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800)
“그 아줌마네 가게, 망하게 생겼더라.”
“응?”
노형진은 노현아의 말에 어이가 없어서 되물었다.
“그 아줌마네라니? 전에 갔던 그 가게?”
“응.”
“아니, 왜?”
“그 미친년들이 맘 카페에 글 올렸어, 완전 개소리로.”
“허?”
노형진은 눈을 찌푸렸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그 사람들은 자기한테 창피를 당하고 나가지 않았던가?
“그런데 왜 엉뚱한 데 화풀이래?”
“그런 염치가 있으면 거기서 그랬겠니?”
“그래서 온 거야?”
“미안하잖아, 우리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서.”
“으음, 좀 미안하기는 하네.”
다른 손님에게 창피당하면 글을 안 올릴 줄 알았다.
그런데 그쪽은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달라진 건, 손님이 개소리하고 진상을 부려도 말려 주지도 않는다고 하는 정도?”
“그 손님은 나고?”
“어.”
“야, 이거 기가 막히네. 나 좀 볼 수 있을까?”
노현아는 노형진에게 카페의 글을 보여 줬다.
벌써 수만 개의 추천을 받으면서 메인에 올라간 글을 본 노형진은 말문이 막혔다.
“도대체 언제 구타했다는 거야?”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애들용 계란 프라이 하나 달라고 요청했을 뿐인데 알바생이 따귀를 때리고 주인이 와서 발로 차고 자기가 가서 거지새끼라고 욕했다는 거다.
“제정신인가? 아니, 세상에 이런 가게가 어디 있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계란 프라이 하나 요구했다고 손님에게 이런 폭행을 저지르는 가게는 없다.
원래 그런 가게였다면 한자리에서 7년씩 장사할 수 있을 리 없다.
“이거 어이없네.”
미안한 마음에 노형진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이거 아무리 봐도 노린 것 같은데? ‘내가 창피를 당했으니 너는 망해라.’라는 심보야.”
입맛을 쩝쩝 다시는 노형진.
자신이 나서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들은 돈을 안 내고 가는 수준에서 일이 끝났을 것이다.
들어 보니 그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닌 듯하니까.
하지만 그들은 노형진에게 창피를 당했고, 그 상황에서 돈 못 내겠다고 하면 진짜로 거지가 되기 때문에 돈을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로 그 복수인 거지.”
“진짜 애들이 뭘 배울지 걱정된다.”
노현아는 혀를 끌끌 찼다.
“이거 어쩌지?”
“글쎄.”
보통은 의뢰를 받아서 움직인다.
하지만 이건 자신에 대한 도발이기도 하다.
‘물론 손님의 이름이 나온 건 아니지만.’
어찌 되었건 자신이 끼어들었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한 것이다.
작은 피해로 끝날 수 있었던 것이 큰 피해로 불어난 상황.
“이건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소송하려고?”
“보통은 그러는데…….”
노형진은 눈을 찌푸렸다.
“이건 소송으로 해결할 수 없겠어.”
물론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 * *
“변호사인 줄 몰랐어요.”
“아닙니다. 제가 그때 괜히 끼어들어서 일을 크게 만들었네요.”
노형진은 미안하다는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장사하면서 진상을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한숨을 푹 쉬는 주인.
노형진은 고개를 돌려서 식당을 바라보았다.
평소라면 손님이 좀 있을 시간인데 정말로 한 명도 없었다.
“피해가 크시죠?”
“엄청요.”
당장 지역에 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오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맛이 나쁜 곳이 아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주변에 단골이 많아서 자주 오는 유의 가게는 아니었다.
도리어 인터넷에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는 타입의 가게였는데, 그게 이제는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었다.
“언론사에서도 떠들고 있고…….”
완전히 지쳐 버렸다는 듯 말하는 주인.
옆에서 듣고 있던 손채림은 안타깝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억울하다고 말해 보시죠.”
“해 봤지요. 하지만 기자들은 들은 척도 안 하더라고요.”
여자들은 뉴스에 나와서 얼굴까지 드러내면서 자신들이 잘못한 게 없다고, 아이들의 명예를 걸고 자신들은 거짓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자기 명예가 아닌 아이들의 명예를 거는 이유가 뭔지…….”
“그게 먹히니까.”
노형진은 간단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아이들을 방패 삼아서 진상 노릇을 해 왔잖아. 그러니까 그게 버릇이 된 거야. 사실 정상적인 어머니라면 아이에게 해가 될 만한 일은 안 하거든.”
“그런데 그 사람들은 아니다?”
“그래.”
아이들이 창피를 당하든 말든 상관없다, 이익만 챙길 수 있다면.
“그들이 아이들을 챙기는 것 같지만, 사실 그건 아이들을 챙기는 게 아니야.”
당장 4천 원만 내면 아이들에게 질 좋은 밥과 고기와 계란과 샐러드까지 줄 수 있다.
“그런데 고작 애들 주겠다고 계란 프라이 세 개랑 맨밥 하나 요구했어. 사실 양 생각하면 그 차이는 얼마 안 되거든. 그러니 양이 많아서 부탁했다는 건 말도 안 되고. 그럼 그게 뭐겠어?”
“아…… 그러네.”
정상적인 어머니라면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여자들은 아이들에게 질 좋은 음식을 먹이는 것보다, 돈 4천 원을 아끼는 게 더 중요했던 것이다.
“그러면 어쩌죠? 가게를 접어야 하나요?”
파리만 날리는 상황에서 주인이 버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아니요, 당연히 장사 계속하셔야지요. 한국인의 냄비 근성은 유명하지 않습니까?”
“네?”
노형진의 말에 주인은 깜짝 놀랐다.
보통 그런 말은 재벌이나 정치인이 하는 줄 알았는데 변호사가 하다니.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1년 후에 이 일을 기억하고 있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거야 그런데…….”
“그리고 우리가 그동안 가만히 있을 것도 아니고요.”
진실을 찾으려고 하면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이 힘들 뿐.
“1년 후면 이번 사건은 대부분에게 잊힐 겁니다. 그리고 그사이 우리가 이번 사건의 진실을 인터넷에 널리 알린다면, 가게에 대해 알아보려고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게 조작된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그럴까요?”
“그런 사건은 제법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시간을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지금부터 가게에서 손 놓으세요.”
“네?”
“가게에 매일같이 전화해서 욕하는 거 아니까요.”
“그건 그래요……. 너무 전화가 많이 와서, 욕을 듣기 싫어서 전화를 꺼 놨어요.”
아예 핸드폰도 꺼 두고 가게 전화도 선을 뽑아 놨다.
어차피 손님도 없으니까.
“진짜 사람이 피를 말린다는 게 뭔지 알 것 같아요.”
“그게 인터넷의 문제이지요.”
일방의 말만 듣고 일단 인민재판을 해 버리는 분위기.
물론 몇몇 사람들은 양쪽의 말을 다 들어 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양비론자로 몰리거나 인터넷에서 진지한 사람을 빈정거릴 때 많이 쓰는 ‘씹선비’라는 말로 무시당한다.
“그러니 저희한테 맡기고 느긋하게 해외에서 쉬다 오세요. 7년이나 일하셨으면 좀 긴 휴가를 가셔도 됩니다.”
노형진의 말에 주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걱정 마세요. 돌아올 때쯤이면 일은 거의 다 해결되었을 겁니다.”
* * *
결국 주인은 마지못해서 다 맡겨 버리고 집으로 갔다.
여행을 가기에는 심적으로 부담되어서 집에서 쉰다면서.
“지금부터 오는 모든 전화는 녹음하시면 됩니다.”
전화가 오면?
녹음하면 그만이다.
“사람들이 전화해서 욕하는 이유는 간단해. 보복을 당하지 않으니까.”
전화를 해서 욕하고 진상질을 부려도 보복하지 못할 거라 생각한다.
“웃긴 건, 진짜 착한 사람은 보복을 못 하지만 나쁜 놈은 그런 걸 신경 안 쓴다는 거지.”
그렇다 보니 진짜로 억울한 사람은 전화로 고통받고, 나쁜 놈은 오는 족족 고발해서 고통받을 일이 없다.
“통화 직전에 녹음된다는 말 한마디만 자동으로 넣으면 최소한 80% 이상의 욕설 전화는 막혀.”
“그리고 그걸 가지고 진짜로 소송이 들어가면 거의 대부분 막히고?”
“정답.”
대룡 사건 때 확실하게 알았다.
인간은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섣불리 자신의 인생을 걸지는 않는다.
“전화야 그렇다고 하고, 인터넷의 댓글은 어떻게 해?”
“삭제해야지.”
“하지만 욕할 텐데?”
“그래서 더욱 삭제해야 해. 한국 사람들의 냄비 근성은 잘 알려져 있어. 하지만 댓글은 영원하지.”
지금 욕먹는 걸 놔둔다면 사람들이 가게의 이름을 찾을 때마다 나오는 것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욕설일 것이다.
“댓글을 안 지우는 게 사과라고 생각해? 천만에. 그건 사과가 아니야.”
사람들은 그걸 안 지우면 사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법률계에서 그러한 행동은 사과의 의미보다는 한 방을 노리는 의미인 경우가 더 많다.
“그렇게 댓글이 쌓이는 걸 모아 뒀다가 잠잠해지면 소송을 통해 피해를 복구하는 거지.”
“진짜?”
“그래. 아까 말했지만 이런 시스템은 도리어 착한 사람일수록 더 처절하게 당하게 되어 있어.”
차마 고소를 못 하니까.
고소를 넣었다가도 미안하다고 하면 취하하니까.
“물론 우리도 고소를 넣었다가 취하하는 전략을 짤 거야. 주변에서 욕먹어 봐야 좋은 건 없으니까.”
“그건 알겠는데…….”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기를 보며 손채림은 한숨을 쉬었다.
“이거 언제 끝나냐?”
“길어야 일주일?”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멀어지는 법이다.
기자들은 끊임없이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다닌다.
지금은 기자들이 이곳을 신나게 씹어 대고 있지만, 일주일 후면 씹을 대로 다 씹어서 단물 빠진 껌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그때는 여기는 조용해져.”
“그래도 손님이 다시 오지는 않잖아?”
“결국 이름 자체는 바꿔야겠지.”
물론 지금 바꾸는 건 안 된다.
지금 바꾸면 속 보인다는 식으로 나올 테니까.
“한 6개월쯤 지나서 사람들이 잊을 때쯤, 가게 이름을 바꾸면 돼.”
위치만 안 바꾸면 대부분의 단골들은 돌아올 것이다.
맛과 위치는 그대로니까.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게 있는데.”
“응?”
“그 여자들, 자기들이 맞았다면서 왜 신고하지 않는 거야?”
그들은 지금도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신나게 이쪽을 씹어 대고 있지만, 정작 경찰에 신고는 하지 않고 있다.
“신고하면 정식으로 수사가 들어가잖아. 맞은 적이 없으니 당연히 신고도 못 하지.”
“역시 그건가?”
“그래. 이 경우 인터넷으로 떠든 게 있기 때문에 그들은 신고했다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면 빼도 박도 못할 무고죄 성립이야.”
그러니 그들은 신고는 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무조건 맞았다는 소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쪽도 고소할 수 있잖아?”
“그게 문제야. 이쪽이 고소를 먼저 하면 마치 저쪽의 입을 막으려고 하는 행동으로 보이지.”
“어? 그러네. 비슷한 사건들이 그런 식으로 굴러간 것 같아.”
“맞아. 사실 이때 대부분은 억울하다고 생각해서 고소를 하지.”
업무방해나 허위 사실 유포 같은 죄목으로 업주들이 고소를 한다.
그게 이런 타입 사건의 공통적인 진행 상황이다.
“하지만 네가 그런 사건을 봤을 때 뭐라고 생각했어?”
“‘피해자들 입을 막으려고 고소했구나.’라고. 허, 우리 당한 거야?”
“그래. 보통 이런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터넷의 특성을 잘 알고 있거든.”
SNS상의 스타라든가, 아니면 카페의 운영자라든가, 소위 말하는 유명 블로거라든가.
하여간 이런 일을 벌이는 사람들은 인터넷을 잘 알고 잘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슈를 어떤 식으로 몰고 가야 하는지 알아. 그에 반해 주인들은 대부분 그런 걸 잘 모르지.”
한국의 식당 주인들은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되면 어쩔 줄 몰라 하다가 화가 나면 경찰부터 찾아간다.
“그래서 법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구나.”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순간 우리는 입을 막기 위해 고소했다는 죄목까지 뒤집어쓰는 거야.”
“좀 반대네.”
“뭐가?”
“보통은 네가 사건을 키우고 다른 사람들이 사건을 감추려고 하잖아?”
“그건 상대방이 진짜 범죄자니까.”
하지만 이 경우는 이 사람은 피해자이고, 재수 없게 진상을 만났을 뿐이다.
“이런 사건은 커질수록 피해자가 손해를 봐.”
아무리 인터넷에서 삭제해도 기억하는 사람들은 기억하니까.
“거기에다 정정 보도를 요구하면 기자들이 들어주겠어?”
“그럴 리 없지.”
“그러니까 이건 최대한 작게 해야 해. 물론 진실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말이지.”
“이번 사건 은근히 복잡하네.”
살짝 눈썹을 찡그리는 손채림.
“원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사건은 좀 복잡하지. 그러니까 너도 이번에는 좀 빡세게 움직여야 할 일이 있어.”
“아마도 첫 번째는 피해자들을 찾는 거겠지?”
“맞아. 이제는 척 하면 착이네.”
노현아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동네에서도 상당히 소문이 난 노답 삼인방이라고 했다.
그러니 주변을 찾아다니면 어렵지 않게 그들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쉽게 피해를 인정하고 고발에 동참할까? 일단 지역에서 제법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고발? 뭔 고발?”
“엉? 고발 안 해?”
그동안의 패턴으로 미루어 보아 당연히 모아서 고발할 거라 생각했던 손채림은 깜짝 놀랐다.
“안 할 건데? 일단 다른 사람들 건 안 할 거야. 알아서 하시겠지. 아까도 말했지만, 이번 사건은 당분간은 최대한 사건을 축소시켜야 해.”
“그러면? 그냥 시간이 지나면 묻히게 두려고?”
“내가 고발을 안 한다고 했지 복수도 안 한다고는 안 했다.”
노형진은 자신 있게 말했다.
아 유 크레이지?
21세기. 바야흐로 인터넷의 시대.
그리고 인터넷은 수많은 문제의 해결책이자 새로운 문제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 음…… 명언이야.”
노형진은 복수의 수단을 보면서 미소 지었다.
“와, 이 여자들 미친 거 아냐?”
손채림은 어이가 없다는 듯 글을 읽었다.
여자들의 신상 정보를 알고 있으니 인터넷에서 그걸 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무슨 생각으로 이딴 소리를 지껄이지?”
인터넷에 올린 그녀들의 글은 ‘더럽다.’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었다.
“이게 사실일까?”
“사실이겠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가게를 망하게 하겠다고 덤비는 여자들이야. 그 여자들이 인터넷에 무슨 소리들을 쓰겠어?”
“끄응…….”
“이건 간단한 거야.”
그들은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안다.
그것도 대형 카페의 지역장을 할 정도로 인터넷에 능하다.
당연히 그들은 SNS나 다른 카페 또는 인터넷 사이트들을 이용한다.
그리고 그들이 쓴 글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자기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은 그냥 생긴 게 아니야.”
“그래도 그렇지,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바람피우는 남편에 돈 빼앗아 가는 시모에 때리는 시부에 깡패 양아치 시동생에 미쳐 날뛰는 시누이네. 누가 보면 무슨 고행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
“시월드라는 말이 있지.”
여자들이 싫어하는 세계 중 하나다.
시부모와 며느리가 친해지기 어려운 건 사실이니까.
노형진이 노린 것이 바로 그거였다.
“계란 프라이 하나 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렇게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서 가게를 망하게 하는 여자들이야. 매일같이 부딪히고 싸우고 감정적 앙금이 있는 사람들을 좋게 이야기할 리 없지.”
“그건 그렇지만 이건 좀 너무한데.”
그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시댁은 미쳐 날뛰는데 자기가 희생해서 살아간다는 식이었다.
“기질이 어디 가는 게 아니잖아? 그 여자들이 쓴 지금까지의 다른 글을 보면 그런 성향이 보여.”
자기들은 정상적이고 합당한 요구를 했는데 식당이 미쳐서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한다는 식으로 글을 쓴다.
“물론 그런 식당이 아예 없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그녀들 주변에 그런 식당만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
“결국 이건 그들의 기질이라는 거구나.”
“그래. 너도 알잖아, 의뢰받을 때의 내 철칙?”
“의뢰인을 믿지 않는다.”
“그래. 정답이야.”
인생이 걸린 재판을 하는 순간에조차, 인간은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말하고 불리한 건 말하지 않는다.
하물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터넷에 자기가 잘못했다는 글을 쓸 인간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이걸 모아서 어쩌려고?”
“간단해. 그들이 이쪽에 피해를 입혔으니까 돌려줘야지. 그들은 가게 주인을 고립시켜서 말려 죽이려고 했어. 그렇다면 우리도 똑같이 해 줘야지.”
과연 그들이 말라 죽으면서 무슨 소리를 할지는 모를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