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713)
“손하균!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손하균을 담당하는 변호사는 불같이 화를 냈다.
이게 무슨 개쪽이란 말인가?
아무리 손하균이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스스로 변론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나선 것이다.
그런데 조작된 증거라니.
“죄송합니다, 선배님.”
“지금 이게 죄송으로 될 문제야!”
증거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나마 합리적 의심 어쩌고 하면서 무마하기는 했지만 바보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볼지 뻔했다.
“걸리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노형진을 너무 만만하게 본 모양입니다.”
“만만? 만만? 지금 내가 그 때문에 이런 창피를 당해야 한다는 건가!”
“주의하겠습니다, 선배님.”
“끄응…….”
그는 신음만 내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이 이상 뭐라고 해 봤자 그 자신에게 좋을 게 없으니까.
그가 손하균의 선배이기는 하지만 법률계에서 손하균의 힘이 그 자신을 훨씬 능가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나저나 이제 어쩔 건가?”
여러모로 공격했지만 제대로 들어간 게 하나도 없었다.
합리적 의심이라는 이름하에 증거가 불인정되어서 창피함은 덜했지만, 당연히 불륜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그 이후에 그녀의 오빠에 대한 공격도 했지만, 그건 원고가 모르는 상태에서 빌려준 돈이라는 것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된다.
딸에 대한 공격 역시 애매한 것이, 딸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고 주장하기에는 그녀가 내놓은 재산 기록이 적지 않았다.
물론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못했다면 문제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갈 성인 여성의 책임을 그 어머니에게 물을 수는 없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확실하게 엮어 버릴 게 있습니다.”
“엮어 버릴 거?”
“그녀가 빼돌린 돈이 있습니다.”
“뭐?”
“그녀가 비밀 자금으로 100억쯤 빼돌린 게 있습니다.”
변호사는 눈을 부릅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100억이라니, 아무리 손하균이 부자라고 하지만 그 정도 돈을 빼돌리는 게 쉬울 리 없다.
더군다나 자신이 아는 그녀는 그런 일을 저지를 능력이 되지 않는다.
멍청한 건 아니지만, 그런 쪽으로는 관련이 없는 삶을 살았다.
“확실한 건가?”
“네, 확실한 겁니다. 그들도 그걸 반격하지는 못할 겁니다.”
손하균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너희들이 안다고 해도, 어쩔 건데?’
그 비밀번호는 자신만 안다.
그리고 그 돈을 그녀의 한국 계좌를 거쳐서 넣었다.
누가 봐도 그녀가 빼돌린 돈이다.
‘그 녀석이 이야기를 꺼낸 게 이상하기는 하지만…….’
하지만 이건 아무리 알고 있다고 해도 방어할 수 있는 성질의 무기가 아니었다.
개설자 정보를 거기서 줄 리 없으니까.
결국 그녀의 명의만 나올 뿐.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해당 계좌를 추적하시면 됩니다.”
“자네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가 아는 손하균은 절대 물러 터진 사람이 아니었다.
손하균이 일을 얼마나 깔끔하게 처리하는지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 * *
벌컥!
문이 열리면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판사실로 몰려들어 왔다.
서류를 보고 있던 판사는 깜짝 놀랐다.
“당신들 뭐야!”
“감찰부에서 나왔습니다.”
“가…… 감찰부?”
“다 담아!”
판사는 정신이 아찔했다.
몇 번이나 보아 온 모습이다.
보통은 자신이 시키는 쪽으로 말이다.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무슨 오해가 있는 거 아닙니까?”
“오해는 없습니다. 많이도 해 처먹었더만요.”
사색이 되는 판사.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 그게…… 아니, 오해…….”
“오해는 수사 끝나고 풀면 됩니다. 현 시간부터 직위 해제합니다.”
그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찍혔다.’
뭔지 모르지만, 자신은 위에서 찍혔다.
그리고 그걸 풀 생각이 상부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래에 검은 먹구름이 끼는 것을, 그는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 *
“…….”
덜덜 떨고 있는 변호사.
그는 손하균의 이혼소송을 책임지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손하균이 눈앞에 있다면 당장이라도 패 죽이고 싶었다.
“이 계좌, 어디서 얻었지?”
검은 양복을 입고 나타난 남자들.
국정원에 의해 모처로 끌려온 그는 한참 두들겨 맞고 나서야 입을 열 수 있었다.
아니, 입을 열 기회를 달라고 빌고 빌어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건 손하균이 조사해 달라고 했습니다.”
“손하균?”
“네, 손하균입니다.”
“어째서?”
“그게, 아내가 뒤로 빼돌린 자금이라고…….”
“확실한가?”
“그게…….”
“잘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남자의 말에 변호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무래도 제대로 독박이 걸린 게 분명했다.
“아무래도 자기가 빼돌린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사실은…….”
그는 손하균이 지금 벌이고 있는 일에 대해 상세하게 나불거렸다. 아무리 돈이 좋고 인맥이 좋아도, 당장 목숨이 가장 중요하니까.
더군다나 상대방은 국정원이다.
자신을 사회적으로 죽여 버리려고 한다면 숨도 안 쉬고 할 수 있는 자들.
“허.”
국정원장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상부에서 답은 내려온 상황.
“지금부터 입을 다문다. 알았나?”
“네?”
“이 사건을 최대한 빨리 무마시켜. 딱 일주일 주지. 그 안에 처리가 안 되면, 그다음에 처리되는 건 네놈 인생일 거야.”
격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변호사.
“그리고 이 계좌는 존재하지 않는 거다. 알았나?”
“네?”
“두 번씩 말해 줘야 알아들을 정도로 기억력이 안 좋으면 슬슬 죽을 때가 된 거 아닌가?”
“아니, 제가…… 머리가 나빠서, 무슨 계좌를 말씀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잽싸게 말을 바꾸는 변호사의 태도에 국정원 요원은 흡족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면 믿도록 하지.”
그들은 다시 변호사에게 두건을 씌우고 강제로 차에 태웠다.
그리고 그가 차에서 내팽개쳐진 후 일어났을 때, 그는 어딘지 모를 국도 변에 서 있었다.
“푸하!”
그는 두건을 벗어 던지면서 이를 박박 갈았다.
“손하균! 이 개자식아!”
그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