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84)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584화(584/589)
584 : 외전 무너지는 장벽(4)
“잠시 비켜봐요, 뵈스트.”
“이 이건…”
“누가 봐도 희토류죠?”
카자흐스탄에 코발트 광산을 찜하러 왔는데, 뜬금없이 희토류를 발견했다.
설마, 카자흐스탄에 희토류 광산도 있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대박 중의 대박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모터, 배터리 등 대세 제품에만도 대량의 희토류가 필요하지 않나.
“예, 분명합니다. 품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분명 희토류입니다. 이런 색깔이면 란타넘, 세륨, 네오디뮴… 이런, 우라늄까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뵈스트 말대로 품위가 그다지 높지 않은 걸로 봐서 단순히 광석을 갈아서 대략 선별해놓은 것 같았다.
이걸 정제공장으로 가져가 용매추출이나 이온 교환법으로 추출하면 품질 좋은 희토류를 얻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음, 아무래도 소련 군부에서 관리하던 희토류 창고 같군요.”
카자흐스탄은 우라늄 매장량으로 따지면 전세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지금에야 그만두었지만, 한때 미국과도 핵탄두 경쟁을 했던 곳이 아닌가.
“그런데, 회장님. 어째서 여기 제철소에 이런 희토류들이 있을까요?”
“원료 광석을 분쇄해 미분으로 만들어 추출할만한 공장이 여기밖에 없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철광석을 가져오는 광산과 희토류 광산이 아주 가까이 있어서 운송하는 김에 같이 했다든지 말이죠.”
실제로 희토류는 철광석 광맥과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솔직히 철광석에 희토류까지 발견되는 다중 광맥의 경우엔 높은 확률로 철광석 품질은 개차반이지만, 희토류의 함량이 0.3%만 되어도 대박이다.
“회장님, 설마 저기 쌓여있는 게 여기서 쓰는 철광석일까요? 갈철석 같긴 한데요.”
나는 뵈스트가 가리키는 곳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구석에 쌓여있던 갈철석 더미에서 한 덩이를 집어 들자마자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호주산 갈철석은 노란색에 가까운 평범한 갈색인데 반해, 이곳 갈철석은 암갈색, 노란색, 붉은색이 잡다하게 섞여 있어 더럽기 그지없었다.
원래 갈철석은 철의 함량이 50% 내외로 온갖 잡다한 불순물이 많아 다양한 색깔을 띄긴 하지만, 이처럼 복잡한 색깔을 띄는 경우는 흔치 않다.
퍽, 퍽, 푸스스…
게다가 구멍까지 숭숭 뚫린 데다, 바닥에 두들기는 정도만으로 잘게 부서졌다.
일반적인 고로에 들어가면 철보다 부산물이 더 나올 것이 분명했다.
“이거 갈철석이 아니라, 완전히 잡철석이군요. 유동로가 아니면 절대 제대로된 철을 뽑아내지 못할 겁니다.”
“갈철석이 부식암의 형태입니다. 이거 보나 마나 노천광산에서 가져온 겁니다. 그것도 아주 일교차가 심한 내륙 광산이 분명해요.”
“이런 저급한 철광석을 썼다니… 대규모 설비로도 연간 400만톤밖에 뽑지 못했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고로도 쇳물보다 슬래그로 꽉 찼을 겁니다.”
우리에게 유동로 기술이 있기 망정이지 일반 고로에서 이런 원료로 제철소를 운영했다간, 제대로 운영비를 건지기도 힘들었을 거다.
이곳 카르멧 제철소가 90년대 후반… 아니, 21세기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철강기업들의 눈에 들어왔던 이유가 이거였군.
아무리 이곳이 중국 공략의 최적지라고 해도 일반적인 고로 기술로는 채산성이 없었던 거다.
“철광석으론 최하품이지만, 우리 기술론 충분히 해볼 만하지 않습니까?”
“예, 해볼 만합니다. 여기서 중국을 공략하신다 하셨으니 손해는 나지 않을 겁니다.”
우리 유동로라면 분광(粉鑛, 가루로 된 철광석)도 충분히 채산성이 있다.
게다가 부산물로 나오는 슬래그도 시멘트로 만들어서 카자흐스탄 내수든 중국 수출이든 하면 짭짤한 부수입이 될 거다.
무엇보다 거기에 희토류 추출이 더해지면 짭짤한 정도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전략적 요충지가 될 곳이 분명했다.
“손해가 아니라 대박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걸 봐봐요, 희토류 함량이 꽤 높은 것 같지 않습니까? 0.1% 수준은 절대 아닙니다.”
나는 갈철석으로 시멘트 바닥에 줄을 죽죽 그었다. 마치 분필처럼 갈려 나가는 갈철석도 어이 없었지만, 바닥에 그어진 선을 자세히 보니 회색빛 줄이 섞여 있었다.
그건 불순물로 섞여 있는 희토류에서 나오는 색깔. 상업성이 보장되는 0.1% 함량을 아득히 넘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어어어… 이거 네오디뮴 색깔 같은데요…”
“함량이 0.5% 아니, 1%가 족히 넘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안 그래요?”
“예, 회장님 말씀대롭니다. 이거… 여기 쌓인 거 이거… 하하하하! 으하하하하!”
내 말에 뵈스트 전무가 눈이 휙 돌아가더니 말을 맺지 못하고 웃기만 했다.
눈으로 보기엔 최하품 갈철석 같지만, 미분광(微粉鑛)으로 만들어 희토류를 분리 선별하면 그야말로 노다지나 마찬가지였다.
정확히 분석해봐야겠지만, 1% 함량만 되어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희토류 광산이 되리라.
게다가 노천 광산일 가능성이 99.9%였다.
“진정해요. 우린 이 갈철석을 가져온 광산을 매입해야 합니다. 이 제철소는 물론이고 말이죠.”
“물론이죠, 회장님.”
코발트 광산을 매입하러 왔는데 희토류 광산까지 매입하게 생겼다.
역시 누가 정리해둔 자료를 통해 얻는 정보와 내가 직접 발로 뛰어 얻는 정보는 차이가 나는 법이다.
“자, 표정 관리하고 나갑시다.”
“예, 회장님.”
나는 갈철석 중에 구멍도 많고 색깔도 더러운 것을 골라 제철소 입구로 걸어갔다.
***
“잘… 보고 나오셨습니까?”
자동차를 지키고 있던 예르킨 산업성 차관은 우리가 나오는 걸 보더니 대뜸 고개를 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똥 씹은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어 나왔거든.
“예르킨 차관…”
“예, 회장님.”
“공장 설비가 낡은 거야 흔쾌히 감수할 생각이었지만, 허 참… 이게 뭡니까?”
나는 척하니 못생긴 갈철석을 손에 쥐여주었다.
그도 나름 산업성 차관으로 엘리트였기에 내 말이 어떤 의미인지 대번에 알아챘다.
“아, 이게… 싸구려 노천 광산에서 채굴한 것이라 이렇습니다. 광산 따라 철광석 품질이 천차만별이니, 광산 설비 투자만 된다면 충분히 우수한 품위의 철광석을 수급할 수 있습니다.”
채굴 장비가 부족해 노천 광산에서 채굴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군.
역시 옛소련도 여기 카자흐스탄에 제대로 투자를 하지 않았던 거다.
공산국가답게 비효율적임을 뻔히 알고서도 별다른 조치 없이 제철소를 냅다 돌린 거다.
공산권에선 경쟁이라는 게 없으니 말이다.
“제철소를 돌리려면 광산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카자흐스탄 대통령께서는 내게 충분한 혜택을 주시겠다고 했는데.”
나는 더욱 인상을 찡그렸다.
누가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따위 저급한 품질의 철광석으론 채산성을 확보할 수 없으니 말이다.
석탄 한 트럭을 똑같이 태워서 누구는 철 1톤을 뽑아내는데 누구는 철 0.5톤밖에 뽑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경쟁이 될 리가 없다.
“여태 카르멧 제철소는 운송비를 아낀다는 측면에서 여기서 가까운 광산을 이용했는데, 200km 정도만 북부로 올라가면 양질의 광산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근처에는 니켈-코발트 광산도 있습니다. 특수강 생산에 아주 유리하지요.”
“그래요?”
“어디든 택하시고 거기에 설비 투자만 좀 해주신다면! 저희 산업성이 적극 매입을 돕겠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도 흔쾌히 허락하실 겁니다.”
어라, 산업성이 나서서 나보고 광산을 골라보라고 한다. 이런 재수가 있나.
호박이 제 발로 굴러들어오는 격이었다.
“휴우, 뵈스트 전무… 나는 귀국을 해야 하니 그대가 광산을 돌아볼 수 있겠습니까? 제대로 된 광산을 좀 골라주시오.”
“… 외람되지만, 제철소 매입도 채산성을 따져봐야 하는데 광산까지 투자하신다면…”
“뵈스트 전무!!!”
“송구합니다, 회장님.”
“여기 카자흐스탄은 우리 대한민국이 전략적 동반자로 자원문제를 공유할 나라입니다. 처음에 다소 무리가 된다고 해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 해야 하는 겁니다.”
“예, 무슨 말씀인지… 하지만… 쓰레기 광산까지 매입하는 것은…”
“뵈스트!”
“송구합니다. 일단 광산을 둘러보겠습니다.”
뵈스트 전무와 나는 아주 쿵짝이 잘 맞았다.
조금 언성을 높인 것만으로도 눈앞의 예르킨 산업성 차관은 얼굴이 파래졌다.
“저희 산업성이 적극 나서겠습니다. 광산 매입과 투자에 행정력을 집중해서 회장님께서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자칫 카르멧 제철소 매입까지 날아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들었던지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예, 그래 주십시오. 나는 바빠서 이대로 귀국하겠지만, 여기 뵈스트 전무가 남을 거고 실무자들이 합류하여 일처리를 할 겁니다.”
“그러셔야지요. 그러셔야지요.”
내가 똥 씹은 표정과 굳은 결심을 오가는 표정으로 답하자 예르킨 차관은 연신 허리를 굽혔다.
“뵈스트 전무, 본사 비서실에 협상실무자를 파견하라고 할 터이니 적극… 아니! 반드시 긍정적으로 검토하십시오.”
“예, 회장님.”
뵈스트 전무는 기술자이니 빌 베인 사단을 붙여주는 것이 바람직했다.
빌 베인 사단이야 협상의 달인들이니, 카르멧 제철소와 온갖 광산을 최대한 싸게 매입할 거다.
철광석에 코발트에, 희토류 광산까지 말이다.
“숙소로 갑시다. 피곤하군요.”
“예, 회장님. 타시죠.”
우리는 호텔로 향했고, 뵈스트 전무는 좋아죽겠다는 마음을 최대한 숨기느라 숨소리까지 거칠어졌다.
그마저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엄청난 압박이었을 것이다.
***
잠시 후, 호텔 스위트 룸.
똑똑.
“예, 들어와요.”
“Sir, 국제 전화가 연결되었습니다. 잠시 후 벨이 울리면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고마워요, 수고 많았습니다.”
나는 호텔 직원에게 팁을 건네주고 문을 닫아걸었다. 어렵게나마 국제 전화가 연결되니 참으로 다행이었다.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지금 사우스 코리아 서울의 대세그룹 본사와 연결되었습니다. 이대로 통화를 원하십니까?>
“연결 부탁합니다.”
<연결하겠습니다. 통화비는 현재 연결된 카자흐스탄 테미르타우 호텔로 청구됨을 알려드립니다.>
90년대답게 국제통화 교환원의 안내에 따라 전화벨이 울렸고, 두번째 전화벨이 울리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빌 베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회장님, 빌 베인 실장입니다.>
“그래요, 베인 실장. 본사엔 별일 없죠?”
<안 그래도 긴급보고 드릴 사항이 있어 전화 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 일단 회장님 말씀부터 듣고 보고 드리겠습니다.>
별일 없을 거라는 생각에 그냥 했던 말인데, 별일이 있단다. 무슨 일이지?
평소 감정이 별로 없는 빌 베인답지 않게 다소 격양된 목소리인데 말이다.
일단 업무 지시부터 하고…
“여기 카자흐스탄 제철소 외에 추가적으로 광산 매입이 필요합니다. 해당 전문가들로 팀을 꾸며서 급파해줘요. 구체적인 것은 뵈스트 전무와 논의하면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빌 베인에겐 이 정도 업무 지시면 충분했다.
내가 여기서 희토류 광산을 발견한 것 같다고 해도 빌 베인은 별 반응이 없을 테니까.
빌 베인은 실제 희토류 광산의 채산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대박이 확실하다는 보고서까지 작성한 뒤에야 조심스레 혼자서 만세를 부를 사람이다.
“그럼 들어보죠. 긴급 보고라니, 뭡니까?”
<… 다름이 아니라, 러시아 태평양함대 군함 매입 건입니다.>
“설마 태평양함대에서 쓸만한 군함을 내놓지 않던가요?”
내놓지 않을 리가 없는데… 이 시절엔 러시아는 물론 옛소련 국가들도 서로 한몫 잡으려고 온갖 것을 팔아대던 시기였는데 말이다.
중앙 정부라고 할 것도 없어서 각 지역의 지배자가 제멋대로 하던 시기 아닌가.
특히 태평양함대의 이반 칼라빈 사령관은 우리나라에 호의적인 데다, 러시아 정계에서 막강 파워를 가진 마르케비치도 우리 편이지 않나.
한소 경협으로 다져진 인맥과 물류 라인은 이때를 위해 설계된 거라고.
“아닙니다. 태평양 함대는 군함 매각에 있어 대세해운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하였기에 제일 쓸만한 군함 위주로 38척을 구매 완료했습니다.”
“38척이나요? 그럼 매우 성공적이지 않습니까. 뭐가 문제라는 거죠?”
우리나라 해군의 전력이 190척밖에 안되는 것을 고려하면 단박에 20% 이상 전력이 급상승하는 거다. 그마저도 우리 대세조선이 군함을 미친 듯이 만들어줘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이건 대박 찬스란 말이야.
<척수가 문제가 아닙니다. 매입 군함에 포함된 항공모함 민스크(Minsk)호 때문입니다.>
“항공모함 매입에 성공했군요.”
항공모함 매입에 성공했는데 왜 문제지?
우리의 목적을 달성한거잖아.
빌 베인 사단이 매입을 결정했다는 것은 조금만 손보면 운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물론 명목상 핵심 시설을 제거한 고철로 위장했겠지만 말이다.
<예, 그렇습니다. 회장님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핵심시설을 제거해서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계약을 완료했습다만…>
“시나리오대로 척척 진행했는데 뭐가 문제라는 겁니까?”
<일본 언론이 우리 발목을 잡았습니다. 민스크호는 함령이 아직 10년 이상 남아있어 한국군이 군사용으로 전용하기 위해 매입하는 거라며 정규 뉴스에 발표해버렸습니다.>
“고철로 수입하는 거라고 정정 보도를 요구해야지요. 베인 실장! 언론 플레이는 언론 플레이로 대응한다는 걸 모릅니까?”
나도 모르게 짜증 섞인 질책을 했다.
국가적인 일을 고작 일본 방송사의 뉴스 한방에 포기할 수는 없지 않나.
우리가 필요하면 도입하는 거지!
러시아가 팔겠다는데 일본이 왜 나서!
<그게… 일본 기자가 민스크호 내부까지 잠입해 취재했습니다. 핵심 시설들을 모두 제거했다는 것과 달리 대부분의 시설이 온전하다고 말입니다. 결국 정계가 재검토를 지시할 것 같습니다.>
“설마, 정말 민스크호를 고철로 만들기로 했다는 겁니까?”
<그리 될 것 같습니다. 민스크호는 정말 고철 덩이로 넘어올 가능성도… 송구한 마음뿐입니다.>
일본 언론이 물고 늘어졌으면 가능성 정도로 끝나지 않겠지. 정말 고철로 들어오겠지.
그따위 고철을 들여와 봐야 항모 디자인 정도를 참고하는 용도에 지나지 않는다.
원자로 엔진을 얻지 못하는 건 당연해도 각종 배관이나 유틸리티, 무기 체계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용했는지가 관건인데 말이다.
온전한 모습으로 들여와도 그걸 분석하는데 수년은 족히 걸릴 일이다.
태평양 함대가 항모의 시설을 파괴하는 동안 어깨너머로 지켜본다고 배울 수 있는게 아니다.
원래 역사에서도 이래서 항모 도입에 실패했던 건가? 이때 중국은 러시아에서 항모 도입에 성공해 항모 건조의 발판으로 삼았는…
어? 아니지… 지금 이 순간 중국은 항모 도입에 성공하지 못했다. 아직 온전히 남아 있잖아.
“하는 수 없지요. 항모 매입대금을 더 후려치세요. 쓸만한 시설은 죄다 파괴할 것 아닙니까.”
<회장님, 그러면 상황이 더 악화될…>
“그러거나 말거나 으르렁대야지요. 일본 언론에 놀아나면 러시아에 득이 될 게 없다는 걸 확실히 해야 합니다. 우리처럼 후하게 가격을 쳐주는 곳이 없지 않습니까?”
이 시절 제값을 쳐주는 곳이 우리 대한민국 말고 또 있어?
심지어 러시아 군부로선 누군가 유휴 군함을 가져간다면 한국이 가져가는 게 제일 안심되는 일이다.
<회장님, 그리하면 민스크호 도입 계획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항모 도입은 우리나라… 아니, 한국 해군에 큰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를 그렇게 날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빌 베인, 한국 사람 다됐네.
나더러 직접 러시아 정계를 설득해보는 게 어떻냐는 말을 에둘러 하는군.
“걱정말아요. 항공모함이 꼭 거기만 있는 게 아니니까.”
<예에?>
“항모도입은 내게 맡기고, 비서실은 최대한 일본 언론과 진흙탕 싸움을 하십시오. 내 쪽으로 눈이 쏠리지 않게.”
<눈을 돌리라는…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내가 따로 움직인다는 말에 빌 베인의 목소리가 대번에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