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465)
루이스 오드웰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강간 사건 자체가 심각한 문제인 데다가, 론디 소령이 노형진의 말을 믿고 일단 그를 의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걸 보면 론디도 그를 완전히 믿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다른 누구도 아닌 직속상관이다.
만일 비밀로 했다는 걸 알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론디 소령은 비밀을 지키고 루이스의 뒤를 캐는 것을 도와주기로 했다.
‘어쩌면 회귀 전에 루이스 오드웰이 불명예제대 한 이유가 론디 소령의 조사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
부하가 믿지 않는다는 것은 그가 뭔가를 하고 있다고 의심받는다는 것이니까.
“루이스 오드웰입니다.”
노형진이 손을 내밀자 루이스 대령은 별생각 없이 마주 손을 내밀었다.
노형진은 손을 잡았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그가 생각하는 게 없다는 소리다.
‘그러면 좀 건드려 볼까?’
노형진은 그를 보면서 씩 웃었다.
“혹시나 해서 말입니다만.”
“네?”
“법적으로 걸리는 행동을 하시는 건 아니기를 바랍니다. 아무래도 문제가 좀 심각해서요.”
그 말에 루이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법적으로 걸리다니요?”
“아실 텐데요?”
그 순간 루이스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기억.
노형진은 그 기억을 읽어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기분 나쁘다는 듯 루이스 오드웰은 노형진의 손을 놔 버렸다.
“론디 소령의 부탁으로 자리를 마련했는데 기분 나쁘군요. 지금 저를 의심하는 겁니까?”
“그게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수십 명이나 될 강간 사건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미군에서 모른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아서 말이지요.”
“우리는 퇴근 이후에 벌어지는 일에 관해서는 터치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범죄가 벌어져서 유감이기는 합니다만, 단순히 그런 이유로 저를 의심한다니 기분 나쁘군요.”
눈을 찡그리는 루이스 오드웰.
노형진은 웃으면서도 그를 믿지 않았다.
‘네가 그러면 안 되지.’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길게 뭔가를 볼 수 있는 순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뭔 짓을 저질렀는지 알 것 같았다.
‘개 같은 자식.’
그는 미군을 감찰하는 사람이다.
한국에서는 주한 미군과 관련하여 수많은 사건이 벌어진다. 그러면 그는 돈을 받고 그 사건을 무마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중에는 강간 사건도 있었다.
정확하게는, 그는 그 패거리 중 한 명이었다.
‘어쩐지 그 영상이 터지기 전까지 너무 조용하다 싶었어. 그래, 그런 놈이 있는 거지.’
피해자는 많은데 가해자는 별로 없었던 사건.
왜 그랬는지 노형진은 몰랐다.
미국에서 그 사건에 대해 뉴스에서 보기는 했지만 자세한 것은 몰랐으니까.
하지만 루이스 오드웰의 기억을 본 순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새끼가 마약 브로커였어?’
마약은 미국에서도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다.
더군다나 미군 내에서도 마약에 중독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미군의 숫자가 많지 않다 보니 상당수가 해외파병을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싸우다 보면 사람들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동료가 죽어 나가고 사람이 죽어 나가고 직접 사람을 죽여야 하는 상황.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PTSD,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가지게 되고, 그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알게 모르게 마약에 손대는 것이다.
‘그리고 네놈이 그런 놈이었다 이거지.’
그는 그런 자들에게 마약을 공급했는데, 그중에는 데이트 강간약, 소위 말하는 물뽕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니 사람들이 피해를 신고를 못 하지.’
1년 후에 나타난 영상에는 많은 피해자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그걸 신고하지 않았었다.
그게 물뽕 때문이라고 한다면 말이 된다.
기본적으로 그 약은 사람에게 단기 기억상실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걸로 걸렸으면 이놈이 그걸 뿌리지는 않았을 텐데.’
그랬다면 그 영상은 압수당하고 그의 인생은 끝장났을 테니까.
그런데 그가 불명예제대 당한 이유는 다른 사건 때문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게 뭔지 아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름 아닌 횡령과 범죄 은닉이었다.
미군 내에서는 상당히 많은 물자가 바깥으로 빼돌려진다.
예를 들면 미군의 전투식량 같은 경우는 기한이 지나면 폐기 대상이 된다. 즉, 외부 판매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몇몇 장소를 뒤지면 그걸 파는 곳들을 찾을 수 있다.
전투식량뿐 아니라 반합이나 수통, 군복, 판초까지 말이다.
군수품은 기본적으로 외부 판매가 허용될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되는 것은 누군가가 그걸 팔았다는 거고, 누군가가 눈감아 줬다는 거다.
‘그게 바로 네놈이었군.’
루이스 오드웰은 그러한 비무기성 물자의 외부 판매를 모른 척 덮어 주는 대신에 적지 않은 돈을 받았던 것.
마약 판매 사실이 드러나기 전에 그러한 문제가 먼저 터짐으로써 정작 강력한 마약 판매 범죄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노형진은 대충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아실지 모르지만 우리는 부하들에 대해 무조건 의심하는 한국군이 아닙니다.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그들에 대한 조사를 할 수는 없습니다.”
딱 선을 긋는 루이스 오드웰.
하지만 노형진은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
필요한 정보는 다 구했으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증거는 금방 가지고 오겠습니다.”
노형진의 말에 루이스 오드웰은 왠지 기분이 찝찝해졌지만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와 헤어진 후에 노형진은 론디 소령에게 대놓고 물었다.
“루이스 대령, 의심하고 있지요?”
“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군용품을 빼돌리는 사람들 말입니다.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들을 못 찾고 있지 않습니까? 아닌가요?”
“…….”
론디 소령은 아무런 말도 못 했다.
그리고 주변을 스윽 둘러보더니 노형진을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
“어떻게 아신 겁니까?”
“그냥 느낌이 왔습니다. 변호사를 몇 년을 했는데요.”
“으음.”
론디 소령은 잠깐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
“맞습니다. 의심은 하고 있습니다. 주한 미군은 한국에 오래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수많은 물자가 한국으로 풀렸지요.”
나지막하게 말하는 론디 소령.
“한국 정부에서 한번 해당 물자를 판매하는 업자들을 단속했습니다만, 애석하게도 미군 내에서 공급하는 사람들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그 당시에 미군에서도 찾으려고 하지 않았을 리가 없고요.”
고개를 끄덕거리는 론디 소령.
“분명 누군가 판매한 사람은 있는데, 누가 팔았는지 알 수가 없었지요. 한국 남자들은 모두 군대를 간다고 하더군요. 변호사님도 군을 다녀와서 아시겠지만,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군 물자에 대한 체크는 아주 깐깐하게 이루어집니다.”
진짜 교전 중이거나 긴급 상황이 아니라면 수저 하나 포크 하나까지 번호를 매기고 관리하는 게 군대다.
그리고 그걸 누가 가지고 가고 누가 썼는지 기록이 남아 있는 게 군대다.
“그런데 그게 없어요. 마치 어디서 어떻게 조사할지 알고 지운 것처럼 기록이 삭제되었습니다.”
론디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래서 제가 루이스 대령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는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욕심이 과하거든요.”
“그리고 준장을 달기 힘들 테고요?”
“네?”
“안 그런가요? 그렇게 보이던데요.”
“글쎄요.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만.”
“아마 힘들 겁니다.”
대령까지는 어떻게 실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장군이 되려면 일단 심리 적성검사를 해야 한다. 미친놈이 장군이 되면 여럿 죽어 나가니까.
“욕심이 과하고 부정에 관대한 타입이라면 그 심리검사를 통과할 수 있을 리가 없지요.”
물론 그런 건 모른다.
다만 회귀 전 정보를 가지고 있으니 그가 불명예제대 당한 것은 알고 있다.
“눈치가 빠르시군요. 확실히 좀 문제가 있지요.”
고개를 끄덕거리는 론디 소령.
“잡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꼬리를 잡기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말인데, 저와 함께 잡지 않으시겠습니까?”
“네? 하지만 이건 미군의 문제입니다. 한국과는 상관이 없을 텐데요. 더군다나 지금 강간 사건을 조사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정확하게는 동영상을 찾는 거지요. 그런데 그 동영상이, 저 사람을 추적하다 보면 나올 것 같거든요.”
노형진의 말에 론디는 이해하지 못해서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 * *
루이스 오드웰에 대한 영내 추적은 론디 소령이 하기로 했다.
애초에 그가 아니면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영내에서는 아무래도 제대로 활동하지는 않을 거야. 아마도 외부에서 하겠지. 영내에서는 일과 시간이니까 누군가를 자유롭게 만날 수가 없거든.”
노형진은 오광훈과 함께 그가 이용한다는 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리고 영내에는 사람 눈이 너무 많아. 으슥한 곳에서 몇몇 사람들만 만나면 너무 눈에 띄지. 거기에다 업무와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면…….”
“흠. 알겠는데, 그놈은 왜 그 동영상을 가지고 오라고 한 걸까? 이해가 안 가는데.”
오광훈은 운전석을 최대한 뒤로 넘긴 상태로 드러누워서 느긋하게 물었다.
“그 녀석이 네 말대로 마약을 판다면, 그것까지는 이해가 가. 하지만 그 녀석이 왜 그 동영상을 가지고 오라고 하는 거지?”
노형진은 오광훈에게는 론디 소령이 그런 의심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해 놨다.
다행히 론디와 오광훈은 서로 말이 안 통했다.
오광훈이 나름 공부를 한다고 하기는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영어는 진짜 머나먼 나라 이야기였기에, 살짝 말을 바꿔 전해도 모를 수밖에 없었다.
“두 가지 목적 때문이 아닐까 싶어.”
“두 가지 목적?”
“그래. 하나는 약점을 잡아 두는 거지. 자신을 신고하거나 그러지 못하도록 말이야.”
실제로 마약중독자들 중에는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 설득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스스로 뭔가 느끼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그럴 때 가장 많이 쓰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마약 공급책을 고발하는 거야.”
마약 공급책을 찾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물론 끼리끼리 안다고, 돌아다니다 보면 알 수도 있지만 말이다.
“대부분 마약 공급책은 한 명, 많아야 두 명 정도만 알고 지내지. 그래서 그들이 사라지면 마약을 구하지 못하게 되기도 해.”
“다른 사람을 찾을 수도 있잖아.”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맞아.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너 같으면 꼰지른 놈한테 마약을 팔고 싶겠냐?”
“아하!”
마약 딜러들은 끼리끼리 알고 지낸다.
그래서 혹시나 누군가가 꼰질렀다는 소리가 들려오면 그가 다시 찾아온다고 해도 그에게 마약을 팔지 않는다.
“물론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물고 독한 놈이기는 하지만, 전쟁 통에 사람까지 죽여 본 놈들이라면 뭐든 해 보려고 하지 않겠어?”
“하긴 그렇겠네.”
오광훈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더군다나 루이스 대령은 파병된 경험까지 있어.”
그것도 교전 지역에 두 번이나 파병된 역전의 용사다.
“그런 놈이 왜 마약 따위나 파는 거야?”
오광훈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말했다.
사실 두 번이나 전쟁터에 파견 나간 사람이라면 미국에서도 영웅으로 취급받을 테니까.
“아마도 거기서 광기에 눈뜬 게 아닐까 싶어.”
“광기에 눈을 뜨다니?”
“전쟁터에서 누군가는 절망을 배우지. 하지만 누군가는 본성을 깨달아.”
사람을 죽여서 고통에 몸부림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지만, 세상이란 약육강식이며 돈만이 모든 걸 지배한다는 것을 배우기도 한다.
“멀리 갈 필요도 없지. 베트남전 당시를 생각해 봐.”
“난 몰라.”
“아, 씁……. 베트남전 당시에 남베트남이 패망한 가장 큰 이유는 부패 때문이야.”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군사적으로 압도했는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적으로 압도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그 당시에 남베트남의 부패는 어마어마했어.”
어느 정도로 부패했느냐면, 미군이 스스로를 지키라고 남베트남에 공여한 무기를 정치인과 장군이 그대로 들어 북베트남에 팔아먹는 수준이었다.
그들이 자신들과 전쟁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정작 패망이 다가오자 다급하게 그곳을 떴지.”
그리고 숙청의 이름 아래 남은 자들 수백만이 학살당했다.
“전쟁터에서 본성이 떠오른 거지.”
“그건 그렇다고 쳐. 나머지 하나는 뭐야?”
“아마도 본인의 성적 취향이지 싶다.”
“성적 취향?”
“그 녀석, 관음증이 있다는 소문이 있더라고.”
물론 소문이 아니다.
그건 노형진이 정확하게 기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심각한 관음증 환자이며, 특히 여자가 강간당하는 것에 대한 판타지가 심했다.
‘누군가는 촬영했다.’
노형진은 그게 그 패거리 중 한 명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패거리 중 한 명이 아니라 루이스 오드웰 본인이었다.
‘일종의 트로피라 이거지.’
직접 촬영해서 보관하면서 자신의 쾌락을 만족시켰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그 영상을 판 것도 이해가 돼.’
기본적으로 마약 딜러들은 마약을 하지 않는다.
하게 되는 순간 남에게 팔아야 하는 마약을 자기가 쓰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 아래는 아니어도 중간급쯤 되면 정작 마약중독자는 없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멀쩡할 때의 이야기지.’
마약이라는 유혹은 가까이에 있다.
어느 순간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 유혹은 더더욱 강해진다.
‘그리고 그는 불명예제대 했지.’
당연히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훈장도 박탈당했고 계급은 강등되었으며 수당도 사라졌다.
지금까지 이룩해 온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면 마약을 할 충분한 조건이 된다.
‘그리고 마약에 빠지기 시작했을 테고.’
나중에 마약을 사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러면 저 녀석이 가지고 있다는 건데, 과연 어디에다가 보관할까?”
“글쎄. 그게 문제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작정 관사를 뒤질 수는 없다.
“그러니 다른 식으로 영장을 받아야지.”
“흠.”
오광훈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노형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에 몸을 최대한 낮췄다.
“나온다.”
입구에서 나오는 한 대의 차량.
차량 번호는 노형진이 아는 것이었다.
루이스 오드웰의 차량이었으니까.
‘지금 나올 거라고 했으니 확실하군.’
방금 전 론디 소령이 루이스 오드웰이 퇴근했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니 그가 저 차에 타고 있을 것이 확실하다.
“조용히 따라가자.”
노형진과 오광훈은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그는 그저 바깥에서 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실 뿐이었다.
“쳇, 마약 딜러라도 만나나 했는데.”
오광훈은 툴툴거렸다.
아무리 루이스 오드웰이 대령이라고 해도 마약을 부대 내에서 구할 수는 없다. 당연히 외부에서 구해야 한다.
그런데 그가 만나는 건 부대 내의 친구일 뿐이었다.
“마약 딜러랑 이렇게 허술하게 만날 리가 없지.”
노형진은 코를 살짝 긁으며 말했다.
“물론 그가 마약 딜러를 만나기는 하겠지만.”
“그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나?”
“아니, 그럴 생각은 없어.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성은 그만큼 커지거든.”
노형진의 기억이 맞는다면 그 영상이 판매되는 것은 1년 후다.
하지만 그사이에 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를 일이다.
‘이미 내가 아는 역사는 충분히 바뀌었어.’
물론 주한 미군은 그의 반경에서 벗어나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할 수도 없는 게, 노형진은 충분히 나비효과를 봐 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능하면 서둘러야지.”
“하지만 그냥 친구랑 같이 술을 마시는 것뿐이잖아.”
“알아. 그렇지. 하지만 그 친구가 누구인지가 중요해.”
“응?”
“사진을 좀 찍어서 그걸 론디 소령에게 가져다주자고. 그라면 루이스 오드웰이 같이 술을 마시는 사람이 누군지 알 테니까.”
노형진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