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653)
“효진아!”
문을 박차고 들어오려는 남자.
그리고 그를 막는 사람들.
“검사님! 진정하세요! 검사님! 검사님!”
“으아! 효진아! 내 딸! 내 딸 효진아!”
자지러지는 남자의 비명. 그를 붙잡는 사람들의 눈에서도 피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진술하는 오광훈의 눈에서는 분노가 이글거렸다.
“일단…… 이건 누가 봐도 도발이기는 한데…… 후우.”
진술을 받던 검사는 긴 한숨을 쉬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일단 오 검사님은 문제없는 것 같네요.”
“설마 내가 이랬을 거라 생각하나?”
“그럴 리가요. 아무리 사이가 좋지 않아도 검사님 아닙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씁쓸하게 웃는, 취조하던 검사.
“그나저나…… 난리군요. 다른 사람도 아닌 부지검장 따님이…….”
검사를 건드리는 건 자기를 죽여 달라고 하는 짓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부지검장의 딸의 머리를 잘라서 보냈다.
이건 대놓고 검찰을 도발한 거다.
“그나저나 모르셨습니까?”
“모를 수밖에 없지. 한겨울 아닌가?”
한겨울에 비닐에 꽁꽁 싸서 보낸 택배다.
시신은 거의 썩지 않았고, 피도 거의 없었다.
“후우, 이거 난리가 나겠네요. 그렇지요?”
“그럴 거야. 일단은 누구인지 상대를 알아야…….”
단순히 죽이는 것도 아니고, 목을 잘라 보내는 잔혹함.
“그나저나 택배는 추적이 되잖아. 아직 추적 못 한 거야?”
“이미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송장이 가짜예요. 아무래도 몰래 짐에 섞은 것 같습니다.”
“짐에 섞었다고?”
“네. 보통 택배는 혼자서 배달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보통은 바쁘게 내려서 움직인다.
딱히 택배에 시건장치를 달거나 하지도 않는다.
초 단위로 배달해야 하는데 그걸 잠갔다 열었다 할 수는 없으니까.
“그 사이에 슬쩍 집어넣으면 아무도 모르죠. 그나마 다행인 건, 이 지역을 담당하는 택배 기사가 그리 많이 이동하진 않는다는 건데…….”
긴 한숨을 내쉬는 검사.
“그 동선을 모조리 따야 할 것 같습니다.”
“돌겠군.”
“돌겠죠. 하지만 검사를 건드렸으니 이건 그냥은 못 넘어갑니다.”
“그래, 나라가 쪼개진다고 해도 그냥은 못 넘어가지.”
“으윽!”
그 순간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니 ‘쿵’ 소리가 났다.
부지검장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쓰러진 것이다.
“부지검장님!”
“구급차 불러! 어서!”
난리 법석이 나는 다른 검사들.
오광훈은 씁쓸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한 명이 이쪽으로 오는 게 보였다.
“김 과장, 어쩐 일이야?”
그는 오광훈 아래에서 일하는 김 과장이었다.
얼굴이 핼쑥한 걸 보니 아직도 잘린 머리를 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
“저기…….”
“혹시나 엮일까 봐 그래? 김 과장이 관련 없다는 건 세상이 다 아니까 걱정하지 마.”
오광훈은 그래도 검사라고 그를 진정시켰다.
그러나 김 과장이 한 이야기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방금 다른 검찰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른 검찰청?”
“네.”
“아니, 왜?”
물론 충격적인 사건이기는 하지만 다른 검찰청에서 연락이 올 시점은 아니다.
그 범인을 잡기 위해 전 검찰력이 총동원될 건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다.
“뭐, 지원 검사라도 파견하려고 한대? 우리가 다 처리할 수 있다고 해. 우리 식구 건드린 놈은 우리가 해결해야지!”
취조했던 검사가 발끈하며 말했다.
자기네 사람을 건드린 범인을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게 아니라…….”
“그러면?”
“방금 몇 개의 택배가 더 왔답니다.”
“택배……라고?”
그 택배가 일반 택배일 가능성은 없다.
하루에도 몇백 개씩 택배가 날아오는 게 검찰청 아닌가?
“설마…….”
“머리가…… 들어 있답니다.”
그 순간 모두의 심장이 ‘쿵!’ 하고 무너져 내렸다.
* * *
검사 가족들 피살 사건.
그렇게 이름 지어진 사건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다.
검사 가족이 아니라 검사 가족들 피살 사건이라고 불린 것은 피해자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그 숫자가 무려 다섯 명이다.
피해 검사도 다섯 명. 피살자도 다섯 명.
누군지 모르지만 범인은 택배로 머리와 신분증만 보냈다. 빨리 찾으라는 듯이 말이다.
“끄응…….”
오광훈은 의자에 기대어 널브러져 있었다.
그 앞에 앉아 있던 노형진은 혀를 끌끌 찼다.
“그래서 이 난리가 난 거군.”
“누군지 모르지만 아주 검찰을 벌집 쑤시듯이 쑤셔 놨다. 다른 사건은 모조리 뒤로 밀렸어.”
동원된 검사만 백여든 명.
오로지 이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검찰청은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런 검찰청을 농락이라도 하듯이 또다시 머리를 보냈다.
택배가 감시가 심해져서 그런지, 이번에는 머리를 택배로 보내지는 않았다.
“강원지방경찰청 청장의 아내 머리를 공원 벤치에 올려놨다라…….”
“부산지방법원 법원장 아들 머리는 하수도에서 발견되었고. 주변에 피 칠갑을 해 놔서 못 찾을 수가 없었다더라.”
“미쳤군.”
대한민국의 사법부를 모조리 건드려 놨다.
“지금 검사들이고 경찰들이고 눈깔 돌아갔다. 법원에서도 난리가 났고.”
“희생자만 벌써 마흔 명이라고?”
“그래. 그런데 범인들의 꼬투리도 잡지 못하고 있어.”
동원 인원만 벌써 8천 명이 넘는다.
그런데 흔적도 없다.
“계획범죄에 집단 범죄로군.”
개인이 이 정도의 범죄를 저지를 수는 없다.
이건 분명히 집단이 저지른 범죄다, 그것도 숫자가 적지 않은.
“제주 쪽은 더 문제야.”
“왜?”
“경호원까지 있었거든.”
제주지방검찰청의 청장은 사건이 터진 후에 사법부 가족을 노린다는 걸 알고 자신의 가족에게 사재를 털어서 경호원을 붙였다.
“그런데 손녀가 당했다. 경호원은 실종되고.”
“손녀라고 하면…….”
“그래, 똑같아. 머리가 해변에서 발견되었어.”
“큭.”
잔학무도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고 노형진은 멘붕이 올 수밖에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원래 이런 일은 없었는데.’
노형진이 몰랐다? 그건 불가능하다.
사법 관련자의 가족 사망자만 마흔 명이고, 언론에서는 하루 종일 이 이야기뿐이다.
심지어 미국에서조차도 난리가 났다.
다른 곳도 아닌, 치안이 안정된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당장 치안이 개판이라는 브라질이나 멕시코에 가도 이 정도 일은 흔하지 않은데 한국에서 일이 터졌으니까.
‘결국 내가 회귀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건데. 어째서?’
그는 범죄 조직을 키우기 위해 뭘 한 적이 없다.
도리어 한만우의 조직이 나름 규칙을 잡으면서 자잘한 범죄 조직들이 싹 쓸려 가고 한만우가 적절히 어둠의 세계의 균형을 잡고 있었다.
“처음에는 각 검사에게 체포당한 놈들이 아닐까 했지만, 한두 명도 아니고 그놈들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움직인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
“결국 폭력 조직이라는 건데, 진짜 말도 안 되는군.”
검사와 경찰은 폭력 조직에게는 천적이다.
뭐라도 하려고 한다면 그들의 눈을 피해야 하는데 도리어 가족들을 죽이면서 도발한다?
“이해가 가지 않는데.”
“나도 그래. 그래서 널 부른 거고.”
“나보고 도와 달라고? 야, 이거 검찰에서 죽이려고 이를 박박 간다면서? 그런데 나보고 도와 달라고 하면 위에서 싫어하지 않겠냐?”
의자에 기대어 눕다시피 해 있던 오광훈이 몸을 세웠다.
“도와 달라는 말을 꺼낸 거 윗선이야.”
“뭐? 왜?”
“왜일 것 같냐? 지금 누가 위험하다고 생각해?”
“아…….”
다른 사람의 일이었다면 절대 검찰에서 노형진에게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도움을 받으려고 해도 검찰의 명예에 먹칠한다고 게거품을 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 가족들의 목이 걸렸다 이거지.”
“무슨 뜻인지 알겠네.”
아무리 자존심이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중요한 것은 가족의 목숨이다.
“위에서 ‘비공식적으로’ 도와 달라고 한 거다. 그래서 내가 널 부른 거고.”
공식적으로 부르면 창피지만, 비공식적으로 오광훈이 부르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단 오광훈이 노형진과 친한 건 사실이니까.
“무슨 뜻인지는 알겠다.”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도와줄 수 있냐?”
“도와야지.”
이건 사이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가 한국의 사법 시스템을 붕괴시키기로 작정한 것이다.
“프로파일러들은 뭐래?”
이 정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뭐든 동원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그 1순위는 프로파일러다.
새론에도 프로파일러가 있지만 경찰과 검찰 내부에 프로파일러가 있으니 그들을 쓰는 게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김소라도 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였다가 노형진이 스카우트한 거니까.
“그쪽에서는 범죄 조직에서 우리를 길들이려고 하는 거라고 판단하고 있어.”
“틀린 판단은 아니네. 아니, 그것밖에 이유가 없겠어.”
사법 시스템 전반에 대해 무차별적인 살인?
보복이라고 볼 수는 없다. 보복이라면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
“의심스러운 놈은?”
“그게 문제야. 너무 많아. 한국의 범죄자 새끼들은 다 의심스러워하는 게 검찰이잖아.”
“그건 그렇다.”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사법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것이야말로 모든 범죄자들의 꿈 아닌가?
“솔직히 말하면…… 있잖아.”
노형진도 그것까지는 안다. 당연한 일이니까.
하지만 노형진은 다른 프로파일러들과 비슷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다.
노형진이 본론을 꺼내지 않고 말을 질질 끌자 오광훈이 미심쩍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뭐가 있어?”
“이건 그냥 느낌인데 그놈들, 한국 놈들이 아닐 것 같아.”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한국 놈들이라면 일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는다는 거지.”
한국에도 조폭이 있었고 그들이 검찰과 경찰을 노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와해되고 무너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검찰이나 경찰의 가족을 건드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추적해 죽여 버렸으니까.
“한국의 조폭들은 그 정도로 간땡이가 붓지는 않았어.”
“조폭들이 그런 걸 신경 쓰겠니?”
“내가 말하는 게 그거야. 너도 조폭이었으니 알 거 아냐.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면서 판을 키워서 수익을 얻을 만한 부분이 한국의 조폭들에게 있어?”
“어?”
“이건 한국 전부를 적으로 돌리는 행동이야. 한국의 조폭들이 이런 행동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있느냐고.”
“어…… 음…… 없지.”
없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주를 아득하게 넘어간 이상, 결국 남는 건 조폭뿐이다.
그러나 한국에 남아 있는 조폭은 그다지 많지 않고 그들은 각각의 계파에 속해 있다.
“사실 한국에서 전국구 중에 제대로 된 조폭이 있기는 하냐?”
한만우를 비롯해서 그래도 전국구급이라고 할 수 있는 조폭들은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붙는다.
‘양성화에 성공한’이라는.
양성화에 실패하면 쓸려 나가고, 성공하면 기업이 되는 거다.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그나마 전국구급이라고 할 수 있는 곳 중에서 이렇게 한국의 사법 시스템에 대놓고 도전할 수 있는 곳은 없어. 그렇지?”
“으음…… 그렇기는 하네.”
오광훈은 노형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말이야, 희생자가 마흔 명이나 나올 때까지도 그들이 나타나지 않은 건 그들의 목표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게 무슨 소리야?”
오광훈은 이제 자세를 바로 잡았다.
전혀 엉뚱한 곳을 뒤지고 있다면 방향을 돌려야 한다.
“이건 사실상 테러야. 아니, 사실상이 아니라 테러 맞지.”
“그렇지.”
“그래서 프로파일러들도 폭력 조직이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테러에 관한 프로파일로 보자면 이건 맞지 않는 게 있어.”
“맞지 않는다고?”
“그래. 테러의 핵심은 공포야.”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주고 저항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게 테러의 기본 프로파일적 감정이다.
“그건 프로파일러들이 이야기했다니까.”
“그래, 하지만 그랬기에 이건 이상한 거야. 공포의 대상이 없잖아.”
“뭐?”
“테러를 벌인 자는 대부분의 경우 내가 그 테러를 했다고 밝히려고 하는 성향이 있어.”
그래야 상대방이 자신들을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테러라는 말을 들으면 이슬람을 생각해. 물론 이슬람이 현대적 종교는 아니야. 하지만 모든 이슬람이 테러범인 것도 아니지. 그게 테러범들이 노리는 거야.”
이슬람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이슬람을 배척하는 것.
그게 테러범들이 원하는 거다.
사회적으로 배척된 이슬람 신자들은 자연스럽게 고립되고, 그들을 이슬람 극단 세력으로 키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유럽에서 벌어지는 이슬람 테러는 외부에서 들어온 테러리스트보다는 내부에서 발생한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소행인 경우가 대부분이지.”
“그런데?”
“내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그거야.”
이건 단순 살인이나 보복이 아니다.
이건 테러다.
그런데 정작 그 테러를 하는 놈들이 자신을 감추고 있다.
기존의 테러 분석에 따르면 그들 스스로 자신을 드러냈어야 한다.
“어…… 프로파일러들이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던데.”
“한국은 테러 안전국이니까.”
당연히 한국의 프로파일러들은 테러리스트의 프로파일보다는 살인자나 기타 범죄자에 대한 프로파일에 집중하게 된다.
“테러와 살인은 똑같이 인명 살상이라는 결과가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그 시작점은 달라. 한국의 프로파일러는 테러에 관한 프로파일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으니 실수할 수도 있지.”
“으음…….”
노형진의 말에 오광훈은 눈을 찡그렸다.
확실히 그런 부분은 생각해 보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말한 거야, 한국 놈들이 아닐 거라고?”
“음…….”
노형진은 잠깐 고민했다.
이건 그가 판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
‘당장 외부에서 누구라도 데리고 와야겠군.’
그러지 않으면 이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기 힘들다.
“응. 외부 세력이라고 생각해.”
“외부 세력?”
“그래. 한국은 돈이 되는 나라지. 전에도 말한 적이 있을 거야.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어둠의 세계가 좀 작은 편이야. 그렇다 보니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 놈들이 많지. 당연히 그들은 좋지 못한 놈들이고.”
“으음…….”
“그런 놈들이 하는 짓거리가 아닐까 생각해.”
“증거는?”
“당장 무차별적으로 살인을 자행하면서도 자신을 감추고 있는 것이 증거야.”
테러라면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공포를 전염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놈들은 그리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에 한국 정부는 폭력 조직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르고 있지.”
전처럼 주폭이라고 해서 적당히 술이 깨면 보내 주는 게 아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고문만 빼고 다 하고 있다.
당장 체포 영장은 평소의 다섯 배, 구속영장은 평소의 세 배로 늘어났다.
구치소가 넘쳐서 사람들이 쭈그려서 자야 할 정도였고, 심지어 수갑을 채워서 복도에 둬야 할 정도로 범죄자들이 넘쳐 났다.
“설마?”
“그 설마가 맞아. 당분간은 경찰과 검찰에서 범죄자들 그리고 폭력 조직은 싹 쓸어버리겠지.”
특히 폭력 조직은 말 그대로 박멸 수준으로 털려 나가고 있다.
“설마…….”
내부 정화 작업.
노형진이 생각하기는 그랬다.
그리고 내부 정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건 한 가지를 의미한다.
“외부에서 ‘그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끄응…….”
눈을 확 찡그리는 오광훈.
이건 생각도 못 한 방향이니까.
“확실하냐?”
“아니.”
“아니라고?”
“그래. 내가 진짜 프로파일러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아냐? 그냥 예상이 그렇다는 거지.”
“닝기미. 그러면 나보고 어쩌라고?”
보고해서 혼선을 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당장 사법 시스템에 속한 사람은 눈깔이 돌아가 있는데 거기에 말장난 하나 했다가는 스타고 나발이고 무조건 모가지가 날아간다.
띠리리, 그 순간 울리는 오광훈의 핸드폰.
오광훈은 번개같이 그걸 받아서 문자를 확인했다.
그리고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닝기미.”
“왜?”
“또 시체다. 울산에 하나 청도에 하나. 울산은 경찰 가족이고 청도는 검사 가족이란다.”
“미쳤군.”
전 국토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살인.
“이거 확실하게 답해 줄 만한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노형진은 살짝 눈을 찡그렸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한 명 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