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954)
조병호는 비서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보고가 들어오자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내 물건이 시중에 돈다고?”
“그렇습니다, 회장님. 마리아의 눈물을 조용히 판매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마리아의 눈물은 나한테 있잖아!”
“저도 그래서 조용히 추적을 했습니다만, 심상치 않습니다.”
“심상치 않다니?”
“사진이 돌고 있습니다.”
“사진이라고?”
“여기에…….”
비서가 건네준 사진을 본 조병호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마리아의 눈물이 떡하니 찍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알려진 사진이거나 자신들이 찍은 사진이 아니다.
아무리 봐도 새로 찍은 사진이다.
증명이라도 하듯 아래에 깔려 있는 신문이 최근 신문이다.
“이게…… 진짜라고?”
“네. 구매자를 찾고 있습니다. 가격은 230을 이야기하더군요.”
“이런 미친.”
말도 안 된다.
마리아의 눈물은 자신에게 있다.
자신이 그걸 얼마나 잘 감춰 놨는데 이런 사진이 돈단 말인가?
“도대체 어디서 돌고 있는 거지?”
“지라시를 통해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소문에 따르면, 몇 달 전에 가짜 마리아의 눈물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하고 다닌 사람이 있었답니다.”
뿌드득!
조병호는 이를 갈았다.
그 말은, 그가 가진 물건이 가짜일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만들어 줬는지 알아냈나?”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가짜를 만들어 줬다, 또는 가짜를 만들었다더라 하는 유형의 소문과, 가짜를 만들어 달라는 소문이 있었다더라 하는 유형의 소문은 전혀 다른 것이다.
전자는 진짜로 누군가 만들었다는 의미인 반면 후자는 소문의 소문일 뿐이니까.
당연하게도 후자는 떠들어도 아무런 처벌도, 피해도 없다.
노형진은 그걸 예상하고 가짜를 만들었다는 소문이 아니라 가짜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더라 하는 식의 소문을 퍼트린 것이다.
‘몇 달 전이면…….’
자신이 함정을 파기 위해 준비를 하던 시점이었다.
자신이 함정을 파는 그때를 이용해서 누군가가 자신을 속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그의 머릿속에서 마구 피어났다.
“이 사진에 있는 물건은…… 진품인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조작된 사진은 아니라는 겁니다.”
“으음…….”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조작된 사진이 아니다.
그건 심각한 문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감정사를 불러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걸이를 감정하는 것.
하지만 거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다.
“감정사를 부르는 건 무리겠군.”
“이미 이 바닥에 소문이 파다하게 났습니다. 이쪽에서 분실했다고 신고하고 수사까지 사실상 종결되었는데 우리가 감정사를 부르면 말이 새어 나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비밀을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면 입을 다물기는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은 어찌 될지 모르는 법이다.
“결국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찾아봐야 한다는 거군. 누가 이런 짓을 할 것 같나?”
“지금으로써는…….”
비서는 잠깐 침묵을 지켰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한정적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다섯 명 정도밖에 기회가 없습니다.”
조병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곳으로 끌고 와.”
“네, 회장님.”
비서는 고개를 숙이고 바깥으로 나갔고, 조병호는 주먹을 꽉 쥐었다.
* * *
퍼억.
남자의 얼굴이 돌아가면서 허공으로 피가 튀었다.
두들겨 맞은 남자는 억울한 듯 외쳤다.
“회장님! 전 진짜 억울합니다!”
“너 말고는 했을 사람이 없잖아! 누가 같이하자고 한 거야?”
“저희가 그걸 건드릴 틈이 없었잖습니까!”
“너희가 나를 때. 그때 여유가 있었겠지.”
빼돌리는 데 한두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
한 명은 운전하고, 한 명은 옆에서 가짜로 갈아 끼우면 되는 것이다.
“저희가 왜 그랬겠습니까!”
그 당시 일을 했던 남자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자신들은 억울하다고 외쳤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조병호가 그의 말을 들어 줄 리 없었다.
“그런데 왜 이런 게 돌아?”
“저게 가짜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가짜? 장난해? 내가 병신으로 보여? 어?”
그게 가짜라면 문제가 될 리 없다.
애초에 그 정도 되는 물건을 사는 사람이 감정사도 대동하지 않고 접근할 리 없다.
당연하게도 그게 가짜라면 사기를 칠 수조차 없다.
결국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그게 진짜라는 것이다.
그에 반해 그는 불리하다.
“내가 맨땅에서 호종을 세웠어. 너희 같은 사기꾼들을 한두 번 본 줄 알아?”
그는 감정사를 대동할 수도 없다.
거기에다 탈세 목적으로 몰래 산 것이라 신고도 못 한다.
조용히 있다가 아들이 그걸 물려받았다면, 아마 그게 가짜인 줄도 모르고 또 어딘가에 감춰 놨을 것이다.
못해도 20년 이상은 지나서야 나올 텐데, 그때쯤이면 누가 사기를 쳤는지 알 수가 없게 된다.
“날 물로 봤어!”
조병호는 징이 박혀 있는 가죽 장갑을 바짝 당기고는 그대로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
이번에는 남자의 얼굴에서 허연 무언가가 허공을 날았다.
그리고 남자는 고개를 푹 숙였다.
“사실대로 말할 때까지 족쳐.”
기절한 남자의 모습에 조병호는 눈을 찌푸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 걸 쉽게 이야기하지 않을 거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한두 푼도 아니고 무려 280억짜리 물건이다.
암시장에 내놓은 가격도 무려 230억.
그 돈이라면 입을 다물고도 남을 것이다.
“감히 나를 속여?”
장갑을 벗고 그곳을 떠나는 조병호.
그 뒤에 남은 남자는 한숨을 푹 쉬었다.
“정구야, 갔다. 진짜로 말해 봐. 안 했냐?”
기절한 듯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부장님, 아시잖습니까? 제가 어디 그럴 놈입니까?”
“후우.”
맞는 말이다.
자신의 아래에서 더러운 일을 처리하는 직원이지만, 최소한 이런 짓은 안 한다.
착해서가 아니다.
간땡이가 작아서, 이런 일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소문이…….”
소문.
그 소문이 문제였다.
가짜를 만들기 위해 돌아다녔다는 남자의 모습.
그 소문 속의 묘사가 딱 정구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저는 그런 것의 가짜를 만들 수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후우…….”
부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진실? 그건 상관없다.
그는 회장이 남기고 간 장갑을 다시 끼었다.
“그래? 그러면 어쩔 수 없지.”
퍽 소리와 함께 돌아가는 정구의 얼굴.
“말로 해도 안 들어 처먹는 버러지 새끼한테는 주먹이 답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