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548)
-택시 회사의 사주를 받은 폭력 조직이 택시 노동조합의 대표를 납치하여 살해하려고 하던…….
-주변에서 추가로 여덟 구의 시신이 더 나와서 경찰에서는 그와 관련되어 추가적인 수사를…….
언론에서는 미친 듯이 택시 회사를 물어뜯고 있었다.
노형진은 히죽거리면서 웃었다.
“역시 내 예상대로네.”
“적당히 한다며?”
“뭘 더 어떻게 적당히 해?”
“그거야 그런데, 우우우……. 아, 모르겠다.”
노형진은 진짜 적당히 했다.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죽지 않게 보호해 줬다.
물론 국민적인 여론을 일으키기 위해 두들겨 맞는 것은 두고 볼 수밖에 없었지만.
“그런데 네가 말한 건 어떻게 되는 거야?”
“어떤 거?”
“뭐, 정치인을 이용한다는 거 말이야. 지금쯤이면 발표가 나와야 하는 거 아냐?”
“아, 그거?”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놈들이 있다.
그들은 노형진과 새론에 압력을 행사했지만 실패했다.
그렇다면 아마도 법관에게 직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이다.
“한두 명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그들을 다 꺾으려면 이만저만 높은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막말로 유찬성 의원급이라고 해도 그건 안 될걸.”
“걱정하지 마. 그보다 더 높은 사람들이 도와주기로 했어.”
“뭐? 더 높은 사람들?”
지금 유찬성 의원의 힘을 생각하면 그보다 더 높은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그들이 도와준다니?
“이제 슬슬 나올 텐데.”
“설마 기자회견이라도 해 준다는 거야?”
이런 문제로 기자회견을 해 주는 정치인이라니?
‘그런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손채림이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에 노형진은 리모컨을 들어서 채널을 돌렸다.
한 남자가 가열차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사납금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사항입니다. 이러한 사회악에 대해서 분노를 금치 못합니다. 특히나 그 이권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불사하는……!
“헐?”
다름 아닌 모 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유력시되는 사람이었다.
“너…… 어떻게 한 거야?”
그냥 국회의원도 아니고 대통령 후보가 언급을 한다?
물론 아직 정식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로 나올지는 대충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그런 그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다?
“저런 곳까지 선이 닿아 있었어?”
“아니, 나 저 사람 몰라.”
“그러면 뇌물이라도 먹인 거야?”
“그럴 리가.”
“그러면 왜?”
“지금은 대선 정국이잖아.”
“그게 무슨…… 아…….”
대선 정국이 되면 각 정당과 후보들은 국민들의 눈치를 본다.
국민들의 권리가 가장 강해지는 시점이 지금이다.
“지금 언론에서 미친 듯이 까고 있으니 당연히 대선에 나가고자 하는 사람은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아마 사납금 퇴출은 공약으로 발표될 거야.”
나중에 지키고 안 지키고의 문제가 아니다.
일단 정치인들과 정당은 이 문제에 대해 반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사납금을 지키려고 살인까지 불사했는데 후보들이 사납금을 인정할 수는 없지. 결국 그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어.”
여기서 사납금을 인정해 버리면 살인범을 편들어 버리는 꼴이 되어 버리니까.
“그래서 정치인들이 도와준다고 한 거구나.”
“그래.”
이런 문제는 한 사람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다른 사람은 반대할 수가 없는 사항이다.
당연히 다들 사납금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식으로 나올 것이고, 공약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그게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아?”
“그건 중요하지 않아. 일단 공약에 들어가면 재판부에 오더가 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거든.”
“어? 오더? 아!”
대통령 후보들이 하나같이 사납금 같은 불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판사들이 미쳤다고 사납금은 합법이라고 판단할까? 더군다나 누가 봐도 불법이 맞는데?
“선거가 끝나면 정치인들이 모른 척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미 판례는 나온 후일 거야.”
재판에서 판례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당연히 다음 재판을 하게 되면 압도적으로 유리한 싸움이 된다.
그런데 그걸 뒤집기 위해 정치인들이 신경을 써 줄까?
“그럴 리 없지. 이미 그때쯤이면 사건이 뒤집어져서 택시 회사는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될 텐데.”
“무섭다, 너.”
지금이 대선 정국인 것까지 이용해 가면서 사건을 뒤집다니.
“그러면 그 사람이 두들겨 맞고 죽기 직전까지 놔둔 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저들을 움직이기 위해서였구나.”
“그래.”
단순한 폭행 사건이었다면 아마도 대선 후보들은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살인 미수 사건이고 택시 회사들이 연관된 사건이다.
당연히 일이 커졌고, 정치인들은 그걸 무시할 수 없었다.
“멋지네.”
손채림은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말했다.
방송에 나오는 수많은 정치인들과 후보들. 그들은 하나같이 사납금을 규탄하면서 더 강력한 규제를 하겠다고 외치고 있었다.
“이제 게임은 끝났어.”
노형진이 씩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