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501)
이슬람 신도들이 많은 공장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대부분이 영세 직장이기 때문에 인원도 많지 않았다.
“아이고, 귀엽다.”
사장들은 사정을 이야기하자 별말 하지 않았다. 다만 위험한 곳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해 달라는 정도였다.
“우쭈쭈.”
“아이고, 이놈 애교 떠는 거 보게.”
개라는 짐승은 인간에게 매우 우호적이고 친밀하다. 특히나 작은 강아지라면 보호 본능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건 인간이라면 보통 다 가지는 감정이다.
딱히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슬람 신자인데 잘 만지네요?”
강중식은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듣기로는 분명 이슬람 신자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자연스럽게 개와 어울려서 놀고 있었고, 딱히 거부감도 보이지 않았다.
“개를 싫어하는 건 정확하게 말하면 시아파거든요.”
“네? 시아파요?”
“네, 이슬람 분파 중 하나입니다. 수니파보다는 좀 수적으로 적지만요.”
어찌 되었건 수니파는 개에 대한 혐오가 없다. 오로지 시아파만 그런 성향이 있다.
“같은 종교인데 해석이 그렇게 달라집니까?”
“코란에는 개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이지요? 지금까지 무슬림은 종교 문제라고…….”
“그렇지요. 하지만 개에 관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코란에 없습니다. 가톨릭으로 치면 성경의 해석 문제라고 볼 수 있네요.”
“으음…….”
“《하디스》라고 하는 일종의 지침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지요. 문제는…… 아시죠?”
모든 교회 종파가 성경을 자기들 마음대로 해석하듯이 《하디스》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똑같은 말인데 해석하는 사람이 곡해하는 경우도 많다.
가령 대표적인 예가, 예수님에게 죄를 고백하면 무조건 천국에 간다는 식의 곡해 말이다.
원래 예수는 원죄를 짊어진 거지 신자가 추후에 저지르는 죄까지 짊어진 게 아니다.
당연히 신자는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고백하고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 천국에 간다는 거고.
하지만 일부 교회에서는 오로지 예수에게 고백만 하면 무조건 천국에 간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적절한 돈을 목사에게 기부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성경 어디에도 그런 이야기는 없다.
결국 성경의 이야기는 하나지만 이단들은 그걸 곡해해서 사람들을 속이고 돈을 갈취한다.
기독교가 그런 행동을 하는 과거의 천주교에 대항해서 생긴 걸 생각하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그리고 개에 관한 혐오를 주장한 《하디스》를 보는 게 시아파죠.”
그렇다 보니 그런 내용이 없는 수니파는 상대적으로 그런 부분에서 좀 자유롭다.
“아, 그러면?”
“네. 시아파라면 검은색 개에 상당히 거부감을 보일 겁니다.”
노형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는 아닌 것 같군요. 다른 곳으로 갈까요?”
그렇게 몇 곳의 공장을 돌고 나서, 노형진은 마침내 이상한 사람들을 찾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개와 놀고 있는데 거리를 두고 있는 이상한 사람들.
“저길 보세요.”
노형진은 강중식의 옆구리를 툭 쳤다.
“저기 제일 멀리 있는 사람요.”
“그가 이상한가요?”
“고의적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지 않습니까?”
“어라? 그러네요.”
강중식은 그런 남자를 보고 눈이 커졌다.
확실히 의심스러웠다.
다른 사람들은 개한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 그와 몇몇 사람들만 애써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개가 부정하다고 하니 안 보려고 하는 걸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요.”
노형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다른 걸로 확인할 수 있지요.”
노형진은 웃으면서 강아지와 놀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저 사람들, 자주 씻는 편인가요?”
“네?”
함께 다가온 강중식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노형진을 바라보았다.
직원들은 그런 노형진을 마치 미친놈 보듯 했고.
“누구슈?”
“아, 강중식 형사입니다.”
노형진이 툭 치자 강중식은 자신의 신분증을 내밀었다.
“경찰? 경찰이 왜?”
“그러게요.”
뜬금없이 자주 씻는 편이냐고 묻다니. 이해가 안 가는 강중식이었다.
하지만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 그는 노형진의 질문을 이어 갔다.
“사건 관련해서 확인할 게 있어서 그럽니다. 혹시 저분들이 자주 씻는 편인가요?”
“아…… 음…… 자주 씻지.”
“혹시 나갔다 오면 꼭 씻던가요?”
“뭐, 제법 깨끗한 친구들이더군. 다른 친구들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은데 말이야. 우리야 좋지.”
고개를 끄덕거리는 직원들.
그리고 노형진은 그 말을 들으면서 얼굴에 미소를 떠올렸다.
“그렇게 씻을 때 제법 오래 씻고요?”
“그렇소만. 그런데 언제부터 씻는 게 불법이 된 거유?”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노형진은 그저 웃으며 거기서 벗어나 나왔고 강중식은 그런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
“씻는 게 뭐가 문제라고 그걸 물어보신 겁니까?”
“아, 다른 이슬람 규칙 때문입니다. 개한테 닿으면 일곱 번 씻으라고 하거든요.”
“일곱 번이나요?”
“일종의 정화 작업이지요.”
“정화 작업이라……. 아하, 그러네요.”
만일 저들이 개를 죽인다면, 특히 직접적으로 죽인다면 저들은 개에게 닿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들은 그걸 씻어 내야 한다.
단순히 피를 닦아 낸다는 개념이 아니라, 교리에 충실하게 일곱 번 씻는 것이다.
당연히 그 시간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개를 계속 죽이고 다녔으니 자연스럽게 자주 씻을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사정을 모르는 이가 보기에는 몸을 자주 씻는 깨끗한 사람일 뿐이다.
“허, 그런 것까지 감안하신 겁니까?”
“재미있는 사건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노형진은 씩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저들인 것 같군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혐오스러운 눈빛을 한 채 이쪽을 외면하고 있는 자들.
그들은 총 네 명이었다.
“그러면 잡아야 하는데…… 저들을 어떻게 잡지요?”
대충 특정되었지만 다짜고짜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증거도 없고 증인도 없다.
그렇다고 개의 혈액을 가지고 유전자 검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토바이라도 이 근처에 있으면 취조라도 해 보겠는데.”
“이 근처에 둘 리가 없지요.”
절도한 오토바이다.
그걸 가지고 있으면 취조가 들어올 테고 그런 경우에 다른 범죄가 드러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 근처가 아니라 먼 곳에 둘 것이다.
“미끼를 던지지요.”
“미끼를 던지자고요?”
“네. 저들은 개를 혐오합니다. 그런데 마침 저들이 딱 싫어하는 개가 있네요?”
헥헥거리면서 사람들에게 애교를 떨고 있는 검은색의 강아지.
“과연 저들이 저 강아지를 그냥 놔둘까요? 후후후.”
* * *
노형진은 사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장은 어렵지 않게 노형진의 부탁을 들어줬다. 그라고 해도 범죄자가 자기 회사에 있는 게 반갑지는 않으니까.
“이 개가 주인이 없다고 하니까 당분간은 우리 공장에서 키우기로 하지.”
“이 개를요?”
“그래. 계속 있는 건 아니고 임보야, 임보.”
“임보가 뭔가요?”
“임시 보호. 유기견 같으니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만 데리고 있자고.”
공장에는 그런 식으로 들어왔다가 아예 눌러사는 개들이 종종 있기 때문에 다들 별 의심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더군다나 귀엽게 생긴 강아지가 있으니 확실히 공장에 생기가 도는 느낌이었다.
“좋은 생각입니다. 당분간은 우리가 보호하지요.”
“난 주인이 안 나왔으면 좋겠네. 그냥 계속 우리가 키우게.”
“아니, 내 딸이 찜했다.”
“아니, 형님. 여기에 있지도 않은 형님 딸이 어떻게 찜을 합니까?”
키득거리는 사람들.
그들은 웃고 있었지만, 웃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