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655)
“참 좋은 거 배웠네, 썅놈의 새끼들.”
회의가 끝난 후에 오광훈은 노형진에게 툴툴거렸다.
중국이라는 건 생각도 못 했다.
“군대라는 조직도 결국은 외부에서 배워 오잖아. 교도소가 왜 학교인데?”
“하긴, 자기들끼리 이것저것 배우지.”
그렇게 말하며 오광훈은 혀를 끌끌 찼다.
범죄자들끼리 잘 배우는 거야 어디 하루 이틀 문제겠는가?
“아마도 한국 내의 자기네 폭력 조직이 망가지기 시작하니까 방법을 바꾼 것 같아. 조용히 세력을 키우는 건 글렀으니까.”
노형진 덕분에 조용히 키운 세력 대부분이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대놓고 온다?”
“그럴 수밖에 없어.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중국의 공산당은 중국의 폭력 조직에 우호적이지 않아.”
그들에게 폭력 조직은 처단의 대상일 뿐이며, 아무리 좋게 말해도 싱싱한 장기 공급처일 뿐이다.
“특히 요즘은 중국이 더 난리니까.”
현 총리의 독재 시스템을 굳히기 위해 외부에 알릴 실적이 필요했고 그중 하나가 바로 범죄다.
중국의 범죄율은 높은 걸로 소문났고, 그걸 줄이는 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당장 한국이 범죄와의 전쟁을 왜 했는데?”
결국 지지율이 문제였고 그걸 얻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면 중국 갱단이 무차별적으로 온다는 거야?”
“한국은 바로 옆이야. 들어오는 게 어렵지는 않지.”
“음…….”
오광훈은 신음을 냈다.
노형진의 말대로라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네가 말한 계획이 가능성이 있을까?”
“이건 테러라고 했잖아. 그들이 원하는 게 있으니 당연히 그들의 존재도 곧 드러날 거야.”
노형진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그들을 막는 건 다른 이야기겠지만.”
그게 쉽지 않을 거라는 걸 노형진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위기는 때로는 기회다
중국인들이 범인이라고 의심한 검찰.
하지만 의심만으로는 안 된다.
일단 수사 방향이 잘못되면 피해가 어마어마해질 테니까.
하지만 노형진은 그걸 확인할 방법을 알려 줬다.
방법은 간단했다.
한국 내 폭력 조직에 대한 수사를 멈출 것.
테러는 자신들을 공개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그들이 아직까지도 자신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달리 노리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노형진은 그게 바로 한국 내 범죄 집단의 청소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한국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청소해야 하니 검찰의 힘을 빌려서 한다고 말이다.
그 조언을 듣고 검찰은 한국의 갱단을 일단 놔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예상대로의 움직임이 나왔다.
“중화영웅이라…….”
범죄단체인데 이름은 참 그럴듯하게 지었다. 영웅이라니.
“저쪽에서 먼저 움직일 거라는 건 어떻게 안 거야?”
“당연하지. 공포를 품을 대상이 특정되어야 피할 수도 있으니까.”
저쪽은 자신들을 중화영웅이라고 발표하고, 자신들이 한국에서 하는 일을 방해하면 한국의 사법 시스템과 전쟁을 치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저쪽에서는 두려울 게 없지. 한국에서는 아무리 사람을 죽여 봐야 30년 형이야. 중국처럼 사형도 없고, 감옥도 먹고살기 참 좋게 되어 있지.”
노형진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그러니 저들이 무섭지 않을 수밖에.”
“씨발.”
오광훈은 이를 빠드득 갈았다.
실제로 그게 틀린 말은 아니니까.
중국계 범죄자들의 범죄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건 사실이다.
“더군다나 이렇게 중국계라고 하면 일단 일선 경찰들부터 꼼짝 못하게 되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다고 하지.”
살인이나 기타 사건이야 수사한다고 해도, 다른 간단한 사건 같은 건 어떨까?
“가령 중국인들이 한국인들 가게에서 보호세를 갈취한다고 하면 지역 경찰들은 어떻게 할까?”
“아…….”
자기가 죽기 싫어서라도 모른 척하게 될 것이다.
중화영웅이라는 놈들은 무차별적으로 사법 시스템 종사자들의 가족을 죽이고 있으니까.
“그렇잖아도 부패해서 지역 폭력 조직과 손잡고 있는 한국 경찰이야. 자기나 자기 가족 목숨까지 걸렸다고 생각하면 지역의 중국계 범죄 조직은 절대 건드리지 못할걸.”
“하지만 다 그러지는 않을 거 아냐?”
“다 그러지는 않겠지. 하지만 ‘대부분’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잖아?”
일부가 양심을 걸고 싸울 수야 있다.
그리고 중국 놈들은 그 가족들을 죽일 수 있다.
그러면?
“주변에서는 입을 닥치겠지.”
“으음…….”
“그리고 이건 생각보다 저쪽이 머리가 더 좋은 거야.”
“왜?”
“중화영웅이라는 이름을 무차별적으로 뿌렸단 말이지.”
보통 갱단이나 테러범은 자기들을 특정하려고 한다.
그게 자기 자존심을 지키는 거니까.
“하지만 이놈들은 그게 아니야. 무차별적으로 이걸 뿌렸어,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그래서?”
“사칭을 인정하겠다는 거지.”
“음?”
“숫자가 많아 보일 거야.”
온갖 중국인들이 중화영웅 소속이라고 주장할 테고, 그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일단 중화영웅 소속이라는 말만으로도 지역의 사법 시스템이 멈출 테니까.
“더군다나 누군가가 보복한다고 해도 추적하기 힘들지.”
가령 누군가가 중국인 범죄자를 잡았다.
그놈이 출소한 후에 보복으로 그 경찰이나 그 경찰의 가족을 죽인다면?
“이게 범죄로 인한 보복 범죄인지 아니면 중화영웅 측의 테러인지, 이쪽은 알 수가 없어.”
“설마……?”
“맞아. 일선 경찰들은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거야.”
일단 중국인 범죄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겁먹은 경찰들이 사직하거나 이직하거나 그들과 손잡을 거다.
“저쪽에서 제대로 작심한 것 같은데.”
노형진은 혀를 끌끌 찼다.
“아마 오래는 걸리지 않을 것 같다.”
노형진의 우려 섞인 말에 오광훈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 * *
노형진의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여경들이 죄다 내근직으로 돌려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경찰청과 검찰들이 모여서 하는 회의의 분위기는 심각하다 못해서 무거웠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평택 쪽에서 순찰을 돌던 여경 팀이 납치되어 집단 강간 및 살해되었습니다. 순천 쪽에서도 실종된 여경만 다섯 명입니다. 겁을 먹은 여경들이 죄다 내근직으로 돌려 달라고 빌다시피 하는 수준입니다. 몇몇은 그냥 사표를 냈습니다.”
한국은 여경을 뽑을 때 특혜를 주면서 뽑는다.
그렇다 보니 제대로 된 전투력을 가진 여경은 흔하지 않았고, 다급한 지원 요청에 다른 순찰차가 갔을 때 차는 부서져 있었고 여경들은 납치된 후였다.
국과수는 족히 스무 명 이상의 남자가 몰려들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게 자기들 짓이라고 중화영웅 쪽에서 발표했습니다.”
“망할 놈들.”
“일단 남성들을 다 외근으로…….”
쾅!
듣고 있던 경찰청장은 결국 발끈해서 탁자를 내리쳤다.
“이 새끼들아! 지금 장난해? 뭐, 여자는 죄다 내근으로 돌리면? 순찰은? 어?”
“그게…….”
“이 새끼들아! 지금 대림동에서 이번 주에만 여섯 명 죽었어! 여섯 명! 그중 두 명이 총 맞아서 죽었어!”
“…….”
“남자고 여자고, 경찰에 그런 게 어디에 있어!”
“하지만 청장님, 제대로 싸워 보기라도 하려면 남자를 돌려야…….”
“미친 새끼들아! 남자는 뭐 대가리에 총알을 맞아도 멀쩡하냐? 남자 대가리는 티타늄 합금이야? 너희들도 대가리에 총알부터 박아 줄까?”
경찰청장은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해결책을 가지고 오라는데 죄다 몸만 사리고 있으니까.
“하다못해 경찰에 총이라도 지급해야 할 거 아냐!”
“그랬다가 총격전이 벌어지면 우리가 욕먹습니다.”
“아오, 이 새끼들이 증말.”
결국 경찰청장은 눈이 돌아갔다.
“너희들 죄다 대림동 순찰로 돌려 버릴 거야! 무슨 소리인지 알아!”
“처, 청장님!”
“생때같은 후배 부하들이 범죄자들한테 죽어 나가고 있는데 고작 한다는 소리가 내근으로 돌리자고? 씨발, 그러면 지역 주민들이 중국 애들한테 당하는 건 어쩔 건데? 대림동에 지난주 살인이랑 강간, 강도 사건이 400%가 늘었어, 이 씨발 새끼들아!”
“…….”
“그런데 고작 한다는 소리가 ‘순찰을 늘리겠습니다.’에, 순찰자가 위험해지니까 ‘내근시키겠습니다’? 왜? 아예 상근이나 공익을 순찰 돌리지 그러냐?”
“…….”
“이 씨발 새끼들이, 편하게 줄서서 승진해서 눈에 뵈는 게 없지?”
경찰청장이 발끈해서 지랄 지랄하자 다들 말도 못 했다. 그 말이 맞으니까.
한국의 경찰은 이런 집단적 공격에 대응 시스템이 전혀 없었다.
다급하게 어찌해 보려고 하지만 해 본 적이 없는 일에 대응하는 법은 몰랐다.
“그만하시지요, 청장님.”
“하지만 총장님, 이게 지금 그만할 일입니까? 지금 당장 군이라도 동원해야 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검찰총장도 한숨을 쉬었다.
범죄 조직이 미쳐 날뛰는데 감도 못 잡고 있다.
숫자가 얼마인지, 무력은 얼마나 되는지, 무장은 어떤지도 모른다.
“지금 총기가 발포된 곳이 몇 곳이지요?”
“서울에 대림과 영등포 두 곳이고, 전국적으로는 여덟 곳입니다.”
총장에게 조심스럽게 말하는 검사.
검찰총장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결국 그들이 무장했다는 건 확실한 거군요.”
“맞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애초에 만구파 사건에서 보다시피 한국에서 총을 유통하려고 하면 못 할 건 없었습니다.”
만구파 사건 때 소총에서부터 지대공미사일까지 나왔다.
그날 이후로 한국은 총기 안전국이라는 말을, 사람들은 더 이상 믿지 않았다.
“프로파일러들의 분석에 따르면 총기 사용은 고의적 행동이라고 보입니다.”
“어째서요?”
“저쪽이 무장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이쪽도 무장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지금 경찰이고 검찰이고 죄다 겁먹은 상황이다.
총기 자유국인 미국조차도 총기를 쓰는 경찰이 과잉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총이라는 건 먼저 쏘는 놈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만일 사고가 나서 민간인을 쏘면 우리 검찰과 경찰이 불리해집니다.”
전이라면 당연히 금지하겠지만 저쪽에서 무장한 걸 뻔하게 아는데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다가 중국인 민간인이라도 쏘는 날에는…….”
“중국과의 분쟁이 터지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한 검찰총장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은 극도로 이기적인 나라다.
자기 나라 범죄자가 무장하고 경찰과 검찰을 습격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국인이 총에 맞아서 죽는 건 문제가 된다.
“현 상황에서 중국이 우리 쪽을 이해해 주지도 않을 것 같고요.”
“그러면 어쩌란 말입니까! 우리는 뭐, 총 맞고 뒈져요?”
경찰청장은 발끈했다.
“그럴 수도 없고.”
차라리 완전무장 했으면 군을 동원해서 쓸어버리면 되는데, 반군이나 테러범도 아니고 그냥 범죄단체다.
그러니 군을 동원할 수는 없다.
“각하께서는 뭐라고 하십니까?”
“각하께서는 가능하면 중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하십니다.”
좌중은 긴 한숨을 쉬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우리보고 그냥 죽으라는 겁니까?”
“…….”
“그렇잖아도 무식한 게 중국 놈들입니다. 그런데 그 새끼들이 이제 총까지 쏴 대고 있는데 정중하게 대하라고요? 그걸 지금 말이라고…….”
“어허! 이 사람이 못 하는 말이 없어!”
“아니,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총 맞고 길바닥에서 죽는 건 우리 애들이잖아요! 그런데 국가 분쟁을 감안해서 대응하라고 하면…….”
“그랬다가 중국에서 반한 시위라도 터지면 어쩌려고 합니까!”
만일 한국에서 범죄자와의 총격전 중에 중국인이 죽으면?
그동안의 중국의 행동을 봐서는 한국인 경찰이 무고한 중국인을 사살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할 게 뻔하다.
그리고 그걸 핑계 삼아서 중국은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닥치는 대로 뜯어 가려고 할 것이다.
“현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
현실적으로 경찰과 검찰 병력으로는 이들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신분조차도 특정되지 않았고 그 숫자가 한두 명이 아니니까.
“최선을 다해서…… 막아 봅시다.”
“최선이라…….”
좌중에는 그저 침묵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