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866)
다음 날부터 그들은 인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애초에 충격적인 이야기인 데다가 노형진이 조금 힘쓰자, 해당 글들은 무서운 속도로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해당 방송국에 엄청나게 몰려가서 항의했다.
“아니, 이것들이 미쳤나!”
조규오 PD는 길길이 날뛰었다.
자신에게 억울하게 당했다면서 글을 쓴 사람들이 무려 열다섯 명이나 되었다.
그들은 조규오 PD가 요구한 것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인성이 개판으로 조작되었다면서 눈물로 호소했다.
“너…… 이거 무슨 소리야?”
“아이고, 국장님. 이거 아닙니다. 진짜 아니에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너 전 국장이랑 친하잖아.”
“아니, 그건…….”
전임 국장이 불륜으로 인해 이혼과 해고를 당하고 나서 온 국장은, 자신이 국장을 달기 무섭게 사고를 친 조 PD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아주 글이 가관이더라? 성추행하고 모텔로 오라고 했다고?”
“그런 적 없습니다! 진짜예요!”
“이건 돈을 요구했네?”
“아니라니까요!”
“너 지금 국장한테 개기냐?”
“아이고, 형님. 왜 이러십니까, 우리끼리?”
“야, 이 새끼야!”
꾹 참던 국장은 결국 터지고 말았다.
“형님? 형님? 지금 내가 너희 형님으로 보여? 이 개자식아!”
내부 승진으로 올라온 그였기에 조규오에 대해 잘 안다.
물론 현장에 있을 때는 조규오와 친하게 지내기는 했다.
하지만.
“네가 출연자들 성추행한다는 소리를 내가 한두 번 들은 줄 알아? 그래도 내가 모른 척했어. 그런데 뭐? 아니라고? 너 미쳤어? 형님? 형님? 이게 지금 형님이라는 말로 무마될 일이야?”
“아니…… 저기…….”
“전임 국장 그 새끼야 여자가 치마만 두르고 있으면 발정 나는 거 다 알아. 그리고 네가 그 새끼랑 붙어 다닌 것도 다 알고. 그런데 뭐? 형님? 내가 지금 전임이랑 똑같아 보이냐!”
친한 척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무마하려고 하던 조규오는 진땀이 흘렀다.
설마 이런 글을 인터넷에 한꺼번에 올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한두 명이 올렸어야 우리가 무마하지. 너 하나한테 글 올린 사람만 열다섯 명이야!”
“그 애들이 짜고…….”
“짜기는 뭘 짜!”
국장은 이를 박박 갈았다.
최종 결정을 국장이 하는 건 맞다.
하지만 편집권은 PD에게 있다.
게다가 아무리 시간이 넘쳐도 국장이 모든 방송을 다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PD가 넘기는 방송을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형님, 아니 국장님. 저 새끼들이 지금 나한테 억울해서 그러는 겁니다. 그러니까 당장 고소해서 엿을 먹여 줘야 합니다.”
“너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네?”
“너 지금 레일 거 방송분 안 주고 있지. 그거 왜 안 주는데?”
“…….”
조규오는 입을 꾸욱 다물었다.
레일이 출연한 방송에서 악마의 편집을 한 것은 다 인정하는 상황이다.
다만 자존심 때문에 방송국에서 버티고 있을 뿐.
“그런데 이건 줄 자신 있어?”
“네?”
“사람들이 글 올린 거 말이야. 아까 변호사가 왔다 갔다. 이거 고소 들어가면 해당 촬영분을 까야 한단다.”
“아니, 왜요!”
“당연한 거 아냐?”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영상이 존재한다.
판사가 어지간한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일단 그거부터 보자고 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너 그거 공개해도 되냐? 어? 너 진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사실만 담아서 편집한 거 맞아?”
“그건…….”
조규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물론 그가 성추행하거나 잠자리를 요구하거나 돈을 요구하는 장면이 카메라 영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이해가 안 되게 일방을 묻어 버릴 각오로 촬영을 조작한 것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앞뒤를 자르는 것은 기본이고, 사흘 전 촬영분과 오늘 촬영분을 뒤섞고, 질문이 다른데 열흘 전에 한 말을 대답으로 넣고 오늘 대답은 잘라 버리고.
“소송 못 한답니까?”
조규오는 더럭 겁이 났다.
직접 저지른 일이 있으니 다급해진 것이다.
“그래서 너한테 묻는 거잖아.”
국장은 이를 박박 갈면서 물었다.
그 자신은 아는 것도 없는데 갑자기 불려 가서 사장에게 신나게 깨지고 왔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너 조작 안 했어? 어? 누구 하나 묻어 버리려고 악마의 편집 안 했냐고.”
“…….”
“다 필요 없다. 그 영상, 까도 되는 거야?”
“…….”
“이런 씨발 새끼.”
국장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위의 결정 사항을 그에게 알렸다.
“너 지금 촬영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손 떼.”
“헉! 국장님!”
“아가리 닥쳐라. 너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가냐? 넌 인터넷도 안 보고 살아?”
지금 웹상에는 방송국에 대한 욕이 가득했다.
안 그래도 레일 문제로 인해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일이라 방송국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따가 오후부터 네가 촬영한 거 전수조사 들어갈 거다.”
“전수조사요?”
“그래. 국장급 이하 다 붙어서 모조리 확인하고, 어떤 부분을 악마의 편집을 했는지 다 보고하란다.”
“국장님…… 그건 제발……. 그건 좀 막아 주세요.”
“새끼…… 결국…….”
벌벌 떠는 조규오를 보면서 국장은 한숨이 나왔다.
‘젠장, 망할 전임자 새끼 같으니.’
제대로 통제만 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놈끼리 붙어먹다 보니 결국 일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것이다.
“국장님.”
“또 뭐야? 지금 아무도 들어오지 말랬지?”
“법무 팀에서 찾아왔습니다.”
“법무 팀?”
그는 조규오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그러자 또 뭐가 걸렸나 하는 생각에 조규오는 찔끔했다.
그러는 사이 법무 팀이 들어와 국장에게 인사하고는 뭔가를 건넸다.
“이게 뭡니까?”
“정식으로 들어온 항의 서한입니다.”
“항의 서한?”
“네. 대형 소속사들이 이런 걸 보내왔더군요.”
조규오를 노려보는 국장.
“전 몰라요! 진짜예요!”
“이게 뭔지나 알고 변명하는 거야, 너?”
조규오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법무 팀 직원은 그런 조규오를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저쪽의 요구는 간단합니다. 조 팀장을 비롯해서 이번에 문제가 된 PD들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을 경우, 해당 PD들이 연출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대한 출연을 거부하겠답니다.”
“뭐?”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조합도 같은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뭐라고? 잠깐, 그러면…….”
조규오는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메이저급 소속사들과 엔터테인먼트조합 소속의 출연자들이 그의 프로그램에 출연을 거부한다는 것은, 한국의 전체 출연자들 중 70% 이상 출연을 거부한다는 뜻인 동시에 방송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메이저급은 100% 출연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사실상 PD로서 생명을 다한 셈이다.
“이런 미친…….”
이런 상황이면 징계가 아니라 잘라야 한다.
데리고 있어 봐야 월급만 까먹는 짐 덩이가 될 테니까.
“이런 경우…… 아마 해직으로 끝날 겁니다.”
보통 당사자 앞에서는 징계에 대해 말하지 않는 법무 팀 직원은 짜증으로 가득한 얼굴로 조규오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형님! 형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 형님! 한 번만 봐주시면……!”
“닥치고 나가라.”
“형님! 제가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뭐든 다 할 테니까……!”
군림하던 PD에서 졸지에 해직 대상이 되어 버린 조규오는 벌벌 떨었다.
하지만 국장은 그의 손을 잡아 주는 대신에 인터폰을 눌렀다.
“야, 누가 저 새끼 좀 끌어내.”
“헉, 형님! 국장님!”
조규오는 끌려가면서 몸부림쳤지만, 그가 다시 방송국에 들어올 일은 없었다.
* * *
그 일이 있기 며칠 전. 노형진은 대형 소속사의 사장들을 만났다.
그들은 규모가 있어서 조합의 힘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조합에 속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의 도움을 받아 내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니까 그런 PD를 몰아내자?”
“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출연자들이 고통받고 있으니까요.”
“노 변호사, 자네 말은 좋은데 말이야, 우리가 자네 말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없어.”
노형진은 순수하게 좋은 목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걸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자네의 영향력은 그 조합이 끝이야. 자네가 그런 걸 요구한다고 해서 우리가 순순히 받아들일 거라는 생각은 말게.”
‘그래, 그럴 줄 알았다.’
노형진은 머리를 북북 긁었다.
‘그러한 구조에 가장 이득을 보는 건 저들이지.’
조합 차원에서 로비를 막고 있는 조합과 다르게 이들은 개인 기업이고 로비에서 자유롭다.
당연히 저들도 그런 로비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고치려고 하지 않을 거라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조합에서 뭘 하는지는 압니다. 우리도 나름 노력을 하고요. 하지만 우리한테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두고 보지는 못합니다.”
“그래요?”
노형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뭐,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요.”
의외로 순순히 물러나는 노형진의 모습에 다들 미심쩍은 표정이 되었다.
아무리 노형진과 같이 일하지 않는다지만, 그가 이런 타입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노형진도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뭐, 블랙리스트가 있다면 화이트리스트도 있지 않겠습니까?”
“화이트리스트?”
“네. 생각을 해 보세요. 제 피해자들은 성 접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악마의 편집을 당해서 인생이 망가졌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성 접대 요구를 받아들이고 그 대신 꽃길을 가지 않았겠습니까?”
“뭐라?”
다들 눈썹이 꿈틀했다.
“지금 위협하는 겁니까?”
“위협이 아닙니다. 가능성의 문제이지요.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건 위험하지요. 하지만 PD들이 화이트리스트를 만드는 건 문제가 안 됩니다.”
노형진은 실실 웃고 있었다. 하지만 각 소속사 사장들은 그 말이 뜻하는 바를 알고 있었다.
‘젠장.’
대부분의 경연 프로그램 우승자들은 메이저 회사 소속이다. 설사 소속이 아니라고 해도, 보통은 메이저 회사에서 데리고 간다.
블랙리스트가 불이익을 줄 대상이라면 화이트리스트는 이득을 줘야 하는 대상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PD들에게 접대를 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수의 사람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서 악마의 편집을 당했다.
그걸 반대로 생각하면, 해당 프로그램의 우승자이거나 좋은 성적을 낸 사람들은 PD들의 뇌물이나 성 접대 요구에 순응해서 화이트리스트에 올라가 꽃길을 걸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최소한 노형진은 그렇게 보이게 만들 수 있고 말이다.
“그거 증거는 있어서 하는 말입니까?”
“무슨 증거요?”
“화이트리스트라는 거 말입니다.”
“모르는데요.”
“뭐요?”
“제가 뭐 증거가 있어서 이야기하는 건가요? 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이지. 고발을 할 것도 아닌데,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직접 조사할 이유는 없지요.”
노형진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아이고, 그러고 보니 요즘 그 PD들에 대한 인터넷 글이 엄청 많아지던데. 거기에 화이트리스트가 있다고 해도 대부분 믿을걸요.”
“너…… 너 이 자식!”
결국 사장 한 명이 발끈하면서 일어났다.
“위협하는 거야?”
“위협은 뭘 해 달라면서 협박하는 거고요. 전 우려가 섞인 말을 하는 겁니다. 화이트리스트가 돌면 자연히 이미지가 안 좋아질 테니까요.”
“이……익…….”
“아, 참고로 화이트리스트 자체는 내용의 특성상 명예훼손의 대상이 될 수가 없습니다. 아시죠?”
명예훼손의 조건이 성립하려면 그 사람에게 불리하거나 그 사람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 사람들이 성 접대를 해서 우승한 거라는 식의 이야기는 분명 명예훼손의 대상이 되겠지만, 인터넷에서 이득을 주기 위한 목적의 PD들의 화이트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언급하는 것은 특정 대상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화이트리스트라는 것 자체가 돈을 주거나 성 상납을 했다는 의미는 아니니까.
물론 그 가능성은 충분히 품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물론 앞서 터진 사건들이 있으니 네티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노형진은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고 일어났다.
“잠깐!”
노형진이 나가려고 하자 그런 그를 잡는 남자.
아까와는 다르게 화가 잔뜩 난 얼굴이었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노형진을 보낼 수는 없었다.
“서 사장?”
“지금 저 녀석이랑 이야기를 하자는 거야?”
발끈하는 다른 사람들.
하지만 서 사장은 생각이 달랐다.
“지금 이 상황에서 화이트리스트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 사람들의 의심에 확신만 더해 줄 뿐입니다.”
“그건 그렇지만…….”
“우승한 애들이나 거기서 이득을 본 애들은 다 우리 애들입니다.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지는 않으실 텐데요? 이건 장기적으로 보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
그 말에 다들 이를 빠드득 갈았다.
맞는 말이다.
PD 입장에서는 대형 소속사에 대놓고 싸움을 걸기 싫어서 그 소속사 애들에게 잘해 준 것이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어찌 되었건 갑은 방송국이니까 소속사에서 PD들에게 돈을 주든 성 접대를 하든 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그 타격은 그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출연자들에게 아주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다.
노형진을 노려보는 사람들.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노형진의 말이 맞다.
“세상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는 법이지요.”
누군가 접대를 하지 않아서 불이익을 받았다면, 살짝 양념을 치면 누군가는 접대를 해서 이익을 봤다고 몰아갈 수 있다.
그 경우 여러모로 곤란하다.
특히 여성 출연자라면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거지?”
“간단합니다. 해당 PD들의 작품에 출연하지 않겠다.”
“그 정도가 끝이라고?”
“네. 설마 제가 방송국이랑 전면전이라도 해 달라고 할 줄 아셨습니까?”
“으음…….”
다들 잠깐 고민했다.
물론 방송국이 갑이기는 하지만, 사실 자신들 정도 되면 마냥 을도 아니다.
더군다나 문제가 있는 PD를 피하는 것은 방송국에서도 문제 삼을 수 없다.
“정말 딱 그거면 되는 건가?”
“그거면 됩니다.”
“끄응…….”
사장들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그 고민은 짧았다.
애초에 악마의 편집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다지 능력이 있는 PD는 아니라는 소리다.
그런 PD들 한두 명 날린다고 해서 자신들에게 피해가 올 리 없다.
물론 자신들이 출연을 거부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지만.
‘노형진이라는 존재와 싸우는 것보다는 확실히…….’
큰소리치기는 했지만 노형진이라는 존재는 부담스럽다.
정공법뿐만 아니라 변칙적인 공격도 잘하는 그를 자신들이 막아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그의 뒤에 있는 인터넷 방송국도 무시할 수가 없다.
대형 소속사라고 해서 신인이 없는 것도 아니고, 신인이 뜨기 위해서는 현재 인터넷 방송국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 정도라면 뭐…….”
이 상황에서 어느 쪽의 가치가 큰지는 명명백백하다.
다들 수긍하면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잘 부탁드립니다.”
애초에 자기편이 아닌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노형진은 그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작은 행동만으로도 관련 PD들은 퇴출을 피할 수 없으리라.
“그러면…… 가시면 됩니다. 다만…….”
노형진은 비트박스의 대표인 유기호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진지하게 할 말이 있지요? 그렇지요? 후후후.”
유기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똥 씹은 얼굴로 도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