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516)
컴컴한 밤.
레드하트는 번갈아 가면서 교대해서 경계를 서고, 나머지는 안에서 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노형진은 안충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도 나름 훈련을 받은 건지 능숙하게 무장하고 경계하고 있었다.
“이야, 이거 진짜 좋은 생각인데?”
“쉿! 조용히 해. 기회는 한 번뿐이야.”
노형진과 오광훈은 그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경계를 서는 자들이 어둠 속에서 확인하기에는 거리가 좀 있는 곳.
그런데 노형진 일행이 입고 있는 옷은 낮과는 확연히 달랐다.
노형진뿐만 아니라 주변의 경찰 특공대도 전투복이 아니라 방충망으로 된 모자를 뒤집어쓴 상태였다.
“이놈들 난리가 났네.”
자신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주변의 작은 생명체들, 그러니까 벌들이 미친 듯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당연하다.
갑자기 나타난 이들이 자신들의 집을 통째로 떼어 내서는 들고 가고 있었으니까.
물론 벌레를 막기 위해 방충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벌레들의 공격은 별로 의미가 없었다.
“이 정도면 저기까지는 날아갈 겁니다.”
경찰 특공대 한 명이 진땀을 흘리면서 탄탄하게 묶여 있는 산업용 고무줄을 탁탁 두들겼다.
“탄성이 좋으니까요.”
노형진은 작전을 짜고는 도시로 가서 산업용 고무줄과 방충복을 싹 쓸어 왔다.
그리고 주변의 버려진 벌통들을 죄다 털었다.
겨울이라고 해서 벌통에 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꿀벌은 겨울이 되면 봄을 기약하면서 동면을 한다.
하지만 동면을 한다고 해서 그들이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자신의 집이 공격당하면 격하게 움직인다.
“벌이라니. 하긴 방탄복이 아무리 좋아도 벌을 막지는 못하지요.”
방탄복은 총알을 막기 위한 장비이지 벌레를 막기 위한 장비는 아니다.
물론 꿀벌의 침이 방탄복을 뚫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방탄이 되지 않는 부위는 작은 벌들이 얼마든지 뚫을 수 있다.
더군다나 벌은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그들을 노린다.
“저들이 교대를 하는 순간이 기회입니다.”
“네.”
노형진의 말에 특공대원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탄탄하게 당겨진 산업용 고무줄에는 벌통이 연결되어 있고, 고무줄을 고정하는 줄을 끊기만 하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버릴 것이다.
일종의 간이 투석기인 셈이다.
‘그리고 그게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안에 있는 벌들이 난리가 나겠지.’
전 주인이 이곳에서 벌을 키워서, 그런 벌통이 수십 개가 있었다.
그래서 이 주변으로는 경찰 특공대가 같은 장비로 노리고 있었다.
물론 간이 장비인 만큼 정확한 투척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근처에만 떨어져도 벌들은 가장 가까이 있는 놈들을 공격할 테니까.
“문! 문이 열린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면서 한 히스패닉 남자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기지개를 켜면서 안충수와 교대를 하려는 듯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지금!”
노형진이 말하기 무섭게 특공대원은 칼로 줄을 끊었고, 나무에 묶여 있던 고무줄은 무섭게 당겨지면서 벌통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어?”
어디선가 들리는 퉁 하는 소리에 안충수와 다른 경계자가 움찔하고 빠르게 반응했다.
확실히 훈련받은 티가 났다.
그들은 재빨리 엄폐물에 몸을 붙이고 경계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을 대상으로 한 대응책.
허공을 날아간 벌꿀통들이 박살이 나면서 잔뜩 화가 난 벌들이 날아올랐고, 이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적, 그러니까 두 명의 경계 팀에게 달려들었다.
“아악!”
“악!”
갑작스러운 벌의 공격에 그들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총이 아무리 좋아도, 화력이 아무리 좋아도 그걸로 벌을 잡을 수는 없다.
몇 마리 정도야 잡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스치지도 못한다.
“적이다!”
“무브! 무브!”
안에서 쉬던 자들은 빠르게 반응했다.
확실히 훈련이 잘되어 있는 듯했다.
비명이 들리기 무섭게 무기를 들고 튀어나왔고 바로 방어 대형을 잡았다.
하지만 그게 실수였다.
그들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도리어 벌을 자극했고 다른 표적을 제공했을 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들이 나올 때를 대비해서 쏘지 않고 있던 벌통이 추가로 허공을 날았고, 작은 집 주변은 수만 마리의 분노한 벌들에 의해 완전히 포위되었다.
“아악!”
“갓 댐!”
인간과의 싸움에 훈련이 잘되어 있다고 해도 벌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을 리 없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놓고 얼굴 주변을 가리거나 손을 휘젓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만 마리 벌들에게 그건 쓸데없는 저항이었다.
도리어 그 손에 수십 발의 벌침이 박혔고 무섭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굴러! 굴러! 구르라고!”
그래도 나름 머리 좋은 안충수가 소리 질렀다.
주변에 물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겠는데 그건 불가능하니,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구르는 것뿐이었다.
“댐 잇!”
범인들은 바닥을 미친 듯이 굴렀다.
방 안에 자리 잡고 있던 자들 역시 벌들의 공격에 뛰어나와서 바닥을 미친 듯이 굴렀다.
이 순간은 훈련이 아니라 본능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노형진이 노리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었다.
범인들은 모두 밖에 나와 있었는데 누구도 무기를 들고 있지 않았다.
중기관총이나 유탄 발사기에 접근하기는커녕 눈과 얼굴을 보호하기도 벅찬 상태였기 때문이다.
“발사!”
그 순간 허공을 날아가는 섬광탄.
십여 개의 섬광탄들이 바닥을 나뒹굴었고, 그들이 그걸 깨닫기도 전에 강력한 폭음과 빛을 내뿜으면서 그들을 무력화시켰다.
“아악!”
“끄아악! 내 눈!”
그렇잖아도 벌의 공격으로 정신이 완전히 나가 있던 범인들이 아차 하면서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상황은 정리되었다.
그들이 제대로 방향도 못 잡고 무기 쪽으로 접근도 못 하는 사이 방충복을 입은 경찰 특공대원들이 후다닥 뛰어들어 갔다.
물론 섬광탄의 충격으로 벌들 역시 바닥에 후드득 떨어졌지만 그걸 범인들은 알 수가 없었다.
“제압해!”
경찰 특공대 대장은 범인들을 발로 밟으며 빠르게 움직였고, 몇몇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건물 안으로 들이닥쳤다.
“클리어!”
건물 안에 남아 있던 건 두 명뿐이었는데 그들도 벌의 공격에 저항도 못 하고 사로잡혔다.
“가자.”
노형진은 재빨리 내려가 구석에 있는 창고의 문을 열었다.
“아진아! 괜찮니?”
“히익!”
노형진이 갑자기 들어오자 작은 여자아이가 후다닥 구석으로 도망가는 것이 보였다.
노형진은 그녀에게 다가가기 전에 몸을 숙이고는 손을 내밀었다.
“아진아, 아빠가 보냈다. 이제 괜찮아.”
“아…… 아빠가요?”
“그래, 나쁜 아저씨들은 모두 잡혔으니까 이제 집에 가자. 이리 오렴.”
노형진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자 송아진은 잠시 쭈뼛거리다가 후다닥 달려와서 품에 안겼다.
“으아아앙!”
그리고 서럽게 울음을 터트렸다.
노형진은 방 안을 보고는 눈을 찌푸렸다.
빈 빵 봉투와 썩어 가는 우유갑들.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충격이었으리라.
“그래그래, 이제 괜찮아. 가자……. 집으로 가자.”
노형진은 아진이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바깥으로 나왔다.
다행히 벌은 섬광탄의 충격으로 바닥에 죄다 떨어져 있었다.
“아이는?”
“괜찮아.”
노형진은 아진이를 다독거리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천천히 동이 터 오고 있었다.
* * *
“그놈들 상태는 어때?”
“아주 가관이지, 뭐.”
오광훈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죄다 벌에 최소 수십 방씩 쏘여서 얼굴이고 몸이고 퉁퉁 부어서 병원에 있다. 감옥에 가기 전에 병원에서 오래 있어야 할 것 같다.”
“경비는?”
“난리다. 경찰 소대가 스물네 시간 감시하고 있어. 병실도 완전 통제 상태고, 수갑을 채워 놨으니 도망도 못 가.”
실실 웃는 오광훈은 행복해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들을 사로잡음으로써 그의 실적이 확 뛰었으니까.
“무려 열두 명이더라. 납치 전문 조직이라더니 아주 제대로 준비되어 있더만.”
“그 집의 주인은?”
“애석하게도.”
그는 집에서 좀 떨어진 숲에서 대충 묻혀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집과 자동차를 빼앗기 위해 살해한 것이다.
“그 녀석들, 아직 입은 열지 않았지만 뭐 그래 봐야 부정은 못 하니까.”
“그러겠지.”
그들이 저지른 죄는 너무나 많다.
더군다나 부자들을 너무 많이 건드려 놨다.
“지금 미국 대사관에서 찾아오고 난리도 아니다.”
“당연하지. 그 녀석들을 미국에서 처벌하고 싶어 할 테니까.”
그들은 미국에서 수백 명을 죽였다.
납치 건만 수십이었고, 경찰이나 기타 주민들까지 가리지 않고 죽여 댔다. 그러니 미 정부에서 가만둘 수가 없다.
“한국에서도 넘겨주지 않을 수가 없을 거야.”
“왜? 그놈들은 한국에서도 범죄를 저질렀잖아.”
“하지만 한국은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잖아.”
당연히 그들을 처벌한다고 해도 사형은 집행할 수 없다.
결국 기껏해야 무기징역이라는 건데, 평생을 한국 감옥에 갇혀 있도록 미국이 가만둘 리가 없다.
“아마도 미국으로 가서 재판을 통해 사형이 집행되겠지.”
노형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게 최선이다.
“한국 정부는 이 건으로 미 정부에 어느 정도 양보를 얻어 내고 싶어 할 테고.”
그들의 미래는 정해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전기의자냐, 독극물이냐, 교수형이냐의 차이일 뿐.
“아진이는 어때?”
“일단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그런다고 해서 쉽게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노형진은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직도 밤에 자다가 비명을 지르면서 깬다고 한다.
“개 같은 새끼들. 죽이는 건 너무 편하게 보내 주는 거 아냐?”
“그렇지?”
노형진이 생각해도 죽이는 건 죗값으로는 너무 편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야.”
“응? 어째서?”
“그들이 건드린 게 누구라고 생각해?”
“아…….”
어마어마한 복수심에 활활 타오르는 미국의 부자들.
과연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재판에서 사형이 언도되기만을 기다리는 것뿐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미국에서 사형은 참관이 가능하다고 했지?”
“일부는 그렇지.”
“그 녀석들 사형시키는 날에는 거의 톱 가수 콘서트 티켓 예매 수준의 경쟁이 붙겠는데?”
“그래, 아마 역사상 가장 비싼 티켓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얼마를 주더라도 그 녀석들 목이 매달리는 꼴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을 테니까.
“아마 진짜 비싼 티켓이 될 거야. 지옥으로 보내는 티켓이니까.”
그리고 그 장면은 분노한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위로가 될 것이다.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더니?
신동성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전력상으로 본다면 신동우와 신동하를 가볍게 밀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매번 실패했다.
매번 말이다.
“신동하 그 자식이 문제야. 그 뒤에 있는 노형진이 문제인 거지.”
사실 한국의 일개 변호사에게 그다지 신경은 쓰지 않았다.
그런데 노형진이 신동하를 이용해서 균형을 맞추기 시작하자 그는 매번 작전이 실패하고 있었다.
“망할 그 개자식 때문에…….”
신동성의 주력은 중국 시장이다.
신동우가 한국 시장에 신경 쓰는 사이에 그가 몰래 집어삼켜 놨다.
그런데 현재 일본과 중국의 사이는 극단적이다.
물론 그게 노형진 때문이라는 건 그도 몰랐지만 어찌 되었건 중국과 일본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그에게 심각한 타격이 오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신동하가 중국의 돈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자금에서 압도적이었던 초창기와 다르게 지금 대동의 내전은 한 치를 알 수 없는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망할! 대룡을 정리해야 했는데!”
신동성은 바보가 아니다.
이 내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동시에 그걸 이용해서 대동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게 대룡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그는 대룡을 응징할 수가 없었다.
그러려면 팽팽한 내전의 현장에서 돈을 빼서 대룡을 억압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그렇다고 해서 신동우가 자신을 도와줄 것도 아니다.
신동우가 지금 상황을 모를까?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신동우에게 대룡은 적이자, 믿을 수는 없지만 아군이다.
최소한 지금은 그의 싸움에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니 그들을 공격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한다고 한들 그걸 받아들일 리가 없다.
“하츠코, 어떻게 생각해? 대룡을 그냥 두고 싸워야 하나, 아니면 대룡 쪽을 먼저 정리해야 하나?”
신동성은 입술을 깨물다가 고개를 돌려서 뿔테 안경을 쓴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두뇌이자 가장 믿을 만한 부하인 하츠코는 신동성의 질문에 한참을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제법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어느 쪽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신동우와의 싸움은 1선이고 가장 중요합니다. 대룡은 2선이기는 하지만 그들을 건드리면 결국 우리도 그들과 직접적으로 싸워야 하는데, 대룡이 우리 대동과 비교하면 약세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건드리면 우리는 양쪽에서 공격당할 겁니다.”
“내가 그걸 몰라서 묻나? 진퇴양난 아니야? 그들이 직접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뿐이지 우리에게 이를 드러낸 것은 사실이지 않나!”
“그렇지요.”
“그 말은 기회가 되어서 직접적으로 손쓰려고 한다면 싸움은 언제든 가능하다는 거 아닌가!”
“맞습니다.”
“그러면 의미가 없잖아!”
신동성은 발끈했다.
오랜 싸움이 그의 인내심을 점점 바닥내고 있었다.
“대룡! 노형진! 그놈들 때문에 이 싸움이 계속되고 있어! 원래대로라면 신동우도 신동하도 벌써 죽었어야 하는 놈들이야! 그런데 아직도 버티고 싸우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내가 너를 하소연이나 하자고 부른 것 같아!”
신동성은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내게 필요한 건 해결책이다! 해결책! 대룡이 망하게 하든가, 하다못해 그놈들이 우리 일을 방해하지 못하게 할 해결책!”
하츠코가 눈을 빛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 방법을 찾지 않고 있는 거지?”
“이미 찾았으니까요?”
“이미 찾아?”
“그렇습니다, 사장님.”
하츠코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자신이 누구보다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신동성을 보필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
‘노형진.’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계획을 틀어 버리는 존재는 상당히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 변호사.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본을 어둠 속에서 쥐고 흔드는 큰손이 되어 있었다.
‘이건 노형진과 나의 진검 승부다.’
하츠코는 속으로 생각했다.
자신의 계획을 모조리 깨 버리는 노형진.
그리고 그녀 역시 그런 노형진을 그냥 두고 앞으로 갈 수는 없다.
“경제인들의 천적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뭔 소리야, 갑자기?”
“경제인들의 천적은 정치인들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정치계에는 장학생들이 많지요.”
“장학생들?”
“그렇습니다. 대일본 제국에서 한국에 들인 공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은 주요 직책에 앉아 있습니다. 그들을 동원하는 겁니다.”
“하지만…….”
“물론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대룡과 싸우는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요.”
“으음…….”
신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일본의 장학생들.
한국에서 자리 잡고 목소리를 높이는 자들.
적당한 대가만 준다면 그들은 대룡을 잘근잘근 씹어 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대룡이 쓰러지는 게 아닙니다. 우리에게 신경 쓰지 못하도록 하는 거지요.”
“그게 장학생들이다?”
“장학생이라는 게 공부 잘해서 돈 많이 벌라고 지원해 주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차가운 미소를 짓는 하츠코.
“씨앗을 뿌렸으니 이제 추수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