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803)
“우리는 억울해요!”
이혼 소장을 넣자 당연히 난리가 났다.
그 여자들은 억울함을 주장하면서 변호사를 고용해서 대항을 시작했다.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여자들을 보면서 손채림은 혀를 끌끌 찼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하더니.”
“그렇지?”
손채림이 이렇게 말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혼 소장이 가고 아동 학대 고발이 들어가자, 그녀들이 조건반사적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재판장님, 피고들은 상습적으로 가족들, 정확하게는 남편과 그 형제자매 그리고 시부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자녀에 대한 정서적 학대를 했습니다. 이는 명백하게 이혼의 귀책사유가 될 것입니다. 더군다나 전문가들의 소견에 따르면 피고는 현재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해당 사항에 대해 자세한 조사를 하고자 하였으나 피고가 거절하여 어쩔 수 없이 이혼소송으로 이어진 점, 감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노형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재판장님, 이건 인터넷 검열입니다. 제 의뢰인인 피고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한탄 같은 것으로…….”
상대방은 애써 변명을 하려고 했다.
“물론 시대가 바뀐 것은 인정합니다. 인터넷에 신세 한탄을 할 수야 있지요. 하지만 한탄과 허위 사실 유포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원고인 남편이 내연녀가 세 명이나 있다고 주장하고 시누이는 에이즈에 걸렸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시아버지가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하고 시어머니는 상습 구타를 한다고 써 놨습니다. 이게 한탄의 수준입니까?”
물론 죄다 거짓말이다.
“그건…… 그렇습니다만.”
상대방 변호사도 노형진의 말에 반박할 수는 없었다.
인터넷에 버젓이 자기 닉네임으로 올려놨으니까.
“하지만 어디까지나 약간의 과장이 들어간 한탄일 뿐입니다. 더군다나 이 글에는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는 개개인적인 지표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로 인한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몰랐으니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변호사.
하지만 이건 재판이 달랐다.
“재판장님, 이 사건은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가 아닙니다. 이번 사건은 신의성실의원칙 위반으로 인한 이혼소송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상호 신뢰를 저버린 사람은 피고 측입니다.”
단순히 인터넷에 한탄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악의적인 소리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재판장님, 하지만 원고들은 이번 사건만 아니었다면 그 사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 신의성실의원칙을 먼저 위반한 것은 아닙니다. 도리어 피고의 뒷조사를 해서 해당 사실을 먼저 알아낸 원고 측이 신의성실의원칙을 위반한 것입니다.”
“먼저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은 피고입니다만?”
“원고 측은 그걸 조사해서 알아냈지요.”
그나마 방어를 그쪽으로 하려는 건지, 물고 늘어지는 상대방 변호사.
확실히 상대방에 대한 뒷조사는 명백한 신의성실의원칙 위반이니까.
하지만 그가 모르는 게 있었다.
“그건 원고 측이 먼저 뒷조사를 한 게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안 겁니까?”
“저희가 먼저 알려 드렸습니다만.”
“네?”
“저희가, 그러니까 저희 로펌에서 먼저 알려 드렸습니다. 정확하게는 다른 사건의 협상 과정을 거치면서 해당 사실이 넘어갔지요.”
상대방 변호사는 입을 쩍 벌렸다.
‘그래, 이런 경우는 처음이겠지.’
기획 소송이라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큰 건에 대한 거지, 이혼에 대해 기획 소송을 하지는 않는다.
이런 사건은 90% 이상 남자 측이 여자에 대해 뒷조사를 해서 이런 사실이 드러난다.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겠지.’
하지만 재판정에 들어가는 자료에는 해당 증거를 어떻게 얻었는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렇게 들어올 거라 생각했다.’
자신이라도 그렇게 방어할 테니까.
“변호사 측에서 알려 줬다고요? 고의로요?”
눈을 찌푸리는 변호사.
“네.”
변호사가 그런 걸 알려 주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상식에 맞는 것도 아니다.
물론 노형진은 그에 맞는 정확한 변론을 준비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벌어지고 있던 아동 확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요.”
“아동 학대라……. 일단 변론 서류에서 봤습니다만.”
“아동 학대라니! 재판장님!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입니다! 피고 측은 아동 학대를 한 적이 없습니다!”
판사가 고개를 주억거리자 상대방 변호사는 어떻게 해서든 그가 아동 학대라고 생각하는 것을 막으려고 언성을 높였다.
“그래요? 하지만 현재 정서적 아동 학대로 경찰서에서 조사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건 조사 중인 것뿐입니다!”
확실히 조사 중일 뿐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도리어 그들에게 문제가 되었다.
“재판장님, 피고 측 변호사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동일한 증거를 제출하고자 합니다. 재판장님이 보시고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니, 그건…….”
당황하는 상대방 변호사.
‘내가 설마 증거를 복사해 두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 건가?’
허둥대는 상대방을 보면서 노형진은 씩 웃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차라리 조사 중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어느 정도 처벌이 정해진 거라면 유리한 건 피고 측이다.
‘우리나라의 처벌은 아무래도 약하니까.’
아동 학대라고 하지만 일단 신체적 학대가 없기 때문에 처발 자체가 약할 수밖에 없고, 아직 양친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처벌이 약해지는 것도 있다.
‘하지만 직접 보는 것은 전혀 다르지.’
판사가 누군가에게 학대로 벌금 500만 원이 나왔다고 전해 듣는 것과 학대의 장면을 직접 보는 것 중, 어떤 게 나쁜지는 뻔하다.
후자는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감정적이 되어 버리는 탓이다.
“피고 측 변호사의 주장대로 증거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상대방 변호사는 찔끔했다.
그러자 그런 변호사를 보고 있던 여자의 눈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래, 화를 내라. 분노해라. 큭큭.’
노형진은 속으로 웃었다.
“그러면 다음 기일을 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추가 증거를 제출하기 위해 기일을 잡아 달라는 노형진의 요구에 판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겠습니다.”
아동 학대는 사건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증거다.
그 때문에 관련 증거라면 그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감사합니다.”
노형진은 고개를 숙여서 판사에게 인사했고, 상대방 변호사의 얼굴은 거무죽죽해졌다.
* * *
“노린 거지?”
손채림은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증거를 까먹고 안 내서 나중에 다시 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 같고. 거기에다 아동 학대 같은 중요 증거를 말이야. 뭘 노린 거야?”
“응? 간단해. 너도 말했잖아, 자기 버릇 개 못 준다고.”
노형진은 씩 웃으며 말했다.
“나라도 똑같은 식으로 방어를 할 테니까 그걸 이용하려고 하는 거지. 내가 노린 건 변호사가 아닌 그 여자들이야.”
“여자들?”
“그래. 그들은 기본적으로 믿음이라는 게 없어. 그리고 그들이 겪고 있는 건 일종의 정신병이야. 불안할수록 자신을 편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지. 그들이 찾았던 것은 인터넷이고.”
“그런데?”
“내가 한 말 때문에 그들은 불안감을 느낄 거야. 그리고 변호사에게 불만을 가지겠지.”
노형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피식 웃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이 그냥 생긴 거 아니잖아?”
노형진은 씩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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