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549)
“오키나와 경제가 개판 되겠는데?”
일본 정부에서 오키나와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들어갔다.
갑자기 완전무장한 반군이 나타났는데 그걸 밀어준 게 오키나와 사람들로 의심되니까.
“그리고 그런 경우 군은, 아니 자위대군. 하여간 자위대는 자국 군대가 아니라 점령군 노릇을 하기 시작하지.”
노형진은 길을 순찰하는 자위대 사관들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했다.
“그렇잖아도 본토에서 철저하게 무시해 왔는데 이제는 급기야 마치 배신자처럼 대우하기 시작하면 당연히 오키나와의 사람들은 슬슬 열 받을 수밖에 없어.”
갑작스러운 반군의 등장에 그나마 상권을 유지시켜 주던 미군의 외출이 통제되기 시작하자 오키나와에는 심각한 경제 문제가 생겼다.
기본적으로 오키나와라는 곳의 경제 자체가 한국인 관광객과 주일 미군을 상대로 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곳들이 많다.
일본 땅이지만 정작 일본의 영향력은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일본 자위대의 자위관들이 순찰을 돌면서 분위기를 망치고 주요 인사들을 뒷조사하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살벌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군과 점령군은 느낌이 전혀 다르니까.”
이제는 점령군처럼 이야기하는 자위관들에게 오키나와의 주민들은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혁명이나 반역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뭐, 대충 여기 상황은 알겠는데 말이지.”
오광훈은 바로 앞에 있는 파르페를 작살내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고작 이런 분위기를 만들자고 시작한 거야?”
“아니. 그럴 리가 있나?”
노형진은 씩 웃었다.
“이제 자위대를 날려 버려야지.”
“자위대를 날려?”
“그래, 후후후. 과연 자위대 자위관들의 충성심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지 않아?”
노형진은 씩 웃었다.
당신의 충성심은 얼마?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모든 신경이 오키나와로 몰려 있던 그 시기.
문제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긴급 보고라며 달려온 부하가 쏟아 낸 말에, 의자에 앉아 있던 다카시로 육장은 뒤로 넘어갈 뻔했다.
“뭐라고? 후쿠시마에서 대량의 무기가 발견되었다고?”
“그렇습니다.”
다카시로 육장에게 보고하는 삼등육좌는 다급하게 보고서를 넘기며 읽었다.
“후쿠시마의 은밀한 곳에서 소총 100정, 탄약 1만 발. RPG-7 두 개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수류탄 역시 같이 발견되었습니다.”
“어떻게 후쿠시마에……. 아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
후쿠시마 사태 이후에 그곳에 접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나 바다 쪽은 더하다. 어마어마한 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내고 있으니까.
“그게 어떻게 발견된 건가?”
“민가에 감춰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 정도 양이면 대략 1개 소대 이상을 무장시킬 수 있다. 그 가격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그런데 그게 거기서 발견되다니.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거기서 도쿄와 천황궁으로의 진격 계획서가 발견되었습니다.”
계획서에 따르면 1만 명의 병력이 세 개의 노선으로 나뉘어 일반 대중으로 위장, 도쿄로 이동한 후 도쿄를 접수하고 정치인들을 구금함과 동시에 천황궁을 점거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또한 각 지역에 있는 동조자들이 동시에 각 지역의 도청이나 시청 등을 점령하는 작전이 잡혀 있었다.
물론 작전일 뿐이지만 이게 심각한 것이, 작전을 짠다는 것은 그걸 운영할 병력이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 작전대로라면 지금 전국에 숨어 있는 류큐독립여단은 그 숫자가 최소 3만 명이라는 건데, 아무리 일본이 자국 보호를 위해 병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3만 명은 절대 작은 숫자가 아니다.
더군다나 이건 해외에서의 침탈도 아니고 자국 내 반군이기에 평화헌법을 고치는 데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당장 회의를 해야겠어.”
다카시로 육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계획에 따르면 계획 시작일이 그다지 머지않았어. 그러니 당장 전군을 동원해서 후쿠시마를 뒤져. 분명 어딘가에 무기를 감추고 있을 거다.”
“알겠습니다, 다카시로 육장님.”
“그리고 오키나와에 대한 감시도 더욱 철저하게 하고.”
다카시로 육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급하게 발을 놀렸다. 마음이 너무나 급했다.
* * *
“아예 한 10만쯤 하지 그랬냐?”
“그럴 걸 그랬나?”
노형진은 확 변해 버린 일본 자위대의 분위기를 보고는 아쉽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 10만쯤 했으면 아주 난리가 났을 텐데.”
“아무리 그래도 10만은 무리지. 한 3만 정도면 모를까.”
노형진은 무기와 함께 도쿄 침공 계획서를 두고 나왔다.
그 무기는 노형진이 남상진에게 구입한 유일한 진짜였다.
그걸로 사람을 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그대로 일본 자위대에 상납한 것이다.
“그런데 진짜 속을까?”
“무시는 못 할 거야.”
그냥 서류만 발견되었다면 의심만 할 뿐이겠지만 실제로 그 안에서 무기가 발견되었다.
무기가 있다는 것은 그 계획서가 믿을 만하다는 거고, 당연히 일본 자위대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방어를 하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진짜 속임수지.”
노형진이 쓸데없이 돈을 들여 그들에게 무기까지 상납하면서 작전을 짠 게 아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자위대는 어쩔 수 없이 병력을 후쿠시마에 투입해야 해.”
방사능에 오염된 후쿠시마 지역. 그곳에 들어가는 것은 극소수의 재건 작업자들뿐이다.
대부분의 자위대 병력은 그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들어가는 입구에서 통제할 뿐이다.
“지금까지 외부에서 꿀 빨던 자위관들에게는 날벼락이 떨어진 거지.”
“그러니까 이게 최종 목적이었던 거야?”
후쿠시마 지역으로의 자위대 투입. 그게 노형진이 노리던 일이었다.
“자위대는 사실상 군대라고 하기보다는 직장인 개념이니까.”
실제로 자위대에 오는 사람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아니면 그냥 먹고살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 그렇다 보니 병보다 간부가 더 많은 구조의 부대가 되어 버린 것이 바로 자위대다.
“그렇잖아도 자위대는 그다지 지원자가 많지 않아서 인력 보충에 힘들어하고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유지되는 것은 공무원이라는 특성상 어지간하면 잘릴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투에 들어가고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물론 명령이니까 들어가는 사람도 있기는 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될 테고 말이야.”
노형진은 씩 웃었다.
* * *
자위대에서는 대대적으로 병력을 투입해서 후쿠시마 전역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물론 수색을 한다고 해서 없는 무기들이 나올 리 없다.
하지만 군대라는 조직은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수색했더니 없다.’가 아니라 ‘우리가 수색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또다시 수색하고 또 수색하고 또 수색한다.
그리고 그사이에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일본에 공포를 드리우고 있었다.
“이거 뭡니까? 일본 자위대는 화생방 방호복을 입고 수색하는데 우리는 이게 뭐냐고요!”
일부에서 시작된 불만.
자위대도 군대인 만큼 화생방 방호복이 있으니 그걸 입고 지역을 수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되었다.
“안전하다면서요!”
안전하니 후쿠시마로 돌아가라고, 그리고 생업에 종사하라고 한 일본이었다.
그런데 정작 군인들에게는 화생방 방호복을 풀로 입히고 방독면까지 쓰게 하고, 작업자와 거기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후쿠시마는 안전합니다!”
“그러면 이 자위대원들은 뭡니까!”
사진과 동영상을 흔드는 사람들.
자위대의 장교는 미칠 것 같았다.
‘나보고 어쩌란 거야?’
그냥 들여보내자니 그 안의 방사능이 심한 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니 방호복을 입히지 않을 수는 없다.
“그냥 만일에 대비해서입니다.”
“만일? 그 만일이 방사능입니까? 그러면 거기서 사는 사람들과 근무자들은 무슨 잘못입니까?”
“아닙니다. 혹시 모를 반군의 공세에 대비해서…….”
“둔중하고 무겁기 그지없는 방호복을 입고 반군의 공세를 대비한다고요?”
군용 방호복은 무겁고 움직이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다.
당연히 전투에 들어가면 제대로 싸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문제는, 무겁기는 하지만 정작 총알에 대한 방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데 방사능 방호복을 입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장교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