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338)
미다스의 일본 진출은 잠잠하던 일본 방송계에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졌다.
그럴 수밖에 없다.
“한국도 버거워 죽겠는데 미국까지 온답니다! 그게 말이나 됩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면 우린 어쩌란 말입니까?”
“이건 막아야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무슨 수로요? 지금 미다스 정도 되면 그냥 느긋하게 방송국 쇼핑해도 될 판국입니다! 망해 가는 방송국이 한두 개예요?”
일본의 유료 채널은 수백 개가 넘는다.
그들이 다 흑자를 보는 곳은 아니니 당연히 마이스터와 미다스에게 기꺼이 방송국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다가 뭐라고 해 봐요!”
“그게, 정부에서도 거래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장난합니까?”
지금 방송국의 대회의실에서는 여러 방송국의 사람들이 모여서 심각하게 회의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결코 좋지 않았다.
“아마 이것도 노형진 그 작자가 한 짓이겠지요. 미다스와 연결된 것은 그 인간이니까요.”
“크으.”
“감히 조센징 주제에.”
각 방송국에서 나온 대표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울분을 토해 냈지만 사실 딱히 방법이 없었다.
“신동하 그놈을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일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지요. 하지만 이대로 말라 죽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일본의 방송은 상당히 갈라파고스화가 심했다.
그래서 외부의 프로그램이 거의 판매되지 않았다.
심지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모든 방송은 일본에 맞게 무조건 더빙을 해야 팔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외부의 씨앗, 그러니까 해외 전문 방송국이 생긴다는 것은 치명적인 문제였다.
“한국 채널이 생긴다고 하면 좋은 소리는 못 듣겠지요?”
“그럴 겁니다.”
한국 방송에서는 자신들이 어떻게 해서든 감추고자 하는 비밀을 계속 틀어 줄 것이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천황가의 추문이 터지는 바람에 전 세계적으로 창피란 창피는 다 당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 일을 감추기 위해 자신들이 얼마나 노력했는데, 외부 세력이 들어오면 방법이 영영 없어진다.
“한국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감추는 모든 것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 방송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국민들의 우민화다.
하지만 그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다른 곳에서 정보를 얻지 못해야 한다.
그런데 해외 방송국이 생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민들이 해외 방송을 보고 일본의 현실을 알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젊은 세대 때문에 우리도 곤혹스러운 상황인데…….”
자랑스러운 일본 문화 대신에 한류라는 거품에 눈먼 젊은 세대가 기존 세대에 자꾸 반기를 드는 것이 현실이었다.
수십 년간 일본 정치를 유지시킨 것은 우민화 정책이었다.
국민이 똑똑해질수록 기존 권력자들이 자리를 지키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러한 우민화 정책을 유지해 왔는데 이런 식으로 방송에 들어오면 자신들이 곤란해진다.
그래서 어떻게든 상황을 반전시키려고 노력했다.
당연하게도 한류의 선두에 선 신동하가 첫 번째 표적이었다. 일본의 방식이 아니라 한류 방식으로 연예인을 키웠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그들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식으로든 인기 그룹이 나오면 그들에게도 돈이 들어오니까.
문제는 신동하가 이끄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성 상납도, 뇌물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 자체가 국민들의 우민화를 깨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 자체만 보면 우민화를 도와준다.
문제는, 국민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다가 결국 한국에 관심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 자국민들이 보기에는 한국은 말 그대로 지옥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은 국민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몇 안 되는 아시아 국가 중 하나이다.
더군다나 그 문제를 빼더라도 자극적으로 만들어질 뿐이지 깊이가 없는 일본 방송에 비해 한국 방송은 계몽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가 비교당할 수밖에 없다.
말초적 본능을 추구하는 일본 방송.
계몽적이고, 힐링과 정신적 여유를 추구하는 한국의 방송.
그중 어느 게 수준이 높아 보일지는 뻔하다.
그것만으로도 기분 나빠 죽겠는데 방송국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인기를 얻으니 그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냥 물러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당연하지요! 우리가 여기서 물러난다면 분명 저들은 우리를 만만하게 볼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채널을 사지 못하게 하는 건데…….”
하지만 적자투성이 유료 방송국이 너무 많은 게 문제였다.
한국에 공중파가 있고, 케이블이 있고, 유료 채널이 있듯이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케이블방송 정도만 되어도 그 규모가 크지만, 유료 채널 중 몇몇은 규모가 터무니없이 작은 곳도 있다.
그런 곳은 벌써 오래전에 방송한 것을 사다가 끊임없이 틀어 주거나 자극적인 성인물을 틀어 주면서 수익을 창출한다.
당연하게도 그걸로 제대로 된 수익이 날 리 없어서 대부분의 회사들은 적자 상태이거나 적자를 간신히 면하는 수준이었다.
“그런 곳이라면 아마 채널을 어렵지 않게 넘길 겁니다.”
그걸 막으려면 일본 정부가 나서야 한다.
문제는 미다스라는 존재다.
소문에 따르면 미다스와 CIA가 아주 긴밀한 관계라고 했다.
미국이라고 하면 일단 꼬리부터 말고 보는 일본 정부가 미다스를 막기 위해 채널의 판매를 허가하지 않을 리 없다.
“후우,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해결합시다. 우리가 여기서 떠든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상위 몇 개 방송국이 모인 이번 회의에서 미다스를 막을 만한 방법은 없어 보였다.
“일단은 정부에다가 우리 의견을 전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몇몇이 눈을 찌푸렸다.
그 말은 정부에 뇌물을 줘야 한다는 소리니까.
하지만 상황이 급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그렇게 호들갑을 떨고 있을 때 누군가가 의외의 말을 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너무 그렇게 급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그게 무슨 말이오? 한국 놈들이 이쪽으로 넘어오려고 저 난리인데!”
“압니다. 하지만 아무리 미다스라고 해도 돈이 넘치는 건 아니죠.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렇게 호들갑 떨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째서?”
“그들이 살 만한 방송국은 뻔하지 않습니까?”
수많은 방송국 중에서 적자에 시달리는 작은 방송국을 살 게 뻔하다.
아무래도 채널의 이미지를 신경 쓰느라 기존에 포르노와 같은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틀어 주던 채널은 구입하지 않을 테니, 음악 채널이나 뮤비 채널을 살 가능성이 제일 높다.
“그런 곳이 적자인 건 다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인터넷 인프라가 잘 안된 일본이라고 해도 인터넷이 무의미한 건 아니다.
거기에다 음악 같은 건 파일 용량이 얼마 안 되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 하나를 한 시간에 걸쳐 받는다고 해도 음악 하나는 길어야 2~3분 정도면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그 채널들이 적자인 거고요.”
“본론만 말해요! 본론만!”
“결국 그런 채널들은 인지도가 없습니다. 아무리 마이스터가 돈을 넣는다고 해도 인지도를 올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흠?”
“그렇지 않습니까?”
사람은 자신의 관심 사항이 아니면 딱히 그 채널을 찾아보지 않는다.
그래서 그 채널을 구입하면 홍보도 해야 하지만 사람들이 보도록 만들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지요. 콘텐츠가 재미있어야 그 방송을 본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아예 인지도가 안 생기게 하는 건 어떨까요?”
“인지도가 안 생기게?”
“한국의 문화는 아직 일본에서 주류가 아닙니다.”
결국 해당 방송국을 광고를 해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기 마련이다.
“자기들이 좋아서 찾아보는 몇몇은 이미 오염된 상태이니 되돌릴 수 없겠지만요.”
‘오염’이라는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방송국 관련자들이 보기에 그건 정확한 표현이었다.
한국에서도 일본 빠를 좋아하지 않는 걸 생각하면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들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경고가 아니라?”
“우리는 경고지만 시청자가 보기에는 그냥 홍보죠.”
아무리 나라가 망한다고 떠들어 봐야 사람들에게 그 존재를 알려 줄 뿐이다.
“차라리 아예 나쁜 말도 막자?”
“그렇습니다. 당연히 신문사 쪽과 이야기해서 그쪽도 기사를 쓰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물론 마이스터 쪽에서 광고를 넣을 테지만요.”
그것까지는 막을 수 없다. 그건 돈의 문제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문을 볼 때 광고는 쉽게 쉽게 넘어간다. 그걸 보고 진지하게 그 채널을 찾아보는 사람은 드물다.
“무관심 전략이라…….”
그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호들갑을 떨기는 했지만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들의 존재 자체를 가리면 누구도 알지 못할 겁니다.”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그들이 홍보비에 어마어마하게 돈을 쓰게 된다면 그것도 나름의 이득이다.
“좋은 생각이군요.”
“우리도 관련 이야기를 철저하게 막도록 하겠소.”
그들은 서로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기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었다.
* * *
그들이 엉뚱하게 미다스가 방송국을 사는 것을 걱정하고 있을 때 노형진은 다른 방송국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노형진은 그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미끼였다.
물론 방송국을 안 살 것은 아니지만 그건 외부적인 타격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어떤 조직이든지 외부의 타격보다는 내부의 타격이 더 아픈 법이다.
즉, 진짜 목표는 방송국이 아니라 현재 신동하를 노리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미프로덕션으로 이직요?”
“그렇습니다. 저희 쪽으로 오신다면 최고의 대우를 해 드리겠습니다.”
“최고의 대우라니요? 월급을 올려 주신단 말입니까?”
유이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방송국에서 나름 잘나가는 작가이기는 하지만 월급은 언제나 박봉이었다.
딱 먹고살 만큼의 금액만 받는 그에게 돈을 더 준다는 말은 언제나 대환영이었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미다스라고 한다면?’
그도 방송국에서 일해서 소문은 들어 본 적이 있다.
돈이 얼마나 넘치는지 마당에 낙엽을 태울 때 돈도 같이 태운다는 황당한 소문부터, 미국에서 기업 하나를 날려 먹었다는 현실성 넘치는 소문까지.
설마 그가 돈을 안 줄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다음 말에 유이치는 숨이 넘어갔다.
“광고 판매량의 1%입니다.”
“네? 잘못 들은 것 같습니다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물어 오는 유이치.
그럴 수밖에 없다.
그에게 인센티브라는 개념은 말도 안 되었으니까.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인센티브라는 걸 모르는 게 아니다.
하지만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인센티브를 받아 본 적이 없다.
프로그램이 대박 나면 약간의 보너스를 받기는 하지만 그게 인센티브는 아니었다.
영화를 찍는 영화감독조차도 인센티브는커녕 월급쟁이 신세를 못 벗어나는데 누가 작가에게 인센티브를 주겠는가?
“광고 수입의 1%입니다.”
“과…… 광고 수입의 1%요?”
“네. 작가님께 드리는 것만 계산한다면요.”
“잠깐, 그러면 다른 사람에게도 준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정확히는 작가님을 비롯하여 작가님의 팀원 전원에게 10%의 인센티브를 드릴 겁니다. 그리고 작가님께는 따로 1%를 드리는 겁니다.”
“저…… 저한테요? 왜요?”
유이치는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너무 파격적인 조건이다 보니 더럭 겁이 났기 때문이다.
“방송의 핵심은 바로 재미있는 내용이지요. 그걸 구상하는 게 작가의 힘이고요.”
노형진이 신동하에게 한 말이 있었다.
-아무리 미장센이니 이미지니 생쇼를 해도, 결국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작품은 망합니다.
실제로 그런 작품들이 많았다.
화려한 영상은 잠깐 즐거울 뿐이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블록버스터들이 있다.
영상만 보면 망할 수가 없다.
하지만 망하는 작품은 많다.
그 스토리가 사람들에게 뭔가를 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 때려 부수는 거야 쉽지만, 사람들에게 뭔가를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
-재능 있는 작가를 빼 오면 방송의 질은 급격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기술자화되어 버린 일본 방송의 PD야 메꿀 수 있겠지만, 작가의 영역은 기술보다는 감각의 영역입니다.
즉, 작가가 없다면 외부의 작가가 들어올 텐데, 그 작가가 실력이 없는 경우 작품 자체가 무너지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건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방송 프로그램 역시 그런 경우에 쉽게 흔들리고, 떠난 시청자들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시청률은 광고 수입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광고 수입은 방송국을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광고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고 해도 회당 몇백은 넘고, 큰 곳은 회당 몇천이 넘는다.
미다스가 만드는 최초의 일본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광고가 어마어마하게 붙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건 작가님이 제대로 하실 때의 이야기지요.”
“제가 제대로요?”
“그렇습니다. 저희는 지금까지와 다른 구조의 방송국이 될 것입니다. 자체 팀이 제작하는 형태로 구성됩니다.”
자체적으로 팀을 만들고 그곳에서 프로그램을 촬영한다.
물론 아예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라고 하는 건 아니다.
속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월급도 주고, 인센티브도 준다.
“당연히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제작비도 지원합니다. 아, 물론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월급 자체는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지금 다니시는 곳보다는 좀 더 받으실 테지만요.”
“그…… 그러면 뭐가 남는다고요?”
“당연히 사람이 남지요.”
프로그램이 잘 만들어질수록 광고 수입이 높아질 것이다.
-돈 아끼지 마세요. 돈 아끼다가 진짜로 모든 걸 날리니까요.
노형진이 신동하에게 한 말이다.
돈을 버는 것도 좋다.
하지만 싸움에서 져서 개털로 쫓겨나면 더 속이 쓰리다.
-일본 방송국은 어떻게 해서든 막으려고 할 겁니다. 물론 막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요. 아마 장기적으로 사업을 하기는 힘들 겁니다. 그리고 애초에 주파수라는 것은 국가의 중요 물자입니다. 국가에서 할당하는 거고요. 아마 제가 그걸 소유한 방송국을 산다고 해도, 심사 기간이 되면 일본 방송국에서 저를 심사에서 떨어트리는 식으로 막으려고 할 겁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손해를 보고 나올 수밖에 없지요.
노형진이 그렇게 될 줄 몰라서 채널을 사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 방송국에서는 노형진이 움직이는 걸 막을 수밖에 없다.
-저의 행동에 모든 시선이 쏠려 있을 겁니다. 그사이에 방송국에서 일하는 작가들을 흔드세요. 그들은 지금 시스템에서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할 겁니다.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약속한다면, 그들이 팀을 이루도록 할 수 있습니다.
노형진이 노리는 게 바로 그것이었다.
직원들의 세력화.
지금까지 일본은 직원들이 세력화된 적이 없다.
물론 일본의 기업에도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고 또 노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본의 노조는 어용 노조이며,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빨갱이 취급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의 계획은 그들을 빼내는 겁니다. 일순간 사람들을 빼낸다면, 안 그래도 열악한 일본 방송국의 상황은 말 그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랬다.
종편이 생길 때 갑자기 전문가들이 모조리 빠져나감으로써 한국 방송의 전반적인 질이 확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얼마나 상황이 안 좋았냐면, 벌써 10년 전에 승진해서 방송을 놨던 국장급 PD들이 다급하게 일선에 가서 촬영에 임해야 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날 이후에 방송국의 평균적인 질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방송 사고도 훨씬 많아졌고 말이다.
그 과정에서 특정 사이트 출신의 질이 안 좋은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사회 모독적인 일도 많이 벌어졌다.
‘한순간 나오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 그건 그들에게 거기를 떠나도 갈 곳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그게 노형진의 계획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계획에 유이치는 홀라당 넘어왔다.
“그러면 제가 팀을 이끌어서 나가면 되는 겁니까?”
“네, 오신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노형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