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742)
천황 만세이기는 한데? (2)
더군다나 전범국으로서 미사일의 거리가 한계로 묶여 있는 일본과 다르게 한국은 미사일이 일본 전역을 공습할 수 있다는 걸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현재 일본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한국의 육군에는 접근도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나마 숫자가 부족한 자위대가 상륙하기 위해서는 선박을 이용해야 하는데, 한국의 국방부의 별명이 포방부다.
올라오는 적을 위해 피로 레드 카펫을 깔아 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그걸 막기 위해서는 일본 함대가 접근해야 하는데, 한국에는 사거리 연장탄이 있다.
비싼 미사일에 비해서는 훨씬 가격이 싸고 또 양도 충분하다.
현실적으로 모든 포대를 동원해서 사거리 연장탄으로 일본의 함대를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한국군에서 가지고 있는 박격포만 쓴다고 해도 일본군은 절대 상륙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 해군이 무차별적으로 미사일을 쏠 수도 없다.
일단 미사일의 사거리가 짧은 데다가, 워낙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
“하지만 그걸 말하는 놈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들의 주장만 들으면 당장이라도 한국을 집어삼키고 지배할 수 있을 것 같지요.”
“하긴, 현대 일본의 능력으로 한국의 군사력을 제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사자와 상어의 싸움이라고 표현하지만 조금 다르다.
땅에 사는 사자라고 해도, 물에 들어가도 여전히 저항할 수 있는 이빨과 발톱이 있다.
한국 해군이 바보도 아니고, 저항할 수 있는 수단은 있다.
물속에 있는 상어라고 해서 사자의 이빨에 물리지 않고 발톱에 찢기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상어는 물 위로 올라오면 사자는커녕 개 새끼 한 마리도 못 이기죠.”
하물며 한국도 그 지경인데 중국? 러시아?
애초에 게임을 해 보지도 못하고 핵에 날아갈 게 뻔하다.
“결국 그들의 목적은 진짜 전쟁을 하자는 게 아니라 그걸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겁니다.”
“그거랑 신동성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군.”
“신동성의 다음 카드는 그들이 될 게 뻔하거든요.”
“뭐라고?”
그 말에 유민택의 눈이 커졌다.
그건 생각해 보지 못한 문제이니까.
“당연한 거 아닙니까?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 신동성을 지지하는 세력 중에서 상당수는 다름 아닌 극우 세력입니다.”
“으음…… 그건 그렇지.”
신동성은 특히 극우 정치인들과 손을 잡고 일을 받아 오는 등 일본 극우 세력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방사능 문제는 극우 세력이 아주 싫어하는 주제입니다.”
“그래서 극우 세력을 통해 신동하를 공격하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신동성도 시즈미유통이 그 전략을 쓰면 결국 한국과 중국의 물건을 쓰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일반 국민들이야 OEM이라는 눈 가리고 아웅에 속아 넘어갈지 모르지만 신동성은 사업가다.
당연히 그 정도의 얄팍한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다른 방법을 쓰겠지요. 시즈미가 망해서 유통 라인을 바꿨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방사능 때문에 대동식품과 손절 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거든요.”
“그러니까 둘 중 누가 먼저 자네 표현대로 명예로운 죽음의 대상이 되느냐의 문제군.”
만일 시즈미가 극우 세력의 공격에 먼저 무너지면 노형진이 지는 거고, 반대로 버티면 신동성이 지는 거다.
“맞습니다.”
“그래서 그 극우 세력의 주장대로 했을 때 벌어질 일에 대해 사람들을 계몽하자 이거군?”
“아닌데요.”
“뭐, 아니라고?”
“전에 말씀드렸잖습니까? 인간은 자신에게 피해가 오기 전에는 그걸 인식하지 못합니다. 극우 세력이 권력을 잡으면 나라가 위험하다고 한들 사람들이 알까요? 아니, 그걸 홍보한다고 해서 사실 대동에 무슨 피해가 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끄응…… 그건 그렇지.”
“누차 말씀드리지만 목적과 과정은 전혀 다릅니다. 우리의 목적은 대동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는 거지 사실 시즈미 따위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다.”
“그러면 그 치명적 타격은 어떤 건가?”
“음…….”
노형진은 싱긋 웃었다.
“반역……이랄까요?”
“반……역?”
“그렇습니다, 후후후.”
***
얼마 후 신동성은 신동하가 지정한 계좌로 돈을 보냈다.
물론 익명이었고 노형진은 그 계좌를 몇 번 돌려서 극우 세력의 계좌로 들어가게 했다.
만일 누군가가 자금의 흐름을 추적한다면 당연히 대동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애초에 신동하는 거기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으니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 돈을 직접 준 대동은 어마어마한 파란에 휩싸일 것이다.
“어떤가요? 돈은 충분히 들어왔습니까?”
“충분합니다. 그러면 바로 작업을 시작할까요?”
“바로 시작하세요. 일본에서 이제 반역의 바람이 불 때입니다.”
***
일본의 극우가 지지하는 사람은 당연히 현 총리다.
그의 할아버지가 전범 출신이며 아버지 역시 극우 세력의 장관 출신이고 그 스스로도 극단적 극우이니까.
그는 지금까지 극우 세력을 이끌고 권력을 유지해 왔고, 그 때문에 그 누구도 그에게 저항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가 대놓고 범죄를 저질렀어도 그 누구도 그를 기소조차 하지 못했다.
물론 기소를 시도한 검사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가 자살하고 난 이후에는 누구도 저항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안심했다.
이제 정치 세력이라고 할 만한 것은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제 그는 사실상 종신 총리로서 일본을 지배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는 말이다.
“이놈들 뭐야?”
극단적인 극우 세력이 지지받는 일본.
그렇다 해도 이렇게까지 극단적 세력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
-야베 덴노 반자이!
-현 덴노를 폐위하고 야베를 새로운 덴노로!
-대니뽄 제국의 유일한 덴노는 야베 덴노뿐.
갑자기 튀어나온 이 미친놈들은 인터넷에서 저딴 헛소리를 해 대면서 분위기를 흐리기 시작했다.
“이놈들에 대해 찾았어?”
“그게, 대부분 중국에서 오는 신호입니다. 일부 동조하는 세력이 있기는 합니다만.”
“뭐? 중국? 중국이 왜?”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젠장, 중국에서 나를 엿 먹이려고 작정한 건가?”
일왕가에 실권이 없다는 것과 일왕가를 뒤집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헌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제로 야베가 확고한 개헌파라는 거다.
“사람들의 반응은 어때?”
“일단은 개소리라는 반응이기는 합니다만…….”
“‘일단은’이겠지.”
야베가 현 천황을 대놓고 무시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현 천황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를 하지 말라고 명령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 석상에서 무시하고 그 말을 외쳤다.
좋게 말하면 충성이라 보일지 모르지만 누구도 그걸 충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천황을 극우의 도구로써 이용했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이런 소문이 퍼지면…….”
그러면 사람들이 보기에는 야베가 덴노를 몰아내고 새로운 덴노가 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무슨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하는 건지…….”
“그러니까요. 그깟 덴노, 시켜 줘도 안 하는데.”
일본의 덴노는 말 그대로 허수아비다.
종교적 부분에 관해서 세력을 키우기는 했지만 여전히 힘도, 돈도 없는 처지다.
물론 진짜 반역을 일으켜서 덴노가 된다면 그 헌법도 고치겠지만, 아무리 야베라고 해도 그런 짓까지는 안 한다.
말 그대로 인터넷에서 도는 헛소문이다.
한국으로 치면 대통령이 빨갱이라는 말만큼이나, 누구도 믿지도 않고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헛소리라는 뜻이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이 글이 이렇게 늘어나는 건데?”
야베는 그게 짜증 났다.
처음에는 그냥 관심 종자가 미친 짓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조사에 따르면 절대적으로 대다수의 계정이 중국발이기는 하지만, 차츰 상당수의 계정이 일본 내부에서도 발생하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요?”
“멍청한 인간들이 헛소리하는 것에 대해서까지 뭐라고 할 수는 없지.”
야베는 코웃음을 쳤다.
귀찮고 짜증 나기는 하지만 사실 신경 쓸 만한 일은 아니었다.
이런 미친놈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고 그는 그런 놈들에게 놀아날 생각이 없으니까.
“그냥 무시해. 시간이 지나면 저런 헛소리하는 놈들은 사라지기 마련이야.”
야베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
“야베 총리.”
“네, 덴노.”
자신을 부른 덴노의 말에 대답하며 야베는 살짝 짜증이 일었다.
그렇잖아도 바빠 죽겠는 자신을 오라 가라 하는 그가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덴노는 일본을 지배하는 공식적인 왕이니 야베는 총리로서 충성을 해야 한다.
“야베 총리, 요즘 이상한 소문이 돌더군요.”
덴노의 옆에 있던, 차기 덴노이자 황태자 요히토가 진지하고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야베 총리가 우리 천황가를 폐하고 새로운 덴노로 즉위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아닙니다!”
그 말에 야베는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그건 말도 안 된다. 자신이 미쳤다고 그런단 말인가?
그럴 욕심이 없는 게 아니라 그럴 필요 자체가 없다.
“그런데 왜 그런 글이 인터넷에 돌지요?”
‘도대체 어떤 새끼가…….’
야베는 어떻게 해서든 천황가를 통제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리고 그 대상 중에는 당연히 인터넷도 있었다.
물론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 잘 막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터넷에 도는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을 덴노가 들은 게 분명했다.
“야베는 그동안 계속 헌법 개정을 주장해 왔지요? 안 그런가요?”
계속 이어지는 요히토의 차가운 목소리.
진짜로 자신들을 폐하고 실제로 스스로 덴노가 되겠느냐는 질문이었다.
“절대 아닙니다, 황태자 전하.”
야베는 바닥에 바짝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고작 인터넷 헛소문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몰려야 한다니,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야베 총리, 그러면 야베 총리는 우리에게 충성한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황태자 전하.”
야베는 이를 박박 갈면서 대답했다.
‘나가기만 하면 모든 글을 깡그리 지워 버리든가 해야지.’
자신이 하고자 하면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쉽게 생각했다, 누군지 모르지만 글을 지워 버리면 되는 간단한 문제라고.
하지만 그다음 순간에,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터져 나왔다.
“그렇다면 야베 총리는 우리를 도와서 우리 덴노가와 일본국을 보호하겠군요?”
“당연한 일입니다. 저 야베, 천황가에 대한 충심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전하.”
물론 그건 그냥 입발림이었다.
그런데 요히토의 말은 아무래도 그걸 넘어섰다.
“그렇다면 이번 반역에 대한 조사를 명합니다.”
“네?”
야베는 얼빠진 표정으로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반역.
물론 반역에 준하는 행동이기는 하다.
하지만 진짜 반역도 아니고 인터넷상의 헛소문일 뿐이다.
“전하, 이건 인터넷상의 헛소문일 뿐입니다.”
“내가 그래서 조사하라고 하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이 글의 발신지는 대부분 중국입니다.”
“그걸 증명할 방법이 있으면 증거를 가지고 오세요.”
요히토의 말에 야베는 말문이 턱 막혔다.
“그건…….”
“야베 총리, 현 덴노를 폐하고 새로운 덴노를 세우자는 건 누가 봐도 명백한 반역입니다. 수천 년 우리 일본국의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지요. 안 그런가요?”
요히토의 차가운 목소리.
그제야 야베는 자신이 제대로 엮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그렇습니다, 전하.”
여기서 부정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