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745)
자본은 진실을 만든다 (1)
“뭐? 마이스터가 일본 쪽 자산에서 손을 털기 시작했어?”
“그렇습니다. 알게 모르게 조금씩 털어 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젠장!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고?”
“저도 잘…….”
“마이스터라니. 이거 뒤통수가 싸늘한데?”
키시어 투자회사의 중견 이사인 도미닉은 갑작스러운 보고가 영 꺼림칙했다.
투자회사라는 게 보통은 자기 능력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다른 곳은 그게 다 먹혀도 안 먹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마이스터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마이스터는 투자를 기밀로 진행하는 편이다. 이제 마이스터의 투자 여부에 따라 다른 곳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마이스터가 손실을 보는 경우도 분명 있다.
마이스터라고 해도 100%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존재 자체가 이제 투자계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특히나 지금처럼 정보가 애매하고 누구도 이유를 모르는 경우 그 정보 라인이 미다스인 때가 많았다.
그런데 미다스는 지금까지 거의 실패가 없었다.
국가도 모르는 정보를 캐내는 것이 미다스의 정보력.
만일 마이스터가 미다스의 정보력으로 뭔가를 알아냈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손을 털고 있다면, 그건 절대로 작은 건수는 아니다.
당연히 어떻게 해서든 알아내서 자신들도 대비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는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털어 내야 하고 말이다.
“알아봤어?”
“전혀 모르겠습니다. 현재로써는 특이 사항이 없습니다.”
“그러면 미다스라는 건가?”
정보 라인이 미다스라는 건 진짜 심각한 문제다.
그에게 황금의 왕인 미다스가 별명으로 붙은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따라 들어갈 수도 없고.’
그랬다가 도리어 이쪽이 당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 세계에서는 멍청하게 따라 들어가는 게 제일 병신 같은 짓이다.
“정보라……. 혹시 알아볼 만한 라인 없나?”
“라인이라고 하면…….”
잠깐 고민하던 직원은 조용히 목소리를 낮췄다.
“마이스터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괜찮은 사람이 있습니다.”
“괜찮은 사람?”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인데…….”
그 말에 도미닉은 눈을 살짝 찡그렸다.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이라는 건 내부인이라는 거다.
그런데 그놈이 미쳤다고 외부인에게 자료를 주겠는가?
딱 한 가지 경우만 빼고 말이다.
“얼마나 필요한데?”
“건에 따라 다릅니다만, 아무리 봐도 건수가 건수이다 보니 못해도 50만 달러는 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장난해?”
“하지만 이사님, 미다스의 정보입니다. 더군다나 이 계통에서 일하는 놈들의 연봉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나마 그 사람은 아직 위에 올라가지 못해서 이 정도지, 더 위로 올라가면 이건 돈도 아니게 될 겁니다.”
“끄응, 그건 그렇지.”
도미닉도 안다, 이 세계에서 잘나가는 놈들은 50만 달러가 아니라 몇백만 달러를 연봉으로 챙겨 간다는 걸.
그런 놈에게 50만 달러를 주면서 정보를 달라고 하면 코웃음을 칠 게 뻔하다.
그거 하나면 자기 실적이 얼마나 늘어날지 뻔히 아는데 덥석 주겠는가?
즉, 상대방은 정보에는 접근할 수 있지만 아직 유통할 수 있는 돈이 적은 풋내기라는 소리다.
“할 수 없지, 그 정도는 써야 한다면.”
도미닉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정보가 전부인 이 세계에서 그는 돈으로 정보를 살 생각이었다.
***
“뭐라고? 내전?”
무려 50만 달러짜리 정보다.
그런데 황당하다 못해서 기가 막혔다.
“장난해? 일본에서 내전?”
“확실한 게 아닐 수도 있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안전은 없습니다. 도미닉 이사님, 영국을 생각해 보십시오.”
“크윽.”
맞다. 과거 누가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리라고 생각했겠는가? 도미닉은 당연히 잔류할 거라 생각해서 그쪽으로 투자했고 그 결과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만일 그때 실패하지 않았다면 키시어의 대표는 자신이었을 거라는 생각에 그는 속이 쓰렸다.
대부분 영국이 잔류할 거라 생각했다. 투자회사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오로지 미다스만이 유로 이탈에 몰빵했고, 사람들은 미다스가 돈에 눈이 멀어 위험한 도박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론은?
영국은 유로에서 이탈하는 브렉시트를 결정했고, 미다스와 마이스터는 그들의 돈을 쪽쪽 빨아 갔다.
“확실한 거야?”
“마이스터가, 일본의 총리인 야베가 관련 정보를 은폐하고 있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야베 총리가? 총리까지 나설 정도라면 그거 엄청 심각한 거 아냐?”
“그래서 그걸 가지고 판단한 듯합니다.”
그 말에 도미닉은 눈을 찡그렸다.
총리가 나서서, 처벌이 아니라 은폐를 하는 상황.
그리고 극우를 넘어서 파시즘 수준으로 치달아 가고 있는 일본의 상황.
“그 정보 확인해 봐.”
“네?”
“돈이 얼마나 들든, 일본에서 그 정보를 확인해 봐. 만일 그게 맞는다면 심각한 문제야.”
도미닉은 이빨을 빠드득 갈면서 말했다.
***
알음알음 주변에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고 그럴 때마다 야베가 관련 기록을 삭제한다는 흔적이 더 나왔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이 정도로 자금이 빠진다는 게 이해가 안 갑니다. 일본에서 내전이라니, 하.”
신동하는 여전히 터무니없는 이 말에 속아 넘어가는 대다수의 투자회사들이 이해가 안 가는 듯했다.
“다른 나라라면 이해하겠지만 일본은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네?”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지요.”
노형진은 신동하의 말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세상의 누구도, 자신의 나라가 미래에는 망가진다고 하면 믿지 않습니다. 가령 지금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망해 가는 이란의 경우, 원래는 이슬람 국가이지만 세속 이슬람이었고 여자들은 히잡이 아니라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녔습니다.”
“미니스커트요?”
“네. 그 당시 사람들에게 미래의 이란은 이슬람원리주의 국가가 되어서 히잡을 쓰고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면, 무슨 말을 들었을까요?”
“으음…….”
아마도 그들은 헛소리하지 말라고 하면서 미친놈 취급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