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819)
일단은 독립 (3)
“아마 난리가 날 겁니다.”
중국은 후쿠왕국에서 넘겨받은 땅에 당연히 군사기지를 세울 텐데, 그렇게 되면 일본 입장에서는 자기들 턱 바로 아래에 칼이 들이밀리는 꼴이 된다.
중국군이 후쿠시마에서 달려오기 시작하면 일본의 수도인 도쿄까지 하루도 안 걸릴 테니까.
“일본은 거의 모든 전투 능력이 해군으로 가 있습니다. 미국의 전략에 의한 것이었죠.”
즉, 후쿠시마에 군 기지가 생기면 일본은 중국에 저항도 못 해 보고 박살 난다는 것이다.
“미치겠군.”
유민택은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이건 진짜로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
중국이라니?
“중국에서 안 받아들인다면?”
“과연 안 받아들일까요?”
지금까지 중국은 일본에 주둔한 주일 미군과 함대 때문에 태평양 진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후쿠시마의 군 기지는 그 입구이자 보급창이 될 테고, 미국과 태평양에서 건곤일척의 승부도 생각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
“분명 받아들입니다. 영 안 된다고 하면 아예 중국에 투항도 감안하면 됩니다.”
“중국에 투항해? 그 땅을 다 준다고?”
“네. 그러면 중국은 눈이 뒤집어질 겁니다.”
단순한 군사기지가 아니라 일본의 영토에 내부 군사기지를 가지게 된다.
그리되면 그들은 분명 거기에 동의할 것이다.
물론 미국 입장에서는 난리가 나는 거다.
갑자기 적성국에서 자국으로 올 수 있는 길이 떡하니 생기는 거니까.
“일본 경제는 그럼 어떻게 될까요?”
바로 옆에 중국 군대가 주둔하기 시작했는데, 중국과 일본은 사이가 안 좋다. 그런 상황에서 무슨 일이라도 터진다면 어떻게 될까?
현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 전쟁이 터지면 주요 전장은 한국이 된다.
하지만 후쿠왕국의 독립을 중국이 승인하고 그곳에 군을 주둔시키게 되면?
주요 전쟁터는 일본이 된다.
“일본의 경제는 박살 나겠군.”
그나마 남아 있던 투자도 싹 빠지게 될 것이다.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오는군.”
유민택은 기가 막혔다.
노형진이 비밀로 할 때부터 큰 건일 거라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 정도 클래스일 줄은 몰랐다.
“일본은 미치고 팔짝 뛸 일이 될 겁니다.”
“하지만…….”
물론 유민택의 생각에 그 계획에 오류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 지역은 방사능오염 지역 아닌가? 그곳에 중국군이 주둔하려고 할까?”
“당연히 합니다. 중국입니다. 사람 목숨을 개 목숨보다도 더 낮게 보는 놈들요.”
중국의 인명 경시는 유명하다.
중국군의 목숨? 당 차원에서는 그다지 문제가 안 된다.
그들은 분명 군을 배치할 것이다.
“그건 그렇지.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네. 자네가 한 말이 맞는다면 말이야, 일단 일본이 위험해지는데 그러면 일본이 자위대를 동원하지 않겠나?”
“하겠지요.”
“그러면?”
“그러면 중국과 전쟁하는 거죠.”
“전쟁이라…….”
“사실 이 작전을 만든 건 제가 아닙니다.”
“자네가 아니라고?”
“네. 이 작전을 만든 건 제가 아니라 일본입니다.”
“일본?”
“네, 일본이 만든 거죠. 만주국이라고 아십니까?”
“만주국? 아! 중국에 있던 그거? 그래, 무슨 소리인지 알겠네.”
만주국은 2차대전 당시에 일본이 만주 지역에 만든 괴뢰 국가다.
그 당시에 만주국을 인정하는 나라는 일본뿐이었고, 일본은 그들과 손잡고 중국 공략에 힘썼다.
사실 국가라는 게 그렇다.
국가 간 관계에서 국가로서 인정받는 나라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나라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건 영원한 게 아니라서, 과거의 대만은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았지만 중국의 세력이 커지면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반대도 된다는 거죠.”
그 국가를 인정하고 안 하고의 문제는 각 국가의 결정일 뿐이지 세계적인 인증 제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당했던 그대로 돌려줄 수 있는 기회가 온 거군.”
“맞습니다. 다른 나라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죠.”
그냥 자기들끼리 인정하고 조약을 맺고 그 땅에 주둔하면 된다.
“그러면 자위대가 그걸 막아야 하지요.”
전쟁이 코앞으로 닥친 땅에 과연 누가 올까?
과연 그 누가 투자할까?
미국도 결국 참전하겠지만, 그 순간 일본은 전쟁터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꿀을 빨겠지요.”
한국은 일본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지 않았다.
그 말은 일본에서 전쟁이 터진다고 해도 한국군이 갈 일은 없다는 거다.
미국은 어쩔 수 없이 거기서 싸워야 하지만 말이다.
“아실 겁니다. 일본은 한국의 6.25전쟁을 통해 잿더미에서 일어났죠.”
전쟁터 한복판에 군대를 바로 투사할 수는 없고, 러시아가 군대 주둔을 인정할 리가 없다.
결국 미국은 한국을 통해 군수물자를 제공해야 한다.
“전쟁이 터지면 한국의 경제가 살아나겠군.”
“뭐, 그건 최악의 상황으로 진짜 전쟁이 났을 때의 이야기입니다만.”
노형진이 악마는 아니다.
진짜로 사람이 수십만씩 죽어 가는 전쟁을 일으킬 생각은 없다.
“그러고 보니 이야기가 샌 것 같은데, 그리되면 일본은 그 평화 헌법을 고쳐서 전쟁 가능한 국가로 진짜 바꾸려고 하지 않겠는가?”
“하겠지요. 하지만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요?”
“응?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일본이 평화 헌법을 고쳐서 전쟁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하는 나라가 과연 어디일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유민택은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답은 금방 나왔다.
“한국이군.”
중국이고 러시아고, 일본이 상대할 수 있는 나라들이 아니다.
두 나라의 적성국은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고, 일본이 아무리 무장을 잘해도 그 나라들에 대고 전쟁을 선포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전쟁 가능 국가를 외치며 평화 헌법을 고치려고 한다.
그러면 남는 건?
“한국뿐이죠.”
일본을 전쟁 가능 국가로 만들어 그 후에 한국을 도모하는 것.
그게 일본의 극우 세력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하지만 저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고 봐야겠군.”
당장 중국이 침략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한국과 전쟁을 하려고 할까?
할 수가 없다.
상황이 그쯤 되면 한국은 유일한 생명 줄이다.
한국이 병참기지화에 동의하지 않으면 일본은 말 그대로 중국에 파죽지세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모를 뿐이지 한국은 약하지 않습니다. 사실 바다에서는 일본, 땅에서는 한국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그거 옛말 된 지 오랩니다.”
물론 무기 성능 자체는 일본이 조금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은 무기로 숫자를 압도하지는 못한다.
당장 독일이 판터라는 걸출한 전차를 가지고도 미국에 밀린 걸 생각해 보면 된다.
“한국군이 남부에 함대를 끌어다가 대마도를 포격하면서 상륙하면 그걸 막을 방법이 없지요.”
미사일은 요격이라도 하지, 포탄은 요격도 불가능하다.
물론 일본도 가만히 있지는 않고 함대를 보내겠지만, 일단 양쪽 다 본토가 가깝다는 점에서 지상의 공군 지원을 받을 수 있기에 싸우게 되면 절대 쉽게 밀리지는 않는다.
대마도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가깝기 때문에 공군의 지원을 받는다면 유리한 건 한국이다.
거기에다가 한국이 가진 미사일은 일본 전역을 때릴 수 있다.
“그런 만큼 일본은 결국 파죽지세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중국이 거기에 들어가 있다면 한국과 싸울 수는 없지요. 어떻게 해서든 중국을 견제해야 하니까요. 과연 중국이 그런 걸 알면서도 거기에 상륙하지 않을까요?”
“흠…… 중국의 탐욕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해.”
하지만 여전히 위험부담은 살아 있다.
아니, 가장 큰 문제가 있다.
만일 중국이 일본에 상륙하려 한다면 미국은 그걸 막으려고 할 것이다.
당연하게도 중국과 미국은 대판 싸울 테고.
“운이 좋으면 일본을 전쟁터로 한 국지전이 되겠지만. 말이 좀 이상하군.”
일본 전체가 초토화되겠지만, 미국과 중국 입장에서는 자기들은 다치지 않는 국지전이 맞다.
“하여간 그래. 일단은 그렇지만, 재수 없으면 제3차세계대전이 될 수도 있네.”
유민택이 걱정하는 게 바로 그거였다.
제3차세계대전.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도 분명 존재하죠. 하지만 그 때문에 저는 이걸 해야 합니다.”
“어째서 말인가?”
“그걸 아는 건 우리뿐만이 아니니까요.”
일본과 미국은 그걸 막기 위해 뭐든 할 것이다.
‘뭐든’ 말이다.
“그리고 제가 원하는 게 바로 그겁니다, ‘그 무엇이든’. 후후후.”