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How I Beca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79)
나는 이렇게 재벌이 되었다-79화(79/589)
< 079 : 잔머리 대마왕 >
내 기분과 아무런 상관없이 차는 청와대로 들어섰다. 본관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옷을 갈아입는 시간이 주어졌을 뿐이었다.
“어서 오게. 고생 많았어.”
“예, 대통령님.”
펑. 펑. 펑.
대통령이 직접 나를 맞이했고, 상패와 훈장에다 꽃다발까지 걸어주었다. 전문 사진사와 뉴스 필름을 만드는 감독까지 야단법석이었다.
모란장을 수여하며 어떤 공훈을 치하한다는데 어쩌고저쩌고하는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이처럼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것은 대통령을 비롯하여 이 일에 숟가락을 담그기로 한 양반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뜻이었다.
일장 훈시까지 장장 1시간 가까운 쇼가 끝나고 대통령은 나와 독대를 하고 싶었던지 다른 사람들을 다 물렸다.
“임자, 일 처리 잘했어. 기대 이상이야. 미 정부도 한일 협정에 대해 중립을 표했고, 미국 변호사들이 잔뜩 몰려와 민간인들의 피해 관련 자료를 죄다 긁어갔어. 자네가 처리한 일이겠지?”
“예, 그렇습니다.”
내 대답에 대통령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덕분에 해상 영해 문제도 우리 쪽으로 아주 유리하게 되었어. 독도와 마라도 해역까지 우리 영해로 공고히 할 수 있었네. 하하.”
“부족하나마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었다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쁩니다.”
역사가 좋은 쪽으로 바뀌었으니 축하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독도 문제는 일본이 주야장천 우리를 도발할 때 썼던 카드 아닌가.
상대방의 정치적 카드를 하나 지웠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한일 협정도 그렇고 차관도 그렇고 나라가 덕을 봤으면 보답을 해줘야지. 말해봐. 원하는 게 뭔가? 내 다 들어주지.”
대통령은 램프의 지니처럼 내게 소원을 말해보라고 했다.
“대통령님, 울산 석유화학단지 부지 선정을 전면 재검토해 주십시오.”
“뭐라? 전면 재검토하라고?”
원래 역사에선 울산 석유화학단지는 평당 5원짜리가 평당 600원으로 백배 넘게 올랐다.
내가 어렸을 때 들었던 부동산 투기의 신화는 대부분 울산과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
부산에서 가까운 곳이라 여러 사람 입을 거치면서 십 년 넘게 부풀려졌던 것 같다.
울산 호텔에 근무하던 웨이터가 갑자기 높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걸 이상히 여기고 이야기를 엿듣고는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해 땅을 사서 떼부자가 되었다는 둥,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서 짚어준 곳에 땅을 샀더니 그게 울산 공단이었다는 둥, 배추 장사가 김장철에 밭떼기로 땅을 샀다가 부자가 되었다는 둥 온갖 전설이 다 있었다.
각기 얘기는 조금씩 달랐지만,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다는 것만은 똑같았다.
어릴 때야 그런 행운아들이 마냥 부러웠지만 나이가 들어 그 전설이 부동산 투기꾼들이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을 비웃는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을 때는 참으로 비참했다.
나 또한 정신을 차려보니 내 집 한 채 마련한다고 직장 생활에 몸을 갈아 넣고 있었다.
“기껏 차관을 빌려와 시설 투자보다 토지 보상에 더 많은 돈을 들이면 결국 부실시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 발전에 써야 할 돈을 정보를 판 공무원과 투기꾼에게 넘길 수는 없습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땅값이 오르는 건 당연한 거야. 알고 있지 않나.”
“투기꾼들을 두둔하시다니요. 설마, 청와대에서 울산 공단으로 비자금을 조성하시는 겁니까?”
말해 뭐하나? 원래 역사에서 울산 공단 조성은 나라 경제에 중요한 일인 동시에, 1967년 대선을 위한 정치 자금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이후, 포항 제철을 지을 때 무지막지하게 마을을 밀어버렸던 군부 정권이 울산에서만큼은 120배나 오른 땅값을 고스란히 치렀다.
포항 제철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착공했으니, 대규모 정치 자금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산업 공단을 조성할 때마다 울산처럼 땅값이 폭등할 것이 우려되었던지, 70년대 초에는 ‘산업기지 개발촉진법’을 제정해 땅값과 개발권에 대하여 정부가 나름 규제를 하기 시작했다.
즉, 울산 공단은 극악의 선례였다.
“임자의 선을 넘는 대화법은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군. 임자는 내가 무섭지도 않나! 어?”
두렵지. 생사여탈권을 지닌 정부인데.
두려운 만큼 영향력이 막강한 것도 잘 안다.
당신이기 때문에 울산 석유화학단지를 전면 재검토한다는 발상 자체가 가능한 거다.
“두렵습니다. 두려우니 거짓을 보고드릴 순 없지 않습니까.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면 다시는 대규모 해외 투자를 유치할 수가 없습니다. 3억 불을 투자했는데, 공장도 짓기 전에 땅값으로 1억 불을 써야 한다면 누가 우리나라에 오겠습니까.”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대통령은 책상을 마구 두들겼다.
그래도 화가 안 풀리는지 내게 손가락질을 하며 부르르 떨었다.
“협박이 아니라 사실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차관을 들이는 조건으로 공장 부지는 정부가 공짜로 제공한다고 했는데, 이 사실이 미국에 알려지면 사업은 줄줄이 취소될 겁니다. 이러다 우리나라 망합니다. 대통령님!”
“뭐? 공장 부지를 공짜로? 그런 중요한 계약 조건을 임자 마음대로 했다는 거야?”
“그럼 어찌합니까? 미국 가서 최선을 다하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달러를 못 끌어들여 굶어 죽으나, 일본에 빌붙어 거지꼴이 되나, 중정에 끌려가 반병신이 되나 제겐 똑같은 거 아닙니까.”
“우! 찬! 수!”
나를 늘 임자라 칭하던 대통령이 내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외쳤다.
어찌나 대노했던지 손가락이 아니라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서둘러야 했다. 이 양반이 더 흥분하기 전에 내 진심을 전해야 했다.
난 당신의 적이 아니야.
난 내가 개고생해서 벌어온 돈을 엉뚱한 놈이 꽁으로 처먹는 꼴을 보기 싫은 것 뿐이라고.
“맡겨 주십시오, 대통령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잘 처리하겠습니다. 나라의 미래를 좀먹으며 제 잇속을 차리려는 놈들이 아닙니까.”
“잘 처리한다고?”
내 말에 대통령이 반응했다.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 대안을 제시해야 해.
“예! 뒤탈 없이 하겠습니다. 정치 자금이야 국영 기업의 법인세 몇 % 깎으면 다 해결되는 일입니다. 대통령님.”
이 양반에게 최선은 국가 발전이라는 명분은 유지하면서, 대선 자금만 깔끔하게 얻어내는 것이다.
토건 비리로 걷어 들이는 돈이나, 법인세를 빼돌린 돈이나 정치 자금인 건 매한가지다
차이점이 있다면 100억의 정치 자금을 만들기 위해선 부동산 비리는 1000억대가 되어야 하지만, 국영 기업의 법인세를 이용하면 말 그대로 100억만 전용하면 되는 거다.
그 정도는 리베이트나 회계상 잡비로 처리하면 그뿐이다.
“국민 전체가 피해를 보느니, 국영 기업의 이득이 다소 줄어드는 게 백배 낫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선택이 될 겁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거라고?”
또 한 번 대통령의 말투가 누그러졌다.
역시 이 양반은 권력욕의 화신이다.
이런 성향의 권력자는 역사에 남는다는 말을 절대 허투루 못 넘긴다.
“최소한 이 정부로부터 부동산 투기가 시작되었다는 말은 듣지 않으실 겁니다.”
“… 끝까지 말을 기분 나쁘게 하는군. 끝까지!”
협박이 통했다.
짜증은 냈지만, 목소리에 좀 전과 같은 날은 없었다.
잠시 숨을 돌리려는데 대통령이 갑자기 의자를 휙 돌려 내게 등을 보였다.
내 얼굴도 보고 싶지 않다?
아니, 내게 표정을 보이고 싶지 않은 거다.
“명분은 뭐라고 할 거야? 지금 공단을 뒤집어엎으면 야당은 물론 여당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
“단상에 오르셔서, 일하는 자가 바보가 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냐고 반문하셔야 합니다. 울산 땅값이 올라 환호하는 표보다, 울분을 표하는 표가 훨씬 많을 겁니다.”
“!!!!”
등을 돌려 앉은 의자가 살짝 움직였다.
생각해봄 직한 선거 전략일 것이다.
정치 자금은 자금대로 받고, 명분은 정의 사회 구현이니 꿩 먹고 알 먹는 전략이다.
빌어먹을, 이걸 알려줘야 하나 하는 갈등마저 생겼다.
한참 동안 내게 등을 돌렸던 의자가 천천히 되돌아왔다.
“임자, 직함은 이렇게 하는 게 좋겠어.”
대통령은 직접 자필로 ‘임명장. 성명 우찬수. 울산 석유화학단지 추진위 특별 고문으로 임명함.’이라고 임명장을 작성했다.
임명에 국무 회의 따윈 필요 없었다.
60년대가 아니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감… 감사합니다.”
“필요한 실무진이 있으면 비서실이든, 상공부든 어디든 맘껏 뽑아가.”
“예, 대통령님.”
절대 공무원을 끼워선 안 되는 일이다.
투기꾼을 엿먹이는 작전을 짜자마자 정보가 줄줄 새고 말 것이다.
‘같이 일할 사람을 구하긴 해야 하는데…’
사람을 구하는 일은 잠시 나중으로 미루자.
일단 오늘 하루, 무사한 것만으로도 기진맥진이다.
“가봐! 가서 잘 해봐.”
“예, 대통령님.”
이번 일을 마지막으로 이 군사정권을 멀리할 근본적인 대책을 생각해내야 한다.
이런 일이 몇 번 더 반복되면 아무리 도움이 되는 나라고 해도 목이 날아갈 거다.
일단, 이번 일은 중간에 버퍼로 끼워 넣을 사람이 필요하다.
나와 비슷한 입장이면서 맷집도 좋고 그렇다고 밉보이지도 않을 양반… 누가 있을까?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
***
성수동 대세 실업.
내게 집이라고 할만한 곳은 성수동 공장이었다.
명목상의 내 집은 잠자는 곳에 불과했다.
“여어!! 삼복아!”
“이야, 찬수야!”
“우와, 사장님 오셨다!”
“무사 귀환 축하드려요.”
“차관 유치단 만세!!!!”
공장으로 들어서자 삼복이와 직원들이 환영을 해줬다. 역시 여기가 내 집이다.
“야이, 공항에서 그렇게 손을 흔들어도 못 알아보고 그냥 차를 타고 가더라.”
“마, 대체 어디서 있었던 거냐?”
“잘 보이라고 현수막 아래서 태극기 막 흔들어댔는데 안보였어?”
“거기에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데, 하필 거기에 서 있었냐?”
“테레비에 나올지도 모르니까. 아! 여하튼 청와대 밥 맛있었어? 3억 불짜리 밥 얻어먹었을 거 아냐.”
“맛은 개뿔, 거기서 뭐 먹으면 체해. 고기 안주에 소주나 한잔하러 가자.”
“우와아아, 사장님. 오늘 회식인가요?”
삼복이랑 오랜만에 농담 따먹기를 하자니, 직원들이 눈을 반짝였다.
사무실 직원들은 물론, 라인 쪽 직원들도 창가로 머리를 내밀며 눈을 반짝거렸다.
“사장님, 멋쟁이!”
“사장님, 맥주 마셔도 돼요?”
다들 회식이 고팠나 보다.
“하하, 미국 가서 보니까 골드 스킨이 대 히트를 치고 있더라고요. 그럼 어떻게 해야죠?”
“우와아아, 그럼 축하해야죠!”
“정답! 당연히 먹고 마셔야죠. 오늘 성수동에 있는 술과 안주는 모두 우리 겁니다. 대세 실업 직원 여러분, 즉시 업무 접고! 진격하라!!!”
“와아아아아! 신난다!”
내가 업무 접으라고 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사무실 직원들이 제일 먼저 서류를 놓고 뛰쳐나갔고, 라인쪽 직원들도 교대자만 남기고 자리를 정리하며 뛰어갔다. 교대자는 나중에 따로 회식비를 주면 좋아할 거다.
오늘 저녁, 성수동은 흥청망청 예약이다.
솔직히 성수동에선 대세 실업 작업복만 입고 있어도 외상을 해줄 정도로 대접이 남달랐다.
직원 회식비를 넉넉히 주는 데다, 오늘처럼 내가 회식비를 무한정 내주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대세 직원들이 들이닥치면 무조건 대환영이었다.
**
지글지글.
오랜만에 불판에 돼지 고기, 파전, 김치, 두부 등등 온갖 것을 굽고 소주를 연신 들이켰다.
연탄에서 나오는 메케한 연기마저 반가웠다.
“그래서 어쨌는데?”
“어쩌긴 어째? 기름 발라서 엔진을 식히고, 쪼개지는 배를 사슬로 꿰맸지.”
“어이구, 미국물 좀 먹었다고 고새 허풍이 엄청 늘었네.”
삼복이는 혀가 살짝 꼬인 채로 피식거렸다.
“뭔, 허풍이야. 사실이라니까, 새꺄. 그리고 네가 조명탄 엄청 쟁여놔서, 그걸로 폭풍 속을 밝히며 빠져나왔다니까.”
삼복이가 잔뜩 실어 놓은 조명탄은 정말 유용했었다.
“이야, 갈수록 가관이다. 조명탄 던지면서 ‘폭풍아~ 멈춰라!’이랬더니 파도가 잠잠해졌어? 사이비 교주 해도 되겠다.”
“정말이라니까! 증인도 백 명이나 있다고!”
“아유, 그래? 그럼 인정해 줘야지.”
“진짜라고! 농담 아니라고.”
“누가 뭐래? 우쭈쭈, 고생 많았어. 많이 먹어.”
삼복이는 내게 상추쌈을 건네며 우쭈쭈를 반복했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믿기 어려운 일이다.
“쳇. 이젠 너 얘기 좀 해봐.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는데, 공장은 별일 없었냐?”
나는 소주를 목구멍으로 쏟아부으며 물었다.
싸구려 합성 에탄올이 주는 이 감성이 말로 표현할 수 없게 좋다. 잭콕에 비할 바가 아니다.
“너 없다고 뭐 별일이 있냐?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출근하고, 원단 뽑아내고, 물량 실어 보내고, 전화 받고 전화하고, 퇴근하고, 씻고 야식 먹고, 잠들면 금세 다음 날 아침이잖아. 그걸 무한 반복하는 거라고.”
크, 60년대 산업 역군이 여기 있었군.
“아이고, 그래서 눈 밑이 거뭇거뭇하시군요. 내가 태평양에서 살아 돌아가면 꼭 널 진급 시킨다고 다짐했는데, 별로 안 좋아하겠네?”
“너, 나 한 번만 더 진급시키면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난 지금도 충분히 힘들어.”
역시 삼복이에게 다른 일을 더 시키는 건 힘들겠다. 황혜성 사장도 경영자보단 기술자에 가까운 건실한 사람이고…
이때 고위 공무원들을 동료로 삼는 건 더 터무니없고 말이다.
60년대에 정경유착과 거리가 먼 고위 공무원을 구하는 건 하늘에서 별 따긴데 어디서 사람을 데려오나.
“그래, 알았다. 여태 별일 없이 잘 해왔으면 이게 최선이지. 이대로 가자.”
“아, 별일이 있긴 있었다.”
삼복이가 상추쌈을 한가득 입에 넣고는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
“별일이 있었어? 뭔데?”
“우리 회사 제품이 밀수품이 될 뻔했거든. 결국 유야무야 됐다만.”
“뭐? 밀수품?”
내가 깜짝 놀라자 삼복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을 좌우로 흔들었다.
“큰일 아니야. 우리가 골드 스킨을 1차 하청에 꽉 채웠잖아. 그래서 폴리텍이 2차 하청으로 가는 바람에 일부 물량이 국내 시장에 풀렸어.”
“그게 밀수랑 무슨 상관이야?”
“그 일부 물량을 일제 밀수품으로 속여서 판 거지. 요즘도 일제라고 하면 국산보다 비싸게 주고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말이야.”
“참나, 재주도 좋다. 우리 제품을 일제로 둔갑시켰어? 어떻게?”
솔직히 우리 제품이 일제보다 품질이 더 나을 테니, 속이기만 하면 잘 팔렸을 것 같았다.
내게 내수는 불필요한 경쟁으로 제살깎아먹기를 해야 하는 일이라 멀리할 뿐이다.
수출하면 제값으로 사갈 사람이 부지기수다.
“정말 잔머리 하나는 끝내주는 놈이었어. 우리 물건을 배에 잔뜩 싣고 부산항 근처 바다를 한 바퀴 휙 돈 다음에 일본에서 밀수해온 것처럼 꾸며서 팔았어.”
“뭐? 그게 무슨 밀수야?”
“내 말이. 기가 막히지 않냐? 신나게 팔아먹다가 나중에 걸렸을 땐 뭐라고 했는 줄 아냐?”
“뭐랬는데?”
“근해를 벗어난 게 아니기 때문에 밀수가 아니래. 그래서 결국 벌금 정도로 끝났어. 난놈은 난놈이야.”
어째 울산에서 쓸만한 사람을 찾은 것 같았다.
이미 나는 얼굴이 좀 팔려서 직접 나서기가 난처했는데 말이다.
어둠의 인간이 필요했는데, 딱 좋았다.
지금쯤 장사도 못하고 궁한 상황일 테니, 내 의도대로 잘 움직여 줄 것이다.
< 079 : 잔머리 대마왕 > 끝
ⓒ 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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