ETRI로 넘겨주시지 않았습니까? 국영연구소 치고 그만큼 인력과 예산이 풍족한 곳이 없습니다.”
이때 벌써 ETRI가 무선통신 기술을 연구해?
어째 나비효과가 우리나라 기술발전을 훅훅 앞당기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정도 분위기라면 통신칩도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시장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지금에야 모토로라가 자체적으로 통신칩을 만들지만, 고객이 다양해지거나 휴대폰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레 통신칩의 수급처로 대세파운드리가 떠오르게 될 테니까 말이다.
게다가 창원공대에서 반도체 설계분야에서도 교수를 영입했다고 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황 영감님은 정말 천재라니까.
“오, 말만 들어도 가슴이 뜁니다. 이대로 교수들도 영입하고, 신설 학과에서 인재들도 쏟아져나오면 제가 더 부자가 될 것 같습니다. 1순위로 대세그룹에 지원할 것 아닙니까?”
“요즘 현산, 수성, 금양도 만만찮습니다. 일부 토목 졸업생들은 외려 동호나 이룡을 더 선호하는 경우도 있고 말입니다.”
젊은 재벌 2세가 진두지휘하는 곳에 기회가 더 있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리라.
하긴, 더 도전적인 목표로 더 오지로 나아갈 테니 승진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을 테니까.
“그 또한 좋은 소식이네요. 자연스레 입학정원도 점점 늘어나겠군요.”
“예, 그래야겠습니다. 5년에 걸쳐 학사과정은 700명, 대학원과정은 15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현재대비 크게 늘리지는 못하는군.
역시 교수대비 학생비율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설마 예산 부족 때문은 아니겠지?
“대세그룹이 제일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니, 제가 지원을 좀 했으면 합니다. 당장 필요한 돈이 얼마쯤 되십니까?”
“어이구, 안 그러셔도 됩니다. 작년 말에 학교 발전기금을 모았더니, 사방에서 돈이 쏟아져 기금이 1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에 이토록 독지가들이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 뭡니까? 설마, 그 독지가 중에 황 총장님도 들어간 겁니까?”
이 시절에 100억원?
기업의 참여가 없이 개인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그 정도 기금을 모으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가 아무리 전경련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건 아니라 해도, 그 정도로 귀가 어둡진 않다.
“아니… 뭐, 있는 돈을 조금 보탰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유가가 들썩들썩하더니 통장에 돈이 꽤 쌓이더군요.”
“조금이 아니라 또 탈탈 터셨군요. 사모님이 뭐라고 안 그러십니까?”
“어휴, 뭐라긴요. 회장님 덕분에 아들내미도 자리 잘 잡고, 남편도 삼시 세끼 학교에서 해결하니 신경 안 써도 되고. 매주 동네 친구들과 꽃구경도 가고 팔자 좋지요.”
“하하하. 그렇습니까. 황 전무에겐 제가 신세를 지고 있지요. 대한민국 석유화학 분야의 기둥이지 않습니까.”
“그 놈이 무슨 기둥까지, 허허허.”
황 영감님도 자식 칭찬에는 웃음꽃을 피었다.
오랜만에 찾아뵈었더니 일도 술술 풀리고, 초창기에 같이 일을 시작한 사람들의 근황도 챙기고 아주 기분 좋은 하루였다.
황 영감님,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오.
***
며칠 뒤, 대세 본사 집무실.
「대세그룹 중장기 사업 전략」
나는 비서실이 제출한 중장기 전략기획서를 앞에 두고 빌 베인을 쳐다보았다.
내가 요청한 뒤로 자그마치 석달이나 걸려서 올라온 기획서였다.
“유난히 오래 걸렸군요.”
“송구합니다. 그룹의 미래를 가늠하는 보고서라, 최대한 시장 조사를 하고 각계의 의견을 모으느라 시간이 걸렸습니다.”
“음, 서문만 봐도 그럴만 하군요.”
내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보고서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서문만 봐도 과연 빌 베인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세계화, 냉전종식, 정보통신혁명, 데이터베이스, 로봇공학 등등 90년대 시장 상황과 기술을 거의 총망라하는 키워드들이 연결고리를 짓고 있었다.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대략적으론 우리 그룹이 90년대에 잘 대응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시급한 것은 어떤 것들이 있던가요?”
솔직히 우리가 반도체, 하이브리드 자동차, LNG선, SMR, 광통신, 배터리 사업을 쥐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룹의 미래는 밝다 못해 찬란하다.
하지만 그에 만족해선 안된다.
기업 총수가 끝없이 배고파해야 직원들이 배를 든든히 채우고 그중 일부 직원들은 부자가 되는 거다.
“대세그룹의 사업 부문은 세계적인 석학들도 놀라워할 정도로 선진적인 동시에 미래가치 측면에서도 균형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단지, 약간의 부수적인 부문에서 투자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문입니까?”
나는 일단 보고서를 덮고 빌 베인의 대답에 집중했다.
“개인용 전화기, 즉 무선 휴대폰은 위드미마저 압도할 시장성을 가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뛰어들어야 합니다.”
어째 황 영감님도 그렇고 빌 베인도 그렇고 휴대폰 얘기를 많이 하네.
안 늦었어. 지금 시작하는 게 오히려 적기야.
단지, 내가 정말 휴대폰 시장에 뛰어드는 게 맞는지 그게 의심될 뿐이지.
“우리가 잘 할 수 있을까요? 통신 시장은 국제 표준이 필요한 시장입니다. 베인 실장, 우린 미국 회사가 아니라 한국 회사입니다.”
내 말에 빌 베인도 그게 우리 그룹의 유일한 약점이지요…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도 많이 봐왔던 표정이라 이젠 그러려니 한다. 이미 우리는 모두 그게 대세의 약점이자 강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인만의 저력이 없었다면 대세그룹이 이렇게 세계적인 그룹이 되었겠나?
우리 직원들의 피땀 없이는, 내가 아무리 미래를 알고 있어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AT&T를 파트너로 합류시켜 휴대폰을 런칭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AT&T를 전면에 내세우자… 음, 통신 표준을 주도하기엔 그만한 기업이 없긴 하군요.”
“광통신 분야에서도 아주 효과적이었지 않았습니까? 덕분에 광케이블과 광통신 소자 부문에서 저희의 시장 점유율이 자그마치 68%입니다.”
68%라면 독점 제소를 우려해야 할 만큼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이다.
AT&T가 그만큼 바람막이를 잘해주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우리 덕분에 미국-유럽간 광통신 사업이라는 화수분을 얻었으니 당연한 대가였다.
“그럼 휴대폰 통신 사업의 경우에도 AT&T가 북미와 유럽 사업권을 석권할 수 있게 지원하고 휴대폰 단말기 사업을 가져오자는 뜻입니까?”
“그와 비슷합니다.”
“그와 비슷하다니, 무슨 뜻입니까?”
“실리를 따진다면 저희 대세그룹은 통신칩과 배터리 부품을 담당하고 단말기 사업은 각 국가별 파트너를 선정하는 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음, 단말기는 국가마다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다는 말이군요.”
듣고 보니 그게 정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습니다. 공중전화기마저 국가별로 모델이 천차만별이지 않습니까? 특히 휴대폰은 개인용이라 국가별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원 투입대비 성과가 미흡할 수 있습니다.”
“인정은 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군요.”
전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친 휴대폰 모델도 많다.
물론, 그조차 국가별로 마이너 튜닝을 하긴 했겠지만 말이다.
“회장님 말씀이 옳으십니다. 실은 사내는 물론 전문가 집단에서도 가장 논쟁이 치열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어찌 났습니까?”
“예, 결국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대세파운드리의 철학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살짝 의외의 결론인데?
“그래요?”
“예. 조심스럽게 예측해보자면 이렇습니다. 국가별 파트너… 즉, 단말기 제조사에 통신칩과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이 단말기 사업을 대세가 직접 하는 것보다 이윤은 12%, 향후 10년간 그룹 매출 성장률은 3% 더 올릴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계산은 정확하게 한 겁니까?”
“보수적인 예측입니다. 대세가 단말기 사업을 하면 제조사들이 정보 유출을 우려해 대세에 통신칩을 맡기지 않는다는 리스크를 과대평가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조금 아쉽지만 충분히 이성적인 판단이었다.
내심 나도 이걸 알고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고객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내수 단말기 시장도 포기해야겠군요.”
“수성을 파트너로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믿을만한 정보통에 의하면, 다음 주 대세-수성 총수 회담에서 직접 제안을 할 거라고 합니다만…”
“놀랍군요. 수성이 이미 휴대폰 단말기 개발을 하고 있었다는 말입니까?”
“몇 년 전부터 극비리에 연구를 지속해왔다고 합니다. 회장님께서 TDX 사업을 적극 지원했을 때부터 말입니다.”
뭐야, 마음에 들만한 메뉴를 보여준다고 하더니 휴대폰 단말기 사업을 제안하려고 했군.
수성으로선 내수는 자체 브랜드로, 해외 진출은 위드미처럼 단말기 OEM 사업을 따낼 계획이군.
도권희 회장의 그림이 뻔히 보였다.
***
며칠 뒤, 대세호텔.
“하하하, 구 회장님. 많이 기다리셨습니까?”
“아닙니다. 금방 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VIP실로 들어서자마자 구 회장이 달려와 나를 맞이했다. 직원들의 말로는 한 시간이나 일찍 와서 기다렸다고 한다.
“구 회장님과는 이런 자리를 훨씬 전에 가졌어야 했는데,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아유, 섭섭하다니요. 회장님께서 콕콕 짚어주신다는데 감사할 뿐입니다.”
내가 짚어주는 일은 무조건 성공한다는 믿음이 확고한 대답이었다.
“목부터 축이시지요.”
“감사합니다.”
쨍.
우리 둘은 식전주로 건배하며 대세 금양 간 총수회담을 시작했다.
“먼저 수성은 회장님께 어떤 메뉴를 선보였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딱히 궁금해하실 필요는 없으실 것 같습니다. 조만간 대서특필 될 테니까요. 우리 대세는 칩을 포함한 부품을 공급하기로 했고 말입니다.”
면담 후 실사 때 보니 실제로도 수성의 준비는 꽤 놀랄만했다.
양산라인 셋업 사진을 봤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실제 시제품 수준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모토로라 스타택 못지않았다고나 할까.
수성의 모든 역량을 집결시켜 만들었다는 도권희의 표정에 세계 최고라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대세와 함께하면 해외 시장 공략도 문제없을 거라며 넙죽 엎드리는 그의 모습에, 수성의 미래가 겹쳐보였다.
“허어, 그렇습니까?”
“금양의 메뉴가 궁금해지는군요.”
“수성의 메뉴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 금양의 메뉴도 만만찮다고 자신합니다. 이리 가지고 들어오시게!”
“예, 회장님.”
문밖에서 대기 중이던 구 회장의 수행원들이 탁자에 뭔가를 얹어 가지고 들어왔다.
천으로 덮어놓았는데, 부피가 상당했다.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