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663)
적반하장이 역대급이네 (2)
범죄의 희생자가 되었다기보다는 그 둘이 음모를 짜고 잠수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화자가 멕시코 스타일의 범죄를 김두만에게 알려 줬을 거야. 뭐, 영화에서처럼 교육단이라도 파견했을지 모르지.”
그리고 중국 갱단은 그 범죄 방식을 한국에서 적용하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안쪽 상황은 어때?”
“극단적으로 갈라지고 있어.”
일부는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일부는 꼬리를 말고 잠수하거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대부분 꼬리 마는 분위기야.”
“벌써?”
노형진은 눈을 찌푸렸다.
사건이 터지기 시작한 지 채 한 달도 안 되었다. 그런데 벌써부터 꼬리를 말고 도망친다?
“테러 대상이 명백하게 갈라지기 시작했어.”
“테러 대상이?”
“그래. 주전파 쪽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그쪽 애들 위주로 테러가 쏠리기 시작했어.”
“허.”
노형진은 헛웃음이 나왔다.
그 말이 의미하는 건 하나뿐이니까.
“이미 몇몇은 프락치가 되었다는 소리네.”
누가 주전파인지, 테러 단체는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들이 주요 표적이 된다는 건 누군가 그들에 대해 알려 준다는 건데, 그걸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은 내부자들뿐이다.
“부평경찰서 강력반은 깡그리 날아갔다.”
“그건 또 뭔 소리야?”
“강력 사건이 터져서 출동했거든.”
공사 중인 빈 건물에서 시체 3구가 발견되어 강력반이 출동했다.
그런데 다들 그 현장에 집중하고 있을 때 아래층에 매설된 폭탄이 터지면서 강력반 그리고 그곳에 있던 과학수사 팀과 검시관까지 모조리 죽었다고 한다.
“뭐? 아니, 그게 왜 뉴스에 안 나와?”
“이런 판국에 나오게 생겼냐?”
그렇잖아도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다.
국민들의 공포는 점점 커져 가고, 사방에서 중국인들에 대한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인들은 점점 뭉치면서 한국인들에게 적대적으로 행동하고 있고, 그들을 중화영웅이 포섭하고 있는 상황.
“제대로 놀아나고 있군.”
노형진은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지금까지 다른 나라도 이런 전략을 어떻게 막아 내지 못했는데 한국이라고 별수 있겠는가?
“전경 지원자는 바닥을 치고 있고.”
“전경이 아니라 의경이라니까.”
“그게 그거 아냐. 하여간.”
한국의 치안 자체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
노형진은 침묵을 지켰다.
‘역시나 제대로 확실하게 발본색원했어야 했어.’
망해서 도망간 자들이 뭘 어쩔까 하는 생각에 가만둔 것이 패착이었다.
사실 그들이 이렇게 눈깔이 돌아가서 덤빌 줄은 몰랐다.
인터넷에서는 아예 중국인들을 모조리 잡아다가 따로 수용소를 운영하자는 말이 나올 만큼 반중국 정서로 가득한 상황.
“어쩔 거야?”
“후우, 방법은 하나뿐이네.”
“뭘 어쩌려고?”
“중국의 손을 빌려야지.”
“중국의 손을 어떻게 빌려? 중국 애들이 그 애들을 공격할 리가 없다면서?”
이미 한국은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해당 범죄 조직을 소탕해 달라고 말이다.
하지만 중국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물론 움직이는 척하면서 잔챙이 몇몇 잡아들이기는 했지만, 근본 조직은 놔두고 있다.
한국이 혼란스러울수록 중국은 유리해지니까.
“알아. 그게 중국의 전략이지. 그러니 우리도 그 전략을 따라가야지.”
“뭐? 그게 무슨 소리야?”
“그들이 중화영웅을 이용하려고 한다면…….”
노형진은 잔인하게 웃었다.
결국 시작된 싸움이라면 답은 나와 있다.
“우리도 중화영웅을 이용하면 되는 거야.”
***
화교.
해외로 이주한 중국인을 뜻한다.
그들의 숫자는 어마어마해서, 1세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에 육박하고, 2세대와 3세대까지 합하면 억 단위를 가뿐하게 넘는다.
사실상 전 세계에 중국인이 없는 나라는 없다고 할 정도로 화교는 많다.
“그들을 이용합시다.”
노형진은 로버트와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 일은 심각한 문제다.
대룡이나 새론이 끼어들기에는 위험도가 너무나 높다.
“그들에게 중화영웅 사상을 퍼트리는 겁니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노형진의 말에 로버트는 고민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중화영웅 사상은 위험합니다. 그렇잖아도 중국의 중화 제일주의나 화이사상은 그들을 위험하게 하는 사상 중 하나입니다.”
화이사상은 쉽게 말해서 중국만이 중심이며 다른 작자들은 다 오랑캐라는 의미다.
좋게 말하면 민족주의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파시즘에 가깝다.
“중국이 극단적 중화사상을 교육하고 강제하는 건 알고 있지요?”
“알고 있습니다.”
하나 된 중국. 그 기치 아래 소수민족을 학살하고 지방 도시를 뭉개며 중국만이 위대한 국가라고 외치고 있다.
오죽하면 중국의 대사라는 사람이 한국에 대고 ‘소국이 어찌 대국에 대항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노골적으로 무시할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 중화영웅은 그걸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요.”
노형진은 그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전에 말했지만 중화영웅은 그 실체가 없습니다.”
정확하게는 그 실체는 성화와 그 패거리 일부이며, 그들이 한국을 뒤흔들 목적으로 중화사상과 화이사상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한국 정부에 불만이 많았던 중국인들이 거기에 포섭되어서 일선에서 움직이고 있고요.”
“그렇지요.”
“전 그걸 한국만이 아니라 해외까지 퍼트릴 겁니다.”
“으음…….”
근심스러운 표정이 되는 로버트.
“설마 진짜 중화영웅처럼 각 지역에 있는 경찰과 검찰에 대한 무차별적인 학살이라도 하실 겁니까?”
“그럴 리가요. 그건 불가능합니다.”
중화영웅이 그럴 수 있는 이유. 그건 중국인과 한국인이 외견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아시아인의 외모는 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런 나라들은 한국과 다르게 테러를 많이 겪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응이 잘되어 있는 편이다.
결정적으로 한국에서 지금 테러를 일으키는 놈들은 원래 한국에 있던 놈들이 아니다.
사실 한국에 있는 조선족들은 중화영웅의 이름을 빌려서 자기 욕심을 채우고 모방 범죄를 할 뿐이지, 그들이 직접적으로 정부를 공격할 이유는 없다.
즉, 진짜 테러범은 김화자와 김두만이 잠수함을 이용해서 보낸 사람들이라는 거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들을 유럽이나 그쪽으로 보내는 건 불가능하지요.”
김두만과 김화자가 그쪽으로 보낼 이유는 없으니까.
“하지만 나라면 가능합니다.”
한국에는 극렬 중화 주의자가 있다.
그들은 지금도 중화영웅을 물고 빨며 그들의 사상이야말로 뛰어난 사상이라고 외치고 있다.
만일 그들을 이끄는 놈들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면 어이가 없겠지만 말이다.
“중요한 건, 그들을 이용해서 반중화사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거지요.”
노형진은 씩 웃었다.
“비밀리에 자금을 돌리세요. 한국에 있는 놈들을 포섭해서 세계 각국으로 보냅시다.”
“하지만 가려고 할까요?”
“가려고 할 겁니다. 그들은 중화영웅의 진짜 실체를 모르죠. 그러니까 우리가 중화영웅이라고 접근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적절한 보상만 따른다면 그들은 당연히 각 나라로 갈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중화영웅의 사냥이 시작될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오래 걸릴 텐데요. 일단 한국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학살을 막아야 뭐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만간 한국의 사법 시스템은 붕괴됩니다.”
“압니다. 그러니 임시로라도 막아 놔야지요. 그리고 그걸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지요.”
노형진은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공포는 공포로 물리치는 법입니다.”
***
노형진은 유민택과 만나서 해결책을 이야기했다.
그 해결책은 간단했다.
바로 돈.
“전 세계에서 돈에 가장 밝은 민족을 꼽으라면 세 민족을 들 수 있지요. 하나는 한국인, 다른 하나는 유태인, 다른 하나는 중국인.”
그중 유태인은 도구로써의 돈에 집착하고, 한국인은 힘으로써의 돈에 집착하며, 중국인은 돈 그 자체에 집착한다고 한다.
“웃긴 일이지만 바로 그렇기에 중국에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애초에 정치적 이념으로 본다면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는 정반대되는 말이기 때문에 공존할 수가 없다.
마치 자석의 S극과 N극 같다고 볼 수 있다.
개개인에게 자유를 주고 그들의 행동을 돈으로 가치를 매기는 자본주의. 반대로 집단으로서의 인간에게 집중하고 집단의 자산만 인정하는 공산주의.
그러나 중국은 그 막대한 돈에 대한 욕심으로 시스템은 공산주의를, 돈은 자본주의를 따르고 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일단 우리가 할 일은 중국인들 사이에 숨어 있는 중화영웅을 찾아내는 겁니다.”
“그게 가능할 리가 없잖나? 이미 경찰에서도 노력하고 있네.”
노형진은 씩 웃었다.
경찰과 검찰이 노력하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중화영웅이라는 존재 자체가 사실 실체가 거의 없다시피 하니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죠. 중화영웅은 실체를 추적할 수 없습니다. 즉,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그래서는 무슨 그래서입니까? 돈이라는 거지요.”
“돈?”
“그렇습니다.”
노형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중국인들은 돈을 좋아하지요. 아주 사랑합니다. 돈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지요.”
“그래서?”
“그러니 우리가 현상금을 거는 겁니다.”
“으음, 효과가 있을까?”
“정부처럼 자잘하게 건다면 의미가 없겠지요.”
정부에서는 중화영웅의 조직원이나 핵심 정보를 알려 주는 사람에게 500만 원을 준다고 현상금을 내걸었다.
그렇지만 중화영웅은 폭탄과 총기까지 사용해서 살인하는 놈들이다. 과연 고작 500만 원에 목숨 걸고 신고하는 사람이 있을까?
애초에 특정도 못 할 텐데.
“지금까지 드러난 대부분의 사건은 중화영웅이라는 이름을 이용한 보복 범죄입니다.”
중화영웅이라는 이름하에 벌어진 범죄. 어찌어찌 수사해서 범인을 잡아 보면 보통은 그 이름을 이용해서 죄를 감추려는 보복 범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중화영웅이라는 이름이 사용되었다는 그 점 때문에 추적도 쉽지 않았고, 지역 특성상 조사는 더더욱 힘들었다.
“그러니 우리도 중화영웅을 이용하는 겁니다.”
“그래서 중화영웅에게 현상금을 걸자?”
“반대죠.”
“뭐? 반대?”
노형진의 말에 유민택은 어리둥절해졌다.
“사실 중국인 범죄 조직이 중화영웅만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음?”
“중국인 범죄 조직은 그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도리어 기존에 있던 세력 중에는 토착 폭력 조직이 더 많지요.”
중화영웅은 한국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싸움을 시작했고, 그래서 그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중화영웅의 이름을 빌려 가면서 범죄를 은폐한다고 노형진은 설명해 줬다.
“그러니 반대로 우리가 중화영웅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현상금을 거는 겁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암흑가라는 게 뻔하죠.”
서로 의리를 이야기하고 동맹을 이야기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이권이다.
하물며 중국인이라면 형제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놈들이다.
“지금까지 기존 세력이 중화영웅을 물고 빤 건 자기 자리를 넘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이름만 빌려주고 그 책임도 져 주는 일종의 탱커가 바로 중화영웅이었고, 범죄 조직은 그걸 기꺼이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