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990)
기자회견.
말 그대로 기자들 불러 놓고 뭔가를 발표하는 행위.
사실 검사라고 해도 기자회견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특히나 사건과 관련된 회견은 더더욱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만일 마음대로 기자회견을 하면 검사로서는 해직 사유가 되기도 한다.
“기자회견 신청서라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신청서를 바라보는 오광훈.
“마음대로 기자회견을 하면 넌 잘릴 테고, 그러면 너의 가치가 없어지니 누군지 모를 자들이 손쉽게 너를 죽이겠지.”
“이거 나 죽으라고 고사 지내는 거 아니지? 나 이번 생은 진짜 착하게 살고 싶거든. 지옥 가고 싶지 않은데 기회마저 박탈해 버리는 건 너무한 거 아냐?”
“속고만 살았나?”
“속고만 살았으니까 내가 깡패 새끼 했지, 멀쩡한데 깡패 새끼 노릇을 했겠냐?”
오광훈의 말에 노형진은 입맛을 다셨다.
‘도대체 누구 좀 보내 주려면 좀 쓸 만한 놈을 보내 주든가. 깡패가 뭐야?’
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 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일단 이번 감시 사건에서 한 가지는 확실해. 그들이 누구든, 아직 너를 두려워한다는 거야.”
“그래서 그게 누군데?”
“그걸 모르니까 기자회견을 하자는 거지.”
“난 도무지 모르겠다.”
‘아오, 똘빡.’
손채림은 척 하면 착이었는데 오광훈은 그러지 못했다.
물론 진짜 오광훈이었다면 바로 알아들었을 것이다.
“쉽게 말해서 이거야. 진짜 오광훈은 어째서인지 살해당했어. 독극물을 먹고 진짜로 죽었지. 대신 네가 살아났지만.”
“그래서?”
“그런데, 이상하지 않아? 검사가 정체 모를 독극물을 먹고 죽다 살았어. 언론에서 난리가 났어야 해. 하다못해 검찰이라도 조사에 나섰어야 하지. 그런데 네가 살아나자마자 병가를 냈다고 하지만, 독극물을 먹은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검찰이 조용해. 왜일까?”
“어? 왜지?”
“그 누군가가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거지.”
“아하!”
“그 부분에서 우리는 몇 가지를 알 수가 있어. 오광훈이 조사했던 사건이 생각보다 높은 곳을 겨냥하고 있다, 또한 아주 심각한 사건이다, 라는 것.”
그런 게 아니라면, 오광훈이 자신은 괴물이 아니라고 자조 섞인 말을 했을 리 없다.
살인도 눈 하나 깜짝 않고 해치울 만한 놈이었으니까.
“내가 아는 오광훈은 그런 사건을 떠벌리고 다닐 놈이 아니었어. 그 말은 그들도 오광훈이 조사한다는 걸 알았다는 뜻이고, 죽일 수밖에 없었다는 건 오광훈이 뭔가 쥐고 있었다는 뜻이지.”
“그런데 아무것도 없는데.”
“그게 문제야.”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오광훈이 어떤 사건의 증거를 감췄는지 또 어디다 감췄는지, 찾을 수가 없다.
진짜로 없는 건지 아니면 그들이 오광훈을 죽인 후 없앤 건지도 알 수가 없다.
“문제는 오광훈이 살아났다는 거지.”
“그게 나고.”
“그래. 그런데 너는 아직 조용히 하고 있어. 일어나자마자 떠들 줄 알았는데. 아마 죽을 뻔했으니 입 닥치고 있는 건가 보다 하고 생각했을 거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러니까.
심지어 독극물을 먹고 살아났는데도 검찰에서 조용하다면, 노형진이 아는 오광훈의 경우 그 상황을 이용해 입을 다물어 버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자회견을 하면, 아니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신청을 하면 상황은 달라지지.”
“어떻게?”
“그들이 어떤 증거가 있는지 어떻게 알까?”
그들이 증거를 못 찾았을 수도 있다.
어찌어찌 찾았다고 해도, 그게 전부인지 아니면 사본이 있는지 알 수는 없다.
“그들은 그게 걱정되어서 너를 감시했을 테고.”
“오오…… 역시 변호사. 그럴듯해. 추리력 허벌나게 좋아.”
“허벌나게라니, 그런 말은 좀……. 아니다. 말을 말자. 하여간 그들은 너를 감시했어. 하물며 독극물 사건도 조사하지 않은 검찰 내부에서도 너를 감시한다는 건 기본 상식 아니겠어?”
“어? 그러고 보니 그러네! 그거 조사도 안 하는 새끼들이니 날 그냥 두고 보지는 않겠네.”
“그래, 아마 네가 입 닥치고 있을 거라 생각해서 움직이지 않은 거겠지.”
“그러면 이걸 내면?”
“어떻게 해서든 막으려고 들 거야. 아마 그들은 네가 어떠한 증거를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하겠지. 나는 그때를 노릴 생각이고.”
“우우우.”
오광훈은 진땀을 흘렸다.
그 말인즉슨 자신이 또다시 죽을 수도 있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마. 좋은 일 하다가 죽는 거니 지옥은 안 보내겠지.”
“그걸 지금 위로라고 하는 거야? 허벌나게 고마워서 존나게 눈물 나네, 씨발.”
“안 할 거야?”
“끄응. 안 하면 안 되겠지?”
“개인적으로? 안 해도 너 죽는 건 마찬가지일걸, 시간의 문제일 뿐. 무슨 사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심각한 사건이야. 그 말은 살인이 끼어 있을 거라는 거지.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고 했어. 그런 일을 얼마나 저질렀을지 알 수 없는 놈이, 네가 언제 터트릴지 모르는데 널 그냥 감시만 하고 있을까, 돈 써 가면서? 나라면 그냥 깔끔하게 지워 버릴걸.”
“내가 어쩌다가…….”
“운 좋게 생각해. 이런 일 하라고 다시 살아난 것일 수도 있잖아.”
노형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오광훈의 어깨를 두들겼다.
“간단해. 이 서류를 내면 되는 거야.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기다리는 거지.”
“돌겠네.”
오광훈은 한숨만 푹 쉴 수밖에 없었다.
* * *
“뭐…… 뭣! 지금 뭐라고 했어!”
“지난번에 그 사건 제대로 처리 안 하면 저 기자회견 합니다.”
“무슨 사건!”
오광훈이 말을 꺼내자 검사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
‘어…… 진짜 모르나? 나 헛발질하는 거 아냐?’
아무리 봐도 전혀 모르는 눈치다.
하지만 오광훈은 속으로 눈을 질끈 감고 지르기로 했다.
‘에라, 모르겠다. 나 잘리면 먹여 살려 준다고 했으니.’
노형진은 그에게 검사들은 오래 재판을 한 자들이라 쉽게 감정을 표현하지 않을 거라고 경고를 했다.
그러니 당황하지 않는다 해도 할 말만 하고 나오라고 했다.
“아시면서 왜 그랬습니까? 제가 그 덕분에 약까지 처먹었는데 조사도 안 하셨잖아요?”
“그거 네가 실수로 먹은 거라며?”
“누가 그래요? 어떤 미친놈이 독극물에 밥을 비벼서 처먹어요? 저 곱게 뒈지고 싶은 놈이에요.”
왜 조사를 안 했냐고 하니까 딱히 말을 못 하는 검사장.
“그건, 우리가 요즘 바빠서 조사를 못 했어. 걱정하지 마. 확실하게 조사하라고 해 둘 테니까.”
‘지랄하고 자빠졌네.’
검사 얼굴에 잔기스 하나라도 생기면 사람들을 개 패듯이 패는 것이 검사란 인간들이다.
조폭 생활하면서 숱하게 엮였던 것이 그들이다.
그런데 바빠서, 검사가 독극물을 먹은 걸 조사를 안 한다?
‘형진이 말이 맞는가 보네?’
슬슬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자 오광훈은 강하게 나가기 시작했다.
“하시든 말든 그건 제 알 바 아니고요. 그딴 범죄자들 때문에 양심도 팔아먹어야 하는데 제 목숨까지 팔아먹을 수는 없겠네요. 그 새끼들이 살아 있다면 언제 제 모가지를 따 가려고 할지 모르는데 검찰이 이래서는 제 모가지 지켜 줄 것 같지도 않고. 그거 발표 안 하시면 내외신 기자들 다 모아 놓고 관련 증거를 공개할 겁니다.”
“내외신?”
“그 새끼들이 국내 기자 아가리 막는 걸 못 할 거라 생각하세요? 제가 약 처먹었어도 그 정도로 대가리 안 굴러가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 말도 노형진이 알려 준 것이다.
검찰에 압력을 행사할 정도의 사람이면 언론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라면 외신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더군다나 아주 극악한 범죄라면 더더욱 말이다.
“나는 네가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
“진짜로 모르시는 거예요, 아니면 모른 척하시는 거예요? 아, 씨발. 좆같네, 진짜.”
“너 약 처먹더니 뇌를 다쳤냐? 왜 그래?”
전에 기민하던 놈이 요즘은 멍청해지고 눈치 없고 일도 더럽게 못하게 되니 이상하기는 한 모양이다.
“네, 대가리가 다쳐서 눈에 뵈는 게 없네요. 그러면 검사장님은 모르신다는 거죠? 알겠습니다.”
오광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기다리지 말고 바로 기자회견 준비할게요.”
“너…… 너……! 미쳤어!”
“어차피 저 잘리는 건 기정사실 아닌가요? 대가리 다쳐서 돌빡인지라 일도 못하겠고. 같이 죽죠.”
조폭 특유의 막무가내 태도가 나오자 검사장은 당황했다.
진짜로 기자회견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만 나가겠습니다.”
“너 어디 가!”
“국내 기자는 그렇다고 치고 해외 기자는 부르려면 좀 걸리잖아요? 아니다, 이참에 아예 망명도 생각해 봐야겠네요.”
“야! 야! 잠깐! 야! 야, 이 새끼야! 기다려!”
오광훈은 검사장이 부르든 말든 쾅 하고 문을 닫고 나갔다.
뒤에 남은 검사장은 멍하니 문을 바라보았다.
“저 병신 새끼, 약 처먹더니 진짜 꼴통이 되어 버렸네?”
그는 눈을 찌푸리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걸이에 걸려 있던 양복 마이를 움켜쥐었다.
“어? 검사장님? 어디 가세요, 오후에 회의 있으신데?”
“미뤄!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그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아가리에 들어가다
“진짜 기자들한테 돌린 거야?”
“어.”
노형진의 말에 오광훈은 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 오면 뭐라고 해?”
“뭐랄까…… 춤을 추든가 아니면 노래라도 부르든가. 만담도 괜찮고.”
“어, 그래도 되는 거야? 그래도 내 살아생전의 십팔번이…….”
“아니다. 하지 마라.”
노형진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외모가 오광훈이니 자꾸 지능지수를 오광훈에게 맞춰서 비꼬게 된다.
문제는 지금 오광훈은 진짜 오광훈이 아닌지라, 진짜로 노형진의 말 그대로 할 것 같다는 것.
“그냥 적당히 네가 범죄자의 함정에 빠져 독극물을 먹었는데 검찰에서 조사를 막고 있다고 해.”
“그걸로 끝?”
“그거 말고 뭐 다른 게 있어?”
“없지.”
오광훈은 고개를 흔들었다.
“물론 그건 언론에 안 나가겠지만.”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람이다.
검찰에서도 가만둘 리가 없고.
“해외에서 기사화하기에는 아무래도 떨어지기는 하지.”
“끄응…… 그런데 왜 부른 거야?”
“저들을 협박해야 하니까.”
“협박?”
“그래, 협박.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말이지.”
그냥 말만 하고 이쪽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들은 느긋하게 방법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노형진은 그들이 급하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기자를 불렀다.
그것도 2주 후로.
즉, 정해진 시간은 2주라는 것.
“뭐든 다급하게 움직이면 실수를 하기 마련이지.”
“그 실수에 내 목숨을 건다는 것이 영 마음에 안 드는데…….”
“어차피 죽은 목숨 아니야?”
“아니,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그러니까 난 내 목숨 잘 써먹고 있잖아.”
“끄응…….”
노형진의 말에 오광훈은 할 말이 없었다.
진짜로 잘 써먹고 있으니까.
그가 갈아 버린 범죄자만 해도 아마 검찰청 하나보다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움직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널 죽이는 거지. 아니, 유일한 방법이라고 해야겠지.”
전에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그게 쉽지 않도록 할 거야. 그들이 다급하게 기회를 잡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 거니까. 아무리 그들이라고 해도 그 기회를 놓칠 수는 없겠지.”
“무슨 수로? 내가 어딜 가든 기회는 넘칠 텐데.”
“너는 어디 안 가. 바로 내일부터 휴가 신청해.”
“어? 휴가?”
“그래, 다행히 아직 휴가 남았더라. 그거랑 월차까지 다 합하면 2주 정도는 시간이 나올 거야.”
“아니, 그동안 난 그럼 뭐 하라고?”
“아주 좋은 곳으로 가는 거지.”
노형진은 그에게 뭔가를 스윽 내밀었다.
그걸 본 오광훈은 입이 헤벌어졌다.
“이거…… 설마? 진짜야? 발해호텔 스위트룸? 여기 하루 숙박비가 280만 원이라던데!”
“2주다.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먹어라, 술이든 밥이든. 여자만 부르지 말고.”
“아니, 호빵에서 팥을 빼면 어쩌자는……. 알았다, 알았어……. 팔자에도 없는 중 노릇 하게 생겼네.”
오광훈은 툴툴거렸지만, 어쩌겠는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여자를 부른다는 것은 자살행위니까.
“그런데 왜 발해호텔이야, 하필? 다른 곳도 많은데.”
“발해호텔은 다른 곳도 아니고 두한그룹이 운영하는 곳이거든.”
재계 서열 1위, 두한그룹.
원래는 서열 1위까지는 아니었는데 성화가 무너질 당시 무너지는 성화를 두고 벌어진 거대 기업끼리의 아귀다툼에서 가장 많은 먹잇감을 집어삼킨 덕분에 서열 1위까지 올라간 곳이다.
그리고 노형진과는 회귀 전 악연이다.
하지만 현생은 좀 다르다.
회귀 전에는 두한은 대통령의 사돈 집안이었고 대통령이 두한을 위해 노형진을 살해했지만, 이번 삶에서는 그 당시 대통령은 이미 자기가 놓은 불을 뒤집어쓰고 화상을 입고 폐인이 되었으며 범죄자로서 처벌받은 상태이다.
당연히 결혼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돈집도 뭐도 아니다.
또한 노형진이 그 당시 재판을 하게 만들었다.
유독물 문제도, 노형진이 주변에 아주 대놓고 감시 시스템을 박아 두는 바람에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대룡이 성장한 게 의외의 효과를 발휘했지.’
바른 기업을 표방하는 대룡이 급성장하자 대기업끼리 눈치가 보여서 전처럼 악질적인 일을 못 하게 된 것이다.
회귀 전은 모르지만 이제는 아예 관련이 없는 곳을, 쓸데없이 회귀 전의 감정으로 미워해 봐야 피곤한 것은 노형진뿐이다.
그들이 엉뚱한 짓을 하면 똑같이 처벌하면 된다.
“두한그룹은 재계 서열 1위야. 당연하게도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지만, 섣불리 재계 서열 1위를 건드릴 수는 없지.”
“그것뿐? 아니, 거기서 잔다고 그 애들이 날 지켜 주나?”
“어. 그럴 수밖에 없지.”
두한그룹의 발해호텔은 그냥 호텔이 아니다.
특히 스위트룸, 아니 표현만 스위트룸이지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VVIP 룸은 세계적인 명사들이 와서 지내는 곳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대통령이다.
미국 대통령이 왔을 때 지냈던 곳이 바로 발해호텔의 VVIP 룸이다.
“당연히 여기에서 묵는 사람에 대한 보안은 철저하다 못해서 집착적이야. 그들은 너를 대놓고 죽일 수 없어. 저격하거나 총으로 쏘거나 차를 폭파시킨다거나 하는 식으로는 못 죽이지.”
“어째 더 무섭다.”
“어찌 되었건 네가 기자회견을 자초한 이상 그들은 사고사로 처리해야 한다는 거야. 지금 상황에서 네가 죽으면 이상하니까.”
그리고 노형진이 선택한 곳은 다른 곳도 아닌 발해호텔의 VVIP 룸.
그곳은 보안상 어찌 보면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곳이다.
“만일 그걸 뚫고 너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것은 발해호텔의 보안이 무너졌다는 뜻이고, 발해호텔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소리야.”
“아하!”
아마 세계적인 명사들은 발해호텔이 아닌 다른 곳을 선택하기 시작할 것이다.
VVIP 룸이 있는 게 발해호텔만은 아니니까.
“그곳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비어 있다고 해도 최고 수준의 보안 레벨을 유지하도록 되어 있어. 그게 뚫리면 두한그룹의 보안이 뚫리는 거지.”
그리고 그건 두한그룹의 문제가 된다.
“이야, 맘먹고 놀고먹겠네?”
“네가 여자만 안 부르면 말이지. 하긴, 내가 미리 못 박아 둘 거다, 여자 부르면 쫓아내라고.”
“큭…… 잔인해. 내가 무슨 스님도 아니고.”
“아예 고기랑 술도 룸서비스에서 제외할까? 제대로 수도승 노릇 한번 해 볼래?”
결국 오광훈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