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794)
일단 때리고 보자 (1)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뒤숭숭했다.
새해에 대한 기대보다는 현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기 때문이다.
독일, 대룡에 막대한 세금 지원 약속
중국, 대룡에 무상 토지 대여 약속
미국, 선거를 잡기 위해 대룡의 미국 이전에 총력전
대룡의 기업 이전 발표.
대룡의 규모를 생각하면 이전은 대한민국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가지고 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소문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이로 인한 경제 문제만이 아니라, 정치도 문제였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정치가 더 문제라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홍안수 대통령이 일본에서 공부한 10년 동안의 과거에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홍안수 대통령은 그 이후에 일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왔습니다.
-그건 국가를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을 모욕하는 말입니다.
-그 당시 대기업들이 얻고자 했던 특허 사용권을 홍안수 대통령이 모조리 독점했습니다. 이과 출신도 아닌데 말입니다.
-사용권에 대한 독점적 허락을 받아 온 건 칭찬받아야지요.
-독점적 허락을 받은 게 아니라 홍안수 대통령의 기업만을 통해 허락받아야 했습니다. 결국 하청에 하청을 주는 꼴인데, 그러면 돈이 이중으로 나가는 거 아닙니까?
방송에서는 패널들이 홍안수의 과거에 대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싸우는 건 방송뿐만이 아니었다.
-홍안수는 물러나라!
-쪽발이 스파이!
-닥쳐라! 빨갱이!
-홍어 놈들 뒈져라!
-빨갱이 새끼들을 지옥으로!
-각하, 계엄을 선포하셔서 빨갱이를 도륙해 주십시오!
정부 관련 뉴스가 나오면 말 그대로 대혼란이 벌어졌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보면 유리한 건 홍안수 쪽이었다.
“요즘은 인터넷을 보고 있자면 아주 그냥 속이 터지네요. 완전히 풀로 알바들을 돌리나 봅니다?”
노형진은 뉴스를 보다가 혀를 끌끌 차면서 스크롤을 내려 버렸다.
댓글의 70%는 홍안수에 반대하면 빨갱이라고 매도하면서 일을 시끄럽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럴 걸세. 홍안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까. 일설에서는 탄핵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송정한은 노형진과 함께 자신의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그의 얼굴이 피곤에 찌들어 있는 것이, 확실히 이번 일이 무척이나 힘든 모양이었다.
“당에서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일단 대충 조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는 있지만, 자체적인 조사에 따르면 홍안수의 스파이 혐의를 확신하는 분위기야.”
그럴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이 뭔가를 하려고 할 때마다 일본은 한국의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요구했다.
아무리 홍안수가 친일 대통령이라고 해도 이건 말도 안 되는 수치다.
“그래서 홍안수가 주요 정보를 건넸다고 생각하고 있네. 웃기지 않나, 대통령이 정보를 빼돌리다니?”
“뭐, 국회의원도 정보를 빼돌리는데요, 뭘.”
“부정을 못 하니 그게 더 슬프군.”
국민들이 모를 뿐, 국회의원들이 돈을 받고 해외로 주요 정보를 빼돌리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벌어지는 일이다.
다만 그들이 권력자이고 그들에 대해 조사하면 정치 탄압이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쉬쉬하는 것일 뿐.
“어찌 되었건 당에서는 탄핵 쪽으로 가닥을 잡기는 한 모양인데…….”
송정한은 들고 있던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파워가 좀 약하지. 무슨 말인지 알지?”
“무슨 뜻인지 압니다. 그래서 저를 부르신 거군요.”
“정식으로 자네에게 의뢰하고 싶으니까.”
홍안수가 스파이로 의심된다는 것은 탄핵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그리고 홍안수는 관련 증거를 단 하나도 남겨 두지 않았다.
만일 그게 남아 있었다면 벌써 탄핵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사상의 자유가 있지.”
웃긴 일이지만 한국에서 빨갱이라고 하면 기겁하면서 죽일 듯이 말하는데, 한국의 헌법에 따르면 그게 단순한 사상일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사상이 국가 전복 시도 등 국가에 실질적으로 피해를 주는 행위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에는 말이다.
그건 빨갱이뿐만 아니라 친일파라는 것도 마찬가지인지라, 아무리 대통령이 의심받는다고 해도 그걸 가지고 탄핵까지 가지는 못한다.
‘하긴 전임 대통령도 그것 때문에 문제가 많았지.’
만일 전임 대통령이 그냥 조언만 받는 정도였다면 탄핵은 꿈도 못 꿀 수준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