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851)
“얼마요?”
“진실을 말해 주시면 20억 드리겠습니다.”
노형진은 깡패들의 우두머리에게 말을 꺼냈다.
“으음…….”
“어차피 실형은 피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탄원서를 써 주고 20억을 추가로 드리는 겁니다. 아마 운이 좋다면 실형도 피하고 돈도 벌 수 있을 겁니다.”
보스는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그래, 고민되겠지.’
이대로는 감옥에 가게 생겼다.
대동에서 적절하게 기름칠해 놔서 경찰은 절대 안 낀다고 하더니, 그들의 약속과 다르게 엉뚱한 오해를 뒤집어쓴 경찰이 끼어들면서 자신들만 곤란해졌다.
“20억이라…….”
“당신들 뒤에 누가 있는지 압니다. 우리는 그쪽과 계약 무효 소송을 하고 있지요.”
“그래서요?”
“당신들만 증언해 주면 승리는 확실해집니다.”
“으음…….”
“그러니 진실을 증언해 준다면 20억을 보상으로 드리지요.”
“아, 모른다니까 그러네.”
“그럴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들은 얼마를 줄까요?”
“뭐?”
“진실을 말해 주시면 됩니다. 그 보상은 20억입니다.”
보스는 눈을 찌푸렸다.
20억.
저쪽에서 약속한 돈보다 훨씬 많다.
더군다나 저쪽은 자신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경찰이 끼는 바람에 자신들이 일망타진당했으니까.
“20억…… 확실한 거야?”
“그들이 사 간 집이 수천억입니다. 어쩌면 조 단위가 넘을 수도 있지요. 그런 상황에서 그 집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정도 돈 못 내겠습니까?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피해자만 삼백 명입니다.”
피해자가 삼백 명이면 한 집당 천만 원만 내도 30억이다.
그리고 다시 집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들은 기꺼이 천만 원 정도는 낼 것이다.
“삼백 명…….”
잠깐 고민하던 그는 눈을 크게 떴다.
“그러면 깔끔하게 한 집당 천만 원. 30억 하지.”
“그건 좀…….”
“아니면 집 찾지 말고 다시 길바닥으로 가든가.”
노형진은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미 이야기는 끝났다.
최우선은 집을 되찾는 것.
“좋습니다, 30억. 사실대로 진술을 해 주신다면 말이지요.”
“오케이. 그렇게 하지, 후후후.”
“그러면 이만.”
그와 접견을 끝내고 나오자 손채림이 다가와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
“저거 진짜로 줄 거야?”
“줘야 한다면.”
“끄응…… 아까운데.”
“하지만 줄 필요 없을걸.”
“뭐?”
“필요하면 준다고 했지, 꼭 준다고는 하지 않았어.”
“그게 무슨 소리야?”
“저 자식들이 협상을 안 할 것 같아?”
“협상이라니?”
“협상 대상이 우리만 있는 게 아니잖아.”
“아! 대동?”
“그래, 대동. 대동한테도 협상을 걸겠지.”
저들이 진실을 말하면 대동은 엄청난 손해를 입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쪽에서 무려 30억의 포상금을 제시했다.
거기에다가 탄원서까지 걸었다.
만일 예상대로 된다면 30억을 받고 그 탄원서로 집행유예를 받고 나와서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다.
“그에 반해 저쪽은 탄원서가 없지.”
물론 변호사를 사 줄 수는 있지만, 탄원서만큼 확실한 효과를 발휘하기는 힘들다.
“그러니 저쪽에는 더 많은 돈을 달라고 요구하겠지.”
“그러면 어쩌려고?”
“그러면 우리가 더 준다고 해야지. 치킨 게임을 하자는 거지, 후후후.”
“치킨 게임?”
“이쪽은 줄 생각이 없으니까.”
하지만 저쪽은 안 줄 수가 없다.
안 주면 조폭들은 자신들이 누구한테 고용되었는지 다 까발릴 테니까.
결국 저들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우리는 거기서 더 올리는 거지, 둘 중 하나가 나가떨어질 때까지. 아마 대동은 적잖은 금전적 타격을 입을 거야.”
다만 다른 건, 자신들은 그 돈을 줄 이유가 없다는 것.
물론 그들의 증언이 있으면 쉽게 이길 수는 있지만, 없다고 못 이기는 것도 아니다.
“경매의 함정이지.”
“아하, 그러네. 저들의 증언이 상품이고, 우리랑 저쪽은 손님이라는 거구나.”
“그래.”
이쪽은 가격을 올리는 수준으로만 반응해도 되지만 저쪽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사야 한다.
문제는 이쪽이 그걸 알고 있다는 거고.
“그러니 이제는 달려 보자고, 후후후.”
* * *
“얼마?”
“100억을 달랍니다.”
“이런…… 개…….”
신동우는 부들부들 떨었다.
처음에는 40억을 이야기하더니, 저쪽에서 50억을 부르자 이쪽에는 60억을 부르는 식의 악순환이 되어 버렸다.
“회장님…… 안 주면 우리가 큰 피해를 입습니다. 못해도 수천억대의 피해가 발생합니다.”
“말도 안 되는 개소리 하지 말라고 해! 100억이라니!”
고작 깡패들에게 100억씩 준다니,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저쪽은 어떻게 해서든 증언을 받아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끄응…… 노형진, 노형진……! 이 개자식!”
신동우는 지금까지 참던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기분이었다.
간단한 방식이지만 저쪽은 이쪽을 확실하게 몰아붙이고 있다.
“차라리 다른 방법을 써야겠군.”
“다른 방법요?”
“그래, 뇌물을 주고 풀어 줘.”
“네?”
부하는 깜짝 놀랐다.
풀어 주라니.
“좋게 설명해. 일단 풀어 줘. 무슨 뜻인지 알지?”
“네.”
부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이 이상 이번 사건에 엮이는 것은 사절이었다.
* * *
조폭들이 풀려나자 노형진은 그들의 행동을 추적했다.
물론 그들만 추적한 것은 아니다.
“확실해? 죽이려고 하는 거 맞아?”
“맞아.”
“아닐 수도 있잖아.”
“상대는 대동이야. 그 뒤에 누가 있을 것 같아? 대동의 국적을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거 아냐?”
“아…… 일본이 있지.”
그리고 일본에는 야쿠자가 있다.
사실상 일본의 절반을 손에 넣고 흔드는 야쿠자에 대동이 선을 안 대고 있을까?
“하지만 대동은 지금까지 상당히 이성적으로 움직여 왔잖아.”
“그랬지.”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건 노형진도 인정하는 바다.
성화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
“하지만 모든 것이 법으로 해결되지는 않는 것처럼, 이성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많아. 만일 우리가 그 100억 이상을 준다고 하면 조폭들이 그냥 저쪽의 의견을 받아들여 줄까, 아니면 가격을 더 올릴까?”
“그런 문제였나?”
“조폭에게 의리라는 게 있을 리 없잖아.”
문제는 차라리 그 3분의 1만 해도 야쿠자는 기꺼이 그들을 죽여 줄 거라는 것이다.
“대동 입장에서는 후환을 남겨 두고 싶지 않겠지. 그러니 결국 필연적으로 야쿠자들이 들어올 수밖에 없어. 살인이라는 게 상당히 야만적인 방식이기는 하지만, 현 상황에서 피해를 최대한 줄이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찾기 위해서는 웃기게도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야.”
“끄응.”
“이성적이라는 것이 그 사람들이 평화적이라는 말은 아니야.”
도리어 이성적인 폭력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누가 봐도 자신을 해치려고 할 때 폭력으로 그걸 막으려 하는 건 이성의 문제이지 폭력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교도소에 있으면 야쿠자들이 해결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풀어 준 거야.”
공식적으로 대동은 그들에게 자신들의 성의를 보여 준다는 이름하에 적지 않은 뇌물을 써서 그들을 풀어 줬다.
물론 진짜로 무혐의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구속이 되지 않도록 한 정도이지만, 그것만 해도 지금까지 구치소에 있던 자들에게는 상당한 이득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니 지금쯤 자신들의 바뀐 삶을 기뻐하면서 신나게 즐기고 있겠지.”
조금만 있으면 100억이 넘는 돈이 들어온다.
머릿수로 나눈다고 해도 1인당 수억이다.
보스 같으면 수십억을 혼자서 챙길 것이다.
“그러니 방심하고 있을 거야. 자신들이 풀려났다는 것 자체가 대동이 힘쓰고 있다는 증거거든.”
보통 사람들은 이 경우 방심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을 설마 죽이겠느냐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동은 이미 야쿠자를 불렀다는 거야?”
“아마도 그랬겠지.”
자신들이 정보 팀을 이끈다고 하더라도 야쿠자를 추적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야쿠자는 노형진과 같이 사기꾼들의 채권 추심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야쿠자를 먼저 건드릴 수는 없어.”
“그러면 어쩌지?”
저들이 죽게 놔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손채림은 눈을 찌푸렸다.
자신들이 먼저 경고하면 야쿠자가 좋게 보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우리가 조폭들을 먼저 건드리지 말라는 법은 없지.”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가 그들을 먼저 죽이려고 할 거라는 거야.”
“뭐?”
너무 놀라서 입을 쩍 벌리는 손채림.
사람을 직접 죽이겠다는 말은 처음 들어 봤기 때문이다.
“아, 물론 폼으로만.”
“아…… 그, 그렇지. 그런 거겠지.”
“설마 진짜로 죽이겠냐?”
“휴우, 그러니까 진짜로 죽이려는 것처럼 꾸며서 그 죄를 야쿠자들에게 뒤집어씌우겠다, 이거구나?”
“그래.”
그 상황에서 이쪽에서 약속대로 20억을 보장한다고 하면 그들은 증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야쿠자가 이미 들어왔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바로 재판이 코앞인데 뭉기적거리면서 안 들어올 리는 없다.
“그러니 적당한 사건을 일으키면 그 사건을 야쿠자에게 뒤집어씌울 수 있다는 소리지.”
물론 그 사건을 누가 일으켰는지는 몰라야 하겠지만.
“하지만 그걸 어떻게 해? 그리고 무슨 수로 죽을 뻔하게 만들어?”
“죽을 뻔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죽을 뻔했다고 생각하게 하면 되는 거야.”
“어떻게?”
“기억나, 그 안에 한만우 대표님 후배가 있다는 거?”
“어…… 그랬지.”
물론 높은 급수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한만우에게 이야기한 것이 이번 사건의 시작이었으니까…….
“그 사람이 우리를 도와줄 거야.”
“그 사람이?”
“어차피 그 사람도 이번 기회에 손 털려고 하더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걸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한만우고.
“어떤 식으로 도와줘?”
“그가 이번에 작은 가게를 열었어. 술집이지.”
“술집?”
“정확하게는 룸살롱이야.”
조직폭력배가 룸살롱을 운영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니 딱히 이상한 것도 없는 일.
“당연히 그런 곳에서는 파티가 벌어지겠지.”
공짜 술에 공짜 여자가 있는 파티에 조폭들이 안 갈 리 없다.
당연히 우르르 몰려가서 죽어라 부어라 마셔라 할 것이다.
“그곳을 습격한다 이거네?”
“습격은 안 돼. 그건 흔적이 남으니까.”
“그러면?”
“그날 보면 알아, 후후후.”
습격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화가 나게 만드는 방법은 무궁무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