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623)
“으음…….”
송정한은 노형진의 말에 상당히 어두운 얼굴이 되었다.
“그게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곤란하군.”
송정한은 탁자를 두들기면서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새론은 다른 곳보다 수임료가 싸다.
그건 노형진이 투자 지원이라는 형태를 통해 수익을 보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생수 판매나 투자 계좌 등을 통해 말이다.
당연히 새론도 일부 땅을 가지고 있다.
“우리 쪽에는 왜 그런 낌새가 없었지?”
“상대적인 거죠.”
“상대적?”
“아무래도 새론은 그다지 많은 땅을 가진 건 아니잖습니까.”
“그건 그렇지.”
“거기에다가 새론은 법무 법인입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땅을 먹으려고 괜히 건드렸다가 여러모로 골치 아파질 수도 있으니까요.”
“하긴.”
더군다나 새론의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고, 기존 사건에서 봤다시피 언론과 연계도 되어 있는 곳이다. 그러니 건드리기 애매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는 모르죠.”
“그렇겠지.”
“이 세상에서 끝이 없는 걸 꼽으라면 당연히 인간의 욕심 아니겠습니까?”
“그건 그렇지.”
송정한은 눈을 찌푸렸다.
9,900원 가진 사람이 100원 가진 사람의 돈을 빼앗아서 만 원을 채우려고 한다는 말이 있다.
세상은 그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다.
9억 9,999만 원을 가진 사람이 전 재산 1만 원인 사람의 돈을 빼앗아서 10억을 채우려고 하는 게 현실이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우주 전체를 털어서라도 무한히 뽑아내려고 할 것이다.
‘우주에는 끝이 있을지 몰라도 인간의 욕심에는 끝이 없지.’
아마 전 우주를 혼자 지배한다고 해도 계속 욕심을 부릴 존재가 인간일 것이다.
“그들과 싸워야 한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경찰의 도움은 글러 먹었겠군.”
“도와줄 리 없죠.”
고발을 한다고 해도 잡으러 갈 리 없다. 애초에 잡을 생각도 없을 테고.
“고발?”
“누가 시킨 줄 알고요?”
“하긴, 그게 가장 큰 문제로군. 누가 시켰는지 모르는 것.”
법이라는 것이 적용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바로 상대방의 확정이다.
상대방을 모르면 절대로 사건이 성립되지 않는다.
“이런 사건의 패턴은 뻔합니다. 하청의 하청의 하청이겠지요. 안 그러면 이런 식으로 굴 리 없지요.”
“그렇지.”
정치인도 바보가 아니니 자신이 직접 그 땅을 사지는 못할 것이다.
당연하게도 대리인을 내세웠을 테고, 그 대리인은 또 다른 대리인을 내세워서 그 땅을 사려고 했을 것이며, 그 대리인은 또 다른 대리인을 내세워서 조폭을 고용했을 것이다.
“조폭이야 잡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제대로 처벌을 받을까요?”
협박이 성립될 수는 있겠지만 이득도 없었고, 또 큰 피해도 없다.
거기에다 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을 테니 집행유예는 확정적이다.
“아마도, 제가 아무리 노력해 봐야 벌금이 나올 겁니다.”
“으음.”
안 그래도 처벌이 약한 협박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처벌은 불가능하고, 그걸 알고 있는 놈들이 배후를 불 가능성은 전혀 없다.
“설사 배후를 분다고 한들 거기서 끝이겠지요.”
하청의 하청을 받은 셈이니 그들이 또 다른 배후를 불 가능성은 없다.
거기에다 직접 협박한 것도 아니고 교사를 한 셈이니까.
“교사를 했다고 하면 처벌이 더 낮아질 테지.”
“교사도 아닙니다. 그냥 설득하라고 했는데 오해가 있었다, 이거면 끝이겠지요.”
노형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 사건을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니까.
“그러면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이대로 무시하면 된다고 생각하나?”
“글쎄요……. 그건 좋은 생각은 아닐 것 같네요.”
지금이야 협박이지만, 나중에도 그들이 손을 쓰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
한두 푼도 아니고, 수백억에서 수천억대 자산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니.
“하지만 경찰이 수사해 봐야 의미도 없다는 것일 테고.”
송정한은 곤혹스러운 얼굴이었다.
“언론에 터트려 봐야 조폭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을 테고.”
법률을 기반으로 하는 로펌인데 이번에는 법을 전혀 쓰지 못하는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직접 국토개발위 사람들과 협상해야 하나?”
“그놈들이 인정하겠습니까?”
“그건 그렇군.”
애초에 개발 정보를 이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데 말이다.
“그러면 어쩌지?”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어떤 거?”
“불법이지요.”
송정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불법. 그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자신들이 늘 합법적으로만 움직인 건 아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였다. 이번 사건은 그렇지 않다.
“설마 협박하는 놈들을 죽여 버리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에이, 그럴 리가요. 저는 불법을 이용한다고 했을 뿐, 불법을 저지르겠다는 건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노형진은 씩 웃었다.
“생각해 보세요. 저들이 우리를 건드렸습니다. 과연 다른 땅 주인들은 전혀 건드리지 않을까요?”
“응?”
“제가 가진 땅만 수십만 평이 넘습니다. 아버지도 몇만 평이지요. 그리고 이 정도의 땅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힘이 있다고 보는 게 당연합니다.”
“그렇지.”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저희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사람들을 그들이 건드리지 않을까요?”
“그럴까?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땅이 그리 많지 않을 텐데.”
몇십만 평을 가진 노형진을 털어 내면 돈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몇백 평, 몇천 평 가진 사람들은 건드려 봤자 돈도 별로 안 남고 위험부담만 커지는 것이다.
“압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잖습니까.”
“응?”
“국토개발상임위원회 소속 인간들은 자신들이 가진 정보에 기반하여 땅을 사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것도 조폭들이 그런 정보를 알게 되고도 과연 모른 체할까요?”
“아하!”
송정한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인간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비슷하다.
“똑같은 생각을 하겠군.”
조폭들도 한두 번 해 본 일이 아닐 테고, 그렇게 강제로 빼앗으려 드는 곳이라면 곧 개발되어서 돈을 쓸어 담게 될 것이라는 점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저같이 큰 덩어리는 아무래도 그들이 건드리기는 부담스럽겠지요.”
“하지만 다른 곳은 아니겠군.”
“네, 다른 곳은 아닙니다. 작은 곳은 위에서도 관심이 없어요. 하지만 이미 자신들에게는 보호 명령이 떨어졌으니, 위쪽 몰래 슬쩍 작은 곳 좀 건드려서 이득을 챙긴다고 해도 경찰이 지켜 줄 테고요.”
그런 식으로 작은 곳 몇 군데만 모아도 최소한 10억 이상의 큰돈이 그들에게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어쩌려고?”
“다른 사람을 끼워 넣어 보지요. 땅 주인이 저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왜?”
“우리는 변호사 아닙니까?”
노형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변호사는 의뢰를 받아서 움직이지요,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